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돌아온 올마스터
─아니 솔로랭크에서 AP테러스티나 하는 놈.. 누구냐?
한동안 솔로랭크 재밌게 하고 있었는데..^^
왜 또 갑자기 이상한 챔프하는 놈이 보이지?
설마.. 돌아왔냐?
└엌ㅋㅋㅋ [올마스터개객기] 본인 등판ㅋㅋㅋㅋ
└글쓴이가 누군데 호들갑임?
└올마스터충 때문에 강등당했다고 컨셉 잡는 사람있음ㅋㅋ
└저 사람 컨셉 아닐 텐데? 인증까지 했던 걸로 기억함.
└그래서 더 웃기지ㅋㅋ 닉까지 바꿨잖아 [올마스터개객기]로ㅋㅋ
특이한 챔프 장인 올마스터.
파프리카TV의 인기BJ로 시작해 LCL까지 활약을 선보인 그는 솔로랭크 생태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그가 어쩌다 뭐 했다, 하는 소리가 들리면 충들이 부지기수 늘어나며 생태계를 교란시켰다.
그 말이 과장이 아님을 증명하는 별명이 바로 제1급 생태계 교란 어종 올마스터.
올마스터가 떠난 이후로 솔로랭크는 한동안 평화로웠을 정도다.
중간에 한 번 돌아와 세기말 솔로랭크 2위를 달성하고 떠났을 때 아주 잠깐 요란법석.
또다시 올마스터가 잠수를 타자 잠잠하게 편안한 랭크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물론 특이한 챔프들 때문에 난리가 나는 건 왕왕 있는 일이다.
윈터시즌 당시 씨지맥이 유별난 탑챔프를 몇 개 선보인 탓에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양반.
올마스터에 비하면 정말로 아무 것도 아니다.
그처럼 와드방로 리심충을 양산하고.
애씨로, 랄라로 미드를 가고.
상식을 벗어난 챔피언들을 계속해서 선보일 수 있는 아무도 없으리라.
앞으로도 볼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돌아왔다.
─[올마스터개객기] 불쌍하네ㅋㅋㅋ
글 검색해보니까 올마스터충한테 당했다고 글올린 것만 다섯 개 넘어감ㅋㅋ
심지어 초반에는 올마스터충인지도 모르고 그냥 당한 거였어ㅋㅋㅋ
아 새벽에 빵터진다 진짜.
[올마스터개객기]는 올마스터한 테가서 뭐, 듀오라도 해달라 해라ㅋㅋ 넌 자격 있다.
└정확히 일곱 개인가 됨. 내가 기억함.
└강등 당했다고 찡찡댔던 글은 열 개가 넘을 걸?
└나도 올마스터충한테 진짜 많이 당했는데ㅋㅋ 추억 돋네.
└그거 안 당한 사람이 어딨다고. 솔직히 해보기도 했잖아?
└잡았다 요놈!
올마스터충으로 대동단결하는 잉벤 유저들.
시즌2 당시 로드 오브 로드를 즐겼던 이들라면 까먹을 수 없는 추억담이다.
평소처럼 솔로랭크를 하는데 갑자기 뜬금없는 챔프로 미드를 간다, 혹은 탑을 간다.
백에 아흔 여덟 정도는 올마스터 때문이다.
그냥 올마스터 탓이라고 생각하는 게 속 편할 지경이다.
그런데 그걸 마냥 탓할 수도 없는 게 올마스터가 하는 게임을 보면 납득이 간다.
게임을 재밌게 해도 적당히 재밌게 해야지.
일단 볼 때는 나름대로 괜찮다.
오히려 좋기까지 하다.
게다가 재밌어 보이기까지 하니 손이 안 갈 수가 없다.
가해자들로서도 나름대로 변명이 있었다.
─솔직히 올마스터 재밌었어.
이제 와서 고백합니다만..
올마스터 따라하다가 팀한테 욕 뒤지게 얻어 먹은 기억이 참.. 많네.
죄송합니다.
하지만 내가 못하는 거지 올마스터는 잘했어.
그리고 어제 방송보니까 아직도 잘하더라.
내가 보기에는 진짜 레전드급이었는데.
└방송 내용이 어땠는데? 난 방제 어그로 거북해서 안 봤음.
└그거 어그로 아님. 실화다.
└무슨 모든 챔프 0.1초 컷 이딴 거 아니었음? 0.1초가 가당키나 하냐.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ㅋㅋ
아직 미풍에 지나지 않다.
하지만 공기는 확실하게 움직이고 있다.
잉벤에는 또다시 올마스터 열풍이 몰아닥칠 징조가 보인다.
그도 그럴 게 실력.
그리고 사람들의 눈을 휘어 잡는 어그로라는 면에서 올마스터는 완벽한 초인이다.
아직 배치고사를 치른 정도고 실력을 증명하려면 멀었지만 그럼에도, 그럼에도다.
부족한 여건 속에서도 올마스터는 언제나 빛이 난다.
─올마스터 배치고사 연승행진 쩔더라..
심지어 공약 걸고 했는데 한 판도 안 짐.
절대 안 질거라고 했던 호언장담이 그대로 작렬했다..
허세가 들어맞은 걸수도 있겠지만 패기있는 모습 멋져 부러!
└공약이 뭔데 그렇게 호들갑이야? 캐시템이라도 뿌린데?
글쓴이-ㅇㅇ그것도 한달권으로 500장 뿌린다고 해서 대기타고 있었거든? 그때 시청자가 1천 명 안돼서 어지간하면 받을 기세라. 그런데.. 이기기만 해서 못 받음ㅠ.ㅠ
└듀오가 잘하면 할만하지. 세기말 때도 듀오랑 같이 양학했잖아?
글쓴이-깔끔하게 솔큐로 전승했어. 다시 말하지만 한 판도 안 짐.
└엥? 올마스터 계정 전시즌 티어 높지 않았어? 다이아 구간을 혼자 돌려서 한 판도 안 졌다고?
배치고사란 전 시즌의 티어를 리셋하고 다시금 출발하자, 라는 취지를 가진 제도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
넋두리가 아니라 진짜로 배치고사 운이 안 좋아서 낮은 티어에 묶여 있는 이들이 종종 있다.
반대로 실력은 떨어지는데 운빨로 올라온 탓에 아군을 고통 주는 이들도 상당히 존재한다.
그런 이들에게 재출발의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1년마다 행해지는 배치고사는 더없이 적절하다.
하지만 이 배치고사는 모든 이들에게 평등하지 않다.
전 시즌의 티어가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올마스터처럼 높은 위치에 있던 이들은 시작선부터가 남다르다.
물론 시스템으로 최대한 조절을 하지만 최소한 다이아부터 시작한다.
실제로 올마스터의 배치고사 첫 판의 MMR은 다이아5티어.
배치고사를 끝맺을 때는 다이아2,3티어들을 만났다.
이 구간에서 솔큐로 단 한 번의 패배가 없었다는 사실은 진실로 놀라운 일이다.
자기 스스로를 옭아맬 공약까지 걸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어떻게 폄하할 여지가 없다.
실력으로 증명하는 올마스터의 방송.
다시 한 번 기회를 줘도, 관심을 줘도 되지 않을까.
이쁜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하던데 조금 정상참작의 여지를 줘도 되지 않을까.
과거 그를 기억하던 팬들로서는 한 번쯤 심사숙고 할 여지가 생겼다.
.
.
.
* * *
양학이라는 방송 컨텐츠.
방송을 띄우기엔 가장 적절하다.
다만, 내가 그 짓을 하기에는 걸리는 부분이 많다.
'시즌3부터는 타인의 계정을 절대 쓰면 안되니까.'
타인의 계정을 하는 것만으로도 정지 사유다.
차후 미래에는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으로 치부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사실 애매했다.
살다 보면 친구 계정 좀 쓸 수 있지?
그러다가 걸리면 칼정지다.
시즌2에는 잡지도 않다가 시즌3부터 제재를 한다고 하니 적응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게다가 나는 단순히 정지 뿐만이 아니야.'
할 생각은 당연히 없지만 만에 하나 해버리기라도 하면 잃는 것이 장난 아니기도 하다.
참작을 해준다고 해도 최소한 몇 개월은 선수로서의 자격이 정지된다.
그렇다고 이 양학이라는 컨텐츠를 포기하기에는 살짝 아쉬운 감도 있다.
그러던 와중에 잉벤에서 하나의 글이 눈에 띄었다.
'아, 이 사람. 기억난다 기억나.'
잉벤 닉네임이 기억나는 사람은 당연히 있을 리 없다.
하지만 이 사람에 한해서는 기억 속 한 구석에 뚜렷이 남아있다.
[올마스터개객기]
전후사정을 모른다면 단순한 안티라고 생각했겠지만 이 사람에 한해서는 그렇지가 않다.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지.'
어디 한두 번 당했어야지.
올마스터충 관련해서 올린 글만 수십개다.
인터넷에 널린 흔하디 흔한 컨셉충이 아닐까.
의심할만도 하지만 그렇다고 보기엔 상황도, 글 내용도 신빙성이 깊다.
까놓고 말해서 이 정도면 컨셉충이라고 해도 그 노력을 인정해줘야 할 수준.
미국에 막 건너왔을 때도 내가 양산한 솔랭충들에게 당해서 안타깝다 생각했었는데 마침 잘 됐다.
시기도 절묘하고 억지성도 없다.
오히려 알맞은 족쇄다.
'듀오라.. 이것 참 타이밍 좋게 건수가 들어왔네.'
BJ가 낮은 티어대 유저와 듀오를 한다.
점수 차이가 극심하면 극심할 수록 말이 나오기 마련이다.
특히 별풍선을 받고 듀오를 하는 거라면 밉상도 이런 밉상이 없다.
지금의 나처럼 행동을 조심해야 할 때는 더더욱 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올마스터개객기], 그 분은 버스를 타도 이해받을 만하다.
그렇게나 당했으면 덕볼 날도 와야 하지 않겠는가.
제 3자의 입장에서 봐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나는 방송 컨텐츠를 하나 얻고, 그 분은 지금까지 밑졌던 손해를 복구하고.
서로가 윈-윈 하는 교섭이다.
'어차피 난 별풍은 목적이 아니니까.'
주는 걸 거부하진 않겠지만 딱히 별풍선을 목적으로 방송을 하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내가 다시 한국에 자리 잡기 위한 밑바탕.
나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면 살짝쿵 어그로가 필요하다.
현대 사회에서는 튀지 않으면 주목받지 못한다.
실력이 있다고 해도 오래 걸린다.
'점수만 올리기에는 너무 밍밍했는데 받아들여 주면 좋겠구만.'
나는 타닥, 타닥 키보드를 두들겨 글을 작성했다.
작성하는 곳은 잉벤의 자유 게시판.
쪽지를 보내는 방법도 있겠지만 기왕 지를 거 대놓고 지르는 게 낫다.
그냥 쪽지를 보냈다면 그 사람 입장에서는 어안이 벙벙,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 간다.
자신도 모르게 부담이 가서 못 본 척 하거나 거절 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이렇게 연유를 만들어 콕 짚어주면 등 떠밀려서라도 하게 되는 게 사람이다.
─안녕하세요. 올마스터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오랜만에 다시 들르게 됐네요 ㅠ.ㅠ
제가 잉벤 자게에 글을 올리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안타까운 사연을 봐서 그렇습니다.
[올마스터개객기]…. 님이 강등을 많이 당하셨더라구요.
아무래도 제가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조금 괴리감이 있는 챔피언을 하다 보니 그것을 보고 따라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었죠.
저도 알고는 있었지만 [올마스터개객기]님은 특히나 많이 당하셨다고 하네요.
솔직히 말해서.. 제 잘못은 아닌 것 같긴 한데 도의적인 부분에서 약간의 책임감은 느낍니다.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시면 듀오를 해서 떨어진 점수, 넉넉하게 복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느낌으로 글을 작성해 엔터키를 꾸욱.
사실 순수하게 개인적인 입장에서도 언제 한 번 듀오를 해주려고 했다.
겸사겸사 가는 감이 있지만 뭐,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거 아니겠는가.
'그냥 점수 노가다만 하기에는 지루했는데 알맞은 향신료다.
'어쩌면.. 그게 가능할지도 몰라.'
어제 배치고사를 10승 0패 함으로서 플레티넘 1티어에 도달했다.
전 시즌 티어가 암만 높아도 어쩔 수가 없는 부분.
당연히 MMR은 높아서 올라가긴 편하겠지만 내 목적은 현재 그랜드 마스터 1,2위 다투는 게 아니다.
그건 이미 해봤기도 하거니와 가성비가 딸린다.
파프리카 방송, 그리고 어그로를 끌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양학만한 게 없다.
괜히 실력파 BJ들보다 양학하는 BJ들의 인기가 더 많은 게 아니니까.
단기간에 이슈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도 그 양학이라는 걸 해야 한다.
다만, 한국 서버에는 부계정이 없어 곤란했는데 마침 상황이 잘 맞물렸다.
이렇게 되면 적당한 속도 조절이 된다.
방제 어그로도 오지게 끌 수 있다.
└진짜 올마스터 본인이야?
└검색해봤는데 이전에 글 올렸던 내력 있네. 이 분 진짜 맞음ㅋㅋ
└와, 올마스터도 잉벤 보긴 보는 구나. 훈훈하구만.
└[올마스터개객기] 본전 오지게 뽑겠네ㅋㅋ
└헐,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닉부터 바꿀게요. 저 맞습니다.
└엌ㅋㅋ [올마스터개객기]도 왔네. 찔려가지고 닉바꾸는 거 봐ㅋㅋㅋ
내가 잉벤 자유 게시판에 올렸던 글.
댓글들이 달리며 추천이 마구마구 박히는데에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묻힐까봐 걱정도 했지만 취지가 좋아서인지 반응이 긍정적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듀오를 해준다고 나한테 이득이 가는 건 하나도 없다.
그리고 당사자가 등판해서 손을 내민다고 하니 이만한 꿀잼 떡밥이 또 없다.
롤챔스 스프링 시즌이 시작하기 2주 가량 남은 지금.
무료하기 그지 없는 잉벤에 화젯거리가 생긴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안 좋은 댓글들이 몇 개 있기는 해도 이 정도는 예상한 바지.'
이미지 회복하기 위해서 선심 쓰는 척 한다는 둥.
지금껏 모르는 척 했던 주제에 이제 와서 그런다는 둥.
당시의 나는 LCL대회 진행 중이기도 했고 그 이후로도 상당히 바빠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사정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그렇게 비춰질 만도 한 게 사실.
그들을 다시금 나의 팬으로 교화시키기 위해서 나는 곧바로 방송을 켰다.
'이번 방제 어그로는 어떻게 해야 잘했다고 소문이 나려나.'
정해두긴 했지만 막상 하려니 조금 떨린다.
이게 한 판 져버리기 시작하면 방제 어그로고 뭐고 실패해 버리니 당연한 노릇이다.
일단 10연승을 한 건 사실이니 거짓말은 아니지만 중요한 건 그 이후.
<「양학마스터」 실버 끼고 다이아 강제 캐리 10승 0패 이거 실화냐?>
10연승이 20연승이 되고 20연승이 30연승이 된다.
단순한 어그로가 아닌 현실로 증명한다.
보는 이들의 낯빛을 새파랗게 만들어 버릴 정도의 강제 양학.
그러면서 차곡차곡 티어를 올린다.
올마스터의 생존신고로 더없이 알맞은 사전 작업이다.
============================ 작품 후기 ============================
우측 상단에 있는 추천 버튼 잊지 않고 눌러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