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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398화 (398/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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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마리의 토끼

구오오..!

그림자 분신으로 벽을 넘은 미역슨의 자드가 궁극기를 사용한다.

타겟된 대상은 다름아닌 나.

크레이브즈를 잡느냐 모든 스킬이 빠진 내 자드에게 위험이 들이닥친다.

화락!

달려들던 미역슨의 자드가 회전베기와 빌지워터 해군칼의 액티브를 사용해 나를 둔화시킨다.

그러면서 평타를 박아 내 체력을 사각사각 깎아버린다.

표창을 마지막으로 날리려는 듯한 신중함.

높게 평가해줄 만하지만 적 서포터 루나가 나를 방해했듯 아군 또한 놀고 있지 않다.

카우스터의 쏘냐가 자드에게 탈력을 건다.

화락!

마찬가지로 회전 베기를 사용해 미역슨의 자드를 둔화시킨다.

그 효과로 그림자 분신의 쿨타임이 2초 줄어들었고 나는 무사히 포탑 바깥쪽으로 도망갈 수 있었다.

그리고 나와 교차하듯 트리플리프트의 배인이 궁극기를 쓰고 굴러가 프리딜 각을 잡는다.

챵! 챵! 타앙!

은탄이 터지자 한 움큼 뜯겨나가는 자드의 체력바.

하늘로 올라갔던 거미여왕이 내려와 호응한다.

자드의 체력이 순식간에 위험한 지경까지 깍여버렸다.

콰아앙!

스턴 상태에서 깨어난 루나가 궁극기인 달빛 포격으로 거미여왕을 노린다.

이를 물흐르듯 점멸을 사용해 회피.

나와 마찬가지로 점멸이 없는 미역슨의 자드에겐 더 이상 도망갈 구석이 없었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자드가 마무리되자 이제는 허수아비에 지나지 않은 두 명의 적이 포탑을 낀 채 농성하고 있을 뿐이다.

루나도 나무카이도 탱커인지라 아주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힘들지도 않다.

미니언 웨이브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을 뿐더러 적팀이 부활하려면 한참 멀었다.

탑라인에서 부단히 라인전을 해대고 있는 둘은 딴 세계다.

천천히 포위해서 잡아먹으면 그만인 일.

그리고 아군엔 탱커 잘 잡기로 유명한 배인이 있다.

터억!

거미여왕이 실뭉치를 던져 나무카이를 기절시키며 선봉에 선다.

그것을 신호로 나를 포함한 세 명의 아군의 움직여 하나하나 점사한다.

포탑에 교대로 맞으며 한 명, 한 명 점사하자 손실없이 다이브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시간 문제상 용으로까지 연결시킬 수는 없었지만 차고 넘치는 성과다.

아무리 합류 속도에서 차이가 있었다곤 해도 이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아군이 스노우볼을 굴리기 좋은 조합이라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호흡이 척척 맞아 떨어졌다는 부분이다.

'정말이지 깔끔했어.'

다시 생각해도 이 정도의 팀플레이가 나왔다는 사실이 만족스럽다.

어느 것 하나 엇갈리는 부분없이 서로가 서로를 방해하지 않았다.

가장 어려울 수 있던 중간의 톱니바퀴에 끼었던 예은.

내 바톤을 이어받은 거미여왕의 플레이는 정말로 훌륭했다.

사심따위 없이 최고의 플레이라 칭찬해줄 만하다.

'예은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서야 곤란하겠지.'

예은과 나는 은연 중에 경쟁 심리가 바탕돼 있다.

서로가 서로의 등을 떠밀어주는 상승 효과.

솔로랭크에서도 그랬지만 대회 무대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내가 무언가 하나 보여주어야 할 때다.

"쟤네 어떻게든 용한타 걸어보려는 모양인데? 바이바이 너도 내려와야겠다."

"오케이. 이번 웨이브만 밀고 바로 달려갈게."

라인전 단계에서 상당한 이득을 거둘 수 있었지만 방심을 하기엔 이르다.

상대 TSL의 조합은 한타 지향형.

한타 조합은 여건만 잘 맞아 떨어지면 어지간한 글로벌 골드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뒷심이 있다.

흔히 말하는 '입롤 한타' 와 같은 구도가 나온다면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리고 적팀은 그럴 수 있는 스킬을 갖췄다.

'파이어뱃도 크레이브즈도 루나도 나무카이도 광역 딜링이 있어서 위험해.'

우르르 몰려 가는 그림에서 불바다 미사일이 자글자글 깔린다고 생각해보자.

거기에 크레이브즈의 궁극기와 루나의 달빛 포격이 끼얹어진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한타.

어느 것 하나라도 제대로 명중해버리면 연계가 뒤이어서 떨어진다.

물론 아군이라고 만만하게 당해주진 않겠지만 위험한 다리를 나서서 건널 이유가 있을까.

그렇기에 나는 한타가 아닌 다른 판단을 하려고 한다.

현재 우리팀이 가진 이점, 그리고 특색을 살린다.

'트린과 내가 양 사이드에서 131을 한다.'

흔히 탈수기 운영이라 회자되는 131은 굳히기 운영의 한 방식이다.

한 명이 탑에서, 세 명이 미드에서, 나머지 한 명이 봇에서 라인을 푸쉬한다.

시간대를 보자면 이른 감이 있지만 그것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

또 융통성 있게 활용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현재 아군의 조합은 각각의 챔피언들이 캐리력이 출중하다.

하지만 모이게 되면 조금 따로 노는 느낌이 생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니까 나뉘어서 움직여야지.'

내 자드와 AP트린다조아는 백도어에 일가견이 있다.

그 생존성은 가히 바퀴벌레와도 비견될 정도.

131운영에서는 절대 잘리지 않는 게 중요한데 두 챔피언은 이 조건을 완벽히 충족시킨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한 가지의 이유를 더해 나는 131을 하려고 한다.

"트린다조아만 봇 내려가고 쟤네 용치면 우리도 바로 바론치자."

"딜링은.. 충분하고도 남네. 근데 이러면 쟤네도 용 안 쳐주겠지 아마."

아군의 조합은 뭉쳐서 한타를 할 때 시너지가 솔직히 떨어진다.

그러나 스노우볼을 굴리기에는 최적화돼 있다.

특히 오브젝트를 기가 막힐 정도로 잘 잡는다.

이제 막 15분을 넘겨 갓 나온 햇바론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개인기 위주의 조합을 괜히 선택한 게 아니니까.'

현재 아군들이 가져간 챔피언들은 우리 CLC의 특색을 가장 이상적으로 살리는 조합이다.

나는 물론 예은도, 바이바이도, 트리플리프트도 개인기 성향이 강한 선수들.

굳이 한타에 매달리기 보단 자유롭게 움직이는 편이 알맞다.

대회 무대의 특성상 이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제지만 그렇기에 내가 있다.

내가 중심에 서서 아군들을 이끈다.

한 박자라도 어긋난다면 무너질 수 있는 운영.

북미 최고 수준인 CLC의 기량과 내 오더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바론 백작의 젠 타이밍이 15분인 시즌3이라는 부분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쟤네도 인원 나눴다. 두 명이서 용치고 나머지로 바론 견제하려나 봐."

"그럼 우리는 탑 타워나 부수자. 바이바이는 그대로 봇 밀고."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우리가 한타를 해주지 않으면 상대는 별 수 없다.

그렇다고 용을 치기엔 바론이 위험하다.

TSL은 어쩔 수 없이 인원을 나눠야 했고 이렇게 되면 한 마디로 계륵이다.

용을 먹어도 먹은 게 아니다.

─적팀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용은 어쩔 수 없이 내줘야 했지만 탑라인의 1차 포탑을 공짜로 가져간다.

게다가 봇라인의 2차 포탑도 철거되기 직전이다.

바이바이의 트린다조아가 대검으로 철썩철썩 포탑을 때려대고 있다.

이렇게 포탑이 철거될수록 스플릿 푸쉬는 더욱 탄력을 받기 마련이다.

'그리고 적팀은 할 게 없어지지.'

방금이야 용을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져갈 수 있는 오브젝트가 없다.

우리 CLC와 달리 상대는 바론을 잡으려면 코어템이 적어도 세 개는 갖춰져야 한다.

시즌2에는 바이블이나 다름없던 한타 조합.

시즌3에 들어 서서히 무색해진다.

게임의 승패가 어느 팀이 한타가 더 좋냐로 판가름나지 않게 된다.

당연히 이전이라고 한타를 기피하는 스플릿 조합이 없지는 않았지만 완성도의 문제.

한 명이 압도적인 성장을 하지 못한다 해도 운영 캐리가 가능하다.

단 한 번의 정면 한타 없이 게임을 끝낼 수 있다.

이번 LCF 결승전의 마지막 세트는 그 사실을 입증하는 시발점이다.

찰칵!

모으고 모은 골드가 두 개의 코어템으로 변한다.

하나는 자드의 필수 아이템이라 할 수 있는 영락한 기사의 검.

다른 하나는 이번 세트에 한해 반드시 필요한 금은 장식 머리띠.

나는 이렇게 두 개의 아이템이 나왔지만 상대팀의 자드는 그러지 못하다.

'아이템을 당겨 쓴 게 악수가 돼버린 셈이지.'

미역슨은 시작 아이템으로 영약을 사왔다.

그리고 빌지워터의 해군칼 이후에 미개한 방망이를 올렸다.

말린 상황에서 용한타의 견적을 최대한 뽑아내기 위함이었겠지만 그 한타를 해주지 않았다.

결국 안 그래도 말린 상황에서 템트리까지 엉겨 버린 꼴이 됐다.

'이제는 같은 챔피언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야.'

이렇듯 아이템은 물론 레벨링 차이까지 난다.

같은 챔피언이라고는 해도 낼 수 있는 위력이 하늘과 땅 차이.

1대1을 한다면 상대조차 되지 못한다.

상대는 울며 겨자 먹기로 다음 용까지 버텨야 하겠지만 당연히 시간을 내주지 않는다.

'더욱 더 가속시키면 몰라도.'

나와 트린다조아가 바톤을 터치한다.

트린다조아가 탑으로, 내가 봇으로.

131의 운영에서 양 쪽의 날개가 교차된다.

내가 봇라인을 푸쉬하는 이유는 나머지 네 명이 아군이 바론을 트라이할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지금의 나를 혼자서 막는 건 불가능하니까.

화락!

챠라락!

적팀에겐 선택을 강요하는 셈이다.

어설프게 두 명 정도 왔다간 어떻게 되는지.

내 자드의 기량을 안다면 알수록 판단을 내리기 힘드리라.

평소 이상으로 빠릿하게 날이 서있는 내 자드는 어지간해선 막을 수 없다.

"블루 지역 적와드 조심하고 깊숙이 들어가지마!"

"나무카이 아랫 무빙. 훼이크일수도 있으니 상정만 해둬."

현재 아군의 보이스 채팅은 부산스럽다.

이곳저곳 정신없게 핑이 찍히고 있다.

위급하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위험한 쪽 나.

미끼의 역할을 맡은 내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내가 이 게임을 캐리한다.'

바이바이가 철거 직전까지 만들어 놓은 2차 포탑 앞에 당도했다.

조금 전 적팀 다섯이 완전하게 모습을 감췄지만 대략적으로 유추된다.

세 명.. 아니, 두 명.

나를 포위함과 동시에 아군의 바론 트라이를 막는다.

그것이 적팀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이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내가 봇라인의 2차 포탑을 철거하자마자 마치 노린 것처럼 포위가 시작됐다.

앞에는 자드, 뒤에는 나무카이.

그리고 나머지 세 명의 적이 바론을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을 터다.

적팀으로서는 이러한 인원 분배가 최선이라 판단한 모양이지만.

'무르지, 물러.'

조금은 의문이라 여겨질 수 있었던 아이템 선택.

이르게 금은 장식 머리띠를 구입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이러한 구도가 나오리라 머릿속에서 열댓 번은 상상을 마쳤다.

먼저 다가오는 것은 역시나 나무카이가 되었다.

슈루룩-!

일그러진 전진으로 나를 속박하며 넓다란 지대를 생성한다.

나무카이의 궁극기, 대자연의 포옹은 설치한 공간 이내에서 아군이 받는 피해를 20% 감소시킨다.

나를 묶어 놓고 반격을 방지하겠다는 상대의 선택.

정말로 바람직하지만 부족하다.

일단 첫 번째로 부족한 건 시간이다.

구오오..!

호응을 하기 위해 그림자 분신으로 다가온 미역슨의 자드.

나는 지체하지 않고 궁극기를 사용했다.

나무카이의 레벨이 낮은 탓에 속박 시간은 길지 않았고 금새 풀렸으니까.

덕분에 내가 먼저 궁극기를 사용한다는 선택지를 가질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는 먼저 궁극기를 사용하는 쪽이 손해본다는 선입견.

물론 있지만 숙련도가 받혀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사실을 이번의 교전을 통해 증명한다.

구오오..!

미역슨 또한 나에게 궁극기를 사용하며 따라붙는다.

나는 그에 맞춰 점멸을 사용해 맞은 편으로 내뺐다.

대자연의 포옹이 설치돼 있지 않은, 그러면서 나무카이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위치.

상대를 지옥 끝까지 추격하는 자드의 궁극기 특성상 미역슨은 나를 따라오게 돼있다.

화락!

챠라락!

미리 대기한 상태에서 예측샷으로 날리는 스킬은 피할 수 없다.

먼저 회전 베기와 표창을 먹였다.

미역슨 또한 반격하지만 무르다.

공격이 너무 정직하다.

슈욱..!

곧바로 궁극기 그림자를 재사용해 표창을 회피함과 동시에 흡수한다.

영락한 기사검의 액티브가 체력과 이동속도를 뺏어 나에게 더해준다.

순식간에 일어난 난전에 잠깐 정신을 흘려버린 나무카이가 뒤늦게 나를 따라오지만 느리다.

금은 장식 머리띠의 효과.

나를 억압하고 있던 모든 것들이 떨어져 나갔다.

서걱!

서걱!

회전 베기와 영락검이 중첩돼 느려져버린 미역슨의 자드.

그에 반해 나는 영락검의 효과로 이동속도가 빨라지기까지 했다.

뒤를 따라잡아 평타로 가격하자 일방적인 그림이 그려진다.

이윽고 내 궁극기가 터지며 미역슨의 체력을 바닥까지 깎아낸다.

그러자 미역슨은 어쩔 수 없이 점멸을 사용하지만.

화락!

치지직..!

점멸로 도망간 자리에 내 그림자 분신이 깔리며 회전베기가 사용된다.

그리고 내 본체는 미역슨의 궁극기 그림자 코앞에 있다.

즉, 어디로 도망가든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상황.

한 마디로 체크 메이트다.

============================ 작품 후기 ============================

우측 상단에 있는 추천 버튼 잊지 않고 눌러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마지막 세트 아직 안 끝났어요.

중요한 편이니만큼 의도적으로 조금 길게, 그리고 세세하게 묘사했습니다.

내일 세 편 올려서 결승전 편 마무리 짓고, 내일 모레 후일담 두 편 올려서 2부 마무리 지을 예정입니다.

후일담은 2부의 정리라기 보다는 3부의 예고편 느낌이 강하고요.

결승전 이후에 어떻게 역사가 변했는지는 3부에서 천천히 녹여내며 진행하려고 합니다.

3부 초반은 가능하다면 폭참, 안돼도 3연참까지는 해볼 생각입니다.

그러는 편이 초반부 이해에 좋을 것 같아서요.

#어제는 제가 자신이 없어서 평가 가능하신 분 쪽지로 보내달라고 했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작가의 말로 징징대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염치불구하고 없던 일로..ㅠㅠ

신경 써서 쪽지 보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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