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493화 (49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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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온다

로드 오브 로드 챔피언스 리그 스프링 시즌.

결승전의 열기는 놀라우리 만큼 뜨거웠다.

5만 명의 관중이 두 눈으로 이를 지켜봤다.

결국 만석이 되어 헛걸음을 해버린 관중들은 밖에서 스마트폰을 켰다.

본래라면 혀를 차며 돌아가는 게 마땅한 흐름이지만 현장의 열기라는 게 뭔지.

두꺼운 벽을 몇 개나 끼고 있을 텐데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일반석도, 입석도, 그 밖의 관중들도 경기장에 있는 모두가 하나 되어 결승전을 환호했다.

플랫폼 등을 통해 경기 화면만 보았던 이들과는 느끼는 바가 확연히 달랐다.

그 날 현장 못 온 사람들 평생 후회할 거라며 잉벤에서는 화두가 끊이질 않는다.

여기에는 결승전 인터뷰를 장식한 믿지 못할 사건 또한 포함돼 있었다.

─뭐야, 결국 국뽕 빌런이 맞은 셈이네?

올마스터가 진짜 에러갓이라며?

이게 대체 무슨 반전이냐..

故 국뽕 빌런의 넋을 기립니다.

└나 안 죽었어 이놈들아!

└국뽕 빌런의 한 맺힌 원혼이 이승을 떠돌고 있네.

└ㄹㅇ 헛것이 보인다 야.

└다 밝혀지니까 무시로 일관하네 잉벤넘들 ㅡㅡ

고대했던 결승전 인터뷰는 상상 이상의 여파를 낳았다.

올마스터가 바로 그 Unknown Error라니?

거진 30분 가까이 지속된 그의 이야기는 이미 유튜브에 올라 수 시간만에 10만 조회수를 넘어갔다.

한국에서만 보는 게 아니라 외국인들도 상당하다.

아니, 댓글창에 꼬부랑 글씨가 점점 늘어가는 걸 걸 보아하니 유입 속도가 엄청나다.

이대로라면 24시간 내에 100만 조회수를 가볍게 돌파하지 않을까.

그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새로고침을 할 때 마다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씩 조회수가 상승한다.

─방금 영상 보고 왔는데 소름돋는다ㄷㄷ

결승전 4승 0패 하드 캐리하고 따악 정체 밝히는데.. 오줌 지릴 뻔.

뒤늦게 이야기 밝힌 사정도 그렇고 다 이해가는데 한 가지의 궁금함.

결과적으로 잘 풀려서 다행인 거지 만약 우승 못하면 어쩌려고 했을까?

해외 스타가 한국에서 털렸으면ㄷㄷ

└근데 했잖아. 했으면 끝난 거지 뭐.

글쓴이-그러니까 만약에 말이야.

└응, 에러갓이면 만에 하나도 없어ㅅㄱ

└에러갓 클라스가 어느 정돈지 모르나 보네. 한국 롤충 수준;

한국의 로드 오브 로드 팬들로서는 모를 수도 있는 게 맞다.

해외 못지 않게 한국도 로드 오브 로드의 프로판이 갖춰지는 형국이라지만.. 솔직히 하나가 부족하다.

팬들이 입을 모아 인정하는 절대자.

넘사벽 클라스의 선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해외는 다르다.

각 라인 별로 남다른 포스를 자랑하는 정리하자면 S급 선수들이 몇 명씩은 있다.

게임단의 수를 생각한다면 당연하다면 당연한 소리긴 해도 아쉬운 노릇이다.

한국에는 솔직히 S급이라고 할 만한 선수는 거의 없다.

있다고 해도 아주 잠깐 반짝이는 정도.

그 선수가 엄청나게 잘해서 떴다기 보단 그저 입소문을 탔달까.

그런 애매한 케이스가 많았다.

이렇듯 S급의 선수들도 희박한 실정인데 절대자 클래스를 생각도 못한다.

갤럭시 크래프트로 따지자면 임요한, 이염호의 뒤를 잇는 계보.

안타깝게도 탄생한 역사가 없다.

앞으로도 탄생하리라 이야기 하기가 힘들다.

─해외에서 에러갓이 어느 정도로 생각되냐면.

로드 오브 로드에 한해서 종교 수준이라고 보면 됨.

한국 선수들 중에서 그나마 근접치를 가진 게 매라신?

그래도 매일라이프는 서폿만 잘하잖아.

근데 에러갓은 잘하는 라인만 세 개고 미드는 대적자가 없는 수준.

그냥 로드 오브 로드의 유일신이라고 보면 됨.

└설명만 들으면 무슨 예수 그리스도라도 되는 줄 알겠네.

글쓴이-실제로 에러갓 별명이 에러 그리스도야. 지금 래딧 가보면 관짝 박차고 부활하셨다고 난리남.

└ㅁㅊㅋㅋㅋㅋㅋ 실화냐.

└이 글 과장아님. 이거 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음. 나 영미권 살아서 잉벤보다 래딧 자주 들르는데 ㄹㅇ이다.

잉벤을 눈팅만 간간히 하는 유저들은 잘하는 선수구나 이 정도까지는 들은 바가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화제글에 있는 LCF 영상을 본 이들도 제법 많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가 어떤 평가를 받는지 궁금해 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그렇게 관심 없던 이들도 매일라이프와 비교하니 대략 감이 잡힌다.

매일라이프는 한국 서폿계의 신성불가침이라 여겨지는 프로게이머.

그런데 에러갓은 정상급으로 다루는 라인만 세 개에 써내려간 전설은 매일라이프 이상이다.

심지어 어제자 스프링 시즌의 결승전에서 서포터로 당당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원딜을 제외하면 못하는 라인이 없을 정도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랑 한국 실력 차이가 이 정도로 나나?

어떻게 용병으로 들어와서 우승까지 하이패스로 뚫어버리냐..

에러갓이 그중에서도 원탑급 기량이라 가능한 거겠지?

한국 유저로서 괜시리 기죽네….

└그것도 안 하던 서포터로 우승ㄷㄷ

└근데 기죽을 게 뭐 있음? 그 에러갓이 한국 사람인데.

글쓴이-국적은 한국 사람이지만.. 데뷔를 해외에서 했으니 한국 프로라고 보기엔 애매하지 않을까?

└마! 김치 먹으면 한국 사람이지 뭘 따지냐. 그리고 한국 프로리그에서 활동한다니 한국 프로게이머 맞음. 아무튼 맞음.

메이저 리그에서 날고 기던 올라운더가 포수로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알려진 바로는 다른 라인을 더욱 잘한다고 하니 기대가 될 수밖에.

혹시 다시 해외로 돌아가는 건 아닌가?

올마스터는 결승전 인터뷰 자리에서 말했다.

한동안은 한국 리그에서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어느 팀에 소속돼서 활동할 예정인지까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기대가 되는 일임은 분명하다.

탑스타급의 플레이어가 한국에서 활동한다면 한국 리그의 활성화에도 영향이 있을 테니까.

뭐, 세상사 쉽게 흘러가리란 법이 있겠냐만은 긍정적인 쪽으로 변화는 필히 있을 것이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이번 스프링 시즌도 어마어마하지 않았던가?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에러갓은 거의 생태계 교란 어종 수준 같은데..

사실 난 해외나 한국이나 그렇게 큰 차이 없다고 봤었는데 이번에 올마스터의 한국 리그 양학 보면서 생각이 크게 바뀜.

탈탈탈 아예 상대가 안되더라?

한국 롤챔스 올마스터 독무대 되는 거 아닌지 진심으로 걱정스럽다.

└왜, 그건 또 그거대로 재밌어 보이지 않음?

글쓴이-늘 이기던 팀만 이기면 예상하는 재미가 떨어지잖아.

└프로게이머 수명이 엄청 긴 것도 아니고.. 당장 얼밤, 불밤도 갈려나가고 있는데.

└애초에 이번 스프링 시즌은 애초에 이변이 너무 많아서.. 솔직히 한국 리그의 전력은 아니었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인 만큼 여러가지 의견도 나올 수 있는 법이다.

원래 프로의 세계라는 게 지난 시즌까지 넘사벽의 포스를 자랑하던 이가 다음 시즌에 ??? 하는 경우가 의외로 흔하다.

결정적으로 이번 스프링 시즌이 조금 많이 격변의 시기였던 것도 사실.

올마스터가 한국을 제패한 건 결코 아니다.

상당수의 한국 골수팬층은 잠자코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이번 시즌은 이변이 조금 많긴 했어.

얼밤이 갑자기 광탈하고, 8강에서 하필 마진 공격대랑 불밤이 붙어서 한 쪽 떨어지고.

뭐, 올마스터가 아예 운빨로 우승했다는 소리까진 아니지만 좀 이지했던 것도 팩트임ㅇㅇ

지난 서머 시즌처럼 맛밤 전성기 때 왔으면 정신 못 차렸을 걸?

그리고 솔직히 삼선 블루라는 윈터 시즌 우승팀에 소속된 빨도 컸음.

└막줄은 ㅇㅈ. 그렇지만 주포가 아닌 서포터로 캐리한 건?

글쓴이-서포터 연습을 엄청 한 것 일수도 있고, 미드/탑/정글 하는 선수가 서포터 하나 못할 리는 없잖아?

└ㄷㄷ너무 끼워 맞추기식 행복회로 같은데.. 뎃데로게~

└음.. 과장은 있지만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주장이긴 해. ㅇㅈ

어떤 나라라도 자국 리그에 대한 자긍심은 깊다.

실제로 롤드컵에서 북미팀들이 8강에서 광탈을 당한 직후.

북미에서는 TSL이 출전하지 않았으니 무효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당시에는 한국이 로드 오브 로드의 주도권을 슬슬 잡아오는 추세라 한국팬들로서는 피식했다.

그런데 막상 자신들에게 비슷한 일이 벌어지니 쿨하게 인정하기가 힘들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으레 그렇지 않은가?

즉, 진실로 한국 팬들에게 받아들여지려면 뛰어 넘어야 한다.

얼밤과 불밤, 마진 공격대 등의 한국 로드 오브 로드계를 주름잡은 수많은 강팀들.

한 시즌에 걸쳐 한국팬들을 사로잡은 그들로부터 빼앗아 오는 것이다.

이제부터 올마스터가 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홀로 한국 리그와 맞서 싸우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올마스터는 왜 한국에 온 거임?

물론 프로게이머가 어디서 활동하든 자기 자유겠지만 한국 올 이유는 없었던 거 아님?

해외에서 퇴물이 된 것도 아니고.

삼선에서 용병 뛰었던 거 보면 엄청난 액수의 제의를 받고 온 것도 아닌 것 같고.

솔직히 나였으면 그냥 해외에서 꿀 빨면서 돈이나 벌었을 듯ㅋㅋ

└돈이나 벌다니ㄷㄷ 돈 버는 게 쉬운 일인 줄 아니...

└해외판 개빡센데 뭐가 꿀인지도 모르겠고 작성자 급식충임?

└제딴에는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하나 본데.. 선수들이 정말로 개인의 안위만 추구하면 당장 올림픽같은 데에 유명 선수들 안 옴.

└생각을 어떻게 이딴 식으로 하지. 해외에서 흥하고 국내 리그에서도 활약하면 일석이조 아닌가?

선비적 성향을 띄고 있는 잉벤인지라 비판적인 목소리가 불거지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었다.

하지만 정말로 영리적인 측면에서 생각해보자면 다소 의문이 생기는 것도 타당한 생각의 한 갈래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나?

올마스터가 순수하게 애국심이 투철해서, 그렇게 좋게만 생각하기에는 너무 속고만 살았다.

그 잘난 한국의 정치인들도 말로는 애국심, 국민 달고 다닌다.

냉정하게 꼬집어 주는 비판적인 시각도 반드시 필요하다.

일면에서는 올마스터의 한국 진출이 해외 리그에 의한 잠식을 뜻하는 거 아니냐?

상당히 부정적인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건 내 지레짐작일 수도 있다만..

옛날에 갤럭시 크래프트에서 한국 선수들이 해외 가서 다 쓸어 먹었잖아.

그래서 밸런스 파괴다 뭐다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그게 역으로 행해진다면?

해외 애들 입장에서는 복수같은 느낌이잖아.

지나친 비약이라는 건 인정하긴 해도 건 나만 이런 생각 드는 건 아닌 거 같아서.

└음모론자가 또..

└이런 건 한국 막장 드라마에서나 나올 스토리;

└음.. 그래도 곱씹어볼 여지는 있는 게 올마스터가 한국서 날뛰면 해외 애들이 한국 리그 얕잡아 볼 가능성은 있긴 함.

└으아..올마스터 그냥 처음부터 한국에서 뛰지…. 올마스터 한국서 프로했으면 지금쯤 한국이 범접불가 세계 1위였을 텐데.

└글쎄, 한국 프로팀들이 과연 인재를 똑바로 보는 눈이 있을까..? 난 의문이다.

자국민으로서 애국심을 가지는 것.

물론 필요한 일이지만 현대 한국 사회는 조금 심하게 강요하는 면이 없진 않다.

특히 일반 스포츠계에는 이미 그러한 성향이 두드러져 해외 진출을 많이들 고려한다.

단순히 활동지를 옮기는 게 아니라 심하면 국적 포기까지 이루어진다.

막말로 한국과 해외가 주는 페이의 단위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듯 능력있는 사람이 한국을 떠나는 일은 비단 개인의 안위를 위해서 라고만 보기 힘들다.

그 어떤 사람이라도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곳에서 일하고 싶기 마련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올마스터는 돌아왔다.

어쩌면 맨땅에서 다시 시작하는 셈일지도 모르는데 주저가 없다.

역사적으로 따져보자면 비슷한 일례가 하나 있긴 했다.

아메리칸 드림을 성공시킨 이민 1세대.

모 양행의 회장님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올마스터는 과연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한국 로드 오브 로드 팬들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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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화끈하게 달아올랐던 어젯밤.

익숙지 않은 잠자리에서 일어난 탓에 기억이 애매모호하지만..

내가 정신이 깨자마자 떠올린 일은 다른 것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팀원이.. 필요하다.'

당연히 이러저러 계획은 가지고 있지만 아직 실행하지 못했다.

심지어 첫 걸음마저 밟지 못했다.

그저 그녀라면 해주겠지 하는 기대를 막연하게만 잡고 있었다.

'직접 물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도 있는 법이야.'

어젯밤에 나는 절실히 깨달았다.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내놓아야 한다.

나는 부스스한 머리를 정리하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 작품 후기 ============================

좌측 상단에 있는 추천 버튼! 잊지 않고 눌러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제가 작업한 문서를 저장해 놓는 클라우드인 솜노트가 갑작스런 점검에 들어갔습니다.

어찌저찌 파일은 구할 수 있었으나 최신화는 퇴고가 안돼있는 걸로 밖에 구하지 못했습니다.(때문에 오타 및 비문이 심할 수 있습니다..)

오전6시 경에 솜노트의 점검이 끝난다고 하니 그때 바꾸어 놓겠습니다ㅠㅠ

(수정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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