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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환계
신세상 매직 대 SKY T1 K의 세 번째 세트.
초중반 라인전은 SKY T1 K가 완전히 주도했다.
그런데 용한타에서 올마스터의 핑크스가 미쳐 날뛰었다.
쿼드라 킬의 기적을 알리며 게임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듯했다.
<운영! 운영의 SKY T1 K입니다! 바론 버스트 결국 성공하면서 게임의 주도권 다시 가져옵니다!>
<우연이나 방심의 산물이 아닙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치밀한 계산이 들어갔어요. 이것은 안 내줄 수가 없는 바론이었습니다..!>
게임을 지루하게 만드는 소위 시간 끌기가 아니다.
중계진이 운영을 빙자해 시청자들에게 변명하는 게 아니다.
김은준 해설을 감탄케 할 정도로 SKY T1 K의 움직임은 정밀했다.
다섯 팀원이 합심하여 대패했던 중반 한타의 아쉬움을 복구해냈다.
심지어 복구에서 끝나지 않고 넘어섰다.
방금 전, 바론 백작을 가져감으로서 글로벌 골드를 앞서 버렸다.
게임은 다시 SKY T1 K의 주도 하에 흘러가기 시작했다.
<핑크스의 궁극기로 바론 트라이를 확인하는 신세상 매직의 판단도 멋졌습니다. 하지만 가는 길목이 완전 지뢰밭이었죠?>
<쇠덫에 회오리에 불바다에 산 넘어 산이었죠! 미드가 AD다 보니 버스트도 순식간이었습니다. SKY가 미드 치고 나가면 억제탑 하나 나갑니다. 막는 것이 쉽지가 않아요.>
잘못하면 억제탑이 아니라 게임까지 끝날지 모른다.
SKY T1 K의 기세가 어마무지하다.
미드 라인을 타고 후욱! 치고 나간다.
<억제탑을 내주는 게 현명한 판단입니다. 어설프게 막다간 게임 끝날 수도 있어요!>
<라인 정리를 해놨기 때문에 하나 내주는 선에서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구도가 계속해서 나오면 결국은 돌려깎기가 됩니다. 리픈을 1대1로 마크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생기는 악순환이거든요? 게다가 올마스터 선수를 아주 집요~하게 견제하면서 점멸을 빼놓는 탓에 한타를 하기도 애매합니다. 결국 한 번, 불리함을 등지고 승부수를 내는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게임 내용에 의하면 핑크스의 한타 화력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기존의 평가든 선입견이든 다 집어 던져두고 올마스터가 보여준 모습이 그러하다.
하지만 그렇게 강한 핑크스도 점멸이 없는 이상 속수무책.
조합의 힘으로 SKY T1 K가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한다.
제아무리 올마스터라 한들 어찌할 방도가 없는 상황이다.
점멸의 쿨타임을 기다리고 싶지만 상대가 운영으로 뒤흔든다.
그리고 어떻게 빈틈을 노려 점멸을 빼버린다.
<핑크스 점멸 또 빠졌습니다. SKY도 까딱 잘못하면 역으로 던지는 상황 나올 수 있었는데 호흡이 굉장히 깔끔합니다. 강도 높은 연습량이 플레이에서 묻어나오고 있어요!>
<8강에서 패패승승승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낸 SKY T1 K 아닙니까? 결승전에서 한 번 더 보여줄 수 있는 거거든요?! 봇라인을 향해 진격합니다! 돌려깎기 들어가요!>
자신들의 배 이상의 손해를 봐도 상관이 없다.
핑크스만 어떻게 점멸을 빼면 한타에서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 수 있다.
절대 방심하지 않고 초지일관 자신들의 전략을 고수해나간다.
이윽고 정말 어쩔 수가 없는 흐름으로 봇라인의 억제탑이 깨진다.
게임 시간 40분이 가까워지는 동안 단 한 번도 긴장의 끈이 풀리지 않았다.
그렇게 대단했던 세 번째 세트의 막이 슬슬 내려지려고 한다.
<신세상의 입장에서는 정말 답답~~! 합니다. SKY T1 K는 3억제탑 완성시킬 때까지 싸워줄 마음이 없거든요.>
<안정적으로 굳히기 들어갑니다. 미드 억제탑은 곧 재생이 되지만 거대 미니언은 충분해요. 쌍둥이 포탑 무조건 밀 수 있습니다. 핑크스가 점멸이 없다는 게 너무 커요!>
바야흐로 마지막 한타의 시간이 도래했다.
더 이상 물러 날래야 물러날 곳이 없다.
이번 한타에서 신세상 매직의 운명이 정해진다.
탑라인을 통해 SKY T1 K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여러 마리의 거대 미니언들을 앞세우고 천천히 조급해 하지 않는다.
시간은 자신들의 편이라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다.
<아~! 올마스터 선수로서는 정말 아쉬운 게임입니다. 어떻게 막을 방도가 없죠?>
신세상 매직으로서는 답답하다.
어떻게 손을 쓰고 싶어도 게임 내내 끌려 다녔다.
억제탑이 다 깨진 상황에서 마지막 한타가 열린다.
4코어를 넘어 5코어를 바라보는 핑크스라고 하나 밀려오는 미니언 막기에도 벅차다.
하지만 이제 더 시간을 끌 이유가 없는 SKY T1 K는 결정타를 박아 넣는다.
<기가 갤럭시 브레이커!>
어차피 신세상 매직의 진영은 협소하다.
안 그래도 발 디딜 곳 없는 공간 위로 불바다 미사일이 쏟아진다.
SKY T1 K의 나머지 팀원들이 돌격하며 한타 개시의 신호를 울린다.
<게임 시간 40분쯤 되면 포탑 데미지 안 무섭죠! 방템 둘둘 두른 탈리반이 선두에서 맞아주면 나머지 팀원들이 싹 다 정리합니다!>
<헤이클린도 아이템이 충분 이상으로 갖춰지면서 딜이 나오는 시점이죠. 포탑 하나 깨지고 싱나드 전사! 아링도 들어갈 각을 찾지 못합니다..!>
결국 핑크스는 물지 못했다.
물고 싶어도 저 멀리 우물 근처에서 사리고 있는 터라 거리가 닿지 않는다.
탈리반도 핑크스의 점멸을 뺄 때 같이 빠진 지라 억지 이니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핑크스를 잡지 않아도 넥서스를 깨면 모든 것이 끝난다.
길고 길었던 술래잡기도 여기까지다.
그렇게 세 번째 세트의 결착이 지어지기 직전이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급박한 상황임에도 핑크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핑크스가 든 바주카포에서 세 발의 포탄이 겹치듯 쏘아져 나갔다.
빠직!
빠아아앙-!!
레일건과 헬파이어 미사일이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쏘아졌다.
전자는 탈리반에게 적중했지만 나머지 하나는 어디에?
헤이클린을 노리고 들어간 아링에게 호응했다.
<핑크스! 핑크스 킬 먹었어요! 패시브 터졌습니다!>
<탈력 걸린 아링의 한을 풀어줍니다! 헤이클린 글자 그대로 터져버렸고 핑크스 미쳐 날뜁니다! 이거 설마, 역전 가나요?!>
절대로 뒤집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한타라는 비빔밤에 주걱이 하나 얹혀진다.
하지만 정말로 비빌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를 일이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탈리반은 아직까지도 궁극기를 아껴두었다.
점멸이 없는 핑크스는 가두기만 하면 파이어뱃이 통구이로 만들 수 있다.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핑크스는 빠른 속도와 사거리를 이용해 카이팅한다.
더 이상 기관총을 들지 않아도 충분히 강력하다.
바주카포에서 괴랄한 위력의 포탄이 뻥뻥! 쏟아진다.
─더블 킬!
소리커를 제외하면 신세상 매직은 전멸이다.
믿었던 쌍둥이 포탑도 마지막 체력 한 칸이 낙엽처럼 떨어지기 직전이다.
그럼에도 핑크스는 침착하게 활로를 찾아냈다.
올마스터의 핑크스에게 드디어 시동이 걸렸다.
뻐엉!
뻐엉!
레드가 묻은 바주카포가 리픈을 노리고 쏘아진다.
전류 피해가 지지지직! 터지자 잘 큰 리픈의 체력바가 파삭! 깎인다.
4코어에 VF소드를 하나 더 들어버린 핑크스의 한 방, 한 방은 괴랄하다.
하지만 테이커의 리픈이다.
심지어 점멸을 가지고 있다.
과감하고 신속하게 결단을 내린다.
리픈이 바람같이 쏘아졌다.
<소리커의 침묵이 걸렸는지도 몰랐습니다. 자연스럽게 풀어내면서 평캔! 그런데, 안 죽었어요..?!>
<아니.., 이게 사나요? 버텨내면 이야기가 180도 달라지죠! 기관총 두두두두두! 리픈 순식간에 녹아내립니다!>
올마스터는 분명히 물렸다.
이동속도가 엄청나게 상승했다고 하나 테이커다.
그리고 점멸 스턴이라는 사기적인 이니시를 보유한 리픈이다.
실제로 핑크스는 체력바가 반 칸도 남지 않았다.
그대로 죽었어야 정상이었지만 살려냈다.
소리커가 힐을 삼연속으로 써버리며 마치 모 게임에서 누리의 기원을 사용하듯 죽었다 살아났다.
거의 그런 수준으로 기사회생 핑크스를 살려버렸다.
<파이어뱃 조냐 쓴 자리에 그대로 덫 깔립니다. 불찜질 해봤자 핑크스가 미니언 때리면 체력 뭉텅뭉텅 차오릅니다.>
<도미노처럼 전부 무너집니다. 패시브 계속계속 발동하면서 달려나갑니다. 미드 라인, 상황 좋거든요? 이거 억제탑 무조건 깹니다.>
결과적으로 김은준 해설위원의 예견은 틀렸다.
핑크스가 한타에서 활약을 하지 못할 것이다?
고작 그 부분을 걸고 넘어지는 게 아니다.
미드 2차 포탑을 무빙샷으로 가뿐히 깨버리며 나아간다.
억제포탑, 그리고 억제탑까지 걸음에 지체가 없기는 커녕 더 빨라진다.
킬과 어시스트, 혹은 포탑을 깨부수면 이동속도가 어마어마하게 상승하는 패시브 덕이다.
400이 넘어가는 공격력에 3중첩된 기관총의 공격속도 버프.
두 가지가 합해지자 포탑이 모래성처럼 바스라진다.
달려가는 속도 그대로 전부 깨부숴버린다.
이윽고 마지막 남은 쌍둥이 포탑.
두 포탑의 공격을 소리커가 힐로 버텨낸다.
소리커의 W스킬, 초회복은 회복량 자체도 쏠쏠하지만 진짜는 방어력 증가다.
3초 동안 대상의 방어력을 100이 넘게 증가시켜 준다.
핑크스가 리픈의 폭딜을 버텨낼 수 있던 원천이기도 하다.
<탈리반! 탈리반 부활했습니다! 의병대 사고 미친 듯이 달려가요!?>
<깃창 실패..! 속도가 워낙 빨라서 맞힐 수가 없습니다. 탈리반이랑 헤이클린 무시하면서 두두두두! 넥서스 결국 터지면서 역전승이.. 나왔습니다...>
중계진의 말 끝에 힘이 빠질 정도로 허탈하게 끝이 났다.
SKY T1 K가 그토록 공들여서 쌓아온 모든 것이 마지막 한타에서 비벼지고 말았다.
아니, 한타 자체야 한 번 져도 충분히 복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올마스터가 말도 안되는 기적을 일구어냈다.
<신세상 매직, 결승전 3연승입니다! 올마스터 선수가 상상을 초월한 원딜 캐리를 보여주면서 게임 뒤집어엎어 버렸습니다!!>
<제가 오판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래서 핑크스를 한 거다, 핑크스가 아니었다면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게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제아무리 원딜러가 포탑 철거에 특화된 포지션이라고 하나 정도가 있다.
방금 전 그림은 김은준 해설의 말마따나 억제탑 깨면 잘한 수준이었다.
다시 한 번 한타를 해야 하는 건 필연.
말이 한타지 SKY T1 K의 굳히기나 다름없었다.
이미 억제탑을 세 개 파괴한 상태다.
심지어 쌍둥이 포탑까지 거의 다 철거해 놓았다.
혹시 모를 테러 때문에라도 신세상 매직은 바론 한타를 꿈꿀 수가 없었다.
남은 것은 본진 안에서 한타를 하는 것인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일까?
막말로 SKY T1 K는 다 던지고 넥서스 깨면 이긴다.
사실상 게임의 종지부를 찍어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올마스터의 핑크스 픽이 진가를 발휘하며 게임을 끝내버렸다.
드디어 조냐 상태가 풀린 강빈 해설위원의 입에서 감탄사가 흘러 나왔다.
<매 게임, 색다른 시도를 보여주며 예상을 뛰어 넘습니다. 이 선수를 보면 정말 전성기의 저를 보는 것 같아요? 제가 딱 이런 포지션이었거든요?>
유감스럽게도 평소 자주 하는 강소리가 아니다.
갤럭시 크래프트 시절, 이래 봬도 강빈은 전설 급의 프로게이머였다.
인류 종족에 임요한이 있고, 괴물 종족에 콩이 있다면 외계 종족에는 강빈이 있다.
있는 정도가 아니라 외계 종족의 기반을 다진 선수가 바로 강빈이었다.
그러니 만큼 알맞는 비유라면 비유지만 이게 참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애매모호하다.
<외계 종족의 전설! 몽상가 강빈! 상상도 못할 갖가지 전략들로 꿈만 같은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였죠! 뭐, 지금은 아니지만요.>
<전범준 캐스터의 말씀에 왠지 뼈가 있는 거 같은데.. 어쨌든 올마스터 선수의 플레이가 과거의 저를 닮았습니다. 로드 오브 로드의 강빈이라는 별명을 붙여도 저는 환영할 것 같아요.>
마지막은 결국 강소리로 끝맺어졌으나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해가 간다.
정말로 기상천외, 각 원딜러마다 특색을 부여하며 사용법조차 차별을 둔다.
대체 어째서 저런 픽을 하는지 모르겠다.
김은준 해설이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던 핑크스로 한타 캐리의 극한을 보여줬다.
원딜러의 캐리력에 한도가 없음을 증명해냈다.
이것으로 이미 3대0.
7전 4선승제라고는 해도 위험하다.
SKY T1 K에게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아직입니다. 첫 번째 세트에서 다소 허무하게 패배한 감,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세트, 세 번째 세트 더욱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며 따라 붙었습니다. SKY T1 K, 여기서 꺾이기엔 아쉽습니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 운영, 그리고 한타력. 절대 밀리지 않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결과가 조금 나빴을 뿐이에요! 경기의 내용은 분명 박빙이었거든요?! 슬슬 새바람이 불 때가 왔습니다. 그 증명 들어가겠습니다. 네 번째 세트, 밴픽~! 보시죠오~~!>
신세상 매직으로서는 네 번째 세트를 잡아내면 끝이다.
결승전의 우승을 확정 짓고 섬머 시즌 전승 우승이라는 위업을 이루어낸다.
반대로 SKY T1 K는 네 번째 세트마저 지면 결승전의 4연패의 치욕을 감수해야 한다.
어느 쪽도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치열한 접전.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승부가 펼쳐진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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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예은과 코치 이야기는 내일 분에 나옵니다. 공기화 된 이유와 밴픽 구도의 설명도요.
*최신화 수정 중입니다.
1.주인공이 약간이나마 기싸움 함. 존댓말도 안 씀.
2.BJ삽치가 BJ커맨드팡우로 바뀜.(어차피 앞으로 나올 일은 없지만..)
3.예은 시점의 이야기 약간 추가. 개연성도 보충.
4.예은파트를 읽을 만한 수준으로 다듬음(ㄹㅇ루다가)
5.현재 21화까지 수정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