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555화 (55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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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마우스

제대로 된 돌파구를 찾지 못한 가짜에어 독수리는 또다시 무너져 내렸다.

도라이븐 밴하고 바위 밴하니 밴카드가 하나 남았다.

그 하나로는 도저히 신세상 매직의 발을 묶을 수가 없다.

고르고 싶은 거 다 고른 신세상 매직을 상대로 가짜에어 독수리는 버틸 수가 없었다.

그렇게 세 번째 세트를 끝으로 가짜에어 독수리 대 신세상 매직의 준결승전은 끝이 났다.

하지만 정해진 모든 순서가 종료되었다는 소린 아니다.

애시당초 준결승전의 진짜 의의가 무엇인가?

바로 결승전 진출자를 정하는 부분이다.

이번 결승전의 최대 우승 후보 중 하나가 얼마나 한 패기를 가졌는지 미리 알고 싶다.

본인의 입을 통해 직접 듣는 수밖에 없다.

신세상 매직을 결승전에 올린 오늘의 일등공신, MVP가 단상에 올라와 마이크를 잡는다.

들이 아니라 가, 복수가 아닌 단수다.

<준결승전 깔끔한 3연승 축하드립니다. 오늘은 저엉말~ 길게 이야기를 나뉘어도 될 것 같아요. 올마스터 선수, 3경기 연속 MVP의 비결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롤챔스의 귀여운 마스코트, 조은나 아나운서가 오늘따라 한층 더 발랄한 미소를 지으며 인터뷰의 시작을 알린다.

어째서 얼굴이 밝아 보이는 지에 대해서는 채팅창을 통해 실시간으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아나운서 표정 밝은 거 보소ㅋㅋㅋㅋ

-왜 그러는데? 올마스터랑 썸탐?

-올마스터 여친있는데 뭔 썸이야. 뮴뮴 누님 없어서 그렇지ㅋㅋ

-ㄹㅇ그냥 옆에 있기만 해도 비교 되는데 인터뷰하기 졸라 싫었을 듯.

-그냥 머리 대충 묶고 모자 눌러 써도 풀메이크 조은나 압살ㄷㄷ

이러니저러니 해도 여자들은 외모로 칭찬 받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아무리 치장해도 결국은 한계가 있는 법이다.

그래서 어떤 여자들은 일부러 자신보다 안 생긴 친구랑 다닌다던지 해서 자신을 돋보이게 만든다.

물론 그런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소수지만 사람인 이상 비교 당하면 신경 쓰이기 마련이다.

그런데 뮴뮴 선수 옆에 있으면 어느 여자든 비교를 안 당할 수가 없다.

특히나 롤챔스라는 게 결국 남자들의 오락이다.

커뮤니티 등에서 이야기가 나오는 건 어쩔래야 어쩔 수가 없는 흐름.

조은나 아나운서의 표정이 오늘따라 밝은 건 착각이 아니다.

그런 아나운서의 심정에 맞추듯 올마스터가 흥이 나게 받아쳤다.

<제가 사실 오늘 경기에서 실수를 좀 했습니다. 적당히 잘하려고 했는데.. 이게 참 조절이 안돼버리네요. 그만, 캐리해버렸습니다.>

듣는 사람들의 손발을 오그리토그리 말려들게 만드는 무리수 인터뷰!

올마스터의 18번이 돼버려서 시청자들도 이제 그러려니 한다.

오히려 그 맛에 보는 팬들까지 생길 정도다.

내성이 생긴 조은나 아나운서는 당황하지 않고 인터뷰를 이어나갔다.

<오늘도..! 인터뷰를 엄~청 열심히 준비해온 올마스터 선수입니다. 본인의 드립에 충분히 만족 하신 거 같으니 인터뷰 순서 진행해보자면.. 오늘 정말 독특한 챔피언들을 꺼내셨어요. 그런데 지난 8강 경기와는 챔피언의 특색이 완전히 다릅니다. 혹시 준비를 해오신 건지 이 부분 꼭 여쭙고 싶어요.>

그러고 보면 8강 경기와 플레이 스타일과는 상이하다.

8강에서는 테러스티나 꼬그모 같은 후반을 지향하는 원딜러들을 선보였다.

뭐, 활약한 시기는 중반부터긴 하다만 평균 게임 시간도 길었고 조급하게 스노우볼을 굴리지도 않았다.

챔피언의 특성에 맞춰 플레이를 하되 시청자들이 지루해 하지 않는 마지노선을 잘 그었다.

그러했던 8강의 컨셉과는 달리 오늘 준결승전은 지나치게 화끈했다.

잘못하면 이 선수, 사랑해버릴 지도 모르겠다.

지금껏 대놓고 시간 끄는 플레이로 말이 많았던 가짜에어 독수리를 제대로 정의구현 해버렸다.

<그런 셈이죠. 제가 이래 봬도 닉값 좀 하는 편이라 챔피언 폭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 수단이기도 하고요.>

상대 팀의 성향에 따라 맞춰 플레이한다.

가볍게 넘어갔지만 이를 보는 관계자들은 결코 가벼이 흘릴 수가 없는 부분이다.

정반대의 플레이 스타일을 자유자재로 소화한다?

이론적으로 가장 완벽한 프로게이머다.

기복이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으며 상대에 따라 자신의 장점만을 부각시킨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최고의 플레이를 해낸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다.

이는 다가오는 결승전에서도 당연히 해당되는 사항일 테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그러면 결승전에 올라올 상대팀에 따라서 준비해오는 카드도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군요?>

<오호호, 조은나 아나운서와는 말이 잘 통해서 좋아요. 안타깝게도 제가 꽉 쥐여 살고 있기 때문에 이 이상은 언급이 금지되어 있다는 현실이 참 슬프네요.>

짐짓 슬픈 표정을 짓는 올마스터의 내심이 과연 정말로 그러할지 딱히 궁금하진 않다.

그냥 죽창으로 푸욱 한 번 찔러주고 싶을 뿐.

커뮤니티와 중계 플랫폼의 채팅창 등에서는 그러한 이야기가 오갔다.

-죽창, 날카로운 죽창이 시급하다.

-제발 한 번만 찌르게 해줘..

-저러고 다녀도 냅두는 거 보면 역시 뮴뮴 누님이 욕설 같은 걸 했을 리가 없지.

-완전 천사야 천사.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해도 돼.

어쨌든 간에 궁금한 노릇이다.

그리고 패턴이 있다면 추측해보고 싶기도 하다.

어쩌다 얻어 맞춘다면 성지글로 등록되지 않겠는가.

그러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긁어주기라도 하듯 다음 질문은 비슷한 부류가 되었다.

<그럼 어떤 챔피언을 꺼낼지 아직 정해두지는 않으셨다는 말씀이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만둘 제가 아니거든요? 혹시 신챔프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으십니까?>

최근, 이라고 말하기는 뭣하다.

이미 한 달 전쯤에 부시안이라는 신규 원딜러가 본서버에 출시됐다.

그리고 며칠 전에 신규 원딜러가 또 하나 연달아 나왔다.

두 챔피언 모두 일반 유저는 몰라도 프로게이머들까지 관심을 쏟았다.

결국 나온 대답은 이건 노답이다.

절대 쓸래야 쓸 수가 없다.

부정적인 이야기만이 가득한 실정이다.

하지만 올마스터라면 또 다른 해법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직접적으로 결승전의 스포를 부탁하는 건 실례겠지만 이 정도는 융통성이 된다.

수많은 관중들과 시청자들이 두근두근 올마스터의 입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관심 있습니다. 그리고 사용할 의향도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대답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머, 너무 선심 쓰시는 거 아닌가요? 시작부터 끝까지 패기가 넘치는 올마스터 선수입니다. 앞으로도 그가 속한 신세상 매직이 꾸준한 활약 선보이길 바라며 이상으로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인터뷰의 내용이고 뭐고 잘 기억 안 난다.

정신이 팔리고 있는 한 가지 사실은 신챔프를 꺼낼 수도 있다는 것.

그 말이 사실이라면 오늘 꺼냈던 도라이븐과 파루스처럼 무언가가 준비돼 있을지도 모른다는 소리다.

단순한 심리전일 가능성 물론 있겠지만 올마스터라면?

충분히 곱씹어볼 여지가 있는 것도 맞다.

이미 잉벤 등을 포함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난리가 났다.

정말로 신규 챔피언이 사용 가능성이 있다면 숨겨진 꿀일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만약 쓴다면 대체 어떠한 방식으로 사용될까?

뭐, 쓴다고 해도 단순하게 팬서비스 혹은 그럭저럭일 가능성이 크다.

알고 있음에도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두 카드의 임팩트가 너무 크다 보니 기대가 인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기대만 하는 건 아니었다.

달갑지 않게도 다른 프로게이머들, 그리고 관계자들 또한 인터뷰를 주시하고 있었다.

.

.

.

* * *

유저들이 롤챔스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재밌어서, 그것이 반이고 나머지 반은 현재 메타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파악하기 위함이다.

프로들이 하는 거 고대로 따라하기만 해도 심해는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 선수에 한해서는 절대 따라해선 안된다.

─올마스터 약팔면 떼돈 벌듯

천직이야 천직.

이제 애들 솔로랭크 켜서 좋다고 따라하겠지.

뻔하다 뻔해.

근데 나도 하고 싶긴 하다.

└알고서도 당할 수밖에 없는 마성의 남자..

└다단계 절대 안 당한다고는 하는데 당하는 사람 있는 게 대강 이런 이유겠지.

└도라이븐은 몰라도 파루스는 괜찮지 않을까? 꿀잼.. 아니 꿀챔각인데.

└응, 윗놈 같은 애들 때문에 이미 솔랭 터졌어.

안 그래도 최근 솔로랭크의 원딜들이 유난스럽다.

어디선가 한 번 본 듯한 템트리!

뭣도 모르고 따라하다 팀원들 암걸리게 만드는 일이 허다했다.

그런데 대형 폭탄이 두 개나 연달아 터졌다.

─도라이븐은 현실성 떨어지고 답은 「파루스」다.

원딜로 라인전 빡세게 압박하면서 스노우볼 굴리는 거지.

궁극기로 파악! 이니시 걸어서 서포터랑 킬각 잡으면 되는 거 아니야?

서포터 답답하면 정글러 올 때마다 내가 딱 걸고.

이거 완전 내 스타일인데..?

└현실은 킬먹고 한타 가서 나대다가 순삭.

└생존기 없는 원딜은 하는 거 아니다..

└그래도 도라이븐 하는 애들 보단 낫지. 방금 솔랭하는데 아군 원딜 도라이븐이었다. 왜 호응 안 하냐 귀 따갑게 쪼아대서 차단했음.

└솔랭만 파탄 안 냈으면 가짜에어 독수리 정의구현에 1추천 줄 텐데.

└올마스터 지난 시즌도 그렇고 가짜에어 독수리만 유독 호되게 패는 거 같음ㅋㅋ

8강 무대까지 보여준 챔피언들은 기존의 응용이었다.

어찌저찌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가 가능했다.

하지만 준결승전에서 보여준 두 챔피언은 아예 맥락이 다르다.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운용 방식, 그리고 템트리다.

일단 잘나가는 프로가 약 파니까 한 번 따라는 해보겠는데 영 불안하다..

실제 솔로랭크에서의 성적도 아군의 치를 떨게 만든다.

이러한 픽이 배척을 받지 않으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나는 근데 진짜 궁금한 게 대체 신챔프를 어떻게 하려는 거지?

진짜 내가 신챔프 농담이 아니라 50판 쯤 했는데 이거 그냥 사이즈 안 나와.

프로들도 SNS에 부시안 노답이라고 난리 났어.

그런데 이게 답이 있다고..?

인터뷰에서 패기부렸다고 밖에 생각 안된다.

└핑크스 말하는 거 아니야? 그것도 전형적인 뚜벅이 원딜러에 토이치 하위호환 같아 보이긴 하다만..

└그나마 부시안이 유력하지. 나온 지도 오래 됐고 생존기도 있으니까.

└생존기가 있으면 뭐해. 궁극기가 아예 없는 수준인데.

└모든 프로들이 노답이라 한 챔피언 보고 답이 있다고? 허세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기대된다 여러 의미로.

신규 챔피언이 나오면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바로 프로게이머다.

게임으로 밥 벌어 먹고 사는데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누구보다 빨리 숙련도를 올려 프로 무대에서 써먹어야 한다.

그런 프로들이 SNS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저는 부시안에게서 일말의 희망도 찾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뱅크

[저 또한 아무런 희망도 찾지 못하였나이다. 라인전에서 3킬 땄는데 배인한테 1대1 짐ㅋㅋ]-빅캡틴맨

[고민 안 해서 좋네요. 깔쌈하게 슛~!]-코볼트

[그래도 궁쓸 때 졸라 신남ㅋㅋㅋㅋㅋ안마기 꿀잼ㅋㅋㅋㅋ]-스프레이

[내가 종결낸다. 사거리 짧은데 약하기까지 함. 그브 하위호환 ㅅㄱ]-빅캡틴맨

사실상의 공개 처형식이 이루어졌다.

날고 기는 원딜 프로게이머들이 모여서 다 한 마디씩 내뱉었다.

사칭이 아니라 정말로 선수들 본인의 계정이다.

특히 궁극기에는 안마기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심각하다.

평타 때리는 것보다 약한데 맞히기도 힘들더라.

가까이서 두두두두! 쏴도 적이 고개만 휙 돌려도 그냥 회피.

게임사의 적절한 패치를 바라겠다.

이것이 선수들의 공통된 입장이었다.

─올마스터 발언 이후로 프로들이 또 해본 모양인데.

걍 노답 맞다고.

쓸 수는 있겠지만 써도 기존 원딜보다는 무조건 안 좋을 거라고.

대충 이런 식의 입장이네 다들.

나도 부시안 좀 관심 있어서 해봤지만 ㅇㅈ.

게임사가 딴 건 몰라도 궁극기는 리워크를 하거나 데미지를 큰 폭으로 올려주거나 해야 해.

└탱커할 때 부시안 궁극기 가까이서 맞으면 개시원함.

└세나찡 복수다! 두두두두두두!

└이 신챔 양반은 복수한다는 사람이 안마기 들고 뭐 하는지 모르겠다

└어쩌다 초반 이득 봐도 6렙 찍으면 궁극기 유무 차이로 개발려. 챔프 자체가 노답이야 진짜.

라인전 약하기로 소문난 배인을 솔킬 세 번 따고 6레벨 이후에 발렸다더라.

농담이 아니라 실화다.

심지어 플레이 한 사람이 시즌2부터 명성이 높은 불밤의 원딜러, 빅캡틴맨이었다.

피지컬 좋기로 소문난 그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일반 유저들은 궁극기를 스치지도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런 부시안을 올마스터가 정말로?

팬들이 결승전을 손꼽아 기다릴 이유가 한 가지 늘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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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간혹 신챔프가 지나치게 저평가 받고 주인공만 꿀 빤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하지만 진짜로 그랬던 걸 어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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