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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416화 (416/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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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올마스터

#전개 걱정해주시는 독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다만 아직 나가지도 않은 부분에 대해서 벌써부터 실망을 하시면 제가 너무 답답해요….

댓글로 걱정해주시는 안이한 전개로 갈 정도로 저도 바보천치는 아닙니다.

작가를 조금만 믿어주세요 부디..

최근 나는 예은 덕분에 등 따습게 잘 지내고 있다.

근 1주일 가량 진행한 방송도 마침내 결실을 맺어 수확을 거두는 중이다.

정말 며칠 안되는 시간임에도 일궈낸 성과가 적지 않다.

빠를 거라고는 내심 예상하고 있었지만 상상 이상이다.

'잘 풀린다면 좋은 일이지만.'

마다할 이유 하나 없다.

하지만 모르는 척 지나쳐서야 곤란하다.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니다.

예은의 덕을 톡톡히 봤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밥 맛있게 해주고, 간식 해주고.

이런 부분도 물론 고맙지만 조금 더 결정적인 것.

예은이 방송 중간중간 와서 조잘조잘 떠든다.

누군가 듣는다면 여자친구라고 밖에 오해할 수 있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

의도일까, 아니면 단순한 우연일까.

그것까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예은의 덕에 여론이 많이 누그러졌다.

그리고 솔직히 자랑스러운 기분도 든다.

잉벤을 쭉 둘러보니 내가 여자친구랑 알콩달콩 잘 산다, 대충 이런 느낌이다.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참 오해라는 걸 알아도 괜시리 우쭐한다.

이러다 정말 오해가 사실로 발전하면 좋지 않을까 상상을 해버린다.

'나도 싫지는 않지만.. 이게 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문제랄까 그런 게 있어.'

예를 들자면 이런 경우다.

엄마가 아이보고 공부 좀 하라며 들들볶았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정말로 딴 사람이 된 것처럼 아이가 공부만 한다.

당연히 좋아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혹시 사고 치고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서 열심히 하는 척 하는 건 아닐까, 미심쩍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 마디로 잘해줘도 문제.

밥 잘 먹고 이쑤시게질을 못한 것처럼 떨떠름하게 걸린다.

특히 내가 내심 원하던 것들을 알아서 척척 해줄 때가 상당하다.

"오늘도 방송할 거지? 커피 한 잔 더 타줄까?"

"타주면 먹지. 매번 고마워."

여느 때처럼 마침 밥 배불리 먹고, 브런치 먹고, 후식으로 과일까지 먹고 슬슬 일어나려던 찰나다.

그러던 참에 예은이 내 마음을 전부 알고 있다는 듯 이야기를 꺼내온다.

같이 살게 된 이후로 행동패턴을 완전히 읽혀버린 느낌이랄까.

내 마음 속을 들여다본다는 그런 기분이 들 정도다.

그렇다고 마냥 싫지만은 않은 게 너무 편하다.

이게 또 너무 편해서 문제이기도 하다.

내가 이러다 예은이 없으면 불편해서 어떻게 살지.

나도 모르게 예은에게 기대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렇다고 고마움을 공기의 감사함처럼 잊어버렸다는 건 아니다.

호이가 계속되면 둘리인 줄 안다고 고마운 마음은 절대 희석해서는 안된다.

예은이 이 정도까지 해주는 이유를 시실 잘 모르겠지만 원래 음식을 했을 때 가장 좋은 반응은 맛있게 먹어주는 거다.

맛있게, 그리고 고맙게 생각하며 결단코 호의를 잊지 말자.

내 삶 깊숙한 곳에 예은이 자리잡았다.

"롤케이크 해봤는데 입 심심하면 커피랑 같이 먹어."

"아, 맛있겠다. 근데.. 나 요즘 정말 살 찌지 않았나?"

요 며칠 사이에도 예은의 요리 실력은 부쩍 늘었다.

메뉴의 다양성도 한층 다채로워졌다.

최근 나의 가장 큰 즐거움은 예은이 오늘은 어떤 요리를 해줄까.

그리고 가장 큰 고민은 정말로 살이 찐 건 아닐까다.

"괜찮다니까. 너는 살짝 살집이 있는 편이.. 더 좋아."

예은의 성격이 동글동글해지면서 짓는 미소에도 사랑스러움이 묻어나온다.

마지막의 좋아라는 한 마디에 심쿵해버린 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이 녀석, 날이 갈수록 여성스런 매력이 성숙해지고 있다.

가끔 가다 내가 아는 예은이 맞는지, 진지하게 고민이 될 지경이다.

"저기 있잖아.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괜찮아?"

"괜찮아. 아직 방송 키지도 않았고 뭐든 말해봐."

예은이 간식을 갖다 준 겸해서 이야깃거리도 하나 들고 왔나 보다.

나와 예은의 사이인데 뭐 가릴 게 있겠냐만은.

원래 편한 사이일수록 더욱 예의를 차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처럼 강요하거나 하는 경우 없이 꼭 내 의견을 물어본다.

"스프링 시즌 이야기 나온 거, 나가기로 했어?"

"아, 그거…."

한국에 도착한 후 예전 지인들에게 당연히 연락을 돌렸다.

언제 한 번 만나서 밥이라도 먹자.

뭐, 그런 흔해 빠진 이야기지만 한 가지.

씨지맥에 한해서는 개인적인 부탁이 오갔다.

"개인적인 수준이 아니잖아?"

"그렇긴 하지만.. 딱히 거부할 이유도 없어서."

얼마 전 씨지맥과 전화 통화가 조금 길게 있었다.

내용이야 여러가지 있었지만 결론만 말하자면 이번 스프링 시즌을 도와줄 수 있겠는가.

계약 문제상 최소 스프링 시즌까지는 잡혀 있어야 하는 씨지맥으로서는 마무리를 화려하게 끝내고 싶은 듯했고 나는 수락했다.

그런데 예은은 그것이 못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어차피 용병같은 거고 딱히 소속되는 것도 아니잖아? 아니면 몸이 벌써 근질근질해?"

내가 장난스레 물으며 가슴에 시선을 두자 예은의 귀가 빨개진다.

옛날 같았으면 같이 섹드립을 던지거나 나를 발로 한 대 차거나, 둘 중 하나의 반응이었을 텐데.

동거하게 된 이후로는 그런 부분에 한해서 조금 적극성이 줄어들었다.

혹시 내가 뭐 덮치기라도 할까 봐 그러나.

"그냥.. 기왕 나갈 거면 나도 같이 나가고 싶어서."

귀를 붉힌 게 부끄러운 듯 머리칼을 쓸어 올린 예은이 살며시 눈길을 돌린다.

이런 반응이 참 뭐랄까..

가감없이 말하자면 꼬옥 끌어 안고 싶어진다.

정말로 예은이 아니었다면 이 녀석이 나를 꼬시는 건가, 하는 착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나도 그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서머 시즌까지만 참자?"

차마 안지는 못하고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뭐랄까, 그래야 하는 분위기 같았다.

저절로 손이 움직였다라는 게 솔직한 변명이다.

예은이 예전처럼 흉폭한 반응을 보이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은 저지른 후에야 떠올랐다.

"..나 누가 머리 만지는 거 싫어하는데."

예은이 나를 째릿 쳐다 보며 또박또박 말해온다.

몸이 움직인 탓에 저질러 버리긴 했지만 실례인 행동이 맞다.

게다가 머리는 위기 의식이 가장 자극되는 인체의 급소라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고 얼핏 들은 바가 있다.

최근에 너무 참해진 탓에 잠시 잊어버리긴 했지만 까칠한 고양이같은 성격의 예은은 더욱 그럴 만하다.

내가 너무 분위기를 타서 친근하게 굴어버렸다.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곧바로 손을 떼려던 찰나, 예은이 머리를 쓰다듬고 있던 내 손을 겹쳐 눌렀다.

"아니 그.. 네가 하는 건 싫지 않은 거 같아서, 신기해서 해본 말이야.."

"아, 그래.."

그렇게 장장 5분, 어쩌면 10분이 넘었을 시간 동안 예은의 머리칼을 만지작만지작 하게 되었다.

짧은 시간이 아님에도 지루하다는 생각은 느껴지지 않았다.

푹신푹신해서 만지는 내내 기분 좋았다.

특히 정수리 부분이 매끈매끈해서 촉감이 그리 부드러울 수가 없다.

그렇게 계속 정수리 가운데를 살살 긁어주자 비듬 일어난다며 내 손바닥을 찰싹!

때리는 것으로 조금 훈훈했던 분위기는 장난스럽게 끝이 났다.

"흥! 꼼짝 말고 방송이나 하고 있어 바보야."

"심심하면 놀아줄 테니 언제든 오고."

한 번 더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자 예은이 피식 웃는다.

예은은 가지고 왔던 롤케이크를 손으로 잘라 입에 머금더니 메롱 하고 나가버렸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게 느껴지던지.

이러다 나도 모르게 언제 한 번 실수해버리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예은이랑 하고 싶긴 하지만.. 스프링 시즌은 어쩔 수 없으니까.'

연애 이야기가 아니라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 이야기.

당연히 나도 가능한 제대로 된 팀에서 예은과 같이 정식으로 나가고 싶다.

그렇기에 정말로 여러가지 방향으로 고심을 했다.

과연 어느 팀에 들어가는 것이 어울릴까.

조금 자기 자신을 과신하는 듯 한 말투지만 솔직히 지금의 나는 어느 팀이든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예은 또한 마찬가지.

그럴 수 있는 경력을 이미 쌓았다.

막말로 프로팀들을 쭉 놔두고 고르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과연 그게 최선일까.'

한 발 더 나아가서 생각을 해보자면 나는 이미 이룰 만큼 이뤘다.

진심 반 농담 반이긴 하지만 프로게이머를 하는 것보다 전력으로 예은을 꼬시는 편이 여러모로 향후의 미래 가치가 높을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예은과 함께 지냈기에 할 수 있는 생각이다.

이미 있는 선택지가 아니라 나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 건 어떨까.

'들어간다, 이외의 선택지도 분명히 있어.'

예전의 나였으면 떠올리지조차 못했을 발상이다.

들어가는 게 아니라 꾸려보자.

나 스스로 삶의 방향성을, 내가 있을 장소를 만들어 나가자.

아직 확신이 없어 예은에게는 조금 돌려 말한 감이 있었다.

가장 믿어야 하는 사람에게 말을 아끼다니.

상당히 실례고 예은도 섭섭하겠지만 이런저런 생각이 있어 스프링 시즌이 끝난 이후로 미뤄뒀다.

그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씨지맥한테는 조금 미안하게 됐네. 스프링 시즌을 도와주겠다고 말을 꺼낸 건 나였는데.'

스프링 시즌을 도와줄 것을 부탁받았다, 예은이 못마땅했던 그 이야기는 사실 전후 사정이 바뀌었다.

씨지맥이 남에게 막 몰아붙이는 스타일은 아니다.

더욱이 나에게 한해서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경향이 있다.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얼마 전 기나긴 전화통화를 했을 때 확실히 인지하게 됐다.

프로 데뷔도 그렇고, 윈터 시즌의 우승도 그렇고

씨지맥은 나에게 상당히 고마운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본인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테고 나는 그저 계기를 준 것일 뿐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본인의 생각엔 다를 수도 있겠지.

고마우면 밥이나 한 끼 사달라는 식으로 당시의 나는 훈훈하게 이야기를 끝맺으려 했다.

그런데 이야기가 이어지며 씨지맥이 나에게 고민을 상담하기 시작했다.

상당히 무거운 화두였다.

<사실 저 이번 시즌이 끝나고 은퇴할 생각입니다.>

지난 11월에서 12월까지 행해졌던 한국의 롤챔스 윈터 시즌.

씨지맥은 우승이란 쾌거를 일구어내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라있다.

그런 씨지맥이 뜬금없이 은퇴를 하겠다니.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였지만 속사정을 들어보니 납득이 갔다.

빠르게 올라간 탓에 너무나 불안하다, 그는 그러한 감정이 상당히 싹튼 상태였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배부른 소리한다고 타박했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 마음을 이해한다.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마음의 상처는 깊었고 결국 한 시간 내내 전화기를 붙들고 넋두리를 들어줘야 만했다.

'마음 자체는 이해가 되지만.. 그래도 은퇴는 아직 이른데?'

그 기나긴 넉두리를 요약하니 세 줄로 정리됐다.

발전해 나가는 동료 선수들보다 자신이 뒤쳐지는 것 같다.

박수칠 때 떠나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번 스프링 시즌은 도무지 자신감이 없다.

정말로 흔히 있는 자기 비하다.

여기서 내가 입 바른 소리로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

그러한 해답도 있겠지만 나는 조금 달리했다.

씨지맥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상황을 조금 이용해봤다.

<어차피 은퇴할 거면 프로 인생. 나에게 맡기는 건 어때?>

내가 먼저 같이 팀을 꾸려보자고 씨지맥에게 말을 꺼냈다.

어떤 대답이 들려올지, 두근두근했지만 다행히도 크게 긍정을 받았다.

다만 계약 문제상 스프링 시즌까지는 잡혀 있어야 한다고 씨지맥은 미안하다는 어조로 회답해왔다.

그리고 스프링 시즌이 끝났을 때 나 자신의 마음을 알 수가 없을 것 같다며 말을 흐렸다.

지난 윈터 시즌 우승의 주역인 씨지맥이 어째서 이렇게 마음이 흔들리고 있을까.

사정은 대략 짐작이 간다.

이번 스프링 시즌은 여러 팀들에서 제대로 벼르고 있다고 들은 바가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 시즌 우승팀인 삼선 블루에 대한 악담.

어울리지 않은 감투를 쓰고 있다는 둥,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 될 거라는 둥.

갑자기 떠오른 셈인 씨지맥이 그런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다 보면 마음이 약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나처럼 얼굴이 두꺼우면 모르겠지만 씨지맥은 마음이 여린 편에 속한다.

만약 스프링 시즌에서 광탈이라도 해버린다면 그대로 마음이 접혀버릴 것이다.

씨지맥이 어째서 말끝을 흐렸는지 또한 충분히 이해된다.

설사 자신의 실수가 아니더라도 마찬가지다.

이미 흔들리던 마음에 결정타가 되기에는 차고 넘친다.

씨지맥의 말을 전부 들은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마음이 떠난 사람이 붙어있을 수 있을 정도로 프로의 세계는 만만하지 않으니까.

여기서 이야기를 접는 것이 최선일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씨지맥은 여기서 멈춰 설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까 한 번 만 더 등을 떠밀어주자.

계기가 있다면 그는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러한 사정으로 나는 그를 도와주기로 했다.

서포터.

어디까지나 도움을 주는 포지션이다.

증명하는 것은 내가 아닌 씨지맥 자신.

이번 스프링 시즌에서 나는 그의 가능성을 보기로 마음먹었다.

============================ 작품 후기 ============================

우측 상단에 있는 추천 버튼 잊지 않고 눌러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서포터를 하는 이유 또한 나중에 보충설명이 나옵니다.

살찐 부분 깊게 생각 안 하셔도 괜찮습니다..

댓글로 이야기 나오는 올마스터 연봉 많이 못 받는 거 아니냐.

주인공을 사람들이 눈치 못 채는 거 아니냐.

걱정 안 하시도록 스토리 짜고 있습니다..

제가 한 번에 설명충처럼 쭈욱 푸는 방법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보면서 천천히 푸는 게 본 소설이 방식이다 보니 조금만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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