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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올마스터
배치고사를 10연승으로 마무리지음으로서 나는 플레티넘 1티어를 달성했다.
사실 10연패를 해도 전시즌 2위의 업적을 자랑하는 내 MMR상 하등 차이는 없었겠지만 어쨌든.
기분의 문제, 그리고 앞으로의 순항을 위해서도 10연승은 당연하다.
다소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이대로 쭉 다시 올라간다고 한들 이미지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거다.
올마스터 솔랭에서 아직 죽지 않았더라~ 그렇구나~.
딱 여기서 끝나게 된다.
한 마디로 임팩트가 부족하다.
'그래서 양학 방송이 인기 있는 거기도 해.'
실제로 파프리카TV에서는 솔로랭크로 그랜드 마스터를 다는 것보다 다이아1정도 유저가 낮은 티어에서 연승하는 게 인기가 많을 정도다.
한 마디로 그림 속에 그려진 떡보다는 눈 앞의 콩고물이 먹음직스럽다.
그런 알기 쉬운 이야기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그랜드 마스터가 높은 것만 알지 다이아와 그랜드 마스터가 어느 정도의 격차가 있나.
직접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모를 수밖에 없다.
그 둘의 차이가 다이아와 브론즈 이상으로 벌어져 있다는 사실을 잘 입감하지 못한다.
'듀오를 구할 수 있었던 건 정말 운이 좋았어.'
운이라기보다는 필연일까.
지금까지 올마스터충에게 엄청나게 당했다는 [올마스터개객기].
이제는 [올마스터짱짱맨]이란 잉벤 닉네임을 쓰게 된 그는 정말 당할 만도 했다.
[시즌2 솔로랭크 1752승 1767패 최고 티어 골드3 / 시즌 마감 실버4]
[시즌3 솔로랭크 520승 536패 최고 티어 실버1 / 현재 티어 실버5]
내가 보기엔 이거 절대 내 잘못 아니다.
이렇게 게임을 많이 하면 만날 수밖에 없지.
그리고 졌을 때 그냥 내 탓한 거잖아.
'이해를 못할 건 아니지만 인간적으로 이건 심하네.'
사람이 원래 많이 지다 보면 자연스레 남탓을 하게 된다.
근데 이 사람의 경우 거의 롤창인생 수준으로 허구헌날 솔랭만 돌렸으니 그 증상이 더한 듯하다.
어쨌든 이제 와서 말을 돌릴 생각은 없으니 속행한다.
'게다가 MMR이 헬게이트네.. 이건.. 한두 판만 더 지면 브론즈 직행이구만.'
한 마디로 최악의 승객이다.
듀오를 해서 이긴다 해도 나는 진짜 얻는 거 아무 것도 없기는 커녕 손해만이 가득하다.
내가 혼자 돌려서 얻는 점수의 반이나 받으면 다행인 정도.
정말 내 발목을 제대로 묶어버리는 족쇄다.
'이 정도는 돼야 게임 할 맛 나는 법이지.'
이게 또 잘 맞물린 감이 있다.
지금 내 올마스터 계정은 MMR상승 폭이 너무 높다.
몇 승 하지도 않고 마스터까지 직행이다.
과정이 생략되어 임팩트가 부족하다.
하지만 저런 역대급 족쇄를 차버리면 아무리 나라도 조금은 고전하겠지.
그리고 점수를 조금 받는 만큼 판수도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연승을 해버리면 시청자 입장에서도 기대가 대단할 테고 말이다.
-실화냐..? 방제 낚시 아니죠?
-와, 듀오한 사람 검색해봤는데 리얼 실버5 현지인. 이번 시즌 1천판 넘게 했어ㅋㅋㅋ
-와 전시즌까지 포함하면 4천판을 훨씬 넘겨네. 실례지만 사람하고 하는 거 맞나요?
-아니, 저 분이 [올마스터개객기] 본인이라 안타까운 마음에 듀오해주는건 알겠는데 방장 너무 무리하는 거아님?ㅋㅋ
-이거 누가 봐도 개오반데 이러다 지면 어쩔라고ㅋㅋㅋ
나와 실버가 듀오를 하면 정확히 중간 티어로 잡히는 게 아니다.
게임 시스템상 내 쪽에 상당히 치우쳐서 잡힌다.
현재 내 MMR은 다이아2,3 티어와 만나는 수준.
플레티넘 1티어로 배정받은 이유는 어디까지나 배치고사로 받을 수 있는 한계 티어이기 때문이다.
즉, 그 이상은 아무리 날고 뛰어도, 설사 내가 전시즌에 2위가 아니라 1위로 끝마쳤다 해도 불가능했다.
'아마 플레티넘 상위 내지, 다이아 하위권 정도로 잡히려나.'
의도하진 않았지만 상당히 최악으로 흘러간다.
족쇄를 하나 달고 게임을 이긴다.
그것까지는 전혀 문제될 거 없지만 하필이면 다이아5라니.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구간에 걸려버렸다.
어쩌면 듀오를 하는 실버5티어 [올마스터짱짱맨]님이 다이아5 유저들보다 잘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혼돈의 카오스라고 할 수 있는 다이아 5티어.
-이거 지면 판당 30만원 이냐?
-부가세 포함하면 33만원 정도 일걸?
-ㅋㅋㅋ그러게 약속은 왜 해가지고.
여기에 더해 아주 약간의 서비스.
한 번의 패배당 캐시템 100개씩 시청자들에게 돌리기로 했다.
시청자들의 입장에선 지든 이기든, 아니 오히려 졌으면 싶을 구도.
하지만 당연하게도 질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올마스터님! 최대한 열심히 해볼게요. 죽지만 않으면 되는 거죠?]
버스라도 탈 수 있었다면 [올마스터짱짱맨]이 정말 헬게이트가 열린 실버 5티어였을까..
입이 근질근질하지만 참아야 한다.
이래 봬도 일단 팀원이다.
그리고 신경을 쏟기에는 다른 쪽이 더욱 거슬린다.
[???우리팀에 실버있음.]
[헐, 진짜네. 랭크게임 왜 이래, 버그야?]
[누가 듀오데리고 왔나보네. 우리가 실버랑 게임할 짬밥이냐? 실버랑 듀오한 놈 자진고백해라.]
내가 보기에는 둘 다 별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서도.
확실히 어이없는 상황인 건 틀린 말은 아니다.
다이아5 입장에서는 실버5 티어가 많이 낮아 보일 거다.
그런데 듀오로 데리고 왔으니 화가 나는 것도 당연한 이치.
아무리 사정이 있다고는 해도 본래라면 하면 안되는 짓이다.
'나한테는 해당되지 않지만.'
점수 차이가 지나치게 많이 나는 1,5픽 듀오.
그들이 경멸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상대적으로 실력이 좋은 1픽이 실력이 미달인 5픽을 커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다이아 2,3티어의 MMR을 가진 나는 당연히 1픽.
그리고 실버 5티어인 [올마스터짱짱맨]은 5픽이다.
[우리팀 1픽 플레1임. 근데 전적이랑 전시즌 개쩜.]
[헐, 올마스터? 들어본 거 같은데.. 전시즌에 그랜드 마스터 1300점까지 갔어? 사람이냐..?]
[이건 또 다른 의미로 사람이 아니네.. 사정은 모르겠지만 얌전히 버스받겠습니다.]
요약하자면 강제로 멱살잡고 버스 태울 수 있는 실력이라면 상관이 없다.
다이아 5티어가 지옥헬 구간이다 뭐니 해도 일단은 천상계의 초입.
이 정도도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바보천치는 아니다.
꽁승을 주면 감사히 먹는다.
-와 그러고 보니까 방장 전시즌에 2위까지 갔었지?
-1위도 찍었을 걸? 다만 종료하는 시점에서 2위였던 거지.
-그거나 그거나 어쨌든 천외천.. 다이아들이 알아서 설설 길만도 하네.
천외천(天外天), 하늘 위에는 하늘이 있다.
대류권 위에 성층권, 성층권 위에 중간권, 중간권 위에 열권.
그 위에는 굳이 설명이 필요없는 우주가 있다.
같은 다이아끼리도 5티어와 1티어의 차이는 당연 극심하다.
그 한 단계 위인 마스터 하위권과 상위권에서도 또 한 번.
심지어 이 논리는 그랜드 마스터조차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랜드 마스터 이상,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나와 다이아5의 차이를 천외천이라는 세 글자로 표현하기엔 높이의 차가 너무 크다.
그러니까 아군이 조금 드럽게 못해도 어지간하지 않는 한 지지 않는다.
물론, 챔프에 따라서 적팀에게도 희망정도는 있을 수 있다.
그랜드 마스터라고, 하다 못해 1류의 프로게이머라고 한들 머릿수에 장사 없는 법이니까.
─퍼스트 블러드!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듯 듀오를 하고 있는 [올마스터짱짱맨]과 한 명 더.
두 명의 아군이 인베 단계에서 멍때리다 죽었다.
내가 탑인데 적팀의 탑솔러 블러디체리가 퍼블까지 먹었다.
최악의 아군을 데리고 최악인 상황에서 라인전을 진행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판당 33만원이 아니었나. 방장님 힘내요^^
-블러디체리 천옷에 포션 3개는 더 사오겠네
물론…. 아군이 심각하게 못한다면 패배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실낱같은 가능성조차 내가 이 챔피언을 꺼낸 이상 사라진다.
과거 올마스터로서 가장 많이 애용하던 주 챔피언 중 하나.
리픈이라면 강제캐리의 묘를 제대로 보여주는 게 가능하다.
챠락, 챠작!
콰항!
1레벨부터 행하는 야무진 딜교환.
내가 플레이하는 리픈의 평캔이 블러디체리의 체력바를 찢어놓는다.
절반 가까이 체력이 까인 블러디체리에 반해 내가 받은 피해는 경소하다.
천옷이라는 아이템 차이 나고 있음에도 딜링 능력이 놀라우리만큼 차이난다.
'실력차라는 게 괜히 있는 게 아니니까.'
블러디체리 대 리픈의 라인전은 반반이라는 게 통설이다.
정말로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다.
여기에 아이템 차이까지 난다면 당연히 기울어져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착각하면 안되는 게 딜링 능력이 같아서 반반이란 소리는 아니라는 거다.
근접 AD챔피언인 리픈과 원거리 AP챔피언인 블러디체리는 기본 스펙부터가 다를 수밖에 없다.
전장의 휘젓는 전사와 후방을 지원하는 마법사의 신체 능력이 같다면 가당키나 할까.
블러디체리가 마법사 챔피언치고 몸이 단단한 편에 속한다 한들 기본적인 규칙에선 크게 벗어나진 못한다.
즉, 블러디체리가 리픈을 상대로 딜교환을 이기려면 거리 유지를 엄청나게 잘해야 한다.
반대로 리픈은 어떻게든 거리를 좁혀 딜교환을 걸어야 한다.
마치 가위바위보 싸움 비스무리하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존재한다.
쿠훙!
첫 딜교환의 성공을 바탕으로 먼저 미니언을 밀었다.
그렇게 근소한 차이로 선 2레벨을 찍자마자 점멸 에너지 폭발.
연이어 평타와 동시에 발화를 건다.
이것만으로도 블러디체리의 목숨은 정해졌다.
'이렇듯 간단하지.'
1레벨에 딜교환을 야무지게 해놓고 선2레벨 후 강제로 붙는다.
그러고서 평캔 한 번 돌리면 점멸로 도망가든 뭐든 이미 죽은 목숨이다.
유령화를 든 블러디체리는 그나마의 변수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서로 동등한 조건의 가위바위보 싸움이라고는 했지만 한 가지 빼먹은 부분이 있다.
나와 저 블러디체리처럼 실력 차이가 현저하면 가위바위보를 안 해도 된다.
블러디체리가 나를 상대로 과연 거리 유지를 해낼 수 있을까.
거리라는 어드밴티지가 사라진 이상 딜교환은 압도적일 수밖에 없다.
-와 인정사정이고 뭐고 없네.
-블러디체리 졸 불쌍. 어쩌다가 올마스터 만나서..
-퍼블 먹고 시작해도 쨉이 안되네 ㅈㅈ요. 탑 터졌다고 합니다.
-올마스터 리픈 죽지 않았구나. 테이커랑 삐까삐까한데?
거리 유지라는 개념에서 블러디체리는 나한테 무조건 지고 들어간다.
이것은 아이템 차이로 어떻게 좁힐 수 있는 격차가 아니다.
서로가 위험하다는 걸 감지할 수 있는 범위가 너무나도 다르다.
나는 이미 턱 끝까지 칼을 들이밀었는데 블러디체리는 알지 못했다.
그렇기에 첫 번째 딜교환을 실패했고, 그 다음 점멸 스턴으로 자신이 죽으리란 사실 또한 꿈에도 몰랐다.
그나마 탱커를 했다면 아이템 차로 이득을 볼 수 있었겠지만, 블러디체리라는 난이도 높은 챔피언을 해준 덕에 라인전이 아주 쉽게 풀린다.
미니언을 포탑까지 쭉 밀어버린 나는 상점에 귀환해 아이템을 구입했다.
찰칵!
인베 단계에서 따이고 시작한 탓에 퍼블은 아니여도 충분하다.
2렙 킬이 따여버리면 미니언 웨이브까지 타워에 통째로 먹혀 치명적이다.
그리고 다른 챔피언도 아니고 리픈이 킬을 먹기 시작한 이상 말릴 수 없다.
어거지로 킬각 잡기 둘째 가라면 서러운 챔피언.
갱승을 내는 데도 일가견이 있음은 물론이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적이 학살 중입니다..!
라인에 복귀하자 대략 4분대.
인베 스노우볼이 제대로 굴러가며 봇라인에 더블 킬이 나버렸다.
내가 듀오로 데려온 [올마스터짱짱맨]이 너무 못한다며 아군의 서포터 랄라가 투덜댄다.
킬을 먹고 학살의 신호를 울린 것은 적팀의 원딜러 토이치.
나와 캐리력 경쟁 좀 하려는 모양이다.
-원딜 크면 답 없는데. 실버 듀오가 제대로 일내는구만.
-그러니까 혼자 하지. 혼자 하면 진짜 웬만하면 이길 텐데.
-ㅋㅋ 그냥 지는 게 시청자 입장에선 낫지~ 캐시템도 타고!
-하다 못해 미드라도 하시지. 이 판 조금 힘들 듯?
일반적으로 탑은 캐리력이 낮은 라인으로 통용된다.
이는 대회무대일수록 더할 수밖에 없다.
텔레포트 메타가 오면서 봇라인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게 된 이후로는 그나마 덜해지지만 현재의 탑은 그들만의 리그.
탑라이너가 어지간히 잘 성장해도 할 수 있는 것이 한정돼 있다.
특히 원딜러가 잘 크고, 그 원딜러를 지키는 후방 또한 잘한다면 한타에서 할 게 없어진다.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간혹 말이 안되는 챔피언이 존재한다.
적 원딜러의 입에서 말이 안 나오게 만들어버린다.
바로 이 리픈이라는 챔피언에 한해서는 탑라인의 캐리력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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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상단에 있는 추천 버튼 잊지 않고 눌러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초반부 설정 변경이 있습니다.
99화에서 핫숏이 한국팀들이 올마스터를 스카웃하지 못하게 했다.
그런 부분이 있었는데 올마스터에게 거액을 제시했다, 라는 늬앙스로 바꼈습니다.
그로 인해 올마스터가 CLC에 간 사실을 한국팀들이 모르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이 CLC가 한국팀에 갑질을 한다, 는 느낌도 있었고 마침 잘 고친 것 같아요.
이 이야기에서 파생된 내용이 다른 화에서도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너무 많아서 못 찾겠어요ㅠㅠ
제보해주신다면 감사히 수정하겠습니다.
#몇몇 독자님들이 우려하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건 아니냐?
그런 방향으로는 절대 가지 않음만은 확언드립니다.
정체를 감추는 당위성 또한 납득이 되는 전개로 잡았습니다.
답답하실 수도 있을 테지만.. 나중에 돌아봤을 때 여기서 터트리는 게 적절했구나. 라는 느낌 들 수 있도록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부족한 작품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하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