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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445화 (44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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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물결

*도슈 말투 발암 주의, 오늘 세 편이에요.

며칠 전 하나의 쪽지를 받았다.

오프게임넷 관계자에게 받은 거야 내가 이해한 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으니 그거 말고.

다른 이에게서 꽤나 흥미로운 내용의 쪽지가 왔다.

쪽지를 보낸 이는 다름아닌 도슈.

잠수 타는 것도 슬슬 한계라고 생각했는지 결단을 내린 모양이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내기값을 달게 받겠다, 그런 이야기였다.

-오프게임넷도 주목하는 올마스터 해설!

-근데 진짜 그 이후로 게임 승패 한 마디도 안 함. 별풍이 그렇게 좋더냐?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 올마스터 별풍선 3천개에 매수되다.

-방장아 게임 승패 좀 스포해주면 안되겠니..?

오프게임넷 관계자가 다녀간 이후로 경기 스포는 딱히 안 한다.

오히려 안 하는 편이 어그로가 끌린다.

그리고 하지 말라는 짓 굳이 할 정도로 머리가 안 돌아가지도 않는다.

'친하게 지내는 편이 여러모로 좋을 테니까.'

오프게임넷 관계자가 나타난 사건 이후로 내 방송 시청자수는 더욱 늘었다.

오프게임넷에서도 올마스터의 방송을 인정했다, 하는 식으로 말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내 방송에 시청자가 더 늘어난다고 오프게임넷이 손해보는 건 하나 없다.

어디서 보든 간에 결과적으로 롤챔스의 시청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상부상조, 좋은 게 좋은 거다.

-오늘 방송 이걸로 끝? 진짜 끝?

-앙 솔랭 방송도 좀 하지. 너무 해설 방송만 하네..

-방장님 고생하셨어요 수고용!

오늘의 방송을 종료하고 컴퓨터를 끄자 오후 3시.

토요일이라 그런지 경기가 이르게 시작해서 벌써 끝났다.

바로바로 칼같이 방송을 종료할 필요는 없겠지만 오늘은 약속이 잡혀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지.'

왠지 그럴 거 같은 흐름이긴 했지만 순순히 인정을 하지를 않더라.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불렀다.

직접 와서 이야기를 해보라고.

'진짜로 오기는 하려나.'

약속 시간이 바로 3시다.

하지만 3시가 지났음에도 오지 않는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아무리 나라고 해도 더 참아줄 이유가 없는데.

그렇게 인내심을 가지고 30분.

이윽고 초인종이 울렸다.

"얘 누구야? 아는 사람?"

위치상 인터폰으로 문을 열어주는 건 예은이 되었다.

그런데 어째선지 목소리가 싸늘하다.

기분이 겁나 상하신 모양이다.

밖에서는 몰라도 집에서는 안 그러더니 왜 또 무슨 일일까.

"도슈 온다고 말했었잖아?"

"..보면 알아."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다.

도슈와의 만남은 본인이 가장 기대하고 있었을 텐데 대체 무엇이 캥긴단 말인가.

현관문이 열릴 때까지는 정말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

.

.

* * *

이야기는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다.

도슈가 하도 어거지를 부려서 나는 직접 보고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어거지라 함은 한 마디로.

"10만원이면 되셈? 아니면 20만원? 내 마음 변하기 전에 돈 받고 끝내셈. 이상한 짓 하면 소리 지를 거셈."

도슈의 초딩같은 말투가 현실에서 재현된다.

뭐, 그것까지야 딱히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요즘 애들 그러고 논다는 사실은 익히 들었다.

돈으로 주고 끝내고 싶다는 도슈의 말 또한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었다.

도슈의 입장에선 어쭙잖은 흑역사 만드는 것보단 돈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 할 테니까.

내가 놀란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신장 160cm가 안되어 보이는 여아가 초딩 말투로 떼를 쓸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꼬맹아, 오빠 대신해서 온 거니? 기특하네."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인 거셈! 너처럼 못생긴 것보단 나은 거셈!"

고개를 숙여 웃는 얼굴로 맞이해주자 바락바락 대들어온다.

그 싸가지 없는 인터넷 어그로 도슈가 꼬맹이 여자라니.

내 주위에 그 이상의 예가 없었다면 영락없이 서프라이즈 같은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일단 이 말투를 보면 본인이 맞다고 생각한다.

'여자라고 봐줄 생각 또한 없지만.'

도슈의 말마따나 돈으로 떼워줄 생각은 당연히 없다.

애초에 뭐 심한 짓도 안 한다.

그냥 단순하게 한 끼 맛있게 먹고, 조금 정신도 차리고 했으면 해서 불렀다.

기본적으로 여기에서 많이 벗어나진 않는다.

"너님같은 못생긴 남자가 주는 뚜껑 딴 웰치스는 안 마실 거셈. 밥만 먹고 가는 거 맞으셈?"

"그래.. 맞는 말이야."

솔직히 맞는 말이다.

아주 처맞는 말이다

좋게 좋게 해주려고 해도 말로서 매를 번다.

조금 더 골탕을 먹여줄까.

굳이 내가 생각 할 필요는 없었다.

"밥 다 됐어."

부엌 쪽에서 밝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도슈를 데리고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향했다.

앞치마를 걸친 예은이 맛깔난 식사 준비를 마친 채 기다리고 있었다.

"네가 도슈니? 귀여운 꼬마 아가씨였네. 언니랑 친하게 지내보자?"

"이 아줌씨는 뭐셈?"

아무래도 사이좋게 가기는 영 틀려보인다.

예은의 이마에 아주 잠깐 인상이 잡혔다.

정작 본인인 도슈는 상황 파악 못하고 있었지만.

"꼬마 아가씨 눈에 어째서 언니가 아주머니로 보인 걸까? 그렇게 인자하게 생겼니?"

"여자는 스무살 넘으면 다 아줌마인 거셈. 앞치마까지 두르고 있으니 빼박캔트. 인정? 어 인정~."

도슈의 대답에 예은은 방긋 웃으며 냉장고를 향해 걸었다.

그리고 몇 가지 찬거리를 추가로 꺼내와 식탁 위에 늘여놓았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다.

"우리는 평소 이렇게 먹는데 입맛에 맞을련지 모르겠네."

"올마스터 여친이라 하더니, 동거하는 거셈? 누가 아줌마 아니랄까봐 발랑 까졌셈."

낄낄대며 빈정거리는 도슈를 보며 나는 묵념했다.

개인적으로는 발랑 까진 거, 싫어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본인인 예은이 상당히 빡친 상태다.

찬거리와 더불어 양푼까지 하나 더 준비해왔다.

예은은 그 양푼 안에 찬거리를 조금씩 집어 넣은 후 팍팍 스까기 시작했다.

"뭐하는 거셈? 아줌마 인증 너무 하는 거 아니셈? 아줌마 아저씨들이나 그렇게 섞어 먹는 거셈."

응, 너도 곧 먹게 될 거야.

본래라면 비빔밥을 싫어하는 도슈를 위해 예은이 꽤나 성의껏 준비했다.

아무래도 한식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반찬 투정이 심한 아이를 위한 마음 씀씀이.

어머니들이 당근을 작게 잘라서 햄버거에 섞어주는 그런 느낌으로 기획했다.

그런데 본인이 초를 쳐도 제대로 쳐버렸다.

"걔.. 꽉 잡고 있어."

"이러지 마셈! 신고할 거셈! 소리 지를 거셈!"

정말로 안타깝지만 나 혼자였으면 몰라도 예은이 있는 이상..

그리고 예은의 전공을 생각한다면 뒷감당도 그다지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나 때도 그랬지만 정말 불쌍할 정도로 지뢰만 골라 밟는 녀석이다.

.

.

.

* * *

북미, 그리고 유럽의 최대 규모 로드 오브 로드 팬사이트 래딧.

래딧은 현재 아주 난리가 났다.

그리고 래딧이 난리가 날 이유라면 그밖에 없다.

이전과는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Unknown Error, 그로 인해 생겨버린 결과라는 사실은 매한가지다.

CLC에서 Unknown Error, 그리고 MyumMyum선수가 팀을 탈퇴했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거 실화냐..?

에러갓이 왜 은퇴?

혹시 팀 옮긴 겨?

아니면 진짜로 방출?

CLC 이 자슥들 똑띠 대답 안 하나?

└흥분해서 텍사스 사투리 묻어 나오고요.

글쓴이-아니, 흥분을 안 하게 생김? 에러갓이 은퇴했는데.

└은퇴라기보다는 더 좋은 대우를 해주는 팀으로 옮긴 거 아닐까?

└CLC가 입장 밝힌 거라고는 Error선수가 CLC에서 떠났다, 밖에는 없잖음.

Unknown Error, 에러갓.

북미와 유럽에서 로드 오브 로드를 하는 이라면 모를 수 없는 두 단어다.

이를 가리키는 선수가 세워버린 업적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쓰고자 한다면 쓸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A4용지로 한 권 분량은 족히 잡아먹는다.

그렇기에 가장 빼어난 위업만 소개하자면 역시 흥행이다.

어쩌면 롤드컵 이후로 무너져 내렸을지 모르는 힘의 균형을 다시금 세워냈다.

이런 말이 전해진다.

문명이 발전하는 것은 한 명의 천재, 영웅에 의한 것이라고.

인류의 발전사는 절대로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나가지 않았다.

수평을 그리다 어느 순간 갑자기 휙! 휙! 건너 뛴다.

그 계기가 되는 사람은 오직 천재.

천재에 의해 기존의 상식이 비틀어지고 발전한 지식이 덮어 씌어진다.

실제로 1세대 E-스포츠 갤럭시 크래프트가 그렇게 발전했다.

모두가 인류 종족으로는 외계 종족을 절대 못 이긴다.

그것만이 상식이었을 때 인류 종족의 황제라고 불리는 이가 혁명의 시작을 알렸다.

아이러니하게도 최약체였을 인류 종족은 그로 인해 사기 종족이라고까지 불리게 되었다.

그 이후로 인류 종족을 잘 다루는 수많은 선수가 나왔음에도 최고를 뽑자면 언제나 황제다.

모든 것이 그로부터 시작되었기에, 그가 아니었으면 인류 종족은 언제까지나 밑바닥을 기었을 것이기에.

팬들은 황제를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다.

언제까지나 팬들의 가슴속에는 최고의 프로게이머로서 살아 숨쉰다.

즉, 이야기는 간단하고 명료해진다.

갤럭시 크래프트에 황제가 있었다면 로드 오브 로드에는 신이 존재한다.

신이라 함은 에러갓을 일컫는 말이라는 데에 이견이 붙을 수 있을까.

물론 신이라는 말은 다소 과장이 섞여있기도 하다.

적당한 호칭으로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소리도 일면에서 제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팬들이 그를 꿋꿋하게 에러갓이라 부르는 까닭.

이는 절대 호들갑도, 지나친 스타 메이킹도 아니다.

한 번 멸망할 뻔한, 쇠퇴할 거라 여겨졌던 북미와 유럽의 로드 오브 로드를 일으켜 세웠다.

이만한 업적을 신이 아니라면 과연 가능했겠는가?

그라는 영웅이 있었기에 북미와 유럽의 수준은 대폭 올라갈 수 있었다.

그의 발자취를 뒤쫓는 것만으로도, 그가 행했던 위업을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계속해서 많은 것이 변해간다.

믿을 수 없게도 과거의 행동이 현재에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그는 분명 아직까지 살아 숨쉬고 있고, 앞으로도 많은 것을 보여줄 것이다.

그래야 했는데 어째서 갑작스런 은퇴 발표를?

─정말로 현세를 떠나신 거냐..?

예수님은 무덤에서 사흘만에 부활하셨는데..

에러갓도 사흘 안에 부활..하시려나?

믿겠습니다 에러갓..

당신이 CLC를 벗어나 어느 품으로 가신다고 한들, 당신만을 믿고 따르겠습니다.

└컨셉글 오지긴 하지만.. 에러갓 사흘 후에 다시 나타나면 여파 쩔긴 하겠다.

└REAL. 에러 그리스도라는 별명 생겨버릴 듯. 근데 진짜 CLC와 연 끊은 건가? 대체 무슨 문제지?

└선수가 팀 벗어나는 건 대부분 돈 문제인데.. 이해할 만도 하지만 제발 중국 쪽은 아니었으면 싶다.

더욱 더 큰 조건을 제시 받고 다른 팀으로 떠나간다.

이 자체는 스포츠 업계에서는 굉장히 흔한 일이다.

팬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울 수도 있는 일이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니까.

로드 오브 로드의 역사가 비교적 오래된 북미와 유럽 쪽에서는 꽤나 흔하게 있는 일이다.

에러갓이 CLC로 시작을 했다고 해도 더 좋은 대우를 약속하는 팀이 있다면 옮길 수도 있다.

그는 그만한 대우를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다.

하지만 팀을 옮기더라도 중국 쪽은 절대로 아니된다.

실제로 사례가 하나 있었다.

얼마 전 유럽팀인 팀AOA에서 중국팀으로 소속을 바꾼 ChadoRE선수는 무시무시한 지탄을 감수해야 했다.

고작 한 시즌 뛰고 자신을 키워준 게임단을 배신하는 게 말이 되냐.

돈 못 벌어서 환장한 귀신이 들렸나.

도의적인 차원에서라도 한 시즌은 더 뛰고 갔어야 한다.

이것이 래딧의 대세적인 의견이지만 다소 내로남불의 이야기인 것도 사실이다.

다른 팀으로 옮겨 갈 수도 있는 거지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닌가?

그만큼 북미와 유럽의 팬들, 그리고 관계자들은 선수들을 얌체같이 빼가는 중국 프로판을 상당히 견제하고 있다.

ChadoRE선수의 이적 사건은 래딧에서도 상당히 이야기가 불거졌고, 그는 유럽 쪽 게임단의 재이적은 생각할 수도 없는 신세가 되었다.

─에러갓이 여왕님이랑 사랑의 도피를 떠난 건 아닐까?

사내 연애를 핍박하는 CLC를 떠나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거지.

얼마나 달달하고 얼마나 하루하루가 행복할까.

그러다가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고, 양가에서 결혼을 반대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돈문제..

결국 다시 프로게이머로 복귀를 하는 거지.

라고 한류 드라마에서 봄.

└이열~ 드라마광이나 생각할 법한 발상.

└나도 강남 스타일 유행 이후로 한류 드라마 관심 좀 있었는데.. 스토리가 너무 막장이더라.

└상상력이 너무 기괴하신 듯;

글쓴이-아직 이적이라고 확정난 것도 아닌데 상상도 못하냐!

Unknown Error, 그는 대체 어디로 간 걸까?

그리고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걸까?

모를 일이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는 지금껏 한 번도 팬들을 실망시킨 적이 없다.

무언가 빅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

그러한 팬들의 궁금증이 풀리는 데에는 생각 이상으로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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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히로인이 아니라 여캐임 아무튼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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