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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물결
마진 공격대와 불밤의 경기.
두 팀 모두 시즌2부터 위세를 떨쳤던 명실상부한 강팀이다.
그렇기에 꿀을 빨 수 있다.
'시청자 유입 제대로 인데.. 지금 경기같은 피크일 때 한해서긴 해도 평균 시청자 수가 두 배는 늘었어.'
한 번 본 사람은 헤어나올 수가 없다.
재밌는 엑기스만 꾹꾹 압축하고 쥐어 짜서 딱딱 짚어 해설해준다.
더욱이 일반 시청자들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부분.
이목을 어디에 둬야 훨씬 재밌게 즐길 수 있는지 이 부분도 상당히 크다.
시간이 한두 해라도 더 흐른다면 물론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그저 싸우는 것만 주목해서 본다.
게임이 대체 어떻게 흘러가고, 어떻게 종결지어 질지 하나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게 시대가 시대.
이제 막 로드 오브 로드가 대세 게임으로서 입지를 굳히는 시작 단계다.
아직 게임에 대해 전체적인 분석이 깊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솔로랭크만 해도 솔킬 많이 따서 한타 잘하는 쪽이 이긴다라는 게 일반 유저들의 생각일 정도다.
그런 일반 유저들이 프로 리그를 본다.
한 번의 싸움마다 파생되는 결과는 어떠한지.
단기적으로 봤을 때 어떻고, 장기적으로 봤을 땐 또 어떠한지.
프로들조차 헷갈려하는 운영을 현재의 일반 유저들이 알 턱이 없다.
'그러니까 그 부분을 살살 긁어주는 거지.'
정규 방송에서는 들을 일이 없었을 전문적인 해설.
이 내가 사정없이 콕콕 짚어준다.
순수한 해설자들은 모를 수밖에 없는 게임 내 잡지식들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방장아 오프게임넷 직원 왔다. 너 찾는다ㅋㅋ
-본방 인원을 약탈해 가서 온 건가? 온 이유가 뭐지.
-뭔진 몰라도 재밌겠다 밥그릇 싸움?
-올마스터 밥 언제까지 먹냐!
지금으로부터 20분 전.
탑라인이 갱을 당해 터지고, 포탑이 밀림으로서 게임은 끝났다.
거기서 마진 공격대가 더 어떻게 해볼 여지가 없다.
나는 승패가 확실히 나뉘어졌다고 시청자들에게 단언했다.
딱히 내가 알고 있는 미래의 승패를 외워둔 건 아니다.
안타깝게도 내 기억력은 거기까지 닿지가 않는다.
결정적으로 이것저것 많이 바뀌었다.
본래 열두 팀이 참가해야 했던 이번 스프링 시즌의 롤챔스.
해외의 흥행으로 인해 대기업들이 이목이 모아지면서 창단되는 프로팀이 늘었다.
단순히 시기가 당겨짐을 떠나 내가 모르는 팀들까지 생겨버렸다.
그 외에 내가 모르는 선수들도 몇몇 있고, 알던 선수들도 팀을 옮긴 경우도 잦다.
지난 롤드컵 이후로 어느 정도 감안을 하고 있었지만 지금부터는 내가 알던 미래와 많이 달라질 거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내 실력과 분석력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 어지간한 게임의 승패정도야 쉽게 예측한다.
그런데 그것이 오프게임넷 입장에서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오프게임넷2님이별풍선 1000개를 선물했습니다!>
인사와 인증의 대신이다.
수수료를 제외하면 6만원 남짓되는 돈 받았다고 와아!! 해줄 정도로 내가 궁하진 않다.
물론 시청자들이 나에 대한 관심으로 주는 별풍이야 어떤 리액션이라도 감수 하겠지만 이것은 그런 의미의 별풍선이 아닐 테니까.
나는 사무적인 목소리로 연유를 물었다.
"혹시나 해서 말해두지만 저희 방송은 환불같은 거 안되구요! 매니저 권한 드릴 테니 말씀 하시죠."
내가 오늘로 해설 방송을 진행한지 1주일이다.
본래 파프리카TV의 공식 중계 방송을 시청하던 동시 시청자들이 대략 2만명 정도.
당연 텔레비전 시청자와 다른 플랫폼의 시청자들을 제외한 오직 파프리카TV 안에서의 수치다.
몇몇 BJ들이 컨텐츠로 시청자 수를 약간 뺏기는 하지만 어차피 새발의 피다.
그래야 했는데 내가 낌으로서 사정이 조금 달라졌다.
아니, 그 뿐만이라면 상관하지 않았겠지.
-올마스터님 해설 방송 굉장히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해설을 끊으시더라구요ㅠㅠ 선수들도 재밌는 게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으니 조금만 유하게 봐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오프게임넷 관계자가 하려는 말은 간단하다.
말을 꺼내오지 않을까 내심 생각도 해두고 있었다.
내가 계속해서 경기의 승패를, 흐름을, 재미까지 전부 맞춰버린다.
사람들이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그냥 내 말대로 게임을 안 보고 끝낼까?
당연히 아니다.
'뻔하지. 이곳 저곳 소문내고 돌아다녔겠지.'
사람들의 심리상 좋은 정보를 얻으면 자랑하러 다닌다.
자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정도는 한다.
'ㅋㅋ지금부터 노잼스 시작되는데 왜 봄?'
하는 식으로 어그로를 끌고 다니기 마련이다.
물론 내가 매 경기마다 예고를 하는 건 아니니 그 여파가 크지는 않다.
민폐나 과도한 발언이라 생각하는 것은 너무 호들갑이다.
하지만 오프게임넷 입장에서는 간과하기가 힘들다.
시청률이라는 건 한 마디로 돈.
방금 전 마진 공격대 대 불밤의 경기에서 나는 15분에 경기가 끝났다고 단언했다.
그런데 롤챔스의 평균 경기시간은 40분 전후.
즉, 25분이 증발한 셈이다.
그 여파가 적었다면 신경쓰지 않았을 터.
오프게임넷도 신경을 안 쓰려고 했겠지만 갈수록 이상하다.
날이 갈수록 시청자들의 입롤이 심해지고 이탈자가 늘어난다.
누군가 경기의 승패를 빼박 맞추고 있다.
화재 진압은 초기에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법.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말로서 해결하려는 모양이지만 난 그렇게 쉬운 남자가 아니다.
"제가 입이 조금 가벼운 편이라 이 정도의 복채로는 나풀나풀 날아다닐지도 모르는데.. 아이고오오!! 별풍선 2천개 추가로 감사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오프게임넷 중계진들 참으로 존경하고 있습니다."
딱히 훼방을 놓으려는 심보로 시작한 해설 방송이 아니라 다 목적이 있다.
단순히 올마스터라는 직함 하나만으로 내가 단기간에 유명세를 떨치는 건 불가능할 테니까.
설사 우승을 하더라도 조금 많이 뜬금없다.
어쩌면 씨지맥 녀석에게 묻혀버릴 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중간 단계를 과하게 밟아보자.
세간의 관심과 기대치를 차곡차곡 쌓기 위해서는 노이즈 마케팅만한 게 없다는 사실.
어차피 할 거 하는 차원에서 겸사겸사 혹시나 하고 했는데 역시나가 돼버렸다.
'해설 방송이야 조별 리그까지고, 그 후로는 많이 바빠질 테니 하고 싶어도 못하겠지만.'
내가 용병으로 뛰게 될 삼선 블루의 현재 성적은 2승 1패.
큰 이변이 없는 이상 무난하게 본선에 진출할 준수한 흐름이다.
만약 위기가 온다면 도와주는 거고, 아니라면 생각해두고 있던 대로.
나 또한 삼선 블루의 일원으로서 스프링 시즌의 우승을 목표로 한다.
'각 팀들 분석 하는 것만으로도 요 1주일 후딱후딱 지나가겠네.'
차후에 바쁘다고 현재가 한가하다는 소리는 절대 아니다.
여러 강팀들의 성향 분석과 더불어 각 선수 별 플레이 스타일까지 빼곡하게 정리하고 있다.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자료를 만들었다.
만약 나 혼자만이라면 그저 머릿속에 넣어두는 것으로 괜찮다.
하지만 내가 하려는 것은 용병 활동만이 아니니까.
스프링 시즌이 끝나고까지 당연 생각해두어야 한다.
혼자서 하기엔 너무 벅찬 일이다.
예은이 자처해서 도와주지 않았다면 방송과 병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또 뭐지?'
내 방송에 찾아왔던 오프게임넷 관계자는 인사와 함께 물러나면서 쪽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만에 하나 내가 다른 쪽으로 잘못 이해하지 않을지, 그리고 채팅창으로 하기 힘든 이야기를 쪽지에 썼을 거라 생각된다.
그것까지야 놀랄 이유 하나 없다지만 조금 의아하다.
정체불명의 쪽지 발신인이 한 명 더.
닉네임으로 유추하건데 내가 목이 빠지게 기다리던 사람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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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올마스터의 해설 방송.
안 그래도 흥미진진 흘러가더 롤챔스라는 불길에 기름을 퍼부은 꼴이었다.
하지만 만약 불쏘시개가, 밑바탕이 훌륭하지 못했다면 이만한 호응을 일구어내지 못했으리라.
기대치를 아득하게 초월하며 현재 로드 오브 로드 챔피언스 리그 스프링 시즌은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조별 리그는 그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와중이다.
바야흐로 본선 리그가 이틀 남았다.
─이제 슬슬 본선 진출팀 확정난 거 맞지?
차례대로 순위부터 따지면 A조는 얼밤, SKY T1 K, 삼선 레드..
그리고 마지막 팀은 KTX 롤러코스터 B팀 아니면 마진 수비대가 되겠고.
B조는 불밤, 가짜에어 독수리, 삼선 블루, 마진 공격대 이렇게 확정.
와 놓고 보니 맛밤 듀오가 이번 시즌 캐리하네.
└마진은 이번 시즌 많이 저조하네ㅠㅠ
└이걸 마진이..
└밤송이 제대로 터지구요! 각 조 1등 먹어주고요!
└삼선도 형제팀 안정적으로 올라 왔고 이번 시즌은 볼거리가 많겠군.
지난 시즌만 해도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강호치고는 상당히 아슬아슬했던 마진 공격대였다.
마지막 경기를 패배하기라도 했다면 그대로 탈락.
2부 리그로 떨어져서 롤챔스 시드권을 따기 위해 고군분투 해야 했을 지도 모른다.
그 외에는 딱히 이변이라 부를 만한 것은 없었다.
올라올 거라 확실하게 예상되던 팀들은 전부 본선에 진출했다.
조별 리그라는 게 으레 그렇듯 강팀들에게 유리한 제도니까.
탈락한 팀들은 아쉽지만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하리라.
하지만, 어디까지나 큰 틀에서 예상이 맞았다는 소리다.
이번 스프링 시즌의 기대치는 최고조로 치솟았다.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양 팀의 각오가 장난이 아니다.
불과 조별 리그일 뿐이었다.
중위권 이하의 팀들은 긴장할 만도 하지만 상위권의 흔히 말하는 안전빵을 제대로 얌얌한 팀들은 대충 해도 그만이다.
조 1위를 하든 4위를 하든 딱히 차이가 없으니까.
굳이 득보는 점을 찾자면 조추첨식때 먼저 카드를 뽑는 정도.
그리고 잠깐 동안은 기세가 등등할 수 있다는 것 정도다.
실제로 현재 각 팀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신해 얼밤과 불밤의 팬들은 잉벤에서, 롤갤에서 난리를 피고 있다.
안 그래도 팬층이 가장 두텁기로 소문난 두 팀이 각 조의 1등을 차지하자 팬들도 부심이 대단하다.
─오늘부로 얼밤과 불밤은 임시 동맹을 체결한다.
로드 오브 로드는 우리 맛밤 연맹이 지배함을 알리는 바이다.
그 시작으로서 이번 스프링 시즌은 맛밤 연맹이 우승과 준우승을 접수한다.
물론 우승은 얼밤.
└네 다음 얼밤충. 솔까 불밤이 우승이지.
└어휴 얼밤충 좋다 좋다 해주니 주제파악 못하네. 감히 불밤 앞에서 우승을 논하냐?
└1초만에 깨진 연맹.. 맛밤 연맹 단합력 수준….
└근데 진짜 맛밤들이 잘하긴 잘해.
조별 리그에서의 얼밤과 불밤은 경기력이 과연 돋보였다.
그 뒤를 잇는 것은 SKY T1 K, 그리고 가짜에어 독수리.
지난 윈터 시즌의 우승팀인 삼선 블루는 안타깝게도 우승 후보에 들지 못했다.
본선에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조금 부족하다.
탑라이너인 씨지맥 선수의 기량이 여전히 빼어난 기량을 자랑한다.
하지만 지난 시즌처럼 독특한 챔피언들을 활용한 캐리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
더불어 봇라인이 맥없게 무너지는 모습을 수차례 보였다.
결과적으로 어찌저찌 본선에 진출했다고는 해도 거기까지 한계 아닐까.
그러한 대세론에 의문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올마스터가 삼선 블루로 출전한다며?
근데 아직 한 경기도 안 했지?
왜 안 나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올마스터 끼면 좀 달라지지 않을까?
지금 삼선 블루도 나쁘지 않은데 무게추 하나 얹어진 꼴이잖아.
└ㄴㄴ솔랭에서 잘하는 선수가 끼었다고 그 팀이 무조건 강해지는 게 아니라고 겜알못아.
└현존 프로팀들 전부 솔랭에서 날고 기던 애들 스카웃된 건데 그건 까먹었냐?
└올마스터 정도면 물론 준수하게 할 거 같긴 한데.. 대세를 완전히 바꾸는 건 솔직히 무리수지. 라고 올마스터 방송에서 들음.
└올마스터 방송으로 입롤 배운 애들이 올마스터를 까냐ㅋㅋ
복귀 이후로 올마스터 방송을 재밌게 봐왔던 건 사실이다.
요즘 진행되는 해설 방송도 물론 인기가 있다.
이제는 그가 아니라면 롤챔스를 못 보겠다고 그렇게까지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
그것과는 별개로 올마스터 개인을 선수로서 봤을 때는 이야기가 많이 달라진다.
만약 지난 윈터 시즌, 혹은 그 전이라면 기대치가 더욱 높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팬들은, 유저들은 알게 되었다.
솔로랭크는 어디까지나 솔로랭크일 뿐이구나.
프로게이머로서의 잣대는 결코 될 수 없구나.
그토록 빼어났던 아마추어들이 롤챔스에서 맥아리를 못 피는 계속해서 보여주자 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올마스터라면 혹시나.
은연중에 그러한 생각을 품는 팬들도 소수나마 존재한다.
말을 꺼내면 타박 받을 까봐 차마 속으로만 전전긍긍.
올마스터가 부디 사이다를 제대로 터트려주길 간절하게 기다린다.
그러한 팬들의 바람이 실현될 날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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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