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593화 (59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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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1

인구수가 아닌 유저수에 비례한다.

이를 테면 한국은 나라 하나에 서버가 하나 할당됐다.

민족 특성상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인구수 대비 유저수가 많기 때문이다.

유럽 같은 경우에는 원래 서버가 하나였다.

여러 나라 합치면 인구수가 엄청나게 많기는 하지만 유저수는 적었다.

물론 그것은 작년 초까지의 이야기로 유저수가 증가함에 따라 변했다.

그에 따라 남부, 중부, 러시아 서버로 분할되었다.

북미 또한 곧 그렇게 되리라는 전망이 서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조금 심각하게 많지.'

한국 만큼은 아니지만 중국인들도 게임을 좋아한다.

그런데 인구수가 어떻게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하나의 서버로는 통제가 당연히 불가능.

총 스물 다섯 곳으로 나뉘었다.

조금 지나치게 많다는 감은 있지만 중국에서 자신들이 그렇게 하겠다는데 말릴 수는 없다.

확실히 조금 오바한 감은 있는지, 아니면 어쩌면 필연이었는지 진짜 잘하는 서버의 수는 적다.

실제 중국 내에서도 솔로 넘버의 서버만 인정을 받고 있다.

1서버부터 9서버까지가 솔로 넘버라 불리우며 대외적인 인정을 받는다.

두 자리 수부터는 어디 가서 티어 자랑도 못한다.

서버가 많다 보니 실력 격차도 자연스레 날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알짜배기는 또 세 곳 뿐이지만.'

또 그 중에서 1서버부터 3서버까지가 진짜배기다.

즉, 밟아야 할 곳은 많지가 않다.

이야기는 간단해진다.

'섭섭하지 않도록 인사를 돌려줘야겠지.'

프로게이머가 자신의 이름을 알린다.

할 수 잇는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말할 것도 없는 대회에서의 선전.

문제는 이것이 당장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LPL이 열리려면 5주가 넘게 남았으니까.'

대회가 열리기까지 기다리기만 하기엔 섭한 노릇이다.

북미에서 그랬듯 중국에서도 한 번 솔로랭크를 가볍게 즐겨보자.

어차피 중국의 메타도 훑어봐야 하고 방송도 진행해야 한다.

이를 하기에 솔로랭크만한 게 역시 없다.

그리고 내가 앞으로 만날 이들.

중국의 프로게이머들이 어느 정도인지 봐둬야 하지 않겠는가.

그럴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장소도 역시 솔로랭크다.

이사 후 시루떡 돌리듯 옆집 구경 좀 한다는 느낌이다.

타닥, 탁!

행동의 방향이 결정되니 이후로는 물 흐르듯 진행된다.

컴퓨터 하나면 할 수 있는 일이니 어려울 것도 없다.

나는 가장 먼저 중국 3서버의 솔로랭크에 접속했다.

1서버부터 3서버까지가 진짜배기지만, 진짜배기들 중에서도 등급 정도는 나뉜다.

기본적으로 숫자가 작을수록 약간은 더 평균 실력대가 높다.

특히 1서버는 타서버와 비교를 불허할 정도다.

사실 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1서버에 몰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가볍게 3서버부터 몸 풀기로 하고.. 아이디는 뭘로 해야 하나.'

이게 은근히 중요하다.

내가 북미에서 빠르게 이름을 알린 대는 컨셉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다.

컨셉, 그렇다 컨셉이다.

그리고 중국에서의 컨셉이라면 단 한 가지 밖에 없다.

생각이 일자마자 빠른 속도로 키보드를 두들겼다.

[3Server No.1]

심플하게 간다.

한국어로 지었다면 몇 가지 더 있었겠지만 영어로는 이게 한계다.

간단하고 명료하면서 가진 바 의미는 임팩트 있게 전한다.

.

.

.

* * *

상해 LSPL 준결승전이 끝난 이후 약 사흘 가량.

결승전은 아직 며칠 남았지만 그럼에도 떠들썩하다.

중국의 많고 많은 로드 오브 로드 커뮤니티들이 난리가 났다.

두 가지 공통된 화제가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요즘 마검사 픽률 왜 이렇게 늘었어?

마검충들이 미쳐 날뛰네.

아군 미드가 마검사할까봐 전적 검색해보는 게 일상이 됐다.

진짜 과장 하나 없이 노이로제 걸릴 지경이야.

이유 아는 사람 있어?

▷그거 걔 때문일 걸? 올마스터인가 뭐시기 하는 한국 프로게이머.

글쓴이-? 한국 프로가 왜? 한국 롤챔스 보는 사람도 있나.

▷걔가 중국 와서 게임함. 얼마 전에 상해 LSPL에서 난리 났잖아.

▷인터넷 개통 이제 됐나. 정보가 왜 이렇게 느려.

얼마 전 상해 LSPL의 준결승전 세 번째 세트에서 사달이 있었다.

난데없는 올마스터의 깜짝 난입.

한국은 물론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도 유명세를 떨치는 그가 중국에도 왔다.

대체 어떤 목적에서?

추론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아니, 추론까지 안 해도 알아서 밝혔다.

경기가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쿡야 게임단에서 공식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말했던 대로 정말 올마스터를 영입해냈다.

믿음과 신뢰의 쿡야 앞으로도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

아, 돈을 덕지덕지 발랐구나.

어떤 방식으로 목적을 성취했는지 이해가 간다.

이미 그로 인해 일어나는 파문은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겨우 첫 번째로 치른 경기에서 너무나도 엄청난 행태를 저지르고 말았다.

◈마검사가 이론상 엄청 좋기는 해.

어떻게 한 번 킬만 먹으면 깡뎀 300에 1.0AP계수의 광역기를 또 쓸 수 있으니까.

도미노처럼 연달아 팍팍!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이론상으로 가능한 거지.

라인전이 절대 쉬운 편도 아니고 한타 난이도는 그 곱절은 높아.

저티어 양학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그런데 선수 개인의 피지컬이 말도 안되니까 그게 되네..

▷잘못 들어갔다가 못 죽이거나 어시스트 먹어버리면 죽도 밥도 안되던데.

▷킬&어시 리셋이면 괜찮은 챔프인데 무조건 킬을 먹어야 돼서 애매해. 막타 치려고 들어갔다가 실패하면 거기서 게임 끝남..

▷올마스터는 알아서 킬각 잘 잡던데?

▷그건 올마스터가 잘하는 거고. 리플레이만 열 번 봤는데 딜계산을 한 자리 수 단위로 하는 거 같음. 일반인들이 그게 되겠냐?

머릿속에서 떨어지지 않는 강렬한 한 판!

단 한 번의 게임에서 연속으로 펜타 킬을 해냈다.

그것도 팀의 도움으로 어찌저찌가 아니라 혼자서 말이다.

보지 않았으면 모를까 보는 순간 이미 늦었다.

정신을 차리면 자신은 마검사를 플레이하고 있다.

물론 결과는 꿈꾸던 이상과 사뭇 다르다.

펜타 킬은 커녕 알파 한 번 긁고 끔살 당한다.

그럼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속 저지르게 되고, 이에 따라 피해자가 속출하게 된다.

여기에 한 가지 사정이 더해지면서 겉잡을 수가 없어졌다.

최근, 중국 솔로랭크 3서버는 대혼란의 시대를 맞이했다.

◈3서버에 신성이 하나 출현했다.

마검사로 승률 100% 찍으면서 무쌍으로 학살 중이야.

팀원들이 던져도 지 혼자 다 잡아버리는데 답도 없다.

한 번 아군으로 걸렸길래 커리어에 흠집 좀 내려고 던졌거든?

아군들도 썩 정상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 게임 비벼지더니 혼자 스플릿에서 1대3 썰고 게임 끝냄..

뭐지? 이 괴물은? 프로 부캐야?

▷그 사람이 올마스터라는 소문있더라.

▷아마 확실할 걸? 배치 전승 플레1인 거 보면 슈퍼 계정이고 달리 마검사가 주챔인 프로도 없고.

▷다이아2티어 40승 0패? 실화냐?

▷티어는 다이아2인데 mmr은 이미 마스터 초월했다 카더라..

로드 오브 로드의 게임사가 프로게이머, 혹은 관계자들을 위해 만들어 주는 슈퍼 계정.

일반 계정과 다른 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로드 오브 로드 내 유료 컨텐츠를 전부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계정을 하나 처음부터 키우기 시작하면 은근하게 돈이 많이 든다.

유명 스타들은 몰라도 주머니 사정 변변찮은 신인들에겐 부담이 많이 가는 일이다.

물론 이것 만이라면 돈만 지원하면 되지, 구태여 슈퍼 계정이라는 차별화 정책을 펼 이유가 없다.

슈퍼 계정의 진짜 존재의의는 시작 지점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프로게이머가 굳이 낮은 구간대에서 실력을 증명할 이유가 있을까.

어지간히 배치고사가 망히지 않는 이상 플레1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올마스터는 배치고사 이후 30연승을 달렸다.

낮은 구간을 양학한 것도 아니고 최소 천상계다.

듀오가 아닌 솔로큐로 40연승의 기적을 이루었다.

중국 유저들의 관심이 그와 마검사에게 쏠리게 되는 것은 필연이었다.

이미 중국 내 로드 오브 로드 사이트들에서는 그에 대한 이야기가 폭발적이다.

◈올마스터 아시는구나!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드립니다.

북미 롤챔스로 데뷔해 LCF로 정점을 찍은 세계적인 프로게이머인 올마스터는 진.짜.겁.나.잘.합.니.다!

여러가지 챔프폭과 기발한 플레이가 특기인 프로게이머로 의외성 넘치는 플레이가 돋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선수들은 보통 피지컬이 안 좋은 경우가 많은데 이 선수는 그렇지 않아요!

피지컬도 엄청난 뿐더러 메타 적응력도 뛰어나서 얼마 전 한국으로 무대를 옮겨 크게 선전을 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중국에 왔네요?

세계 투어라도 찍을 작정인지는 모를 일이지만 앞으로의 행보 기대해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와아~ 겁.나 잘하는구나. 왠지는 모르겠지만 표현 방식이 믿음직스럽네.

▷한국 프로게이머 아니었어? 웬 북미?

글쓴이-국적은 한국이지만 데뷔는 북미에서 했으며 진.짜.겁.나.잘.합.니.다.

▷그 한 글자, 한 글자 끊어치는 거 안 하면 안되냐..? 겁.나.짜.증.나.는.데!

쿡야 게임단에서 올마스터를 영입했다.

난리법석 홍보를 하지 않아도 제 알아서 잘한다.

말도 안되는 임팩트를 보여준 첫 경기에 이어 솔로랭크까지 파란을 이어간다.

이미 3서버는 들쑤셔놓은 상태고 다른 서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 며칠 내에 마검사의 픽밴률이 2000% 가까이 늘었다.

픽률 2~3%를 왔다리 갔다리 하던 비주류픽이 순식간에 이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가 해낸 위업을 생각한다면 당연하다 못해 차고 넘친다.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그 말고는 딱히 마검사로 꿀빠는 사람이 없다는 부분이다.

◈하고 많은 픽들 중에 왜 하필 마검사일까.

아군으로 나오면 골 때리는 챔프 No.1이잖아.

시도 때도 없이 자기 킬달라고.

자기 킬 주면 다 쓸어 담을 수 있다고.

게임 니 혼자 하냐?

어떻게 잘 키워줘도 다음 한타에서 CC기 점사 맞고 스로잉 GG.

▷그야말로 악마의 재림이지..

▷올마스터가 있었던 나라는 솔로랭크가 터져버린다는 소문이 있더라.

▷그런 걸어 다니는 재앙이 왜 중국에 와서 깽판이야? 악감정이라도 있나.

주목할 만한 픽이 늘어나는 건 정말 환영받을 일이 맞다.

무료한 솔로랭크에 재밌는 챔피언이 보이면 활력소가 생긴다.

뿐만 아니라 자기 취향에만 잘 맞으면 꿀 빨아서 티어 상승도 노려볼 만하다.

문제는 이 마검사, 하도 불안한 픽이라 잘 커도 못 커도 문제다.

못 크면 그냥 아무것도 못하고 폭망하는 거고.

잘 크면 자신의 힘을 주체하지 못하다가 허무하게 잘리고 그대로 게임 비벼진다.

상대의 조합이 전부 물몸에 CC기가 없으면 또 모른다.

하지만 상위 티어에 갈수록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CC기 한 번 걸리면 끔살 나는 AP마검사의 특성상 한타가 너무 어렵다.

그런데 올마스터는 이를 자연스럽게 해낸다.

예시가 없으면 모르되 해내니까 참으로 답답하다.

대체 어떻게 하면 마검사를 완벽에 가깝게 다룰 수 있는 건지 묻고 싶을 지경이다.

◈소국(小國)의 사람이 대국(大國)에 왔으면 으레 인사를 해야지.

경기도 치렀고, 솔로랭크도 올마스터 본인이라는 거 뻔히 아는데.

왜 방송도 안 하고 따로 입장도 안 밝혀?

간댕이가 붓다 못해 배밖으로 튀어나왔구나.

대회에서 한 번 실수만 해봐라 진짜.

▷한국에서는 프로가 방송을 못할 걸? 거기는 그런다 카더라.

글쓴이-그건 소국의 사정이고. 대국이 어째서 이해해줘야 하는가?

▷맞아 맞아. 지가 뭐라고 2군 선수들 상대로 실력 자랑이야. LPL가서도 그짓 해봐라 아주 혼구멍이 나지.

▷음, 안 좋아하는 사람도 많네. 근데 다른 건 둘째 치고 방송하는 건 좀 보고 싶다. 마검사 좀 배우고 싶어.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태풍의 눈이 되어버린 올마스터다.

물론 선수가 방송을 하든, 하고 싶은 챔피언을 하든 그건 자유다.

문제는 시기가 참 얄궂게 맞물렸다는 사실이다.

13억의 인구 때문에 중국은 롤챔스를 치르는데 오래 걸린다.

그 탓에 해외 대회와 일정을 맞추는 게 빠듯하다.

그래서 기본적인 일정이 다른 나라와 달라졌다.

서머 시즌을 조금 늦게 치르고 롤드컵에 먼저 참가한다.

이제 곧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회인 롤드컵이 막을 올린다.

그렇게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LSPL로 이미 대회 맛을 봐버렸다.

볼 거는 없는데 관심은 끌어 넘치는, 한 마디로 점심시간 땡치기 직전이다.

배가 꼬르륵 꼬르륵 하고 있는데 맛깔나게 구운 갈비가 눈 앞에 흔들린다.

사람 미치고 팔짝 뛰는 광경 자연스럽게 연출된다.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자면 딱 그 꼬라지.

국민성 자체도 썩 훌륭하지 않은 중국인들이다.

흥분해버린 감정의 불길은 점점 더 거세게 타올랐다.

등장하기 딱 알 맞은 시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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