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554화 (55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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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마우스

첫 번째 세트의 컨셉이 독주였다면 두 번째 세트는 협력이다.

그렇게 말하기라도 하듯 팀원과의 연계가 눈에 띈다.

미드라인에서 또다시 교전이 이루어졌다.

─이거나 받아라!

부쉬에서 튀어나온 바위가 곧바로 궁극기를 때려박는다.

갱붐은 점멸로 도망갔지만 바위의 궁극기는 타겟팅.

그 위에 파루스의 궁극기가 가지런히 얹혀진다.

촉수 올가미가 코리아나를 옭아매었다.

<이건 꼼짝없이 죽었죠! 촉수에 꽁꽁 묶이면서 그대로 산화!>

<바위 궁극기 쿨타임마다 스노우볼 강제로 굴러갑니다. 봇 터지고, 탑 터지고 이제는 미드에요. 이거 무언가 대책이 필요하거든요?>

강빈 해설의 조냐가 깨질 정도로 경기의 스피드가 빠르다.

가짜에어 독수리가 간단한 전략 하나에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바위가 한 명 묶은 후 나머지 팀원들이 점사한다.

너무나도 단순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막을 수단이 없다.

<사실 바위 궁극기 자체가 CC기로서 엄청 사기적이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연계가 되면 이야기가 다르죠. 논타겟 스킬을 무조건 맞힐 수 있다는 점이 엄청난 메리트입니다.>

바위의 궁극기는 그 특성상 한 번 걸리면 회피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CC기의 지속 시간이 유난히 길거나 하진 않다.

게다가 타겟팅 궁극기라 광역 효과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결정적으로 6레벨 이전까지 딱히 좋은 정글러가 아니다.

현재의 한국 메타에는 그다지 맞지 않다.

그러했던 통설이 8강 D조의 경기와 오늘로 인해 뒤집혔다.

<미드도, 서폿도, 심지어 원딜러도 CC기가 하나씩은 있어요. 그것도 강력한 걸로요. 그렇다고 딜이 부족한 것도 아니거든요..!>

신세상 매직의 전략은 바위가 메인인 게 맞다.

하지만 진짜 무서운 건 나머지 팀원들의 연계다.

바위 혼자 그냥 들어갔다면 상대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었을 거다.

그런데 거기에 CC기가 중첩되어 퍼부어지니 반항이 불가능하다.

특히 초중반에는 존재감이 적어야 하는 원딜러가 활약하고 있다는 게 크다.

올마스터가 또다시 새로운 방식의 원딜러를 선보이며 중계진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쿠단의 소용돌이! 대회에서, 아니 솔로랭크에서도 보기 힘든 아이템이에요?>

<그 이전에 영락검 선택도 의문이 가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요. 이번에도 무언가 올마스터 선수 나름의 연구가 있었습니다.>

쿠단의 소용돌이.

공격속도를 무려 70%나 올려주며 평타로 세 명을 때리게 해준다.

원딜계의 티아매트와도 같은 아이템이다.

시즌3에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주목 받았다.

결과적으로 이 아이템이 사용되는 일은 없었다.

치명타를 하나도 올려주지 않아 실질적인 딜링에는 그다지 도움이 안된다.

<일반적인 치명타 템트리가 아니라 이론상 존재한다는 소위 공속 템트리입니다. 공격속도를 극한으로 올려서 딜링을 하겠다. 배인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좋아하는 템트리에요? 빠른 속도로 굴러가는 게임에서 딜을

넣기 위해 이러한 템트리를 선택했을 가능성.. 충분히 있어 봄직합니다.>

치명타는 원딜러의 후반 캐리를 보장해주는 보증 수표다.

코어템을 낱개로 본다면 썩 효율이 좋지 않지만 완성됐을 때 시너지가 대단하다.

이말인 즉, 초중반에는 딜링이 썩 좋지 않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정말로 그래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올마스터는 공속 템트리를 선택했다.

그리고 게임에서 정말 쏠쏠한 소득을 보는 중이다.

쿠단의 소용돌이 덕에 라인클리어도 빨라 합류가 즉시즉시 이루어진다.

<미드 압박합니까? 지금까지와는 달라요? 잘라먹기가 아닙니다?>

<살기가 짜릿짜릿 느껴집니다. 선수들 무빙에서부터 우리 한 번 붙어보자. 언제까지 사리기만 할 거냐. 들어가겠다는 거거든요?>

정글러와 원딜러가 각각 탑과 봇의 미니언 웨이브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이제 남은 것은 미드라인 뿐.

다섯 명이 뭉쳐 쳐들어가니 상대는 기세에서 눌린다.

언제 어느 때 어떻게 이니시가 걸리기 좀 잡을 수가 없다.

<정말로 누가 걸어도 이상하지 않은 조합입니다. 막말로 원딜러가 걸 수도 있어요?>

<농담이 아니죠. 실제로 원딜러가 먼저 걸어서 일어난 교전도 있었습니다. 파루스의 궁극기가 CC기로서 브루저들 못지 않아요.>

피격된 대상을 2초 동안 묶어버리고 주위에 퍼져나가 다른 적들은 또 묶는다.

은근하게 진영 붕괴의 효과가 있어 까다로운 궁극기다.

정말로 원딜러가 이니시를 걸어버려도 이상하지 않다.

방금 김은준 해설의 이야기를 듣기라도 한 듯 걸어버렸다.

파루스의 점멸 궁이 꼬그모를 포박했다.

<원딜러의 강제 이니시!? 신세상 매직! 한꺼번에 덮칩니다!>

<꼬그모 0.1초의 지체도 없이 클린즈 사용합니다만 바위가 궁극기 때려 박죠! 한나 산들바람 써보지만 공무집행은 CC기 무시에요! 구속영장 발급되면 거부 불가능합니다! 말카림은 밀어냈지만 이어지는 공격에 꼬그모 전사! 르풀랑의 폭딜이 집어 삼켰습니다..!>

죽음의 불타는 손길 이후 연계되는 르풀랑의 순간딜은 맞으면 무조건 순살 치킨이다.

바위의 궁극기 탓에 이를 허용한 꼬그모는 어쩔 수 없이 사르르르.

하지만 그렇다고 한타가 끝난 건 아니다.

가짜에어 독수리가 원딜 위주의 팀인 건 맞다.

문제는 신세상 매직이 꼬그모 하나 잡자고 너무 많은 걸 쏟아부었다는 사실이다.

주요 딜러가 죽었다고 해도 포탑 안쪽이다.

포탑의 공격을 무시할 수 없을 뿐더러 진영 또한 좋지 않다.

신세상 매직의 누커인 르풀랑은 한동안 공격할 스킬이 없고, 나머지 브루저들도 단순한 고기 방패에 지나지 않는다.

오직 한 명.

올마스터의 어깨가 더없이 무겁다.

세 발의 화살이 엄청난 속도로 연사되며 적들을 녹여버린다.

<꼬그모를 지키려던 본능이 오히려 악수로 작용했습니다. 촉수 퍼져 나가면서 속박되죠! 화살을 엄청난 퍼붓듯 쏘아대며 카이팅! 카이팅!>

<영락검 쭈욱 빨아들이면서 콜라곰의 접근 저지합니다. 그렇게 카이팅 하다 오염 스택 퍼엉! 터트리며 콜라곰 체력바 삭제! 쿠단의 소용돌이 때문에 주위 적들도 은근하게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저기에 스킬 한 방만 적중만 하면 %뎀 작렬하는 거에요!>

원딜러 혼자 적을 다 때려 잡는다.

가짜에어 독수리의 어설픈 원딜 마크는 무쓸모.

오히려 쿠단의 소용돌이가 최대 효과를 발휘하게끔 만들어줬다.

메인 평타 뿐만 아니라 갈래로 쏘아지는 두 평타까지 영락검의 패시브가 묻어간다.

현재 체력에 비례한 %뎀과 파루스 특유의 오염된 화살촉.

갈대비처럼 퍼부어지는 화살비가 중첩된 오염 스택을 터트린다.

뒤늦게 도착한 인어의 궁극기에 느려진 적들은 무한 카이팅을 당하며 하나하나 산화.

끝끝내 분전했지만 결국 마무리를 당하고 만다.

미드 1차 포탑부터 억제탑까지 시원하게 고속도로가 뚫린다.

<이건 바론까지 나가는 각이죠. 꼬그모 부활했습니다만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합니다!>

<생각 이상으로 쿠단의 소용돌이가 한타에서 괜찮습니다? 그런데 3코어로 무엇을 갈 지가 문제에요. 치명타 템트리가 결국 왕도인데는 아이템 간의 시너지라는 부분이 크게 작용합니다.>

뭐, 이 정도로 흥했으면 뭘 가도 이기긴 이긴다.

그렇지만 내심 궁금한 게 사실이다.

대체 3코어로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이 뭐가 있을까?

당장 생각나는 건 최후의 숨결뿐이다.

그렇지만 최후의 숨결을 가면 4코어, 5코어로 올릴 아이템이 너무 애매해진다.

아이템 간의 시너지가 너무나도 최악.

올마스터가 선택한 건 다름아닌 딜탱이었다.

<마법사의 종말! 이론상 좋은 템은 맞습니다!>

<영락검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잘 보시면 올마스터 선수가 굳이 기모아서 쏘지 않습니다. 관통 화살을 스택 터트리는 용도로 짧게 끊어 칩니다. %뎀이라는 파루스의 컨셉을 극대화 하겠다는 거거든요?>

공격속도만 무한정 올리면 결국 DPS가 낮아진다.

딜러간의 싸움에서는 그렇게 엄청 표가 나지 않겠지만 탱커를 잡는 게 너무 힘들다.

그렇지만 파루스에게는 %뎀이 있다.

상대를 때릴 때마다 오염 스택을 중첩시키는 파루스의 W스킬.

오염된 화살촉은 터트린다는 전제 하에 배인 못지 않은 %뎀을 자랑한다.

그래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평타 데미지에 묻혀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데 이렇게 공속딜을 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택을 쌓기 쉬울 뿐더러 데미지도 쏠쏠하게 오른다.

<마법사의 종말이 얼마 전에 리메이크가 되었죠. 역병들린 단검이 아예 사라지고 바론의 송곳니와 마법사의 종말에 반씩 흡수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리메이크된 효과가 파루스에게 상당히 괜찮습니다..?>

적을 평타로 가격하면 추가 마법 피해를 주며 마법 저항력을 뺏어온다.

상대의 마법 저항력이 깎임으로서 더 높은 마법 피해를 가하는 게 가능하다.

마치 마법 관통력과도 비슷한 효과.

마법 피해의 특성을 가진 오염된 화살촉과 시너지가 상당하다.

<마법 저항력을 깎는 게 아니라 뺏어오는 거기 때문에 맷집도 단단해집니다. 잘못 접근했다가는 역으로 카이팅 당하면서 떼몰살 당할 수도 있어요?>

<쿠단의 소용돌이와 시너지 때문이죠! 파루스의 광역딜이 어마어마합니다. 이대로 미드 가면 절대 못 막습니다. 파루스도 스펠 빠지긴 했지만 상대도 없거든요. 단언컨대 이건 절대 못 막습니다!>

치명타 템트리도, 삼종신기도 가지 않는 원딜러라니?

기존의 상식에서 완전히 어긋났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준결승전 두 번째 세트에서 올마스터가 공속 기반형 원딜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김은준 해설위원의 입에서 단언이 나오며 경기의 끝을 예고한다.

중립의 입장에 있어야 할 중계진이 이러한 말을 한다는 것은 뒤집혀질 여지가 없다는 소리다.

버티기 하나는 자신이 있다는 그 가짜에어 독수리가 게임 시간 30분 대를 넘기지 못한다.

<근처에 가기만 해도 무조건 물립니다. 쌍둥이 포탑도 더 이상 든든하지가 않죠!>

<한타가 사이즈도 안 나와요. 그냥 넥서스 내주는 선택합니다. 가짜에어 독수리, 연이어 두 세트 내주면 벼랑 끝까지 몰렸습니다.>

바론 버프가 사라지기 전에 진격한다.

탑과 봇라인은 이미 관리를 해두었고 쭈욱 밀고 나가기만 하면 된다.

가짜에어 독수리는 분전하지만 흐름을 거부하기에는 가진 바 힘이 역부족이었다.

첫 번째 세트처럼 말도 안되는 솔로 캐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원딜러로서 이 이상이 없으리 만큼 깔끔한 팀플레이를 보여줬다.

개인으로서 뿐만이 아닌 단체의 구성원으로서도 올마스터는 모나지 않은 톱니바퀴로 굴러갔다.

그렇다고 팬들에게 시시한 경기를 선보인 것도 아니다.

<원딜 챔프 하나하나에 개성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올마스터 선수가 한 번 손댔던 챔피언들은 전부 평가가 바뀌었어요?>

<저희는 경기를 한 번 보고 끝내지만 올마스터 선수는 오늘의 경기를 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 노력은 결실을 맺어 2대0! 여기서 한 번만 더 이기면 금일 준결승전이 끝이 납니다..!>

경기장까지 찾아온 1만 관중들로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5전 3선승제의 경기가 고작 세 판만에 끝이 나버린다면?

기껏 비싼 값을 내고 뷔페에 왔는데 한두 접시만에 배가 차버린 꼴이다.

당연 섭섭해야 정상일 텐데 카메라가 비치는 관중석은 더없이 들떠있다.

매번 지루한 경기만을 펼치는 가짜에어 독수리가 탈탈 털리는 기이한 광경.

지더라도 상대의 바짓가랑이를 물고 늘어지는 가짜에어 독수리가 속수무책이다.

임자를 만나도 제대로 만났다.

부디 세 번째 세트도 탈탈탈의 연속으로 끝나길 바라며 이어진다.

두 번째 세트에서 작전 타임을 소비한 가짜에어 독수리는 시간을 끌 명분이 없다.

이어지는 세 번째 세트가 마침표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반격의 첫 걸음을 내디딜지.

흥분한 관중들의 고함이 경기장 안을 가득 메운다.

<가짜에어 독수리 대 신세상 매직의 준결승전 세 번째 세트!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전범준 캐스터의 우렁찬 목소리를 신호로 타들어간다.

관중들의 애간장도, 기세부터가 완전히 눌려버린 가짜에어 독수리의 멘탈도 말이다.

가짜에어 독수리로서는 정말 억울하고 답답할 것이다.

고작 세 개의 밴카드로 신세상 매직을 어떻게 저지하란 말인가?

희망 고문에 불과한 세 번째 세트.

결승전의 진출을 축하해주는 완벽한 조연이 되어야 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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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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