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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마우스
어거지로 퍼블을 따냈다.
그 대가로 나도 죽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보면 반반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스노우볼링은 상대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파앙!
롱스워드를 사온 나와는 달리 상대는 두란검 하나 뿐이다.
공격력에서 차이가 나기 시작하자 딜교환이 성립되지 않는다.
그래도 뭐, 지금부터 사리면 충분히 파밍할 수 있겠지.
그런 안이한 생각을 아직까지 하고 있다면 슬슬 잠 좀 깰 시간이다.
파앙!
파앙!
틈만 나면 달려가서 내려 찍는다.
그것도 딜교환이 아닌 끝장을 볼 기세로 말이다.
상대는 가능한 피하려고 하지만 무리다.
도라이븐에게 한 번 라인 주도권을 내주게 되었다는 의미를 뼈저리게 실감할 때다.
"두 다이브!"
포탑을 끼고 있으면 무사할 줄 알았나.
애초에 내가 죽는 걸 전제로 하는 다이브다.
지금껏 본 적이 없었을 어마어마한 패기 플레이.
오늘 선수 한 명 제대로 잡는다.
파앙!
파앙!
안 그래도 강력한 도끼에 비누방울이 묻어 찍힌다.
두 대 후려 갈기니 랄라가 심술쟁이로 나를 변이시킨다.
하지만 어차피 포탑 공격은 인어가 맞고 있다.
교대로 돌려 맞으며 테러스티나를 기어코 따내고 만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180골드를 추가로 획득하였습니다!
적에게 당했습니다.
가까스로 힐 쿨타임 돌아오며 살 만도 했는데 하필 정글러가 와버렸다.
백업을 온 콜라곰에 의해 뒤를 잡혔다.
다이브 직전 주위를 훑었을 때는 없었는데 벌써 온 거 보면 점멸로 벽을 넘었거나 했겠지.
봇라인을 보는 상대의 전략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그렇다면 세워 놓은 전략을 아득히 능가하면 될 뿐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내가 하는 것은 그냥 너 죽고 나 죽자지만 의미는 대략 통한다.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의 다이브를 시행함으로서 상대가 예상을 못하게끔 만든다.
성공만 한다면 스노우볼이 계속해서 굴러간다.
찰칵!
상대는 아마 채굴삽 뽑을 돈도 없어서 두란검 하나 사는 게 고작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미개한 방망이가 완성됐다.
보통 원딜러들은 선택하지 않는 아이템이지만 도라이븐에겐 효율이 좋다.
VF대검이 안 나올 때는 이만한 아이템이 또 없다.
─아군이 봇라인에 가고 있음을 알림.
만유인력은 미물의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눈덩이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굴러나간다.
라인에 도착하자 또다시 시행되는 살육의 축제.
핑이 떨어지자마자 냅다 딜교환을 건다.
파앙!
쌍도끼를 돌리며 무섭게 달려가자 상대가 무언가를 느낀 모양이다.
어쩌면 와드로 파악한 걸지도 모른다.
위협을 느낀 테러스티나가 미련없이 점프로 도망간다.
본능에 기인한 섣부른 판단은 치명적인 결과를 낳고 만다.
카라락!
앞점멸과 동시에 대형 도끼를 던진다.
도라이븐이 가진 유일한 CC기가 테러스티나에게 직격한다.
그 효과로 테러스티나의 점프가 끊어졌다.
하늘에서 요격된 테러스티나에게 매타작이 시작된다.
쿠!
챠앙!
예은의 탈리반이 깃창-점멸의 최대 사거리로 테러스티나에게 도달했다.
테러스티나는 그 기이한 반응 속도로 맞점멸을 해냈지만 무르다.
순금의 방벽이 투웅! 터지며 이어지는 레드 평타.
그렇게 아주 잠시만 발목을 붙들면 손쉽게 요리가 가능하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96골드를 추가로 획득하였습니다!
비누방울이 묻은 도끼로 정확히 세 번 내리쳤다.
중첩된 둔화는 도주의 희망을 낱낱이 쪼개버린다.
랄라는 어떻게 점멸로 살아 돌아갔지만 끝이 아니다.
적 정글의 커버 때문에 다이브는 못해도 위쪽에 하나가 더 있다.
─아군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용을 먹기에는 다소 이른 타이밍이었음에도 가능했다.
어차피 상대는 도박적인 수를 지양한다.
더더욱이 미드라인의 성세가 아군이 우위다.
그래봤자 솔킬로는 연결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라인 푸쉬.
나도 헤일을 해본 적이 있어서 알지만 라인 푸쉬 하나는 기가 막힌다.
그렇게 라인을 쭉쭉 밀고 있으면 커버가기도 좋다.
미드라이너와 함께 가뿐히 용을 챙겼다.
찰칵!
아이템 나오는 속도가 무서울 정도다.
제대로 말려버린 테러스티나는 제대로 된 하위템 하나 갖추지 못했다.
가뜩이나 초중반에 딜이 없는 테러스티나로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일방적인 학살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신세상 AllMaster님이 가짜에어 스마일을 지목.
비교 대상을 찾을 수 없는 압도적인 존재감.
본래라면 로드 오브 로드에서 나올 수 없을 캐리력을 선보인다.
그것이 가능한 유일한 챔피언 도라이븐의 학살극이 막을 올린다.
.
.
.
* * *
흔히 암살자 챔피언들은 킬을 먹고 큰다고 말한다.
안정적인 파밍보다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스노우볼을 굴리는 게 낫다는 늬앙스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다.
무작정 킬을 딴다고 무조건 좋을 리가 있겠는가.
로드 오브 로드는 기본적으로 죽으면 안 좋은 게임이다.
상대가 똑같이 죽는다 하더라도 전체적인 레벨링이 밀리고 만다.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이지만 여기에 한 명.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깨부숴 버리는 챔피언이 우뚝 섰다.
올마스터가 새롭게 선보인 도라이븐의 플레이 방식은 그야말로 기상천외하다.
<적 챔피언을 따내면 추가 골드를 얻는다.. 하지만 말이야 바른 말이지, 대전 게임에서 상대방을 따낸다는 전제 자체가 지극히 어려운 거거든요? 심지어 직접적인 데미지가 너프 당했습니다. 그러니까 올마스터 선수는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먼저 따고 같이 죽으면 된다!>
김은준 해설이 어이가 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이야기한다.
침착하기로 소문난 그조차 당황스러움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이나 현재 흘러 가는 게임은 얼척이 없다.
그냥 생으로 달려가서 적 한 명 죽이고 사망.
이 무식한 행위만으로도 자연스레 스노우볼이 굴려진다.
<죽을수록 강해집니다! 어디선가 한 번 본 기억이있어요. 드래곤X이라는 만화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예, 맞습니다. 정말이에요. 막장으로 싸우는 거 같은데 골드 차이가 끝없이 벌어집니다. 게다가 이제는 죽지도 않죠. 일방적인 학살이 됐거든요..!>
모 만화의 사기적인 설정이 생각난다.
리워크된 도라이븐의 패시브를 제대로 활용하니 정말 그 만화의 주인공 종족이 가진 특성과도 비슷하다.
자신이 죽더라도 상대만 따면 그만이다.
패시브의 추가 골드 덕분에 반드시 이득이 난다.
원딜 간에 코어템 나오는 속도가 차원이 다르다.
RPG도 그렇고 AOS 장르도 그렇고 게임이라는 게 다 매한가지 아니겠는가.
서로 레벨이 같아도 템빨이 받혀주면 찍어 누르는 게 가능하다.
─해일이당-!
신세상 매직의 서포터, 고질라의 인어가 강제 이니시를 걸어버렸다.
속도는 느리지만 사거리와 범위 만큼은 로드 오브 로드에서 손을 꼽는 궁극기.
인어가 몰고 온 거대한 파도가 가짜에어 독수리의 봇듀오를 집어삼킨다.
<피할 각이 안 나옵니다! 맞서 싸워야 해요!>
<이건 싸울 만합니다. 랄라 궁 있고! 콜라곰 백업 왔고! 3대3입니다. 신세상 매직도 각개격파 당하면 큰일 나요!>
말렸다 해도 가짜에어 독수리다.
어떻게든 시간 꾸역꾸역 끌어내는 것엔 일가견이 있다.
정글러인 콜라곰이 선두에서 막아선다.
그조차도 상관 없다는 듯 신세상 매직은 그냥 몰아 붙인다.
<이쪽도 정글러 있거든요! 탈리반 3세가 궁극기 냅다 때려 박습니다!>
<진짜는 아직 오지도 않았죠! 킬에 굶주린 도라이븐이 쌍도끼 휙휙 돌리며 다가옵니다!>
인어와 탈리반이 적을 붙들고 있는 사이 도라이븐이 도착해 수확한다.
그렇다, 수확이다.
새로운 도라이븐의 패시브는 도끼를 돌려서 스택을 쌓고 그 스택을 골드로 환원시킨다.
환원시키기 위한 조건은 상대 챔피언을 죽이는 것 뿐.
수확이라는 비유에 더없이 걸맞다.
콰라라라라락!
탈리반이 세운 흙벽에 갇혀진 적들을 갈아버릴 도라이븐의 궁극기가 쏘아진다.
거대한 회전 톱날이 상대에게 심각한 손상을 입힌다.
그리고 본체인 도라이븐은 전속력으로 질주한다.
<랄라 순삭! 테러스티나가 곧바로 밀어내기는 했습니다만. 돌아오는 궁극기에 죽음을 면치 못했습니다..!>
<순간적인 폭딜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래도 랄라가 자신한테 궁극기를 쓰면 살았는데 참 융통성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원딜 캐리는 가짜에어 독수리의 기본적인 모토니까요.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도 맞지만 이러면 도라이븐 패시브 또 터졌죠. 게다가 콜라곰도 살아 돌아가지 못할 분위기입니다.>
도끼를 되받으며 이동속도와 공격속도의 버프를 유지한다.
끝끝내 카이팅 당한 콜라곰은 숨을 거둔다.
초중반에 탱탱하기로 유명한 콜라곰이지만 도라이븐 템이 워낙 잘 나왔다.
몇 번이고 패시브를 터트려 골드 수급력을 극대화시켰다.
더티 파밍을 병행한 미드라이너조차 도라이븐에 비하면 초라하다.
현재 게임 시간이 고작 10분을 넘었다.
그런데 도라이븐이 1.5코어가 나왔다.
테러스티나는 이제 겨우 채굴삽에 단도 하나 들고 있다.
<아예 게임이 성립되지 않고 있어요? 올마스터 선수, 지금이라면 1대5도 꿈이 아닙니다?!>
<도라이븐의 패시브는 너프됐다는 평가가 절대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반면에 이런 이야기도 나오긴 했어요. 이론적으로 보자면 적을 따내면 이득 아니냐. 추가 골드를 더 주지 않느냐. 근데 그게 어디까지나 이론, 속된 말로 입롤 이거든요. 그런데 그 입롤을 올마스터 선수가 롤챔스 준결승전에서 가짜에어 독수리라는 강팀을 상대로 실현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 선수에 한해서는 예상이 불가능합니다!>
적 챔피언 처치시 추가 골드를 주는 도라이븐의 패시브.
그러니까 따고 죽으면 개이득 아니겠는가?
그런 우스갯소리가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 왕왕 나왔다.
하지만 입롤은 결국 입롤이다.
주도적일 수가 없는 원딜러로 나대다간 죽기 십상이다.
죽으면 스택이 깎여버리니 추가 골드고 나발이고 없다.
그러한 입롤을 올마스터가 실현시켰다.
그것도 라인전 잘 버티기로 유명한 가짜에어 독수리를 상대로 말이다.
더군다나 그들은 잘 버티는 것만이 아니라 수비적으로도 정말 잘한다.
섣불리 압박한다고 당해줄 만큼 만만한 이들이 아니라는 소리다.
올마스터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이를 해냈다.
거대하고 거대한 눈덩이를 홀로 만들어냈다.
<이거 잘못하면 억제탑 나갈 분위기입니다? 안 막으면 계속 들어가요? 혹시 마나 부족할까 포션까지 사왔거든요? 이건 진짜로 작정했습니다.>
<탈리반도 대놓고 봇만 보고 있죠. 지금 당장 백업 갈 수 있는 건 자드 뿐입니다. 미드 라인 버리더라도 가야 돼요. 기동력이라는 장점을 살려야 합니다!>
강빈 해설이 정말로 다급한 듯 외친다.
그리고 실제로 경기의 상황도 일분일초를 요한다.
봇라인전에서 3대3 동수 싸움을 한다면 가짜에어 독수리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
하지만 수 싸움에서 이기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헤일은 분명 라인 푸쉬가 빼어나다.
하지만 기동성 면에서는 벽을 넘을 수 있는 자드가 한 수 위다.
서로가 똑같이 봇라인 백업을 목표로 노린다면 자드가 무조건 먼저 도착한다.
더 이상 버틸래야 버틸 수도 없다.
도라이븐의 도끼 한 방에 랄라의 체력바가 반토막 난다.
가짜에어 독수리로서는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민 끝에 미드 1차 포탑을 포기한 자드가 봇라인에 들이닥쳤다.
<자드 들어갑니다만..! 아, 두 번 맞고 깨닫습니다. 이건 사람의 딜이 아니구나. 더 맞았다간 죽겠구나! 콜라곰이 교대로 들어가지만 무리죠. 고질라 선수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습니다.>
<콜라곰 카이팅 당하는 사이에 뒷라인은 궁극기만으로 걸레짝이 돼버립니다. 도라이븐의 데미지가 지나치게 막강해요?! 미드&정글 끼고 싸웠는데 져버리면 이제 뭐 희망이 없죠?>
4대2로 싸웠다.
머릿수 차이가 두 배임에도 완패.
그나마 도망가던 랄라는 뺑 돌아온 탈리반 3세에 의해 마무리 당한다.
살아남은 자는 궁극기, 점프 다 사용하고 도주한 테러스티나 뿐이었다.
<어떻게 한 번 걸어야 되긴 했어요. 그런데 너무 각개격파 당한 느낌입니다. 액션 영화 같은 거 보면 골목길로 도망가던 주인공이 쫓아오는 적들을 한 명 한 명 상대해서 수적 우위를 상쇄시키지 않습니까? 딱 그런 느낌의 교전이 일어났습니다. 아무래도 가짜에어 독수리가 공격적으로 무는데에는 익숙하지가 않아요.>
<엄청난 피지컬 컨트롤-! 이게 바로 격차의 차이죠!>
강빈 해설의 시원스런 강소리와 함께 봇라인의 억제탑이 무너진다.
재정비 후 봇라인에 다시 모이는 것으로 넥서스 철거는 확정이다.
15분도 되기 전에 2코어가 나와버린 도라이븐의 폭딜은 상상조차 하기 싫다.
그런데 이제 곧 합류하게 될 헤일의 궁극기까지 생각하면 이제 도라이븐을 무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꿈에 나오지 않으면 다행일 수준으로 잔혹하게 진행된 첫 번째 세트의 마지막이 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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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삼선 레드의 서포터 마파가 마차로 변경됩니다..
KTX 롤러코스터 B팀의 서포터는 그대로 마파두부로 유지됩니다. 헷갈림 방지입니다.(작품 상에서는 아직 서술 기회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