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594화 (594/803)

594====================

3, 2, 1

*일부 설정이 변경되었습니다.

LPL까지 남은 시간 4주->5~6주 가량.

LSPL과 LPL 사이에 롤드컵이 열림.

(↓아래는 593화 마지막 장에 있는 내용입니다. 현재 수정했습니다.)

「13억의 인구 때문에 중국은 롤챔스를 치르는데 오래 걸린다.

그 탓에 해외 대회와 일정을 맞추는 게 빠듯하다.

그래서 기본적인 일정이 다른 나라와 달라졌다.

서머 시즌을 조금 늦게 치르고 롤드컵에 먼저 참가한다.」

591화에서도 이에 따른 수정사항이 있었습니다.

다른 설정 엉김이 발견된다면 즉각 수정하겠습니다.

설정에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사샤샤샥-!

마검사의 유일한 공격기, 알파 슬래쉬가 사선으로 그어진다.

용 안 쪽의 벽에 일렬로 늘어서 있으니 대충 사선이 맞다.

정글러와 봇듀오 두 명이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

타라랑~♪

적은 봇라인 갱킹을 성공시키고 용을 트라이하는 중이었다.

무능한 봇듀오는 쏘냐의 궁극기조차 빼지 못한 실정이다.

쏘냐의 파워센도가 나를 노려 정확하게 그어진다.

내가 타겟팅했던 이블퀸의 머리 위로 말이다.

써컹! 써컹!

몰랐으면 당했겠지만 알고 있었다.

점멸로 파워센도의 판정범위를 뛰어넘으며 썰어낸다.

한국의 해설가 강빈이 말했다.

쏘냐의 약점은 약하다는 거라고.

우주류 도법으로 강화된 평타가 명상 평캔에 의해 연속으로 터진다.

패시브를 포함한 총 세 번의 검격이 쏘냐를 집어 삼킨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용을 처치하였습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3Server No.1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단 한 명, 정확하게 마무리하자 나머지는 이벤트처럼 따라온다.

특히 원딜러는 제대로 딜조차 넣지 못하고 허무하게 사망했다.

무적 판정을 가진 알파 슬래쉬는 원딜러의 평타마저 씹어버린다.

쏘냐의 죽음은 부시안과 이블퀸에게까지 다이렉트로 여파를 미쳤다.

'보너스로 용까지 가져왔고 역전각이 보이는데.'

세상사 가끔가다 의도치 않은 뽀록이 터질 때가 있다.

역으로, 악재가 겹치고 겹쳐 도저히 풀리지 않을 때도 있다.

로드 오브 로드를 하다 보면 누구나가 겪게 되는 흔한 이야기다.

동접 134명 팀운 폭망겜이라는 이야기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일리 있는 말이지만 그것도 실력 격차가 어느 정도 날 때 이야기지.'

나름대로 프로의 축에 드는 2군 리그도 혼자 싹 쓸어먹은 나다.

고작 솔로랭크, 그것도 마스터 초입에서 고생따위 하지 않는다.

아주 무난한 느낌으로 이번 게임도 캐리가 될 듯하다.

-올마갓 찬양합니다.. 제발 이번 게임 이겨주세요.

-kkk 2픽 저색 전 판에는 올마 욕 엄청 하더니 태세 전환하네. 박쥐 같은 색히.

-꼬우면 너도 올마갓 만큼 하던가. 못하는 놈이 말이 많아.

이런 느낌으로 아군 채팅창이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물론 내가 해석한 건 아니고 지인의 조언이다.

츠위가 옆 의자에 앉아 게임을 관전하고 있다.

"…라고 하네요. 나쁜 이야기는 없었어요."

"그거 다행이네. 근데 넌 언제까지 여기 있을 속셈이냐?"

솔로랭크를 시작한 지 오늘로 나흘 째다.

슬슬 입소문이 타고 있는 듯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제법 늘었다.

의도했던 대로 정확하게 순풍을 타고 흘러간다.

이대로라면 조만간 해버려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듯 어느 나라에서든 유명해지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가 걸린다.

피치 못할 동거인, 츠위까지 소식을 전해 들었다.

바로 오늘, 점심 시간에 있었던 사건이다.

'내가 왜 승낙을 해버렸을까..'

방에 들어가서 게임을 관전해도 되겠냐.

자신도 로드 오브 로드를 하는데 관심이 크다.

팬으로서 반드시 눈에 담고 싶다.

잠깐 고민이 되긴 했지만 이내 허락했다.

가사 전반 도움을 받고 있는데 그 정도야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것이 이제 와서 후회가 된다.

사람 게임 하는 거 뒤에서 쳐다보고 있으면 적잖이 신경 쓰인다.

이것 뿐이라면 괜찮겠지만 한 가지 더.

사정이 얽히고 얽히게 되자 조금 귀찮아졌다.

'일단 게임부터 끝내고 보자.'

용에서 한 번 싹쓸이를 하기는 했지만 풀린 건 나 뿐이다.

이놈의 게임은 시스템이 쓸데없이 정확하다.

승률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어디까지 이기나 한 번 보자' 이런 느낌으로 팀이 구성된다.

팀원 이따구로 넣어줘도 과연 니가 이길 수 있을까?

40연승을 넘어가자 매 판 아주 힘겹게 매칭이 짜여졌다.

점수대도 많이 오른 지라 결국 승률 100%의 벽은 무너졌다.

'승률이 95%밖에 안된다니.. 통탄스럽도다.'

어디 가서 하소연했다간 뺨 맞을 소리지만 어쨌든.

나는 아이템을 구입한 후 봇라인으로 향했다.

중국 솔로랭크는 참 특이한 면이 있다.

쿠확!

이블퀸의 궁극기가 아군 봇듀오를 집어삼킨다.

아니, 아군의 정글러까지 함께 3인궁이 말이다.

싸운 지 얼마나 됐다고 또 투닥거린다.

이것이 중국 솔로랭크만이 가지는 특이성이다.

소규모 교전이든 한타든 엄청나게 싸워댄다.

정말이지 한숨 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

'직선으로 달려가길 참 잘했어.'

이럴 줄 알고 일부러 라인 복귀 안 하고 봇으로 갔다.

봇라인은 현재 3:4의 교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용에서 합류가 늦었던 미드라이너를 대동해 다이브를 시도한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어느 정도 아이템이 갖춰지면 다이브는 정말 손쉬워진다.

적의 공격을 딱 한 번만 버텨주면 족하다.

3인궁을 꼴아박은 이블퀸의 두터운 실드는 필요 이상으로 단단하다.

아군 원딜러 미스터 포텐이 파사딘에 의해 마무리 당한다.

<진격에 섰다!>

그리고 그쯤, 적들로선 상상치도 못한 타이밍에 당도했다.

궁극기인 마지막 전사를 발동하고 빠른 속도로 달려나간다.

앞궁을 박아버린 파사딘을 향해 알파 슬래쉬가 그어진다.

사샤샤샥-!

여기서 참 안타까운 사실이 하나 있다.

마음이 조급해지면, 혹은 타이밍을 반 박자 늦어버리면 그것만으로도 사달이 난다.

마검사의 알파 슬래쉬는 적을 지옥 끝까지 따라간다.

그리고 타겟팅한 상대 뿐만 아니라 주위의 적을 세 명을 더 긁는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점멸로 도망가기라도 하면 그 주위에 있는 아군들까지 휘말린다는 소리다.

현재의 상황이 딱 그렇게 흘러간다.

파사딘의 점멸 실수에 의해 적팀은 떼몰살 각이다.

사샤샤샥-!

그 자리에서 한 번 더 알파 슬래쉬가 요동친다.

두 번째로 노리는 상대는 역시 만만한 쏘냐.

용싸움에서 빠진 궁극기의 쿨타임이 아직 안 찼을 때다.

알파 슬래쉬에 두 번 그어진 쏘냐는 손쉽게 마무리 된다.

위이이잉..!

지금 이 순간에도 부시안은 나를 열심히 때리고 있지만 오히려 체력이 찬다.

선템으로 라둔의 죽음투구를 완성한 마검사의 위엄이다.

적당히 체력을 회복한 후 세 번째 알파 슬래쉬가 그어진다.

─트리플 킬!

전설의 출현!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파사딘의 실수가 아니었다면 많아야 두 명 죽고 끝이었다.

내 입장에선 상황이 절묘하게 잘 맞아 떨어진 셈이다.

대회에서는 이러한 실수가 잘 나오지 않겠지만 이곳은 솔로랭크.

원래 솔로랭크라는 곳이 으레 그렇다.

게임 터지는 거 한순간이다.

"게임 못해 먹겠다고 미드 밀어 달라네요? 약간 욕설도 섞여있는데 그것도 알려드릴까요?"

"너 임마, 내가 알고 싶은 거 회화지 한자가 아니야."

일단 요청을 한 사람은 나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이상 중국어를 배워야 한다.

그러니까 대화 상대가 되어 달라.

솔직히 허락을 받을 줄은 알았다.

중국인인 그녀의 입장에선 중국어로 대화하는 게 더 편하지 않겠는가?

내가 아예 일도 모르면 골 때리겠지만 어느 정도 안다.

아는데 입 밖으로 내뱉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여기서 츠위의 반응이 상상 이상이었다.

수긍을 넘어 적극적으로 가르치려 든다.

이 자체는 정말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시간 외 수당을 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고작해야 밥 사주는 정도다.

달라면 주겠지만 어차피 티타늄 수저 물고 있는데 푼돈으로 어딜 감히 흥정을 하겠는가.

문제는 살짝 도를 넘었다는 측면이다.

"요즘은 한자도 간략화돼서 어렵지 않은데요?"

"미안하지만.. 내 뇌세포는 그렇게까지 여유롭지도 않고, 중국에 오래 있을 생각도 없어."

본인 입으로 빈곤하기 짝이 없는 지성을 실토하려니 참으로 낯부끄럽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 자신이 그렇게 잘난 사람이 아니거늘.

안타깝게도 영어를 배울 때와는 사정이 다르다.

까놓고 말해서 중국어 한자는 겁나게 어렵다.

간체인지 뭔지로 줄여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필요가 있으면 기본은 배우겠지만 없다.

말만 주고 받아도 앞으로 불편할 일 거의 없을 테다.

그런 일이 생긴다면 니가 좀 도와주던가.

"아, 그러면 되겠네요. 알겠습니다. 제가 꼭 도와드릴게요."

"그럴 필요까진 없는데.. 뭐, 부탁한다."

이것저것 의욕이 참 넘치는 녀석이다.

이런 것이 바로 세대 차이를 느낀다는 부분일까.

육체가 젊어지긴 했어도 젊은이들의 저런 패기는 닮지 못할 것 같다.

'그래도 덕분에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으니까.'

살짝 도를 넘기는 했다.

그런데 그 도가 달갑지 않다는 소리는 아니다.

나로서는 솔직히 환영한다.

가능하다면 빨리 중국어에 익숙해지고 싶다.

적어도 간단한 일상 회화에서 문제가 생기진 않았으면 하다.

도움을 요청한 이후로 나와 츠위는 거의 중국어로만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다.

'대화를 하는 일도 많아졌고.'

어쩔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회화를 배우려면 당연히 대화를 해야 한다.

필수적으로 갖는 시간 외에도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가는 일이 잦아졌다.

동거인과는 친해지는 편이 여러모로 좋다.

덕분에 중국어도 나날이 익숙해지고 있다.

좋은 일임에도 무언가가 심히 껄끄러운 건 왜 일까.

"나 슬슬 방송도 하려고 하는데 어색하진 않을까?"

"글쎄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어색하죠. 일단 중국인이 아니라는 건 100% 알 거에요."

이 녀석 은근히 팩트폭격 오진다니까.

구구절절 옳은 말이니 딱히 반박할 말은 없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듯 츠위가 빙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해요. 다행히도 발음이 좋으셔서 무리만 안 하시면 괜찮은 느낌?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대화가 일방통행이 될 거란 거겠죠."

웃으면서, 나 듣기 좋은 말 해주면서 대화의 방향은 의도대로 이끌어간다.

기업인의 손녀라 그런지 참 어린 나이에 저렇게 능글맞을 수가 없다.

같이 살면 살수록 여간내기가 아니라는 사실이 와닿는다.

"간단한 거 위주로 읽는 법만 배우는 데엔 얼마나 걸려?"

"인터넷에서는 어려운 단어 같은 걸 거의 안 쓰니 오래는 걸리지 않을 거에요. 중국어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참 기뻐요."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면 내 손을 마주 잡아온다.

나도 외국인 친구가 김치 먹어주면 나름 재밌기는 하겠지만 가르치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일 텐데.

큰 맥락에서 보면 비슷할 수도 있는 일이니 그런대로 납득은 된다.

어쩌면 자신의 입장상 의도적으로 호의를 베풀어주는 걸 수도 있다.

아무래도 첫 만남 때 마찰이 조금 일이 있었다.

내가 나중 가서 쫓아낼 생각 하지 않도록 빚을 만들어두는 것일지도 모른다.

일단은 그렇게 생각해두자.

나로서는 그 편이 형편에 알맞다.

"그러면 오늘부터라도 방송 시작하면 되겠네. 그런데 너 방송 시작한 이후로도 여기 있을 건 아니지?"

"있으면 안되나요?"

의아한 듯 되물어온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방금처럼 채팅을 읽어준다면 분명 도움이 되긴 될 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 입장에서는 아니다.

'예은의 반응이 썩 좋지는 않았으니까.'

언제까지 숨길 수야 없는 노릇이다.

이러저러한 사정이 있어 동거인이 젊은 여자가 되었다.

돌려 말하지 않고 솔직하게 사정을 설명했다.

예은은 의외로 쿨했다.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반응이었다.

회장님 손녀는 의외였지만 어쩌면 미인계를 쓸지도 모른다.

어느 정도 생각을 해두고 있었던 듯하다.

아직까지 일이 벌어진 적이 없고.

만약에 일이 벌어진다면 즉각즉각 이야기를 하고.

이 두 가지 전제 하에 허락을 해주었다.

망설임 없이 고한 게 정상참작의 여지로 작용한 모양이다.

사귀고 있는 입장이지만 참 무서운 애인을 뒀다.

'무서운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이해심도 깊고, 대화로 해결하려 한다는 게 참 좋아.'

대화가 안 통하는 상대 만큼 답답한 경우가 없다.

연인 사이에서 대화가 틀어지면 언젠가 한 번은 꼭 일이 불거진다.

묵히면 묵힐수록 더욱 큰 사건이 터지고 만다.

다행스럽게도 나와 예은의 사이에서는 해당하지 않는 일이다.

내가 예은을 믿고, 예은도 나를 믿는다.

원거리 연애가 돼버리긴 했지만 앞으로도 별일 없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길어져서 좋을 건 없다.

이곳 중국에서 가능한 빨리 벗어나야 함이 옳다.

'중국애들은 게임을 어떻게 하나. 경기에 들어가기 전까지 조금 빠듯해지겠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다.

고리타분한 옛날 이야기지만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여러 무대에서 경기를 뛰어본 경험이 이를 증명해준다.

현 중국의 메타를 정확하게 분석한다.

그리고 이를 실전에서 활용해낸다.

물론 이뿐만이라면 시간은 넉넉할 테다.

'기왕 할 거면 본격적으로 저질러야겠지.'

어떻게 해석을 붙여보자면 중국에 대한 선전포고다.

모르긴 몰라도 근 시일 내에 난리가 날 거다.

중국 솔로랭크계를 발칵 뒤집어 버린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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