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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마우스
무 리 하 세 요.
과거 배인 유저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드립이다.
그 창시자는 이렇게 말했다.
─3킬5데스 배인은 0킬0데스 배인보다 강합니다.
라던 그의 목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그립습니다.
아, 아 시대를 앞서간 자여..
그의 이름 석 자 배인충….
└걔는 그냥 겜알못..
글쓴이-근데 도라이븐은 진짜 해당된다. 무리해야 하는 챔피언 맞아.
└아, 이거 뭐지?ㅋㅋ 맞말인데 졸라 반박하고 싶다.
└반박해야지. 니들 하라고 만든 챔피언 아니라고!
도라이븐.
준결승전 첫 번째 세트에서 올마스터가 꺼낸 챔피언이다.
사실상 사장되었다고 하는 분위기였으나 의외의 활로를 찾아냈다.
그의 플레이는 한 번쯤 곱씹어볼 여지는 있으나 심각하다.
제발 아군이 하지 말아야 할 텐데.
─어떻게든 킬만 따면 개이득 아니냐?
한 번 킬 따면 아이템 차이 나기 시작하고..
다음 킬은 따기 더 쉬워지고..
계속 킬 교환하다 보면 어느샌가 이기고..
이거 완전 개꿀상꿀 아니냐?
└어, 아니 그건 캐리가 아니라 트롤 같은데요..
└킬각 재는 능력은 둘째 치고 일단 도끼는 받을 수 있으셈..?
└이런 애들이 이제 솔랭에서 드글드글 들끓겠지;
└이건 도라이븐 「필밴」각이다.
어디까지나 입롤이다.
그런데 그 입롤을 실현해내는 피지컬이 있다.
올마스터의 손에 들리자 도라이븐의 캐리력이 이토록 무쌍일 수가 없다.
정말로 무리를 해서 킬을 따는 챔피언.
.도라이븐은 시즌2의 배인충들이 그토록 원하던 이상이다.
경기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잉벤의 화제글은 드립으로 도배되었다.
─??? : 무리 하세요.
저는 어째서 초반에 소량의 킬에 오버데스로 플레이 하는데도 중후반에는 폭킬이 될까요? 캐릭빨일까요..?
단적으로 말해서, 초반에 0킬0데스를 한 도라이븐보다 3킬5데스를 한 도라이븐이 좋습니다.
플레이 도중 칭찬도 제법 들었습니다.
제가 초반 견제를 자주 하는 편이므로 그 후로는 도라이븐 승이라는 말도 나올 정도입니다.
└ㅁㅊ배인충 패러디 공략 뭐냐ㅋㅋㅋㅋ
└배인을 도라이븐으로 치환하면 완벽한 공략이 돼버리네..? 배인충 당신은 대체..
└난 장막을 들추고 미래를 엿보았지만, 거기엔 오직.. 패배 뿐이었어.
└무 리 하 세 요. 크~! 입에 착착 감긴다.
가짜에어 독수리 대 신세상 매직의 준결승 첫 번째 세트.
난데없이 등장한 도라이븐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솔로랭크에서 도라이븐 필밴이 요구될 정도로 대사건이 예고되었지만 어쨌든.
당장 시작하게 될 2차, 두 번째 세트가 급박하다.
또다시 특이한 챔피언이 나오며 커뮤니티와 채팅창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젠 하다하다 파루스도 나오네ㅋㅋ
올마스터가 이번 시즌 목표가 모든 원딜 한 번씩 하는 거냐?ㅋㅋㅋ
아니 원딜은 나오봤자 그게 그거라고 생각했는데 ㅁㅊㅋㅋ
원딜로도 챔프폭이 이렇게 다재다능할 수 있구나.
└파루스도 라인전 하나는 괜찮은 챔피언인데 재밌겠당.
└근데 유통기한이 좀 있지. 상대가 q피하면 노딜이기도 하고.
└전 판처럼 완벽하게 몰아 붙이는 구도 나올라면 음.. 쉽지는 않을 듯.
└예상해서 뭐하냐 어차피 맞지도 않을 텐데 ㅋㅋ
솔로랭크에서 확실하게 검증된 챔피언조차 나올까 말까 하는 곳이 롤챔스다.
그런데 올마스터는 정말로 듣도 보도 못한 카드를 수도 없이 꺼내온다.
예상도, 기대도 불가능하다.
팬들의 상상을 가뿐하게 뛰어넘는다.
─파루스는 역시 짤짤이지.
피 마시는 칼 나오면 데미지 괴랄하다니까.
Q모아서 퍼엉! 쏘면 포킹 데미지가 제임스 수준임.
근데 마나가 하도 부족해서 가끔 여눈 올리면 괜찮은 듯ㅋ
└원딜러로 여눈 자제 좀.. 이즈가 올려도 눈살 찌푸려지는데.
└파루스는 스킬에 마나바라기 묻어나지도 않아. 그건 걍 마나 관리를 하렴.
└포킹 가면 나름 세긴한데 그럴 거면 차라리 제임스 하지.
└원딜러가 템 그따구로 올리면 지속딜이 안되잖아.
반 포킹형 원딜러 파루스.
출시된 지 1년을 훨씬 넘었다.
문제는 그 1년 사이에 사용한 선수들이 없다는 거다.
사실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까지 따지자면 여러 번 시도는 됐다.
결과가 전부 참혹해서 문제지.
라인전이 특기라고는 하지만 겁나 센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한타가 미스터 포텐처럼 궁만 갈겨도 1인분이 되지도 않는다.
사거리가 일반 원딜보다 약간 길지만 정말로 약간이다.
뚜벅이라는 고질점은 시간이 갈수록 발목을 잡는다.
한 마디로 계륵같은 챔피언.
그런 파루스를 올마스터가 꺼내들었다.
.
.
.
* * *
개판 오분 전으로 몰고 간 끝에 일궈낸 압도적인 캐리.
첫 세트의 MVP는 따지고 볼 것도 없이 내가 되었다.
이것으로 골든 마우스에 한 걸음 다가갔다.
'그리고 오늘 경기를 이기면 경쟁자가 한 명 줄어드는 셈이고.'
내 뒤를 바짝 붙어오고 있는 스마일을 격퇴한다면 골든 마우스는 사실상 내 것이 된다.
그렇다고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금일 준결승전을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결승전이 남아있다.
결코 쉽지 않으리라 예상되는 만큼 금일 나머지 두 세트는 압도해야 한다.
'이번에는 분명 올라올 거야.'
예상컨대 결승전의 상대는 SKY T1 K가 될 것이다.
삼선 레드도 호락호락한 팀은 아니지만 시기가 웃어주지 않는다.
봄이 넘어 이제는 여름.
봄의 제왕이라는 삼선이 한풀 꺾여버리는 시기다.
뭐, 그것도 그거지만 얼마 전 8강의 경기를 잊을 수 없다.
KTX B팀이 무참히 학살 당했다.
듀또죽의 역사는 결국 반복되고 말았다.
'그래도 듀의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다행인 셈이지.'
커뮤니티가 뜨겁게 달아오르긴 했지만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
아무래도 한 번 비슷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듀는 이제 1억 번씩 고쳐 죽지 않아도, 고통 받지 않아도 되어 보인다.
'그만큼 미역슨이 대신 죽어주고 있긴 하다만..'
어쨌든 간에 SKY T1 K의 경기력이 물오른 건 사실이다.
정글러인 비행기가 변수로 작용하는 한 쉬울 수가 없다.
MVP는 받을 수 있을 때 최대한 쟁여 놓는다.
─소환자의 전장에 온 것을 환영해요!
게임은 이미 시작했고 소환자의 전장에 발을 디뎠다.
첫 번째 세트에서 된통 당한 상대는 더욱 더 쫄아붙었을 거다.
딜교환을 기피하며 파밍만을 지향한다.
그렇기에 더욱 거세게 압박할 수 있는 챔피언을 꺼내 들었다.
촤라락!
하늘에서 검붉은 화살비가 떨어지며 땅을 검게 물들인다.
파루스의 E스킬, 화살비는 넓다란 범위에 광역 피해를 가하며 지면을 오염시킨다.
오염된 지면 위에 있는 적은 둔화되며 치유력도 반토막 난다.
상대 원딜러 꼬그모의 체력이 조금 달았다.
타악!
그렇게 느려진 꼬그모에게 다가가 평타 한 방.
평소라면 사거리를 내줄 상대가 아니지만 둔화에 걸린 이상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일방적인 구도와는 거리가 멀다.
상대 서포터도 원딜러도 딜교환이 좋은 편에 속한다.
한나의 실드를 받은 꼬그모가 침을 챠압챠압! 뱉어온다.
결국 딜교환에서 이득을 보는 건 이쪽이 되겠지만 말이다.
철써덕~!
느려진 꼬그모에게 고질라의 인어가 물길을 뿌린다.
화살비의 데미지는 강력하지 않지만 서포터와의 연계 효율이 좋다.
그리고 치유력이 반토막 난다는 부분이 참 골칫거리다.
피흡도, 체젠도 더뎌진 꼬그모는 딜교환에서 생각 이상의 손해를 본다.
'그리고 진짜는 2레벨부터지.'
파루스는 라인전이 강하다.
맞는 말이지만 비슷한 스킬 구성을 가진 미스터 포텐에 비하면 손색이 있다.
아무래도 W스킬, 오염된 화살촉이 가진 효과가 애매하기 때문이다.
그냥 무턱대고 때려도 강력한 미스터 포텐과 달리 파루스는 스킬을 계산해서 쏴야 한다.
데미지를 극대화 시키는 스킬 운용을 못하면 미스터 포텐보다 약하다.
가히 계륵 같은 스킬 구조를 가진 챔피언이다.
시간이 지나 스킬뎀이 중요하지 않은 시점이 되면 딜로스의 원인까지 된다.
흔히 말하는 유통기한이 오며 챔피언의 수명이 끝나고 만다.
종이 한 장 차이로 다재다능이 아닌 잡캐가 되고 말았다.
'그런 평가를 받아온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해.'
이는 사실 파루스의 운용법이 제대로 연구되지 않은 탓이 더 크다.
차후에 Q스킬인 관통 화살이 상향되며 포킹 챔피언으로 각광받는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그냥 원딜이다.
일반적인 원딜 아이템을 간다.
원딜은 무조건 치명타 템트리를 가야 한다는 선입견의 벽이 막고 있다.
"가자."
2레벨을 찍자마자 앞무빙.
무서운 기세로 치고 나간다.
파루스는 공격적으로 운용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타악!
타악!
미니언을 처치하면 공격속도가 상승하는 것이 파루스의 패시브다.
상대보다 높은 공속을 유지하며 주도적인 딜교환을 건다.
이러한 파루스의 움직임에 발맞추기 인어는 가장 적절한 서포터다.
꾸웨에엑-!
접근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꼬그모가 끈적한 타액을 뿌려온다.
하지만 이렇게 딜교환을 피하면 결국 디나이다.
상대를 포탑에 몰아넣고 과녁 삼아 사냥한다.
쿠루룩!
관통 화살이 길쭉하게 쏘아지며 한나를 꿰뚫는다.
꼬그모는 피했지만 둘 중 한 명은 반드시 맞힌다.
그리고 원거리 미니언을 먹을 때는 평타 견제가 쏟아진다.
타악!
콰라락!
비누방울이 묻은 평타로 툭 건들며 화살비를 깔아버린다.
어설픈 반격은 인어의 물줄기에 상쇄된다.
꼬그모가 CS 하나하나 눈치 보며 먹게 만든다.
'아직까지는 버틸 만하겠지만 곧 숨도 쉴 수 없게 될 거야.'
초반 체력이 높은 꼬그모와 라인전 버티기로 좋은 한나.
아직까지는 그래도 숨통은 트여있다.
서서히 말려 죽이는 단계인 만큼 벌써부터 꾀꼬닥 해서야 곤란하다.
상대가 꼬그모를 했을 때를 대비해 짜온 조합을 써먹지 못하면 섭섭한 노릇이다.
"첫 궁 봇에서 쓸 테니 역갱이랑 와드 위치 살펴주삼!"
"아니, 너까지 채팅체를 배우면 어카냐.."
초홍이에게서 배운 듯한 예은의 채팅체는 듣는 입장에서 심히 당황스럽다.
미세 공정을 거친 아름다운 다이아몬드 반지가 알고 보니 사탕이었다, 그런 느낌.
어쨌든 간에 예은이 곧 6레벨을 찍는다.
'사리는 것도 정도가 있다는 사실을 슬슬 깨달을 때지.'
절대 다수의 원딜러들은 CC기가 빈약하다.
하지만 예외적이게도 파루스는 궁극기가 무려 2초 속박이다.
다른 포지션 못지 않게 CC기가 출중한 원딜러다.
그리고 화룡점정을 찍는 것은 예은의 바위.
북미에서부터 퍼지기 시작한 바위는 한국에서도 슬슬 주목을 받고 있다.
원딜러 한 명 작살내기에 이보다 더 좋은 챔피언이 없다.
─아군이 꼬그모를 지목.
갱킹의 루트 또한 더없이 간단하다.
라인을 반반 만들어 놓고 갱킹을 콜한다.
바위가 대쉬기와 점멸로 한순간에 접근해 궁극기를 타겟팅한다.
길다랗게 이어진 빨간 줄이 도화선처럼 줄어들며 꼬그모에게 닿고 나서야 멈춘다.
아니, 터진다.
<하앗-! 덩크슛!>
발동만 되면 점멸로도 피할 수 없는 필살기.
바위의 궁극기, 공무집행은 타겟팅한 상대를 에어본 시킨다.
확정 CC기라는 것 자체가 어마어마하지만 진짜 무서운 점은 따로 있다.
아군이 호응하기에 이토록 쉬울 수가 없다.
쿠루룩!
꼬그모가 에어본되기 직전에 쏘아졌다.
기를 쭈욱 모아 데미지가 극대화된 관통 화살.
파루스의 주딜링기가 풀데미지로 박힌다.
이어서 고질라의 인어까지 호응하며 꼬그모의 퇴로를 원천봉쇄한다.
두웅-
상대 원딜러 스마일 선수의 반응속도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빨랐다.
공중에 에어본된지 찰나도 안된 시점에서 클린즈를 사용하고 점멸로 빠져나갔다.
이론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최선의 수를 둬온 셈이다.
그 탓에 인어가 던진 물방울이 빗나갔지만 탈력 만큼은 어쩔 수 없다.
느려진 꼬그모의 위로 화살비가 퍼붓는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너무나도 갑작스레 일어난 참사다.
시야가 닿지 않는 저편에서 난데없이 와버린 점멸갱.
꼬그모로서는 억울하겠지만 회피할 수단이 없었다.
이렇게 한 번 죽으면 이전 세트처럼 스노우볼이 무참히 굴러간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아군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물론 조금은 다르다.
봇라인만 주구장창 고속도로를 뚫을 일은 없다.
그보다는 순회 공연에 가깝다.
첫 번째 세트에서 픽한 도라이븐은 로밍이 좋지 않은 챔프다.
그렇기에 일부러 봇라인을 뚝심있게 밀어서 넥서스까지 터트렸다.
하지만 파루스로는 그만한 기행이 불가능하다.
도라이븐 마냥 무지막지하게 앞서 나가기는 힘들다.
그러나 팀원과의 연계를 생각한다면 더욱 위협적인 건 파루스다.
안 그래도 CC기 많은 위협적인 조합에 원딜러까지 더해진다.
숨쉴 틈도 없이 쏟아지는 CC기의 폭퐁우가 적을 집어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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