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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419화 (419/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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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올마스터

파프리카TV에 난데없이 떨어진 벼락.

분명 게임을 접었다고 하던 올마스터가 돌아왔다.

그의 복귀에 가장 가시적으로 영향을 받은 사람들은 누굴까.

잉벤 유저들도, 과거 올마스터의 팬들도 아닌 파프리카TV의 BJ들이었다.

물론 과거에 있었던 여러 사건들이 교훈이 되어 그에게 해코지를 할만한 멍청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멋모르고 덤볐다가 된통 털린 BJ들이 한두 명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이를 까맣게 모르는 신입 BJ들 중에는 아직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녀석도 존재했다.

올마스터에게 반기, 라기 보다는 방송을 통해 종종 비하 발언을 일삼는다.

쟤 실력 별거 아니라느니, 거품이 와장창 꼈다느니, 맞붙으면 내가 무조건 이긴다느니.

그렇게 험담을 늘여 놓는 해당BJ에게 시청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던졌다.

'님 그러다 혼찌검 나요ㅋㅋ' 같은 느낌으로 충고하는 시청자들.

하지만 시청자들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올마스터를 끊임없이 비방한다.

잘 알지도 못할 올마스터에게 왜 그렇게 집착을 하는 걸까?

모순된 말이긴 하지만 해당BJ는 올마스터를 원래부터 아니꼽게 보고 있던 모양이다.

그에게 개인적인 원한이 있는 건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피해를 많이 봤다.

대강 그러한 사정이 있어 현재 로드 오브 로드 갤러리는 조금 시끄러웠다.

[도슈 방송 좀 흥했다고 시동 걸기 시작하네ㅋㅋ]

근데 올마스터한테 시비거는 좀 아니지..

도슈가 한 따까리 하기는 해도 올마스터한테 비비기에는 조금..

이렇게 말을 한다고 없던 인성이 생길 거라곤 기대도 안 한다만.

//헛수고지. 쟤 정신 차릴 라면 최소 군대는 갔다 와야 해.

//군대 가도 안될 놈은 안돼.. 그리고 도슈는 안될 놈에 속할 가능성이 다분하지.

//군필자로서 군대랑 정신차리는 건 노상관이라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도슈는 군대 가서 고생 좀 했으면 싶다..

//롤갤에서조차 까이는 도슈.. 그의 끝장난 인성은 대체….

어째서 도슈가 올마스터에게 이를 갈게 된 것일까.

그 사정에 대해서는 실시간으로 추측들이 오가는 와중이다.

도차와 도진기와의 추억을 아꼈다느니.

그냥 단순히 도차가 사라진 이후 대리 매물이 안 들어와서 그렇다느니.

대부분의 롤갤 유저들은 파프리카TV의 BJ를 시작한 것도 포함해 후자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진실할 속사정은 모를 일이다.

어쩌면 의외로 의리파일 수도 있고.

어쩌면 그냥 생각이 없는 걸지도 모른다.

혹은 진짜로 자기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자만심에 찬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도슈가 올마스터를 걸고 넘어질 이유가 없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ㅋㅋ도슈가 방송으로 올마스터 디스하는 이유는 뻔하지 뻔해.]

올마스터랑 엮이고 패밀리 해체 당했는데 그 후로 아주 부들부들 하는 거지.

도씨 삼형제 중에 지만 남았잖아ㅋㅋㅋ

그래도 요즘 방송 흥하고 있는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거 아니냐?

저러다 마지막으로 남은 도슈도 탈탈 털리면 웃길 듯ㅋㅋ

도슈//내가 그 새끼보다 잘해 줫밥아 눈깔 삐었냐?

//칼같은 본인 등판ㅋㅋㅋㅋ 뒷담 깔 때는 꼭 나타나네ㅋㅋ

//초면에 욕설! 이래야 도슈지.

//저러다 파프리카에서 짤리면 볼만할 듯ㅋㅋㅋ

과거 로드 오브 로드 갤러리, 통칭 롤갤을 중심으로 뭉쳐있던 도씨 삼형제.

그 중 두 명은 이러저러 사연 끝에 결국 프로의 길로 발을 디뎠다.

장남인 도차는 조금 애매한 상태긴 하지만 어쨌든 롤갤에서는 정말로 프로를 했다는 게 일반론으로 치부되고 있다.

어디까지나 심증이고 확증이라고 까지는 못하겠지만 인터넷 커뮤니티가 으레 그렇다.

[ChadoRE와 도차의 공통점.JPG]

[도차에 대해 썰 푼다. 개념글 보내 놔라. by도슈]

[도차형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 by도진기]

이런 느낌의 화젯글, 롤갤의 용어로는 개념글들이 올라오며 신빙성을 더한다.

도차가 롤갤을 애용했다고 해서 편을 들어준다, 어차피 이제 이곳에 오지도 않을 사람한테 그런 선의를 베풀 정도로 의리가 넘치는 유저는 많지가 않다.

물론 아직까지 롤갤에 자주 찾아오는 도슈에 한해서는 충언을 가장해 팩트폭격 하는 유저들이 있었다.

[도슈님 그러다 님도 중국 팔려감.]

쥐도 새도 모르는 사이에 원양어선 타고 있으면 올마스터 짓인지 아셈.

옛날에 깝죽대다 털린 애들이 한두 명이 아닌 거 모르시지 않으실 텐데..

그리고 도슈님 예전에 올마스터한테 분명 졌잖아요.

무슨 되도 않는 실력드립이야 대체.

도슈//그 원양어선에 팔려 가고 있는 사람 잘 봐라. 느그 가족일지도 모르니까.

//도슈님!! BJ가 여기서 가족드립 치시면 안됩니다!

//키야~! 한 해가 지나도 우리 도슈는 성장이 없다. 참으로 보기 좋아.

//성깔 안 죽었다 이거지. 저러다 한 번 더 털려봐야 정신을 차리는데ㅋㅋ

된장인지 뭐인지 찍어 보고 나서야 아는 사람이 꼭 있다.

아무리 같은 커뮤니티에 몸담고 있는 유저들이 조언을 해줘도 도슈는 들은 척 만 척.

역으로 성까지 내며 과감한 발언을 서슴지 않을 정도다.

그런 도슈도 파프리카TV의 BJ를 시작한 이후로는 무언가가 좀 바뀌지 않을까.

잘 나가는 아마추어들이 심심치 않게 BJ, 혹은 프로를 지망하게 된 이후로 과거 세탁을 하는 일이 흔하다.

하지만 도슈에 한해서는 그렇지가 않았다.

파탄난 인성에는 변함이 없어 정말로 앞뒤를 가리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올마스터 걔 곧 있으면 그랜드 마스터 오니까 잘 봐라.]

일단 오기나 했을 때의 이야기지만 걔 그마 오면 내가 저격해서 쳐발라줌.

그러면 실력 차이 증명되는 거 ㅇㅈ?

그리고 나한테 군대드립 하는 놈들.

난 군대 안 갈 거니까 그리 알아라.

//군대가 안 가고 싶다고 안 갈 수 있는 곳이 아닌데ㅋㅋ

//응, 군대도 너 받아주기 싫어.

//그런데 옛날에 털렸던 건 리셋..? 예전에도 한 번 털렸잖슴.

//이러다가 또 털리고 나중에 또 안 털렸다고 바득바득 우겨대면 웃길 듯.

도슈//안 털렸다고! 혹시라도 내가 지면 그 새끼 발이라도 핥는다ㅋㅋ

패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건 좋다.

다만 인터넷에서 나대는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책임감까지 보여줄 수 있을까.

적어도 여기에 대해서는 조금, 아주 쪼오금은 기대해봄직 했다.

[도슈 공약 거는 건 좋은데 못 지키면 진짜 롤갤 오지 마라.]

백보 양보해서 지난 세기말에 저격했다 털린 건 너 아니라 치는데 이번에도 털리면 진짜 빼도 박도 못함.

니가 발언 한 거 전부 캡쳐했음 ㅇㅋ?

인성파탄이고 나발이고 겜 잘하면 만사오케이라고 하던 평소 네 주장 지키길 바란다.

안 지키면 롤갤 올 때마다 흑역사 뿌려줌.

도슈//ㅋㅋ두고 보면 알겠지. 그게 내 흑역사일지 올마스터 흑역사가 될지ㅋㄷ

//근데 올마스터는 신경 쓰기나 함? 너 혼자 난리 떠는 거 같은데.

//모르겠다. 난 보면서 팝콘이나 뜯어야지ㅋㅋ

//그럼 난 치킨! 갤질 하다 보면 알아서 링크 뜨겠지?

//나 요즘 바쁜데.. 떡밥 끝나면 누가 정리해서 올려주라 개추 박아줌.

어느 쪽이 이기던 간에 로드 오브 로드 갤러리 유저들로서는 보고 즐길 거리가 늘었다.

하지만 롤갤 유저들은 내심 도슈가 지길 바라고 있다.

깐족대기 좋아하는 도슈는 홈그라운드인 롤갤에서조차 미운 털이 단단히 박혔다.

그나마 도슈가 나댈 수 있는 원천인 실력.

그 실력을 올마스터가 박살내주길 역으로 올마스터를 응원할 지경이다.

이에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올마스터 쪽이 호응을 해줄지.

의외로 올마스터는 이런 쪽에 있어 귀가 밝았다.

.

.

.

* * *

최근 들어 일이 너무 술술 풀리는 감이 있었는데 역시나.

내 팔자에 신경 건드릴만한 사건 하나가 터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섭섭할 지경이다.

물론 이번 경우에 한해서는 내가 신경을 끈다면 그 뿐인 일이긴 하지만.

'이건 결착을 짓는 쪽이 재미.. 아니 맞겠지.'

아무래도 할 일이 없다.

날이 갈수록 살림에 적응한 예은이 나서서 일거리를 맡아주고 있다.

내가 그토록 괜찮다고 말을 해도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라고 나를 말린다.

덕분에 많이 편해지긴 했지만 조금 심각하게 무료하다.

최근 들어 방송 조금 하는 것 빼고는 딱히 뭐 할 일이 존재하지 않는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밥 주고 간식 주고 세탁도 청소 척척 해주고.

너무 잘해줘서 살짝 가시방석인 감도 있지만 이게 또 대접받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다.

'....예은한테 갈수록 의존하게 된다는 점이 많이 걸리긴 하지만..'

이렇게 살다간 예은 없이는 살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최근의 내 생활은 정말이지 글러먹었다.

예은이 다 해준다고 나태하게 있을 수만은 없으니 뭐라도 하기는 해야지.

방송에 더욱 시간을 투자함과 더불어 커뮤니티의 반응도 열심히 보고 있다.

'열심히 해야 할 방향이 조금 다른 거 같긴 해도.. 진짜 이거 말고 할 게 없어.'

과다한 예은의 호의에 감사 반, 우려 반, 그리고 찝찝함이 약간 걸린다.

어쨌든 무료한 삶을 보내고 있는 나는 잉벤 뿐만 아니라 간간히 롤갤도 살피게 됐다.

1+1의 덤 느낌.

그런데 롤갤에 나와 관련된 떡밥이 하나 싹트고 있었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내가 너무 심심하기도 하거니와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가는 내용이었다.

'짜장면애서 완두콩과 고기 건더기를 빼먹지 못한 느낌이었지. 이 기회에 정의구현 한 번 제대로 때려볼까.'

마지막 남은 도씨 삼형제, 도슈가 나에게 시비를 걸어온다.

굉장히 매력적인 조건까지 걸어준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뭐, 솔직히 지킬 거라고는 일도 생각지 않지만 서열 정도는 가르쳐 줘야겠다.

어차피 솔로랭크의 티어를 올리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고 말이다.

"뭐, 좋은 일 있어? 아니면 재밌는 일?"

반쯤 열려 있던 문의 틈으로 살며시 들어온 예은이 커피잔을 내려 놓으며 나에게 묻는다.

내 방에 들어올 때는 항상 들어와도 되는지 의견은 묻는 예은이지만 이곳은 다르다.

내 방도, 예은의 방도 아닌 제 3의 방.

본래라면 안방의 용도로 사용되어야 하는 가장 큰 방에서 나는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아니 그냥.. 방송 관련해서 일이 조금 있어서."

"그래?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적당히 해? 그러다 몸 탈나면 보험처리도 안된다고."

확실히 보험처리는 안되겠지만 예은이 있어서 이러저러 살았다.

살림을 해주는 것도 해주는 거지만 무언가 일이 있으면 든든하니까.

미래의 변호사가 정성껏 상담을 해주는데 앞으로 불편할 일은 딱히 없어 보인다.

나도 모르게 입에는 살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게임 한 판 할래? 물론 롤말고 플스로 말이야."

"지난 번의 설욕? 흐응~ 좋아. 받아들여 줄게."

현재 나와 예은이 있는 방은 다목적실, 이라고 쓰고 게임방이라 부르는 곳이다.

컴퓨터부터 시작해 게임기인 플스와 이를 연결할 수 있는 대형 TV까지.

개인실에 각자의 컴퓨터가 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조금 사치스런 감이 있지만 이 정도는 괜찮다.

자금에 여유가 있는 건 둘째 치고 아무래도 나와 예은은 다른 쪽으로 크게 돈을 쓰지 않는다.

'그래도 조금 치장을 해주면 좋을 것 같은데.. 내 욕심인가.'

철없이 명품 밝히라는 건 아니지만 본판이 좋으니 풀메이크업 한 모습도 가끔은 보고 싶다.

실제로 몇 번 보기도 했었기에 더욱 기대된다.

당시에는 이 녀석과 잘되리란 생각을 안 하고 있었던 데다 성격도 까칠한 그대로라 예쁘다는 감상으로 끝났다.

하지만 지금 보면 다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현재의 가정적인 모습도 무척이나 좋으니 불만이랄 것은 없지만.

"오늘은 방송 안해도 돼? 평소라면 이 시간에 방송하잖아?"

"최근에 많이 해놨거든. 누구 덕분에 내가 여유가 많아져서."

그 누구가 누구인지.

굳이 말할 것도 없지만 나는 예은의 머리에 살포시 손을 얹으며 그간의 노고에 감사함을 표했다.

상상치도 못했던 일인데 이 녀석 의외로 현모양처 스타일이다.

정말로 좋은 어머니가 될지도 모른다, 같은 실례되는 생각을 무심코 해버렸다.

"만지는 건 좋은데.. 저번처럼 정수리 슬슬 긁지 마라? 진짜.. 비듬 일어난다고."

예은이 입술을 살짝 내밀며 뾰로통한 표정을 짓는다.

그 표정 또한 이전과는 느낌이 다르다.

예전에는 정말 기분이 언짢아 보였다면 지금은 애교가 섞여 있다.

마음 같아서는 손가락을 뻗어 살짝 잡아주고 싶다.

정말이지, 내가 예은에게 이러한 감정을 품을 날이 올 거라고 과거의 나는 상상이나 했을까.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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