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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414화 (41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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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올마스터

리픈이 게임사의 딸내미라 불리운 데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순간 폭딜이 너무 하다느니.

실드량이 말도 안된다느니.

사실 이런 말이 필요가 없는 게 리픈은 그냥 다 된다.

혼자 지속딜, 암살, 탱킹, 이니시, 한타, 스플릿, 합류전.

뭐 하나 꿇리는 부분이 없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가 하나나 둘 정도 깔린다.

리픈을 플레이하는 유저가 숙련도가 완숙해야 한다.

그리고 성장을 잘했으면 더 없이 좋다.

이 이외에도 적팀에 탈력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둥.

CC기가 적었으면 좋겠다는 둥.

여러가지 있기는 하지만 결론은 하나다.

아이템 빨에 장사 없다.

─트리플 킬!

전장의 화신!

용을 먹고 있던 세 명의 적을 쓸어담았다.

안타깝게도 용은 내주게 됐다.

세 명을 땄다고는 하지만 용이 주는 글로벌 골드 보단 못하다.

그런데 솔랭에서는 그 글로벌 골드, 딱히 신경 안 써도 된다.

-??? 토이치 공중 분해 뭐냐?

-ㅋㅋㅋ 방금 무리라고 하던 애들 전부 벙어리 행~

-전 믿었습니다. 역시 올마스터의 리픈!

글로벌 골드고 나발이고 그냥 내가 잘 크는 게 제일 중요하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다 다 때려 잡으면 그만이다.

대회에서야 성장의 불균형이라던지, 운영적인 어쩌고저쩌고.

많이 신경쓰는 편이지만 솔랭에서는 고민하면 손해 본다.

특히나 낮은 구간에서는 더더욱이다.

'내 입장에서 낮다는 거지만 사실.. 다이아 구간은 운영이 필요없어.'

흔히 말하는 천상계의 초입, 다이아 정도 되면 운영이란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착각해선 안되는 게 어디까지나 흉내다.

내가 보기에는 상당히 어설퍼서 찔러볼 구석이 너무나도 많다.

안 하니만 못한 수준까지는 아니라지만, 그리고 실효도 어느 정도 보기는 하겠지만 어쨌든 나한텐 안 통한다.

그 운영이란 부분에서 머리 꼭대기에 있는 나에게 있어 정말로 어설픈 인원배분이다.

오히려 각개격파 당할 여지만 남겨 주는 꼴이다.

끼익.

안 그래도 잘 큰 리픈이 트리플 킬을 쓸어 담았다.

급성장의 발판이 마련된 이상 게임은 리픈의 독무대.

제대로 발동을 걸어보려던 찰나, 방문이 열린다.

고개를 빼꼼 내밀은 예은이 방 안을 스윽 둘러보더니 그대로 들어온다.

무언가를 들고 있는 듯 발걸음이 고양이처럼 조심스럽다.

"사과 깎아왔는데.. 게임 끝나면 먹어?"

내가 게임 중이라는 걸 고려한 듯, 접시를 살포시 책상에 내려놓은 예은이 방안에 있는 예비 의자를 끌고 와 내 옆에 앉았다.

고개를 슬쩍 내리니 예쁘게 깎인 사과가 아기자기 담겨있는 접시가 보인다.

제법 신경을 쏟았다는 사실이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완성도다.

'못난이 주먹밥 만들어 주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정말 예쁘게도 깎았네.'

같이 살게 된 이후로 가사 전반의 솜씨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는 예은이다.

이렇게 간간히 간식 가져다 주곤 할 때 어찌나 이뻐 보이는지 모른다.

그리고 마음 씀씀이 또한 기특하다.

같은 게이머로서 중간에 방해를 받는 게 어찌나 짜증나는지 잘 알고 있다.

종종 커뮤니티 사이트를 눈팅하다 보면 있는 '오빠는 내가 중요해, 아니면 게임이 중요해?'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아서 참 좋다.

뭐, 예전에 성깔 있을 때는 그걸 역으로 이용해서 나를 골탕 먹였지만 지나고 보니 추억이다.

-솔로 가슴에 염장을 지르는 구만..

-저분이 올마스터 게임 접게 만드신 그….

-목소리는 진짜 곱다. 마음씨도 비단결 같겠지. 좋은 말할 때 캠켜라.

-여친분 감기 나으셨어요?

게임에 정신이 팔린 탓에 깜빡했다.

분명히 절대 침대에서 일어나지 말라고 엄포까지 놓았는데 기어코 일어나다니.

최근 들어 많이 둥글둥글 해졌다지만 그런 부분이 또 예은답다.

다행히 안색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 보여 한 소리 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방에서 더 안 쉬어도 돼?"

"응, 괜찮아. 신경 쓰지 말고 할 거 해."

채팅창에서 폭포처럼 쏟아져 내려오는 부러움과 시샘.

부러움을 받고 있는 처지임에도 가슴 밑바닥에서 억울함이 울컥 올라온다.

현모양처에게 뒷바라지 받으면서 게임이나 하는 그런 입장이 된 것만 같다.

실제로 채팅창에는 비슷한 소리가 올라오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이 녀석한테 당한 게 한두세네 가지가 아닌데.

서러움이 복받쳐 오른다.

"입만 아~ 벌려."

그 속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 녀석이라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하는 행동 자체는 정말 기특하기 짝이 없다.

예은이 포크로 사과를 콕 짚어서 나에게 내민다.

분위기 상 어쩔 수 없이 받아먹게 된다.

-게임 보고 암이 나았다가 여친 부러워서 재발했습니다.

-여친 분 천사다 천사. 나도 저런 여친 사귀고 싶어라..

-내 여친은 게임 계정까지 삭제 시켰는데.. 그래서 난 롤도 못하는데 흑흑..

-윗놈 은근슬쩍 자랑하네 고깝다ㅡㅡ

이런 부분이 억울하기 짝이 없다는 거다.

변명은 못하겠고, 예은은 옆에서 사과를 주며 헤실헤실 웃고 있고.

이쯤 되면 나를 골탕 먹이려는 건지 정말로 신경 써주는 건지 모르겠다.

방송을 하기 전부터 그랬으니 후자라고 생각은 하지만.

.

.

.

* * *

올마스터의 귀환.

일련의 정보 자체는 이미 이틀 전에 알려졌다.

화제글의 최하단에 잠시나마 올라왔기에 모를 수가 없다.

하지만 그 뿐.

딱히 관심을 가질만한 일이 아니었다.

기다릴 때 돌아왔으면 모르되 시기가 너무 늦어버렸으니까.

절대 다수의 잉벤 유저들은 '어, 그래'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과거, 올마스터가 아무리 세간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고는 해도 시간은 모든 것을 퇴색시킨다.

그토록 인기가 많았던 올마스터조차 격변하는 시간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었다.

그래야만 했지만 조금 이상하게 흘러간다.

─어제 올마스터 방송 본 사람?

리픈 실력 어디 안 갔더라.

아군들이 겁나 던져대는데 혼자 무쌍 찍고 강제 캐리함ㄷㄷ

진짜 레전드급이었는데 못 본 사람 녹방 꼭 봐라.

└뭐야, 웬 올마스터? 옛날 사람이잖아. 아직도 살아있어?

└ㄷㄷ이제 겨우 반년인데 옛날 사람행.

└근데 뭐가 레전드? 난 방제 어그로 안타까워서 안 봤는데. 퇴물돼서 그런 걸로 까지 사람 모음 ㅉㅉ

글쓴이-그거 어그로 아니고 실화다..

<「양학마스터」 실버 끼고 다이아 강제 캐리 10승 0패 이거 실화냐?>

라고 시작된 방송은 22승 0패로 당일 밤에 종료되었다.

어그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 이 방제는 정말로 실화.

실버 듀오가 어지간히 못한 탓에 제법 아슬아슬한 판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전부 이겼다.

게다가 그 실버 듀오조차 계속 하다 보니 은근히 1인분을 하더라.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누가 실버인지 솎아내기 힘들 정도로 다이아5 구간에 현지적응을 해버렸다.

본 티어가 실버5였다는 걸 감안하면 굉장한 일.

아무리 다이아5 티어가 어쩌고저쩌고 소문이 많은 구간이라고는 해도 놀라운 사건이다.

여기에 대해 [올마스터짱짱맨], 불과 하루 전만 해도 [올마스터개객기]라는 닉네임을 쓰던 그가 잉벤에 썰을 올렸다.

─올마스터님과의 듀오 후기입니다!

역시 올마스터님!

예전 실력 어디 안 가셨네요.

BJ때도 그렇고, LCL에서도 그렇고 정말 잘 하셨지만 한층 더 원숙해지셨다는 느낌입니다.

요약하자면 버스 잘 탔고 감사합니다!

여기 다이아 구간에서 12연승 전적 인증하고 갈게요!

└우두루급 태세전환 보소ㄷㄷ

└개객기가 짱짱맨으로 바뀌는 불편한 진실….

└버스 태워줬다고 호칭 달라진 거 봐ㅋㅋㅋㅋ

└우와, 올마스터 잘하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건 좀 쩌네.

실버5티어와 듀오를 해서 다이아 구간을 양학한다.

솔로큐만 돌려도 연승을 장담하기 힘든 구간에서 이만한 기행을 해내다니.

올마스터의 실력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더욱이 이슈가 된 건 이 하나만이 아니다.

─어제 0.1초 컷도 그렇고 방제 어그로가 아니라 실화네..

컨셉 진짜 제대로 잡았다.

올마스터 방송 안 보려고 했는데 즐찾해놓고 내일은 꼭 봐야지.

└난 이미 보고 있는데. 걍 직접 보고 판단하면 되지 왜 소문 믿냐ㅋㅋ

└리픈 평캔 겁나 빠름. 그리고 들어가는 판단력? 삑나면 그대로 끔살인데 망설임이 없더라.

└올마스터가 점멸있을 때 한타는 그냥 질 수가 없어. 혼자 1대5 할 기세야.

올마스터 하면 떠오르는 챔피언이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리픈.

당시만 해도 아무도 모르던 리픈의 평캔을 그가 발견해냈다.

이제는 평캔을 활용할 줄 아는 유저들이 꽤나 있지만 당시에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런 올마스터의 평캔을 두 번째로 활용하게 된 사람.

현재 신생팀인 SKY T1에 소속된 주전파 선수는 현재 올마스터보다 더욱 주목받고 있다.

나이 문제 때문에 아직 대회에 참가한 이력은 없음에도 그 이력이 워낙 화려하다.

시즌2의 솔로랭크를 1위로 마감했거니와 LCL 당시 준결승전에서 올마스터와 자웅을 겨뤘다.

물론 주전파가 아니라 파전주 선수였다.

하지만 그 두 사람이 동일인물이라는 사실은  공식적이지 않을 뿐 모르는 사람이 없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런데 최근 SKY T1에서 입장을 표명했다.

나이 문제 때문에 부모님 계정을 빌려 참가를 했었다고.

이로 인해 약간의 왈가왈부가 있었지만 좋은 쪽으로 판가름이 났다.

프로도 아니고 아마추어 대회에서 나이 제한이 있는 것이 오히려 웃긴 게 아니냐.

주전파 선수는 의미가 깊지 않은 경고로 끝맺었고, 아마추어 대회인 LCL은 고등학생까지 나이 제한이 풀려버렸다.

그리고 현재 주전파 선수는 차기 스프링 시즌에서 가장 촉망받는 신인 미드라이너다.

─올마스터도 복귀한 김에 프로팀에 확! 채갔으면 좋겠다.

퇴물된 게 아니라면 안 데려갈 이유도 없지.

듣자 하니 이번 스프링 시즌은 각 팀들이 전부 하나씩은 숨기고 있다 카던데..

올마스터 정도면 알아서들 모셔 가겠지?

└아직은 양학 중이니까 좀 더 봐바야 알겠지.

└볼 게 더 어딨냐. 된장인지 뭔지 찍어 봐야 아냐?

└ㄴㄴ원래 양학이랑 윗구간 랭크는 다름. 아무튼 그럼.

└모르는 사이에 이미 물밑작업이 진행되고 있을지도…. 생각해보니 소름돋네..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올마스터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라인폭 넓기로 유명한 선수.

로드 오브 로드 챌린저스 리그, LCL에서는 미드로 나왔다지만 그건 팀원들의 라인을 고려해 맞춰준 감이 있었다.

그가 자신의 기량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는 라인은 과연 어딜지.

애초에 정말 프로 데뷔 생각이 있을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그의 이쁘장한 여자친구를 생각하면 아직 가능성이 낮은 것도 사실이다.

─어제 올마스터 방송 대박….

여친 분 목소리 진짜 곱고 예쁘더라.

캠을 안 켜서 얼굴은 모르겠지만.. 그 목소리면 안 예쁠 수가 없다.

게임하는 남자친구 사과도 깎아다 주고, 먹여주고 와..

어떻게 하면 저런 여친 사귈 수 있을까.. 전생에 나라라도 구해야 하나?

└게이머들의 이상적인 여친.. 그래도 제발 얼굴은 안 생겼길 빈다.

└그렇게 착하고 이해심 많은 여친이면 못생겨도 될 것 같아.

└음.. 이쁘기까지하면 금상첨화겠지만 사람이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되지.

└올마스터가 괜히 게임 접은 게 아니야. 그런 여친 사귀면 현실에 충실하고 싶겠지. 나같아도 그러겠다.

└근데 그 여친은 게임하는 남친 내조해주고.. 졸라 부럽다 으아!!!!

어째선지 복귀 이후로 캠을 키지 않는 올마스터지만 그것은 그닥 중요하지 않은 문제다.

게임 방송에 누가 얼굴 보러 온다고.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없어도 딱히 상관은 없다.

방송만 재밌으면 물불이든 가리겠는가.

그런데 그 방송이 찰지게 재밌으니 마다할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올마스터는 변명 안 하는 모습이 참 좋아.

사람들 막말하는 꼬라지 보면 한 마디 하고 싶었을 텐데.

그냥 여자친구 때문에 현실에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면 끝나는 거 혹시라도 자기 여친 욕먹을까봐.

그냥 오랜만에 돌아와서 미안하다, 깔끔하게 정리하잖아.

사과하는 태도가 정말 극호감이다.

여친도 그렇고 인물됨이 보이네.

└올마스터가 원래 살짝 까불까불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여자친구 사귀고 많이 바꼈나봐. 결혼하면 사람 바뀐다는 게 괜히 있는 소리가 아닌 듯.

└인생의 무덤 결혼.. 근데 결혼까지 한 거야?

└결혼은 아니여도 약혼은 하지 않았을까? 아님 말고.

└뭐야, 진짜 그 정도 사이? 진짜 게임 접을 만하네. 충분히 진로 고민 할 수밖에 없지. 음.. 착한 게임접음 인정합니다.

└그래도 가능하면 프로로 데뷔해줬으면 좋겠다. 올마스터 실력이면 프로로 충분히 흥할 수 있을 텐데.

└ㄹㅇ. 어설프게 취직하는 것보다 프로하는 게 훨씬 낫지. 요즘은 프로 이미지도 많이 좋아졌고. 로드 오브 로드는 오래 갈 게임 같지 않아?

복귀를 한지 고작 이틀 만에 올마스터의 안 좋았던 이미지는 사그라 드는 추세다.

오히려 '그럴 수도 있지! 올마스터님 힘내세요!' 같은 훈훈한 글이 올라오며 여론을 바꾼다.

올마스터를 욕하는 글이라도 올리면 분위기 파악 못하는 놈으로 낙인 찍히기 딱 좋다.

그렇게 올마스터가 재조명은 서서히 이루어져 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우측 상단에 있는 추천 버튼 잊지 않고 눌러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주인공의 목적에 살을 붙이는 과정은 서서히 진행이 될 예정입니다.

앞으로 몇 화 남지 않아서 제가 스포일러를 하는 것보다 보시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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