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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432화 (43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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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도씨 삼형제

혹시는 역시나.

올마스터와 도슈와의 대전은 밥을 겁나 많이 넣은 마트 초밥처럼 싱겁게 끝이 났다.

물론 그렇다고 재미가 없었다는 소린 아니다.

금일 마지막 게임은 정말이지 한 손에는 치킨을, 다른 한 쪽 손에는 사이다를 쥐게 만들었다.

그 사정은 도슈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로드 오브 로드 갤러리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도슈 4연패 탈곡잼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게임 그렇게 유리했는데 스노우볼 못 굴리고 지냐.

뭐 변명할 거리 있음?

쪽팔려서 갤도 안 나타날 듯.

//ㅋㅋㅋ결국 털렸냐?

//어떻게 1승도 못하냐. 팀운도 안 따라줬나보네.

글쓴이//ㄴㄴ 그냥 미드 차이가 겁나 났음. 원래 로드 오브 로드가 미드 차이나면 게임 거지같잖아.

도슈/응 동접 134명 팀운 폭망겜 ㅅㄱ

//본인 입갤ㅋㅋ

솔킬 따인 라이너들도 변명을 달고 사는 법인데 인성 파탄자인 도슈는 오죽할까.

내리 세 게임을 털리고 그나마 1승의 가능성이 있던 마지막 판조차 역전을 당했다.

그것도 올마스터가 하드캐리를 해버렸는데 그럼에도 도슈는 할 말이 남아 있었다.

[동접 134명 팀운 폭망겜 수준;]

마지막 게임 관전으로 본 사람 있음?

원딜이 사람이 아니셈.

비전 있는 이즈레알이 포킹을 다 쳐맞아 줌ㅋㅋㅋ

그런 주제에 앞비전으로 킬딸을 겁나 함.

그리고 거미여왕이 룬방패랑 톨라리 안 가고 딜템만 감.

팀운겜 ㅇㅈ?

//노인정.

//너 양심 없는 건 ㅇㅈ

//어지간하면 인정 좀 하지ㅋㅋ 그게 어떻게 팀운이야ㅋㅋㅋ

도슈//그님티? 그래서 님 티어가?

도슈가 롤갤에서 나댈 수 있는 유일한 밑천.

그랜드 마스터라는 티어도 더 이상 방패가 되어주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게 상대인 올마스터도 그랜드 마스터다.

또 전적이 4승 0패로 깔끔하게 털렸다.

제아무리 도슈가 낯짝에 철판을 깔았다고 한들 우기는 데도 한계가 있는 법이었다.

[오늘은 솔직히 팀운빨 쩔었셈.]

정글러가 갱승하고 원딜러 사람아니고 솔직히 인정하셈.

하지만 내가 대인배라 팀운도 실력으로 봐줄 수 있음ㅇㅇ

내일도 지면 반 정도는 인정해줌 ㅅㄱ링

//개념 떨군 건 알았지만 양심까지 떨궜는지는 몰랐네.

//사람의 낯짝이 이토록 두꺼울 수 있다니! 이쯤 되면 존경스러울 지경이다.

//그래서 내일도 또 털리러 감?

//ㄴㄴ점수 상납하러 가는 거지ㅋㅋ

도슈//닥쳐 심해 색히들아. 내 말이 무조건 맞음 ㅅㄱ

도슈의 반응은 잉벤까지 캡처되어 퍼졌다.

한바탕 웃기는 했지만 이제 슬슬 그만 놀려야지.

어차피 저 낯짝 두꺼운 인성 파탄자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할 리 만무하다.

올마스터가 너무 사람 좋게 기회를 많이 주었다.

그러한 반응과 함께 약간의 탄식.

이 정도면 충분히 관심줬다는 게 잉벤의 반응이었다.

이는 도슈의 본진인 롤갤도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도슈 어차피 죽었다 깨어나도 인정 안 할 테고.]

그냥 롤갤 오피셜로 도슈 진 걸로 하자.

찬성하는 사람 추천, 안 하는 사람 비추천.

개념글로 올라가면 도슈 진 걸로 판정함.

//무플 5추천 뭐냐ㅋㅋㅋ

도슈//네 다음 주작.

//추천 올라가는 속도 보소 ㄷㄷ 벌써 10개.

//민심이 보이느냐 도슈야..!

도슈로서는 무시할래야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있던 두 명의 친구, 도진기와 도차가 저 멀리 프로의 세계로 가버린 이상 롤갤은 도슈의 유일한 안식처다.

그런 안식처에서조차 좋지 않은 취급을 당한다면?

도슈로서는 그것만큼은 절대 용납하지 못할 일이었다.

[아 겁나 징징대네ㅉㅉ]

팀운 안 좋으면 질 수도 있지 니들은 게임 맨날 이김?

게임 맨날 이겨서 티어 그 꼬라지?

그랜드 마스터인 나님이 특별히 참아준다.

내일로 결판 지어줌ㅅㄱ

//내일 또 진 다음 우길 거잖아.

도슈//응 안 져. 내가 이길 거야.

//만약에 지면 어떻게 할 건데. 그게 중요하지.

//다섯 판 해서 한 판 이기고 그걸로 정신 승리할 듯ㅋㅋ

도슈//쿨하게 단판 싸움 콜? 팀운빨도 인정해줌.

//인정은 개뿔! 에라 이 자식아 속 보인다ㅋㅋ

결국 결과적이나마 인정을 하긴 했다.

물론 그냥 인정한 건 아니고 새벽까지 게시판에 헛소리를 지껄이다 쿨한 척!

이마저도 롤갤 내 여론이 추천수 세 자리가 넘어간 후에야 꼬리를 슬금슬금 내렸다.

어쨌든 간에 내일로 판가름이 나겠지.

잉벤에서야 도슈를 일방적으로 까지만 롤갤 유저들은 익숙하다.

도슈의 어거지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었으니까.

도리어 쉽게 인정했다면 아쉬울 노릇이다.

겁나게 놀려대야 하는데 본인이 쿨하게 나오면 재미가 없지 않은가.

[도슈 겁나 꼼수 써서 이기려는 거 아니냐?]

듀오하거나 어뷰징 고용하는 거나..

지금까지 해온 짓거리보면 충분히 할 만도 한데.

도슈야 하나만 기억해라..!

꼬리가 길면 밟힌단다!

도슈//안 해 색히야! 그럴 친구도 없어.

글쓴이//아......... 내가 미안하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너 이자식 힘내라! 도슈 화이팅!

단순한 드립이 아닌 진심이라는 것이 도슈의 슬픈 사정.

하도 솔로랭크에서 개판을 치고 다니는 탓에 그 흔한 게임 친구마저 없다.

미친개는 그래도 같이 짖어주는 친구들이라도 있지.

뭐 묻은 개는 드러워서라도 주위에 가지 않는 법이다.

어쨌거나 이어지게 된 승부에서 도슈의 승리를 점치는 이는 당연히 없었다.

사정이 안타까워서라도 응원은 해주고 싶지만 그 뿐.

기량 차이에서 올마스터와 도슈는 너무나도 벌어져 있다.

그렇게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젓는 상황에서도 도슈는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다.

단판 싸움이라는 말을 괜히 꺼낸 게 아니었으니까.

이는 자신의 목을 조이는 족쇄임과 동시에 올마스터를 끌어내릴 무기이기도 했다.

어떻게든 한 판만 이기면 된다.

그리고 도슈는 내일의 게임에서 그 어떻게든을 실현해낼 방법을 생각해냈다.

안 돌아가는 두뇌를 풀가동하자 그럴 듯한 승부수가 두 가지나 띄워졌다.

한 가지는 올마스터의 집중력이 헤지는 시간대를 노리는 것.

다른 한 가지는 순수한 도발.

올마스터가 절대 거부하지 못할 조건을, 그러면서 자신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할 생각이었다.

.

.

.

* * *

완벽하게 예상대로의 흐름이다.

한 번 된통 털리고도 도슈는 패배를 시인하지 않았다.

과연 얼마나 덤벼 오려나.

애초에 덤벼 오기는 하려나.

다행히도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도슈 오늘은 안 까붐?

-ㅇㅇ방송도 안 켰더라ㅋㅋ 걍 잠수탄 듯?

-롤갤에는 오늘 결판낸다고 하더만 내뺐나보네ㅋㅋ

-올마스터 서폿할 때 몰래 저격하려고 작전짜는 건 아닐까?

나 또한 롤갤을 한 차례 둘러봤지만 일단은 본인이 오늘 내에 결판을 내겠단다.

호언장담을 했으니 제아무리 도슈라도 물리지는 않겠지.

그렇게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도슈는 책임감이 없었다.

현재 시간 오후 열 시.

슬슬 방송을 끝낼 시감임에도 도슈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

우연히 못 만났을 리도 없다.

그랜드 마스터 구간에서 큐를 동시에 돌리면 십중팔구 만난다.

그나마 어제는 점수 차이가 조금 있었지만 현재는 고작해야 200점 차이다.

도슈가 꽤나 많은 점수를 헌정해준 데다 오늘도 상당히 올렸다.

딱히 빡겜이 아니더라도 연어가 제 고향 찾아가듯 점수 올리는 건 금방이다.

'뭐, 안 나타난다면 그건 그거대로 상관없지만.'

자신이 내건 공약을 지키지 않은 건 안타깝지만, 그리고 나름대로 사정이 있어 안 나타난 걸 수도 있지만 나도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솔로랭크 방송은 오늘로 끝.

내일 모레면 한국 롤챔스 스프링 시즌이 개막한다.

그 이후로는 나도 나름대로 할 일이 생긴다.

그렇게 따지면 내일은 예정이 비는 셈이지만 그게 또 그렇지도 않다.

내일은 예은과 조금 약속이 있다.

즉, 앞으로 한동안은 솔로랭크 방송을 할래야 할 시간이 없다.

도슈가 꿱꿱 우겨댈 지도 모르지만 이미 4연승을 한 마당에 이견이 달릴 수 있을까.

'비빔밥을 못 먹이게 된 건 쪼오금 아쉽긴 하네.'

예은이 한식을 좋아하다 보니 비빔밥은 꽤 먹을 일이 많다.

특히 잔반 처리할 때 제격!

냉장고에 있는 그럴 듯한 것들을 모두 양푼에 투하해 썩썩 비빈 예은의 비빔밥은 정말이지 일품이다.

우리집의 잔반들을, 아니 맛있는 비빔밥을 한 끼 배부르게 먹여서 보내고 싶었는데 그것만큼은 살짝 아쉽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오늘의 마지막 판을 시작하려던 나에게 익숙한 아이디가 친구 추가를 보내왔다.

-뭐야, 설마 진짜로 본인?

-이거 혹시 가족드립각 아니냐?

-도슈라면 그러고도 남는다ㅋㅋ

-게임을 못 이기니 정신승리로 가는 건가..!

시청자의 우려 섞인 메세지를 고려해 화면을 잠깐 가리고 도슈의 친구 추가를 받아줬다.

과연 어떤 말을 건네오려나.

바보같이 우겨대지 않을까도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도슈는 제법 머리를 굴린 듯한 몇 개의 조건을 던져왔다.

"도슈가 저에게 1대1로 승부를 가리자고 하네요?"

딱히 숨길 것도 없어 마이크를 통해 그대로 시청자에게 전달했다.

도슈가 말해온 조건이라 함은 간단하다.

글자 그대로 소환자의 전장에서 1대1의 승부를 겨룬다.

-오! 우리 도슈 24시간동안 전력으로 머리 굴린 보람이 있구만..

-받아주시는 건가? 방장이라면 받아줄 거라 생각하지만!

-솔직히 올마스터 입장에선 해줄 이유가 솔직히 없긴 한데 ㅋㅋ

-실화냐? 잉벤에 포탈 열어야지~!

너무나도 단순해서 역으로 생각을 못했다.

생각해 보면 오히려 이 편이 단순하고 좋을 지도 모르겠다.

또 도슈에게도 그나마의 승산이 있는 부분이다.

'1대1이라는 게 사실 롤 실력과는 크게 상관이 없으니까.'

로드 오브 로드는 팀플레이 게임이다.

1대1의 승패는 게임 실력과는 큰 연관이 없다.

자칫 라인전 실력과 연관이 있는 거 아니냐?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또 그렇지가 않다.

낮은 티어대에서도 라인전만 잘하는 유저들은 은근히 있다.

그런 유저들은 대체 왜 못 올라갈까?

상당히 의문이 가는 부분이지만 이유는 의외로 담백하다.

라인전만 잘하니까.

한 마디로 스탯을 라인전에 올인을 했기 때문이다.

로드 오브 로드에서 티어라는 건 종합적으로 결론이 난다.

여기에는 흔히 말하는 팀운도 섞여 있지만 그 이전에 조금 더 근본적인 부분.

한타라던지, 운영이라던지, 갱회피능력이라던지 기타등등.

게임으로 따지자면 스탯의 총합이 전투력, 즉 티어다.

그런데 라인전에 스탯을 올인하고 나머지 스탯이 엄청 낮다면 전투력의 총합 또한 당연히 낮게 평가된다.

'1대1에서는 라인전 스탯 올인한 사람이 짱짱맨이 되니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소리지.'

여기에 더해 또 몇 가지.

당연한 말이지만 1대1에서는 정글러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정글러가 없다면 라인전 강챔만 하는 놈이 짱 먹는다.

예를 들어 티몽이나 아이언카이저같은 챔피언들.

갱에 약하고, 한타도 안 좋다는 단점때문에 솔랭에서조차 꺼려진다.

하지만 1대1에서는 라인을 쭉쭉 밀면서 상대를 고통 주다 보면 킬이나 타워 이득을 무조건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1대1은 결코 실력의 잣대가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도슈는 나에게 억지를 부렸다.

본인이 인정하지 않을 지 언정 1대1이 아니면 나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긴 아는 모양.

이를 강행하기 위해 꽤나 머리를 굴리기도 했다.

이렇게 방송에 대놓고 난리를 피면 거절하기가 상당히 곤란해진다.

-잉벤에서 링크 타고 왔습니다! 1대1 하는 거 맞죠?

-난 롤갤에서 왔는데 잉벤충들 극혐!

-ㄷㄷ롤갤 벌레한테 왜 잉벤충 소리를 들어야 하지..

-커뮤니티 부심들 오지네.. 조용히 방송이나 봐라 똑같은 것들이 싸우지 말고.

-네 다음 파프리카 급식충!

-네 다음 파프리카 급식충!

-원주민들 상대로 대동단결ㅋㅋㅋㅋㅋㅋㅋ

약 2천명가량 되던 내 방송의 시청자 수가 어느새 2500명,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올라간다.

잠깐 고민을 하는 사이 어느새 500명이 유입됐다.

확실히 스프링 시즌 전에 꽤나 한가하다 보니 심심한 롤 유저들이 전부 이리로 모이고 있는 듯하다.

'애초부터 거절할 생각은 없었지만.. 공개 처형은 너무 잔인한 거 아니야?'

피지컬 하나는 알아주는 도슈이기에 1대1에는 상당한 자신감이 있을 터다.

말하자면 최후의 보루.

이것만큼은 결코 나에게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여기까지 하고싶진 않았지만 굳이 원한다면.

가장 자신있는 무대에서 자신 있는 챔피언으로 박살을 내줄 수도 있다.

"하죠, 하는데.. 그냥 하면 너무 개판이 될 수 있으니 미러전으로 갑시다."

미러전을 할 챔프도 역시 정해져 있다.

도슈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챔피언은 누가 뭐래도 아링.

하지만 그 아링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은 도슈 뿐만이 아니다.

============================ 작품 후기 ============================

좌측 상단에 있는 추천 버튼! 잊지 않고 눌러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메인 스토리 위주로 보시는 독자님들 죄송합니다.

서브 스토리는 다음 화로 끝나고 내일부터 메인 스토리 이어질 거에요.

등장인물 이름이 뱅끼->뱅크->비행기로 수정됩니다.

이 부분은 헷갈리지 않게 나오는 화에서 한 번 더 공지할게요.

챕터명이 마지막 도씨 삼형제으로 변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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