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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431화 (43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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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도씨 삼형제

글로벌 골드 차이가 엄청나게 벌어진 상황에서 시작해버린 용한타.

역시 용은 내줄 수밖에 없었지만 한타의 결과는 의외로 선전했다.

2:3의 교환.

한타가 성사되는 것만으로도 놀라울 정도인데 역으로 이겨버렸다.

'사실 리심은 그냥 꼬라박아준 거긴 하지만.'

어쨌든 상당한 소득을 거뒀다.

단순히 킬이득을 봤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두 가지 더.

하나는 아군에게 이길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아줬다는 사실.

다른 하나는 킬먹은 사람이 전부 나라는 사실이다.

'딜을 나 혼자 넣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지.'

아무리 나라도 다른 챔피언이었다면 불가능했을 기적이다.

제임스라는 챔피언은 신기하게도 컨트롤만 받쳐주면 모든 게 가능하다.

유틸성은 다소 부족하지만 생각을 달리 하면 의외로 단점도 아니다.

'그냥 생존기 부족한 원딜 정도로 생각하면 되니까.'

제임스는 포킹 챔피언이기 전에 원거리 AD챔피언이다.

그리고 평타를 강화시켜주는 3연타 스킬도 가지고 있다.

즉, 뒤에서 포지션을 잡고 카이팅을 동반한 지속딜을 넣는 게 가능하다.

물론 본래의 장점도 알뜰히 이용한다.

파아앙!

파란 줄이 그어진 관문을 타고 쏘아진 번개 포탄이 적 원딜러 이즈레알의 체력을 반피나 깎아버렸다.

어마어마한 지속딜과 더불어 입이 떡 벌어지는 수준의 포킹까지.

이것이 내가 제임스로 캐리를 자신하는 근원이다.

'우리팀도 만신창이니 여기서 빼는 편이 나으려나.'

킬교환을 우위로 가져가긴 했지만 욕심은 금물이다.

여전히 글러벌 골드 차이는 상당하다.

내가 겁나 잘 컸다는 하나만 믿고 가는 게 현재의 게임이다.

찰칵!

불리한 게임에서는 항상 리스크를 짊어져야 한다.

그 리스크라 함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캐리를 하고 있는 내가 절대 죽으면 안된다는 거고.

다른 하나는 아이템 선택이다.

-방장님 금은 장식 머리띠 하나 올려야 하지 않아요?

-아이템 선택 패기 돋네ㄷㄷ

-제임스 잘리면 거기서 게임 터지겠다ㅋㅋ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보는 이야기다.

하지만 당사자가 됐을 때 결코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이야기다.

불리한 게임에서 방템을 가지 마라.

언뜻 이해하기 힘든 명언이다.

'나 말고는 딜을 기대할 수가 없는 상황인데. 여기서 딜템을 올리는 걸 멈추면 안되지.'

공격력을 가장 많이 올려주며 흡혈 효과도 가진 피를 마시는 칼부터 먼저 간다.

피흡템을 가게 되면 전투 지속력이 올라가기 마련.

적들은 아무래도 나를 가장 집중적으로 노릴 테고, 그렇게 되면 무빙으로 스킬을 피하고 카이팅을 한다고 한들 체력이 자잘하게 깎여 나간다.

방금 전 한타야 구도가 좋았지만 또 그렇게 되리란 보장은 없다.

'논타겟 CC기는 최대한 피해보고 말이야.'

단순한 원딜러였다면 조금 힘들었을 발상이다.

그도 그럴 게 원거리 챔프치고 제임스는 사거리가 짧은 편에 속한다.

구체적으로는 티몽과 동등한 수준.

하지만 다른 하나의 역할, 포킹 챔피언으로서 위치 선정이 이를 가능케 해준다.

[내가 또 한타 귀신같이 걸어줘야 하나..]

[리심 제발 그만 깝죽대고 딜러진이나 지켜라 진짜..]

[우리 포킹 조합이라서 절대로 먼저 가면 안된다고 색히야..!]

[개념 밥 말아먹은 리심 색히 쟤만 있으면 이쪽이든 저쪽이든 게임이 터지더라.]

미드 2차 포탑 앞에서의 대치 상황.

한타 전력으로 따지면 아군을 가볍게 웃도는 적팀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런 위기일발의 상황에서 단 하나 웃어주는 면이 있다면 포킹.

일단은 포킹 조합의 특색을 갖춘 아군은 일방적으로 상대의 체력을 깎아낸다.

파아앙!

제임스의 포킹은 무자비하다.

구체적으로는 로드 오브 로드에서 가장 사거리가 길다.

번개포탄이 광역 피해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달리보다 조금 더 길다.

이 점은 '안정적인 포킹' 이라는 조금 앞뒤가 안 맞는 이상을 실현시킨다.

-백발백중이네 ㅁㅊ.. 잘하는 사람은 포킹도 잘 맞히는구나.

-어떻게 저렇게 맞히지. 난 쏘면 비 사이로 막가 수준이던데.

-제임스 쿨감템 나오니까 진짜 포킹 장난 아니다..

아무리 내가 실력이 출중하다고 해도 포킹은 기본적으로 운이다.

그렇지만 제임스의 포킹을 잘 맞히는 데엔 요령이 있다.

당연히 무작정 쏘면 미달리의 창과 별 다를 바가 없다.

반드시 최대 사거리를 신경 써서 조준해야 한다.

<넌 이제 끝났어!>

번개포탄이 폭발하며 작은 구 범위의 포함된 적들이 모두 피해를 입는다.

굳이 적중하지 않아도 최대 사거리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터지는 제임스의 번개포탄.

아링과 이즈레알이 한 번에 불타오른다.

한 마디로 맞히는 걸 노리는 게 아니라 그 주위를 터트린다는 개념이다.

광역 피해는 투사체보다 충돌 범위가 훨씬 넓은만큼 적중률이 올라간다.

'스플래시 덕에 두 명 이상씩 맞힐 수 있다는 건 덤이고.'

그렇게 먼 거리에서 야금야금 체력을 깎아나간다.

다행스럽게도 적팀에겐 제대로 된 하드 이니시에이터가 없다.

그리고 아군에는 나를 보조할 챔피언이 두 명 더 있다.

쿠루룩!

풀차징된 파루스의 관통 화살이 적팀을 향해 쏘아진다.

나는 이미 쿨감이 40%가 맞춰져 파루스가 대신 블루를 먹었다.

그 결과, 로드 오브 로드에서 최장거리를 자랑하는 두 명의 챔피언이 교대로 포킹을 쏘아댄다.

결정타를 날려주는 이는 파이어뱃이 되었다.

투두두두둑!

사거리라는 면에서 빼놓고 이야기하면 섭한 불바다 미사일.

겁나 못 커도 궁극기만 잘 깔면 1인분이라는 한타 챔피언의 위명에 걸맞게 적팀의 체력을 녹여낸다.

불바다 미사일의 효과로 느려진 적팀을 향해 또다시 번개포탄이 떨어진다.

파아앙!

선두에서 딜러진을 대신해 포킹을 맞아주고 있던 거미여왕의 체력바가 걸레짝이 돼버렸다.

만약 점멸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맞고 있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콜라곰이든, 거미여왕이든 무리하게라도 이니시를 걸었을 게 분명하다.

체력을 깎아놓고 한타를 하면 이기는 거 아니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면 한타가 일어나면 아군이 무조건 불리하다.

성장 차이도 성장 차이지만 조합의 특색.

포킹 조합은 한타에서 생각 이상으로 물렁살이다.

'이 정도로 깎아 놓으면 적도 쉽사리 걸 수는 없겠지만은.'

어느 정도 체력을 깎아야 포킹 조합이 돌진 조합을 상대로 우세를 점할 수 있을까.

이 경계선이 상당히 애매하다.

실제로 대회 무대에서는 반피 이상 깎았음에도, 글로벌 골드가 더 우월함에도 공든 탑 와르르르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다.

포킹 조합은 상상 이상으로 불안정하다는 특색을 가졌다.

─올마스터님이 바론 백작을 지목.

물론 내가 겁나 잘해준다는 전제 하에 한타를 꽤 해볼 만하다.

문제가 있다면 이니시를 걸어야 할 정글러가 저 모양 저 꼴이라는 것.

때문에 나는 다른 선택을 했다.

솔로랭크에서는 우연찮게 역전의 찬스가 종종 굴러온다.

그 굴러온 기회를 어떻게 받아먹느냐는 상당히 중요하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한타보단 바론 트라이.

승부수를 띄워야 할 때다.

모르긴 몰라도 이만한 호기가 다시 올리란 보장이 없다.

'게임의 향방이 알쏭달쏭 해질수록 안정성을 기하기 마련이니까.'

지금까지야 하도 유리했던 탓에 적팀은 대충 해도 이기겠지, 이런 마인드로 여유가 만만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뭔가 아귀가 안 맞는다.

이 게임 오래가면 어떻게 될지 모를 것 같다.

적팀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 한 건 따내야 하는 시점이다.

'바로 지금!'

게임이 끝나고 나서야 후회한다.

만약 그 타이밍에 그걸 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아무리 불리했던 게임도 역전의 계기가 되는 구간이 최소한 한 번은 있다.

방심한 적팀은 이니시 욕심을 부리다 포킹을 다 맞아줬다.

게다가 룬방패나 톨라리 펜던트같은 팀파이트 아이템도 두르지 않았다.

이 절호의 찬스를 놓친다면 두 번 다시 기회는 없다.

탕! 탕! 탕!

탕! 탕! 탕!

앞서 콜라곰의 가죽에 구멍을 숭숭 뚫었던 6연타.

이제는 바론 백작이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들어주고 있다.

챔피언의 공격을 엄청나게 잘 버티는 바론 백작의 특성상 많은 데미지를 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잘 박힌다.

정글몹에게 20%의 추가 데미지를 가하는 도마뱀 장군의 혼령이 가진 효과다.

여기에 더해 제임스의 해머폼 E스킬 번개홈런.

상대를 밀쳐내는 효과는 바론에게 먹히지 않지만 최대 체력의 20%에 달하는 마법 피해는 유효하다.

-이걸 마진이?

-유리할 때 바론 가는 거 아니랬는데.. 불리하니까 가도 되지!

-바론 먹으면 진짜 역전각 나오는 거 아니야?

-제임스 겁나 세긴 하다. 바론 녹여버리고 있네.

나 뿐만 아니라 파루스까지 평타를 툭툭 두들기자 바론 백작의 체력이 빠르게 깎여나간다.

지속딜이 강력한 투원딜 조합은 오브젝트를 잡는데 특화돼 있다.

특히 피흡템이 갖춰지면 정말로 무난하게 바론을 잡는다.

그 특성을 백분 활용해 바론을 버스트.

이 흐름이라면 성공할 듯 보이지만 아직이다.

반드시 하나 넘어야 할 관문이 있다.

샤락!

적팀 중 유일하게 체력 관리가 된 도슈의 아링이 훼방을 놓으러 왔다.

자랑하는 3단 대쉬기 황천 질주를 사용해 질주.

주위에 있는 세 명의 적에게 마법 피해를 가하는 아링의 궁극기는 골치 아프다.

파루스가 아까의 한타처럼 궁극기를 사용해 아링을 속박시키려 하지만.

후웅!

타랑탕!

점멸로 자연스럽게 피한 아링이 오히려 파루스에게 풀콤보를 꽂아넣는다.

무작정 나를 노리다 실수를 하진 않겠다는 노련한 판단.

쿵쾅을 노리고 있던 광우스타까지 놓치지 않고 캐치해냈다.

띠이잉..!

아링이 조냐를 사용해 광우스타의 CC기를 씹었다.

풀콤보를 맞은 파루스는 이미 산화한 상태.

지금의 상황에서 아링을 쫓다간 자칫 적팀이 합류해버릴 수 있고.

바론을 치면 아링에게 한 명 더 죽을 수도 있다.

고민이 되던 찰나에 아군 정글러 리심이 움직임을 보였다.

이~쿠우!

게임 내내 별 생각 없던 리심이 별 생각 없이 아링을 차버렸다.

하지만 이 선택은 의외로 나쁘지 않다.

생존기고 뭐고 다 빠져버린 아링은 재진입하기 애매한 상태다.

그 전에 바론을 버스트해 먹어버린다.

─올마스터님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내심 불안해서 막타 직전에 폭딜을 쏟아부었는데 역시나.

제정신이 아닌 정글러를 데리고 게임하기 상당히 빡세다.

그래도 방금 전 궁극기 판단은 나쁘지 않았다.

-이걸 마진이 이기나요?!

-바론 먹었으니 수성 한 번 하고 적팀이 꼴아박아주면 역전각 나오는데?

-이거 ㄹㅇ 역전그림임. 나 저렇게 진적 한두 번이 아님...ㅅㅂ!

방심하던 사이에 한 명 끊기고 어어? 하다 바론을 먹힌다.

그러다가 믿었던 한타마저 완전히 대패.

일련의 그림은 로드 오브 로드 유저들에게 완전 익숙하다.

이길 때는 기억 못해도 질 때의 기억만은 선명한 법이니까!

찰칵!

바론 버프에 의한 공격력 덕분에 굳이 공템에 더 목을 맬 이유가 없어졌다.

유일하게 부족했던 방어 아이템을 보충한다.

선택하는 것은 당연히 금은 장식 머리띠.

한타의 안전성이 대폭 올라갔음은 물론 내 위치 선정도 더욱 자유롭게 된다.

30초 후에 점멸까지 돌아오게 되면 내가 잡힐 변수는 거의 사라지는 셈이다.

'점멸의 유무는 원딜러에게 엄청나게 크지.'

아이템이 이 정도 나온 제임스는 단순한 포킹 챔피언이 아니다.

원거리 딜러처럼 후방에서 지속딜만 해대도 1인분을 톡톡히 해낸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킹과 해머폼에 의한 순간 누킹이 어디 간 건 아니다.

파아앙!

미드 라인을 향해 물밀듯 쳐들어간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나와 파루스가 포킹을 쏘아대며 적을 압박한다.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는 적팀이 쉽사리 달려들지 못한다는 사실.

바론 버프도 바론 버프지만 코어템이 나올만큼 나왔다.

게임 시간도 상당히 흘러 글로벌 골드의 격차도, 레벨링도 이전처럼 많이 차이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내가 있다.

<넌 이제 끝났어!>

6초마다 쏘아지는 번개 포탄의 적팀의 체력바를 적신다.

적팀은 어떻게 한타를 걸 수도 없다.

가장 중요한 딜러인 아링의 생존기가 모두 빠졌다.

점멸은 그렇다 치고 조냐의 물시계마저 쿨타임.

암살자로서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기 힘든 상황이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적팀의 억제탑을 파괴했습니다!

신선 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다

유리하던 적팀은 우물쭈물 하던 사이에 바론에 이어 억제탑까지 내주게 됐다.

분명히 압도적으로 시작했던 게임의 흐름은 이제 온데간데 사라졌다.

이제 와서 다시 필사적으로 항전을 한다고 내줬던 승기가 되돌아올까.

솔로랭크에서는 그런 일이 자주 없다는 사실은 로드 오브 로드 유저라면 아주 잘 알고 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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