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535화 (53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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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마우스

2013 롤챔스의 서머 시즌은 적지 않은 가치를 가진다.

뭐, 개막식에 있었던 골든 마우스 사건!

세간의 관심이 쏠리게 만들었음은 물론 맞다.

갤럭시 크래프트의 팬들은 이 골든 마우스에 관련된 웃지 못할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골든 마우스가 새로운 E-스포츠에서도 재현된다고 하니 관심이 갈 수밖에.

양분돼 있던 E-스포츠의 팬들이 한 뜻으로 의기투합되는 광경은 흐뭇하기까지 했다.

잉벤에서도 오늘의 개막식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와, 골든 마우스ㅋㅋㅋㅋㅋ

추억 돋는다.

내가 살아 생전 이걸 다시 보게 될 날이 올 줄이야.

로드 오브 로드는 팀게임이라 안 만들 줄 알았는데 MVP가 있네.

근데 최다 MVP면 꼭 우승팀이 받는 건 아니네?

└올라갈수록 게임을 더 많이 하니까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지.

└이거 올마스터 노리고 만든 거 아니야? 임요한 때처럼 분위기가 딱 그러하던데.

└ㄴㄴ원딜은 MVP 받기 좀 힘듬. 미드가 가장 유력하지.

└올마스터는 어떻게든 할 거 같은데ㅋㅋ 근데 아 0대 골든 마우스 수상자 생각나네ㅋ

└부디 그때처럼 되지 않기를 바란다..

1세대 E스포츠 갤럭시 크래프트 시절, 프로게이머에게 내려지는 최고의 영광이 바로 골든 마우스였다.

그러한 골든 마우스가 로드 오브 로드에서도 재현된다니 흥분감이 달아오른다.

오프게임넷의 서프라이즈는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하지만 그 서프라이즈와는 별개로 잉벤은 이미 달아오르고 있었다.

다름아닌 이번 서머 시즌의 결과 예측.

아니, 아직 조별 리그조차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정확히는 이번 서머 시즌의 결과로 야기될 롤드컵 진출팀의 산정이다.

지난 윈터 시즌때부터 누적된 리그 포인트가 합산되며 롤드컵의 진출권이라는 열매를 맺는다.

─신세상-매직은 이번에 막 창단했으니 리그 포인트가 제로인 거야?

그러면 이번 롤드컵에 신세상-매직은 사실상 못 나가는 거 아닌가?

윈터 시즌부터 서머 시즌의 통계면 기존팀들이 압도적으로 유리하잖아.

뭐야 이게.

내가 보고 싶은 건 올마스터가 롤드컵 가서 싹쓸이하는 건데.

└ㄴㄴ 그게 꼭 그렇지도 않음. 규정 다시 보고 와라.

글쓴이-그냥 좀 알려주라; 어차피 봐도 이해 못할 거 같음.

└리그 포인트를 우승팀이 엄청 받음. 준우승팀은 그 반토막. 사실상 우승팀 내보내기 제도야.

└근데 그 윈터, 스프링 연속 우승한 삼선 블루가 이번에 불참하잖아. 팀 파투나서. 그러니까 서머 시즌 우승하면 올마팀도 가능성있다 그거지.

글쓴이-아, 그렇구나 ㄳㄳ 역으로 우승 못하면 가능성은 제로네? ㅇㅋ

전세계의 모든 나라가 참가하는 글로벌 대축제.

롤드컵은 명실상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로드 오브 로드 대회다.

물론 권위 있는 대회 하면 올마스터가 우승을 차지했던 LCF도 빼놓을 수 없다.

LCF는 북미와 유럽의 모든 팀들이 참가하는 준글로벌 대회다.

참여국의 수는 적어도 참여팀의 수는 훨씬 많다.

시즌2만 해도 서양권이 로드 오브 로드를 꽉 잡고 있었기에 이견을 붙이기 힘들었다.

더더욱이 불안했던 시즌3의 롤챔스가 흥행함으로서 굳혀지는 추세다.

실질적으로 LCF의 수준이 롤챔스보다 더 높다는 둥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보편적인 사회의 통념이라는 게 있다.

아무리 LCF의 권위가 하늘을 찌른다고는 하나 참가 지역이 한정돼있다.

그에 반해 롤드컵은 이명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다.

야구를 예로 들어볼까.

메이저 리그가 전세계 최고의 프로 리그라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메이저 리그의 우승팀을 세계 최강이라고 보는 것은 비약이 된다.

실제로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는 부진한 성적을 보여준 적이 있지 않은가?

마니아층을 제외한 일반인들의 인식도 고려를 해야 한다.

─지금 롤드컵 진출이 유력한 팀들을 꼽아보자면.

연달아 우승을 차지한 삼선 블루가 없는 이 시점에서 유력한 건 두 팀이네.

하나는 준우승 3위에 올랐던 불밤.

다른 하나는 준우승과 8강에 올랐던 삼선 레드.

그 다음은 마진 공격대와 얼밤, SKY T1 K순.

└서머 시즌 우승팀이 현재 불밤보다 리그 포인트 많이 가져갈 걸?

글쓴이-ㅇㅇ그렇지. 우승팀 우대 방식이니까.

└분석해 보자면 불밤은 올라갈 확률이 높네..

└그런데 우승 로또 터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거지?

올해의 윈터 시즌과 스프링 시즌, 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던 삼선 블루가 공중 분해됐다.

당연히 삼선 게임단내에서는 어떻게든 빨리 재구축을 하려 했지만 실패.

서머 시즌은 불참을 하고 시드권도 포기해야 할 것 같다,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로 인해 약간 일이 있었긴 했지만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두 명이 나간 것도 아니고 다섯 명이 전부 재계약을 거부하며 뿔뿔이 흩어졌다.

그 결과 중 하나가 씨지맥과 올마스터가 들어간 신세상-매직이 아니던가?

본래라면 3위까지 시드권을 받는 LML에서 4위까지 롤챔스에 합류되는 방향으로 조정되었다.

여기에 특별한 요소가 조금 더해지며 열여섯의 팀이 롤챔스에서 자웅을 겨룬다.

그 결과에 따라 롤드컵의 진출팀도 정해진다.

금일 개막식의 첫 번째 경기는 이미 끝났고 두 번째 경기의 결과 또한 목전을 앞두고 있다.

이제 곧 팬들이 그렇게나 기다렸던 세 번째 경기가 시작된다.

─오, 드디어 신세상-매직 드디어 경기 준비한다.

유니폼 완전히 바뀌었네?

다른 게임단들 유니폼과는 차원이 다르다.

막 디자이너 고용해서 만들었나 봐.

뮴뮴 누님의 미모가 한층 살아나네.

└티셔츠만 대충 걸쳐도 예쁜데 몸매 라인 보이니까 음.. 의자에서 못 일어나겠다.

└진짜 프로 디자이너가 만든 거 같은데? 기존 게임단 옷들이랑 비교해보니까 완전 달라.

└여성복은 진짜 예쁘다. 저렇게만 차려 입어도 걸그룹보다 더 예쁨ㅋㅋ

글쓴이-팀에 여성 선수가 두 명이라서 남녀 별로 차이를 많이 뒀나 봐. 몸에 딱 맞는 게 맞춤형 같기도 하고.

└스폰서가 꽤나 힘 좀 썼나 봐ㅋㅋ 여기에 뮴뮴 누님이 모자까지 벗어주면 딱 인데..

금일 조별 리그의 두 번째 경기가 끝나고.

다음 경기의 세팅을 위해 부스 안에 들어온 신세상-매직 선수들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 LML때 입었던 유니폼과는 퀄리티의 격이 달라졌다.

개막식 첫 번째 순서가 올마스터가 입고 올라왔을 때는 솔직히 그러려니 했다.

나쁘지 않네.

유니폼 바꿨나 보다.

사실 인지하지도 못한 팬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여성 선수들이 입고 나오니 눈이 단박에 떠진다.

뮴뮴 선수와 아이돌 선수의 미모가 돋보인다.

단순히 옷걸이가 좋아서가 아니라 옷 자체를 굉장히 신경 써서 만든 듯하다.

그렇다고 뭐, 섹시한 느낌으로 외설적이라는 건 아니다.

여성복일 텐데도 잘생기고 멋있다는 감정이 일어난다.

─으~ 카메라 부스 안 좀 더 비춰주지ㅠㅠ

바로 경기 들어가네.

뮴뮴 누님 개인샷 정말 늠름하다..

카리스마 넘치시는 우리 누님.

경기야 당연히 이기겠지?

└상대가 너무 무난해서 질 건덕지도 없어.

└MVP 누가 탈지가 기대된다. 골든 마우스는 누님이나 올마스터가 땄으면 좋겠는데 개인적으로는 누님이 받았으면..

└ㅋㅋ누님 착해서 양보하지 않을까?

└ㄴㄴ 솔랭에서 보니까 올마스터 완전 자비없이 패던데ㅋㅋㅋ

금일 세 번째로 이루어지는 경기는 신세상-매직 대 가짜에어 비둘기.

가짜에어 비둘기는 가짜에어 독수리의 형제팀이다.

세간의 평가는 가짜에어 독수리에 비해 한 단계 이상 아래다.

팀의 특색 또한 딱히 닮지는 않았다.

양 팀의 밴픽은 큰 이변없이 이루어졌다.

아무래도 본선이 아닌 조별 리그인 만큼 카드를 숨겨 놓는다는 느낌이다.

아이돌 선수의 아링과 씨지맥 선수의 젤리맨, 그리고 뮴뮴 선수의 리심이 밴된 정도.

순수한 기본기의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특별하지는 않다고 하나 오늘 이 경기를 기다리던 팬들은 한둘이 아니다.

팬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어버린 서머 시즌의 시작.

그 중심에 있는 신세상-매직의 첫 번째 무대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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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번 서머의 진행 방식은 스프링 시즌과 조금 다르다.

조별 리그 이후에 본선이 진행되는 건 맞지만 참가팀의 수가 늘어났다.

본래에는 열네 팀이 자웅을 겨뤘지만 여기에 두 팀이 추가 됐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난 조별 리그에서 LML로 강등되어야 했던 여섯 팀 중 두 팀이 살아남았다.

격렬했던 승강전을 통해 시드권을 유지하게 됐던 팀은 SKY T1 S와 LK 게이밍.

여기에 추가로 다섯 팀이 합류하며 총 열여섯 개나 되는 팀들이 조별 리그에서 맞붙는다.

그로 인해 조별 리그의 방식 또한 변하게 되었다.

그 외에 몇 가지 바뀐 요소가 있지만 어쨌든.

"우리로서는 딱히 나쁠 건 없지. 조도 괜찮게 걸렸고."

"바로 옆조는 완전 지옥헬혼돈카오스야. 잘했어, 잘했어."

바로 옆 의자에 앉은 예은이 손바닥으로 내 머리를 쓰담쓰담 문지른다.

다행스럽게도 카메라는 이쪽 부스를 잡고 있지 않았다.

나흘 쯤 전에 있었던 조별 리그의 조추첨식.

내가 카드를 괜찮게 뽑은 덕분에 조별 리그는 사실상 낙승이다.

'우리 B조에 속한 팀은 가짜에어 비둘기, KTX 롤러코스터 B, 마진 공격대.., 그냥저냥 무난하구만.'

물론 마진 공격대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높은 편이다.

지난 시즌 롤드컵에서 나름대로 준수한 성적을 펼쳤으니 당연하다 마다인가.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마진 공격대는 스프링 시즌에서 이미 기세가 꺾였고, 이번 서머 시즌에서는 완전히 죽을 쑤는 운명이었지.'

만약 내가 기억하고 있는 대로 된다면 꽤나 재밌어진다.

비웃는 게 아니라 서머 시즌에 다소 해프닝이 있었다.

어쩌면 우리팀과 맞붙게 될 때 클라이맥스가 터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소환자의 전장에 온 것을 환영해요."

─소환자의 전장에 온 것을 환영해요!

옆에서 예은이 나만 들리는 작은 목소리로 성대모사를 해온다.

언제 들어도 정말 퀄리티가 높다.

얼굴도 이쁜데 목소리까지 이쁜 완벽하기 그지없는 여자친구.

물론 밸런스 문제상 내적인 부분이 많이 곪아있긴 하다.

하지만 그조차도 이제는 사랑스럽다고 느끼는 것 보면 나도 어지간히 콩깍지가 씌인 걸지도 모르겠다.

"이번 상대는 특별히 어려운 점 없겠지만 다들 방심하지 말고. 기왕이면 깔끔하게 전승을 목표로 달려보자."

무언가가 빠듯하게 적힌 서류철을 들고 있는 이청호 코치가 살짝 풀려버린 긴장감의 벨트를 조여준다.

조별 리그는 살살하기로 사전에 이야기가 오갔다.

2위까지는 본선 진출이 확정되는 만큼 기량을 발휘하지 않는 게 낫지 않겠냐?

맞는 말이지만 단 한 판도 내줄 수야 없다.

우리 신세상-매직이 창단된지 얼마 안됐다고는 하나 기본기는 탄탄하다.

그 증명을 하기에 조별 리그는 안성맞춤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전승 우승 한 번쯤 노려봐도 되지 않겠는가.

'이번 서머 시즌 참가팀들의 팽팽하니 전부 따내는 건 힘들어 보이긴 해도 가능한 해봐야지.'

상대가 비교적 약팀의 축에 든다고 방심을 해서야 아니된다.

밀림의 왕 사자는 토끼를 잡을때에도 전력을 다한다고 한다.

그 말이 꼭 진흙탕 싸움까지 연결된다는 건 아니지만 날카로운 발톱을 과시하는 정도야 도가 지나치지 않을 터다.

촹!

촹!

이번 게임에서 선택한 챔피언은 토이치.

주류 원딜러에 속하는 평범한 픽이지만 조금 특별하게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토이치는 E스킬, 맹독 폭발의 초반 데미지는 상당히 높다.

'스킬 레벨이 올라가면 결국 똑같고 단순히 초반 데미지가 높을 뿐이지.'

하지만 로드 오브 로드 에서 초반 데미지가 높다는 것은 상당한 장점이다.

그리고 머리를 굴린다면 또 하나의 응용도 가능하다.

응용이 가능한 시점은 최소한 초반 이후.

그 전에 맹독 폭발의 강함을 앞에서 라인전에서 이득을 본다.

쨍그랑!

토이치의 딜교환 공식은 다음과 같다.

평타 때리고 독병 던지고 여기서 평타 한두 대 더 갈긴 후 펑!

중첩된 맹독이 터지며 상대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입힌다.

"그런데 이렇게 사리면 킬각 잡기가 조금 애매~한데."

"쟤네 아주 버틸 생각만 가득한 거 같은데 무난하게 성장해서 한타 볼까요?"

상대가 가져간 봇듀오는 헤이클린과 한나.

한나는 고질라의 주챔피언이지만 뺏겨버렸다.

게다가 헤이클린과 한나는 극 수비지향형이라 아무리 실력 차이가 난다고 한들 압박하기가 힘들다.

물론 그 대가로 중반 한타에서는 내가 헤이클린보다 압도적으로 강하다.

고질라의 말마따나 무난하게 성장만 해도 이득보는 구조다.

상대도 이를 모를 리 없지만 일부러 그리한 듯하다.

적당히 만족하고 파밍전 하자고 조공을 보내온 것 같다.

'매력적인 제안이지만.. 거절한다!'

팀의 승리,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프로게이머로서 재밌는 경기를 팬에게.. 이러한 고리타분한 소리는 집어 넣어두고.

까놓고 말해서 내 머릿속은 MVP 챙길 속셈으로 가득하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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