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474화 (47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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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한국 리그

준결승전 A조와 B조의 경기가 모두 끝이 났다.

삼선 레드가 SKY T1 K를 상대로 3 대 1의 승리를 거뒀다.

채 다섯 번째 세트에 닿기도 전에 결승전에 오를 팀이 확정되었다.

─결승전 태극 매치잼ㅋㅋ

불의 레드와 물의 블루ㄷㄷ

국뽕 오지는 각 ㅇㅈ?

└그러고 보니 빨강 대 파랑이긴 하네.

└불밤과 얼밤을 잇는 불물 라인이 또 하나..

└너 국뽕 빌런 3호지!

글쓴이-ㅇ? 그거 다른 사람으로 판별났잖아.

└드립에 정색하는 선비 노잼요ㅡㅡ

결승전은 불밤과 얼밤의 맛밤 파티 아니겠는가?

그렇게 예상하던 상당수 잉벤러들의 설레발은 색깔만 맞았다.

삼선 레드 대 삼선 블루.

맛밤의 뒤를 잇는 라이벌 형제팀이 또 하나 탄생했다.

잉벤에서는 새로운 라이벌 구도가 생겼다며 만족스레 기대하고 있다.

─난 불밤빠니까 삼선 레드 응원해야지~

불=레드 불밤빠=삼선 레드 ㅇㅈ?

깔맞춤 10오지구요~

앙 기모띠!

└그 논리대로면 얼밤충은 블루 응원해야 하냐?ㅋ

└사실 레드나 블루나 큰 관심없었는데 그리 보면 재밌겠네.

└빨강, 파랑 쓰레빠충들 때문에 잉벤이 시끄러워 지겠군.

└드립 보소! 쓰레빠 쓰리런ㅋㅋ

대기업 삼선에서 가장 오래된 사업은 누가 뭐래도 슬리퍼다.

대한민국 남녀노소 학창 시절에 한 번씩 신어본 기억이 있으리라.

하지만 삼선이 고작 슬리퍼 팔다가 반도체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크나큰 오해다.

중국집에 가보면 삼선짜장, 삼선짬뽕, 삼선볶음밥 등 여러가지 종류의 음식들이 있다.

이러한 음식들이 전부 삼선 쪽에서 특허를 냈다는 사실은 의외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슬리퍼와 요식업을 기반으로 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대기업.

오늘날 삼선이 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정당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개인적으로 난 빨강 쓰레빠가 이겼으면 좋겠다.

굳이 따지면 얼밤 좋아하긴 하는데 올마스터 때문에;;

솔로랭크에서 요즘 두란링 스타트 하는 거지같은 서포터들이 너무 많아졌어.

그나마 와드돌이라도 사면 양반일 정도임.

막말로 요즘 솔랭에서 서포터만 정상이면 체감 승률 20%는 오르더라..

└그래서 요즘 풀리츠크랭커 개꿀임ㅋㅋ 인베 방어 안돼 있어서 가면 무조건 퍼블 먹고 시작함.

└서포터 꼴에 양심 챙긴다고 두란링 1와드 사면.. 진짜 원딜하기 싫어진다.

└미달리 서폿으로는 두란링 와드 스타트 괜찮은데? 힐 있잖아^^

└아, 윗놈 개때리고 싶다. 주소 까렴.

삼선 블루의 올마스터 선수.

최근에 CLC의 Error선수 본인 같다느니 여러 루머가 퍼지고 있다.

진위여부야 본인이 밝히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의 서포터 실력은 진짜이자 괴짜다.

서포터로 와드돌을 사는 판보다 안 사는 판이 더 많더라..

정글러를 노예로 부려먹는다느니 별별 소리가 다 나오지만 그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

바야흐로 대 서포터 혁명의 개시를 알렸다.

현재 솔로랭크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두 판 중 한 판 꼴로 벌어진다.

<서폿님.. 와드 안 사세요?>

<아나 이걸 또 설명해야 하네. 요즘 서포터들 두란링 스타트해서 라인전 세게 가는 거 모름?>

<아, 네... 파이팅 하세요.>

혹시는 십중팔구 역시나로 돌아온다.

어떻게 설득을 하는 것도 불가능.

아니, 와드 안 사고 그 돈으로 딜템을 산다고? 완전 개꿀 아님?

이 논리에 한 번 현혹된 사람들은 담배마냥 끊기가 힘들다.

<와드 없는 바람에 잘려서 졌네요.. 다음부터는 와드돌 꼭 사주십사 합니다. 게임 수고하셨어요.>

<아니, 딜량 안 보임? 내가 원딜러랑 딜량 또이또이함. 팀운겜 수준ㅉㅉ>

<빼애애애애애애애액!!>

대부분의 유저들이 으레 그렇듯 캐리의 척도를 딜량으로 환산한다.

탱커의 경우 맞은 피해량으로도 본다.

하지만 서포터는 그 특성상 어느 쪽도 높을 수가 없다.

게임 내 영향력이 늘 적어 불만이던 서포터들에게 딜서포터는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에 더없이 알맞았다.

견제형 서포터로 딜템을 올리면 게임을 이기든 지든 적 챔피언에게 가한 딜량이 높게 나오니까.

즉, 내가 충분히 1인분 했다고 우길 수 있다.

실질적인 킬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한.. 거품이 잔뜩 끼인 쓰잘데기 없는 딜량이지만 합리화의 사유로는 충분하다.

난 할만큼 해줬는데 팀이 못해서 졌네!

이 가시적이고 합리화하기 좋은 척도가 있는 이상 현혹은 어지간해선 풀리지 않는다.

─근데 솔직히 딜포터 개꿀잼이긴 함.

4,5픽 걸리면 좋든 싫든 서폿 가는 경우 많은데 그때 딜포터하면 꿀잼임ㅋㅋ

일단 라인전에서 때리는 입장이니까 재밌고.

팀원들이 와드 사달라고 막 조르는 것도 크~!

나중에 포기하고 각자 알아서 와드살 때 핑크와드 하나만 딱 사줘도 애들 감동함.

└보기만 해도 혈압오르는 글이네.. 이런 브실 안 만나서 다행이다.

글쓴이-나 다이아5인데?ㅋㅋ

└지옥헬혼돈카오스 구간이 또;

└다이아5는 국가 차원에서 격리 조치시키면 안되냐? 이 천상계의 수치들.

솔로랭크의 서포계는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지경으로 개판이 되었다.

단순하게 챔피언 한두 개 퍼진 거라면 그나마 사정이 낫다.

1픽이 밴하고 시작하면 대처가 되니까.

하지만 올마스터가 알린 건 쓰렉귀, 배티, 조아라.

수가 많은 것도 이유지만 조금 더 근본적인 부분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와드돌을 안 사는 플레이 때문도 아니다.

한 마디로 서포터도 캐리가 가능하다!

수동적으로 원딜을 따라다니기만 했던 기존의 서포터들.

정반대의 능동적으로 게임을 풀 수 있는 포지션이다.

올마스터는 그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해냈다.

─미달리 서폿 완전 꿀챔아니냐?

두란링 1와드 시작으로 인베 방어.

그리고 두란링을 바탕으로 강력한 라인전!(멀리서 창 두 대만 맞히면 반피 나감 ㅇㄱㄹㅇ)

6레벨 찍은 후에는 퓨마폼으로 변신해서 로밍다님.

내가 생각했지만 나 천재인 듯?

└그렇게나 자신 있으면 주소 까고 해라. 못하면 현피 들어가게.

└CC기도 없고, 논타겟 창은 당연히 안 맞아주고, 한타 때 원딜 살릴 수 있는 스킬 하나도 없고..

글쓴이-라인전에서 3킬만 줏어 먹으면 템 나오잖아!

└그 킬은 땅 파서 나오냐!

뭐, 길을 제시한 것 뿐이지 업어서 데려가는 건 아니다.

올마스터식 서포터는 솔로랭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정말로 올마스터가 CLC Error선수가 아닐까 하는 일련의 설에 신빙성을 더하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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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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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난 준결승전 B조의 경기로부터 1주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지났다.

예고되었던 대로 삼선 레드와 블루의 결승전이 곧 막을 올린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

본래라면 북적이다 못해 미어 터져야 할 상암 E-스포츠 경기장.

눈을 씻고 찾아봐도 사람이.. 없다?

경기장의 문까지 닫혀 있다..?

이야기가 시작된 건 지금으로부터 6일 전이었다.

본래 상암 E-스포츠 경기장을 확충해서, 까놓고 말하자면 플라스틱 의자를 바리바리 쌓아 올려 진행될 예정이었던 결승전.

시원스럽게도 결승전 장소를 아예 옮겨버렸다.

바로 이곳, 대구에 세워진 삼선 라이온즈 파크를 통째로 빌려서 말이다.

<화창한 봄날씨! 훈훈한 대구의 열기! 마지막으로 뜨거운 환호성과 함께 인사드리는 전범준 캐스터입니다! 대구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전범준 캐스터의 우렁찬 외침을 신호로 경기장의 수만, 정말로 3만 명에 가까운 관중들이 환호한다.

경기장이 떠나갈 듯 흘러 넘쳐야 하겠지만 규모가 규모다.

본디 야구 경기장을 목적으로 설계된 삼선 라이온즈 파크는 어지간한 이변으로는 끄떡도 안 한다.

참으로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로드 오브 로드 챔피언스 리그 스프링 시즌의 결승전이 어떻게 삼선 라이온즈 파크에서 펼쳐질 수 있었을까?

아니, 그 이전에 이만한 인원의 관중들이 모일 수 있었을까?

그토록 뜨겁게 달아올랐다는 지난 윈터 시즌의 결승전도 기껏해야 1만 명이 안됐다.

상암 E-스포츠 경기장의 최대 수용 인원이 입석을 포함해도 그 정도가 한계인 까닭도 물론 크다.

그렇게 변명을 둘러댈 수도 있는 노릇이지만 1만의 수용 인원이 부족하리 만큼 과열됐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단위수가 달라진 정도를 넘어 3배.

흥행을 하는 것 자체야 기쁜 일이지만 알쏭달쏭하다.

이토록 많은 인파가 알려진 지 1년 겨우 채우는 E-스포츠를 관람하기 위해 모였다?

지금까지 3만은 커녕 그 반절도 채운 적이 없었는데?

실제 구장을 빌릴 수 있던 것보다 오히려 이쪽이 100배는 의아함을 자아낸다.

설명을 듣는다 해도 납득이 될 것 같지 않다.

일련의 이야기는 우연과 필연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제가 살아 생전에 다시 한 번 수만 E-스포츠 팬분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광경을 보게 되다니.. 정말로 꿈을 꾸는 것만 같습니다. 오늘의 자리를 허락해주신 삼선 그룹과, 대표해서 나와주신 최지석 이사님께 고개 숙여 감사 말씀 전합니다.>

카메라가 관계자석을 싸악 훑고 돌아오자 전범준 캐스터의 눈시울이 붉어져 있다.

대본을 따라하는 인사치레가 아닌 진심이 우러나왔기 때문이다.

로드 오브 로드가 지난 해 후반기에 들어서 명실상부 한국 최대의 E-스포츠로 자리잡았다고는 하나.. 자주 비교가 되곤 했다.

과거, 1세대 E스포츠 갤럭시 크래프트 때는 수만 관중은 당연한 일이었다.

아니, 감히 갤럭시 크래프트 결승전에 빈 자리가 있어? 당장 간다! 이런 느낌이었을 정도다.

해운대 10만 관중의 신화가 여러 번 세워지기까지 했으니 설명이 더 필요 있을까.

그러했지만 로드 오브 로드로 넘어오며 끝나버린 영광스러운 과거.

종목이 바뀌어서 인지, 아니면 E-스포츠라는 것이 호응을 얻기 어려워져서 인지.

이벤트를 열고, 홍보를 하고, 아둥바둥 힘을 써봐도 롤챔스는 1만 명의 관중 동원이 고작이었다.

그러했던 로드 오브 로드에 한 번의 우연이 맞아 떨어졌다.

정말로 별다른 조건없이 삼선 측에서 구장을 거진 무료로 임대를 해주겠다고 제의했다.

표면 상으로는 삼선이 후원하는 두 팀이 결승전에 올라왔다는 게 그 연고.

속뜻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오프게임넷은 알면서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급속도로 규모를 키우고 있는 해외 E-스포츠 판의 흥행과 맞물린 때다.

이 시기를 놓친다면 언제 또 기회를 잡을 수 있겠는가?

갤럭시 크래프트도 그랬지만 E-스포츠는 기본적으로 수명이 엄청 길진 않다.

년단위로 그래픽이 변화하는 게임 시장에서는 놀라우리만큼 오래 가는 셈이지만 그래봐야 10년이다.

그리고 이미 수 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지금의 기회를 놓치면 언제 또 잡을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

과거 갤럭시 크래프트의 흥행을 일구었던 값진 경험은 오프게임넷의 과감한 결단을 가능케 했다.

<저도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그러고 보면 우승도 몇 번 했었는데.. 앞으로의 로드 오브 로드는 갤럭시 크래프트 이상으로 신화를 써내려 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 갤럭시 크래프트의 프로게이머로서 크게 활약했던 강빈 해설이 한 마디 거들며 분위기를 띄운다.

로드 오브 로드에서는 어쩌다 보니 개그 포지션이 되었지만 이래 봬도 전설 급의 프로게이머였던 그다.

정말로 믿기지 않겠지만.. 현재 로드 오브 로드 팬들로서는 어리둥절할 일이지만.. 진실로 정말이다.

그렇게 중계진들이 이야기를 주고 받을 때마다 경기장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간다.

약 3만 명의 수용 인원을 자랑하는 상암 E-스포츠 경기장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진짜 구장.

갤럭시 크래프트 시절만 해도 관중이 너무 많아 상암 E-스포츠 경기장에서는 수용을 못했다.

이처럼 야구장, 하다하다 너무 넘치니 아예 드넓은 평지가 펼쳐진 야외로 무대를 옮기는 일까지 잦았다.

로드 오브 로드에서는 단 한 번도 없었던 기현상.

잉벤을 포함한 여러 커뮤니티에서는 난리가 났다.

우리 롤 팬들도 저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무섭게 들고 일어섰다.

인터넷으로 발매되는 3만 석의 유료 티켓이 반나절만에 매진됐을 정도의 열기.

경기장의 관중이 차지 않을까 오프게임넷 측의 염려는 한국 로드 오브 로드 팬들을 우습게 본 착오였다.

현재 경기 시작을 목전에 앞두고 3만 명의 관중이 경기장 안을 가득 메웠다.

아니, 멈추지 않고 꾸역꾸역 몰려 들어오고 있다.

무료로 입장 가능한 입석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듯, 경기장 밖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수만의 로드 오브 로드 팬들.

특히 지금껏 수도권에서만 대회가 열린 탓에 아쉬움을 쪽쪽 빨아야 했던 지방 팬들이 대거 행차했다.

삼선 레드 대 삼선 블루의 결승전이 예상을 가뿐히 뛰어넘은 흥행을 알렸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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