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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467화 (467/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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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가 캐리한다

라인전에서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탈탈 털어버린다.

솔로랭크에서야 엥, X밟았네, 내가 잘해서 이겨야지.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가 가능하지만 대회에서는 어떨까?

당연하게도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된 대회 경기에서는 보기 힘든 경우다.

정글러가 강제 개입을 한 것도 아닌데 라인전 차이가 극심하다면 그건 명백히 실수다.

예외는 있겠지만 프로들은 기본적으로 수비적인 라인전을 지향한다.

공격적이라고 유명한 선수들도 사실 솔로랭크에 비하면 성깔 많이 죽이고 하는 거다.

팀플레이에 자신의 색은 녹여낸다, 아마추어와 프로 간의 절대적인 차이점이다.

이는 잘하는 아마추어와 프로를 비교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기도 하다.

분명 그래야 할 텐데 조금 이상하다.

<완강하게 몰아붙입니다? 불밥 봇듀오 체력 관리 전혀 안돼요?>

<이건.. 한 마디로 그겁니다. 갱, 올 거면 와라. 오면 싹 다 트리플킬을 내주겠다. 올마스터 선수, 딜교환에 주저가 없습니다!>

올마스터는 자신이 참여한 두 경기 내내 라인전을 압도하고 있다.

단순히 딜교환을 잘했다, 그런 의미라면 중계진들도 이렇게 난리법석을 떨지 않았을 것이다.

라인전에서 숨도 못 쉰다의 가장 확실한 예.

그야말로 어린 아이 손목 비틀듯 쥐어 짜내고 있다.

<보통 정글러 무서워서라도 라인을 넘어 견제하는 일은 잘 없는데.. 신인 선수라 그런지 무서운 게 없어요.>

<아뇨. 이런 식의 견제는 견제를 하는 쪽이 잘하는 겁니다.>

무슨 선문답이라도 하려는 걸까.

강소리로 유명한 강빈 해설위원이 조금 많이 넘겨 짚었다.

하지만 그 의미 자체는 모순되지 않았다는 듯, 김은준 해설이 서둘러 설명을 보충했다.

<강빈 해설위원은 올마스터 선수가 정글러의 갱킹을 충분히 유념하면서 견제를 하고 있다고 말씀하시고 싶으셨던 것 같네요. 저도 동감입니다. 올마스터 선수의 움직임은 과감함과 정교함을 동시에 띄고 있습니다.>

솔로랭크에선 라인전 견제를 무리하게 하다가 갱에 당하는 아군 라이너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아니, 한 게임에 한 명 정도 없어서야 오히려 섭할 수준.

아군도 답답하겠지만 그 견제형 챔피언들을 장기로 삼는 유저들도 나름 생각이 없진 않다.

아, 이대로 시간 조금만 흐르면 솔킬 딸 수 있었을 텐데 정글차이 10오지네!

아주 틀린 소린 아니지만.. 반만 맞는 소리다.

상대라고 견제형 챔피언을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하다가 갱킹을 당해서 죽으면 본말전도, 라인전이 폭삭 망하니까 하기가 꺼려지는 거지.

견제를 하는 쪽이 라인전을 잘하는 거라면 누구나 견제형 챔피언들만 픽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대회에서는 더하다.

견제형 챔피언들이 솔랭마냥 하드하게 밀어붙여서 솔킬을 따내는 경우가 잘 안 보이는 이유.

언제 어느 때나 정글러의 갱킹을 유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올마스터의 라인전은 굉장히 수준이 높다.

아이디를 가리고 봤다면 얼마 전까지 아마추어였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으리라.

<정말로 노련합니다. 올마스터 선수가 와드를 거의.. 아니, 아예 안 사고 있죠…. 그럼에도 상대 정글러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어요. 지금껏 단 한 번도 갱을 안 당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들어갈 각을 안 주고 있어요.>

<예, 제가 말씀드리고 싶었던 부분입니다. 적이 설사 이니시를 걸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둡니다. 조금 전 탈리반 3세가 들어갈까 말까 눈치를 봤는데 안 들어 간 게 잘한 판단입니다. 들어갔으면.. 진짜 다 죽고 게임 끝났습니다.>

조아라가 궁극기와 함께 연계하는 순간 폭딜이 어느 정도인지는 익히 알려져 있다.

시즌2 중반에 한 번 떴었던 챔피언이니만큼 해설자들도, 특히 시즌2에 이름을 날린 불밤은 더더욱 잘 알고 있으리라.

물론 본래의 조아라라면 연계고 나발이고 간에 그냥 점멸로 CC기 걸고 1초컷 내버리면 그만이었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로.. 조아라가 탈리반보다 단단합니다. 연계CC기 다 들어간다 쳐도 최소한 수 초는 버텨요. 버티고 풀콤보 박아 넣는 순간 무조건 한 명 죽고, 식물딜에 또 한 명 죽고, 토이치가 궁극기 뒤에서 뻥뻥 쏴재끼면 전멸 확정입니다.>

<불밤 입장에서는 정말로 답답해요. 그렇다고 정글러가 안 봐주기에는.. 봇듀오가 미쳐 돌아가거든요? 지금 치비르가 먹은 CS 70개 보이시죠? 저 중에 1/3 정도가 식물 잡은 CS일 겁니다..>

사실 CS만 보자면 빅캡틴맨은 그다지 밀리고 않고 있다.

게임 시간 12분 경에 헬멧 선수의 CS가 100개 가량, 빅캡틴맨은 70개 가량.

하지만 그 CS가 전부 온전한 CS가 아니다.

조아라가 깔은 식물들은 막타를 치면 골드를 뱉는다.

미니언에 비하면 턱도 없는 양이지만 일단은 준다.

그런데 식물을 잡은 것도 CS 하나로 취급된다.

빅캡틴맨이 CS를 70개 먹었다곤 해도 그 중 20~30개가 식물.

식물을 30개 잡아도 CS로 10개가 안되는 수치니.. 거품이 어지간히 끼어있는 셈이다.

<심지어 미니언도 그냥 먹는 게 아닙니다. 치비르가 현재 부메랑 파밍하고 있거든요..? 마나 포션이 엄청 나갈겁니다. 저 마나포션도 하나하나가 돈이에요. 돈을 써서 돈을 먹고 있어요.>

<암울합니다, 암울해요. 어서 빨리 라인전이 끝나야 할 텐데요.. 아직 희망이 없는 건 아닙니다.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불밤도 승산이 보여요.>

불밤의 봇라인전은 불쌍하리만큼 망했다.

그나마 치비르라서 스킬 견제 간간히 막으면서 부메랑 파밍을 하고 있는 거지..

다른 챔피언이었다면 진작 킬이 나오거나 포탑이 2차까지 밀려버렸거나 둘 중 하나다.

뭐, 포탑이 깨지지 않은 까닭은 올마스터가 의도적으로 고통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진행한 탓이 크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 라인전만 끝나면 불밤도 희망이 존재한다.

그도 그럴 게 치비르는 흔히 말하는 팀플레이 원딜러다.

궁극기를 우워어어-! 외치며 팀원들 이속 버프 준 다음 몰려 가기만 해도 구색은 갖춰진다.

원딜러로서의 딜링 능력은 한참 떨어지겠지만 불밤의 돌진 조합은 수준이 높다.

<쓰렉귀도 잘 성장은 못했지만 그랩만 잘 맞힌다면.. 그랩류 챔피언들이 원래 다 뽀록 아니겠습니까?>

<그 말씀은 매일라이프 선수의 팬을 자처하는 저로선 넘어가기 힘드네요! 하지만 맥은 제대로 짚어주셨습니다. 불밤의 봇듀오는 성장을 잘 못해도 충분히 한타에서 1인분.. 가까이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곧 라인전도 끝날 거라 전망되네요.>

다행스럽게도 불밤의 미드와 정글이 정말 빡집중한 탓에 게임은 어찌저찌 지탱되고 있다.

곧 봇 1차가 허물어지게 되면지옥같은 디나이도 끝나고 게임에 유동성이 생긴다.

두 번째 세트처럼 올마스터가 로밍으로 게임을 지배한다면 역으로 난리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다.

확실한 CC기를 가진 배티에 비해 조아라는 로밍이 좋지 않으니까.

적어도 중계진들은 그렇게 예측을 하고 있었다.

.

.

.

* * *

불밤의 봇듀오를 피도 눈물도 없이 쥐어짰다.

라인을 프리징 해놓고 미니언과 적 사이에 식인식물을 세워두었다.

상대도 처음에는 이 식물을 잡고 들어오려고 했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식인식물 하나하나가 평타로 수 대는 쳐야 죽는다.

그런데 그 식물이 챔피언을 치면 체력바가 쭉쭉 찢겨나간다.

잡는다 해도 또 세우면 그만.

내가 적당히 움직여서 위협까지 주자 적은 포기했다.

포기하고 부메랑으로만 파밍한다.

'하지만 그 부메랑 파밍도 정답이 될 순 없지.'

관통 스킬인 부메랑은 막타 뿐만 아니라 애꿎은 미니언들도 긁어버린다.

이 탓에 라인 프리징은 풀리지 않고 일정 상태에서 유지.

치비르는 부메랑을 쿨마다 돌리기 위해서 마나 포션을 쭉쭉 마셔야 했다.

결과적으로 경험치는 챙겼지만 골드는 속 빈 강정이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길고 길었던 괴롭힘의 시간도 슬슬 끝이다.

게임 시간 15분이 넘어가면서 할 게 많아졌다.

조아라의 진가가 빛을 발할 시기다.

찰칵!

라인을 쭈욱 밀고 상점으로 귀환한다.

구입하는 아이템은 기동력이 아닌 마법관통력의 신발.

라인전 단계에서는 로밍 생각이 없어 돈템을 구입했다.

카이지의 행운은 AP서포터에게 정말 효율이 좋다.

차곡차곡 모아지는 골드 덕분에 아이템이 쭉쭉 나온다.

─삼선 AllMaster님이 용을 지목!

이제부터 할 일의 방향성은 정해져 있다.

오브젝트를 챙기면서 적의 이니시를 유도한다.

물론 이는 우리 뿐만 아니라 상대도 원하는 바다.

돌진 조합은 잘 갖춰지면 한타에서 파괴력이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불밤은 시즌2에 돌진 조합으로 가장 유명했던 팀 중 하나.

최근 들어서는 포킹 조합도 잘 섞어 쓰지만 역시 메인은 돌진이다.

'치비르를 중심으로 한 돌진 조합, 기억이 새록새록 하구만.'

아마추어 대회, LCL에서 우리 <딸기맛 치킨>도 사용했지만 확실히 돌파력이 있다.

본래라면 중반 타이밍에 다소 존재감이 옅은 원딜이 팀버프를 활용해 지휘를 한다.

실제로 오더를 내리는 건 아니여도 느낌상 장군 같은 포지션이다.

치비르를 중심으로 전기쥐와 탈리반 3세가 진입.

해이애나가 딜탱의 역할까지 소화해준다면 과연 위협적이다.

뭐, 원하는 대로 될지는 다른 이야기지만.

"쟤네 한타 할 생각 만땅인 거 같은데.. 그냥 운영 돌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됐으니까 그냥 쳐. 어차피 식물이 몸빵해주잖아."

용을 트라이하는 쪽에서 가장 거슬리는 요인은 체력이다.

용의 공격은 광역으로 들어가는데 이게 모여서 치다 보면 상당히 부담된다.

실제로 충분히 용을 먹을 수 있는 상황에서 위치가 다소 꼬인 탓에 체력 깎이고 한타 지는 그림.

롤챔스를 보다 보면 은근히 자주 나온다.

'조아라는 그런 부담을 덜 수 있어서 좋아.'

용 옆에 식인식물을 하나 피워 공격하게 만든다.

그러면 용은 챔피언이 아니라 가까운 식물부터 때린다.

심지어 한 번도 아니라 두 번 버텨준다.

체력이 깎인다는 부담감이 상당히 줄어드는 셈이다.

이미 이를 활용해서 첫 번째의 용을 부담없이 챙겼다.

상대 봇듀오의 체력을 다 깎아 놓고 아무것도 안 챙기면 섭한 노릇 아니겠는가.

그리고 방금 전, 두 번째 용이 젠됨으로서 한타에 불이 붙게 됐다.

<하아앗-!>

아군이 용을 치는 것을 신호로 적팀이 무서운 기세로 달려든다.

원딜 간의 아이템 차이가 다소 나기는 하지만 중반이다.

원딜러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한타 영향력이 클 수가 없는 중반 타이밍.

그에 비해 치비르는 궁극기인 한타 개시로 아군의 이동 속도를 상승시켜 주니 나름대로 1인분을 해낸다.

치지지지직!!

빅불꽃맨의 전기쥐가 전신을 번개로 바꾸며 빠르게 질주해온다.

안 그래도 가속된 상태에서 치비르의 궁극기 효과까지 더해지니 말카림이 따로 없다.

그 이동속도 그대로 접근해서 점멸 백만볼트를 때려 박는 화끈한 이니시!

넓다란 범위의 전기장에 나를 포함한 세 명의 아군이 걸려들며 감전된다.

나는 이 순간을 기다렸다.

휘리릭!

일렬로 뻗어나간 덩쿨이 호응을 하기 위해 다가오는 네 명의 적을 묶어낸다.

조아라의 E스킬, 덩쿨지옥은 맞히기 까다로운 스킬이지만 돌진 조합을 상대로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말 그대로 갖다 박아주니 고마울 따름.

치비르는 스킬 실드를 사용해 막아냈지만 나머지 세 명으로도 충분하다.

쫘악-!

덩쿨에 묶여버린 적들의 발 밑에 거대한 뿌리들이 급속도로 자라난다.

용의 둥지가 있는 통로, 그 광활한 강을 가득 메우고도 남을 정도로 기세가 무섭다.

조아라의 궁극기, 뿌리식물의 지옥이다.

전기쥐의 백만볼트가 조그맣게 보일 정도로 넓게 펼쳐진 뿌리가, 그리고 식인식물이 적팀을 잡아먹는다.

투웅-!

뿌리식물의 지옥은 걸려든 적들을 공중으로 튕겨낸다.

더욱이 내가 덩쿨을 흩뿌릴 때 같이 심어둔 두 개의 씨앗.

진작에 꽃을 피워 뿌리에 묶인 적들을 사정없이 쪼아댄다.

라인전에서 그 막대한 데미지는 증명된 바지만 궁극기와 연계하면 공격속도가 50% 상승한다.

혼자서 네 명의 적을 마크해냈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혼자서 용감히 이니시를 걸었던 전기쥐가 금새 마무리됐다.

전기쥐의 무서운 점은 광역 마법 피해에 스턴이 묻어나간다는 부분이지만, 그것도 아군의 연계가 없다면 말짱 도루묵.

점사 당하자 갓 튀긴 피카츄 돈까스처럼 바삭하게 튀겨졌다.

그 튀김을 만들어낸 원흉, 럭키가 쏘아낸 한 줄기 광포가 뒷 편의 적들까지 한꺼번에 꿰뚫었다.

하지만 적들도 만만히 당해주지만은 않는다.

<버거킹!>

탈리반 3세가 나를 띄우고 가두며 해이애나가 진입한다.

적팀은 나라도 잡고 빠지려는 속셈 같지만 그게 과연 쉬울까.

룬과 특성을 방어 부분에 올인한 데다 레벨링이 잘된 조아라다.

그리고 나를 열심히 쳐대는 사이에도 식물들은 제 할 일을 다한다.

격분한 식인식물들에게 물어 뜯겨 걸레짝이 돼버린 적팀을 향해 한 마리 거미가 강습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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