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595화 (59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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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1

쿡야 게임단의 모티브는 신세상-매직이다.

세간에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며 인터넷만 뒤져도 대강 나온다.

하지만 실상 까놓고 보면 별 볼 일 없다.

그냥 잘하는 솔로랭크 유저들을 모아둔 집단 아니냐.

창단 당시부터 은근하게 있었던 비웃음이다.

이것은 쿡야의 선수들에게 있어 동기가 되었다.

그리고 또 열등감으로도 이어졌다.

올마스터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팀.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팀 내의 결속력은 드높았다.

실제 시드권을 따내기 위한 LSPL에서도 많은 돈 주고 스카웃한 보람을 거두었다.

그렇게 잘 나가다 보니 큰 착각을 하였다.

우리 엄청 잘하는 거 아니야?

올마스터 없어도 충분히 괜찮을 거 같은데?

선수들 개개인이 각 서버 1,2위의 이력이 있는 쿡야 게임단이다.

고랭크 유저들이 으레 그렇듯 자부심이 대단하다.

준결승전 당시 있었던 사건은 그것이 상당히 안 좋은 쪽으로 터졌다.

어느 정도 인정을 하기는 하는 분위기나 완전히는 아니다.

쿡야 게임단에 속한 두 팀 중 하나.

쿡야-베이더스의 원딜러 차우차우는 오늘만을 벼르고 벼렸다.

'몸을 풀 거면 천천히 내려올 것이지. 곧바로 3서버를 하다니..'

차우차우는 그날의 치욕을 기억하고 있다.

압도적인 힘의 격차.

자신들이 게임을 하든 말든 상관없다는 듯 혼자서 끝내버렸다.

하지만 그때의 일로 굴복했다고 생각하면 크나큰 오산이다.

확실히 자신들은 프로게이머로 데뷔한 지 얼마 안됐다.

대회 무대에서는 가진 바 기량을 온전히 끌어낼 수 없었다.

'솔로랭크는 많이 다를 거야. 그 섣부른 판단, 두고두고 후회하게 만들어주마.'

쿡야 게임단의 일원들은 대부분 솔로랭크 1,2위 출신이다.

적어도 한 번은 솔로랭크에서 주목 받은 경험이 있다.

뭐, 경쟁이 하도 빡센 1서버 출신은 없지만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당연하다.

1서버의 그랜드 마스터는 거진 대부분이 프로게이머다.

혹은 프로게이머의 부캐.

사실상 고인 물이고 어지간하면 멤버가 바뀌지도 않는다.

바뀐 거 같아도 알고 보면 그 사람, 대충 그런 느낌인 곳이다.

'차도리인지 치도리인지 하는 녀석은 예외 같지만..'

그런 척박한 곳이다 보니 하루하루 생존이 피 말린다.

유지가 불가능하다기 보단 스트레스를 무진장 받는 장소다.

때문에 메인으로 활동하는 주무대를 따로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차우차우 자신의 경우 그것이 3서버였다.

솔로 넘버의 서버들 중에서도 3서버 이상은 극진한 대우를 받는다.

2서버와 3서버의 차이가 항정살과 삼겹살 정도의 차이라면.

3서버와 4서버는 삼겹살과 안심살 정도의 차이다.

즉, 4서버 이하는 고기로 따지면 국거리에나 쓸 법한 등급이다.

물론 솔로 넘버인 이상 4서버 이상도 충분히 인정을 받기는 한다.

하지만 그 이상과는 수준 차이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이런 3서버에 곧바로 도전장을 내밀다니?

올마스터는 아주 실수를 해도 아주 단단히 했다.

'마검사라는 챔프 빨로 여기까지 쉽게 올라온 모양이지만 이제부터는 다를 거야.'

3Server No.1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마검사 유저.

그의 정체가 올마스터라는 것은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파다하다.

그런데 오늘 정말 그가 맞다는 오피셜이 떨어졌다.

'정말 멍청한 자식이야. 이러면 저격하기가 한결 편해지잖아?'

쿡야 게임단의 선수들은 개인방송시 쿡야TV를 이용해야 한다.

달 단위로 할당 시간이 떨어져 있으며 모두가 이를 동의하고 게임단에 들어갔다.

올마스터도 사정은 별반 다를 게 없었는지 방송을 시작했다.

그것이 지금으로부터 고작 세 시간 전의 일이었다.

소문이 퍼지는 것은 삽시간이었다.

중국의 로드 오브 로드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이미 떠들썩하다.

그도 그럴 게 쿡야 게임단의 공식 SNS는 물론, 쿡야TV의 메인 화면에도 대문짝 만하게 걸렸다.

안 그래도 올마스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참에 장작을 끼얹었다.

'제길, 올마스터가 뭐라고.'

방송을 시작한 것도 아니고 겨우 홍보 단계에서 이만한 수고를 들였다.

쿡야 게임단의 플랫폼인 만큼 기본적으로 선수들을 신경 써주긴 한다.

하지만 차우차우는 이 정도까지 난리법석을 떠는 경우는 지금껏 보지 못했다.

올마스터가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다는 건가.

게임을 잘하는 건 인정을 하지만 차별이 너무 심하지 않느냐.

솔직한 시샘은 차우차우의 마음에 더욱 더 불을 붙였다.

쿠웅!

이윽고 기다리던 시간이 오고야 말았다.

올마스터는 방송을 켜자마자 이것저것 확인을 해보더니 곧바로 큐를 돌렸다.

이렇게 방송 화면을 보고 있는 이상 저격은 실패할 수가 없다.

낮은 구간도 아니고 마스터 티어라면 더더욱이다.

3서버를 주무대로 삼는 차우차우는 부계정 또한 여럿 가지고 있었다.

'마검사에 강하고 캐리할 수 있는 챔프.'

픽 시간의 마지막까지 고민을 거듭한 차우차우는 파루스를 선택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마검사는 CC기에 엄청나게 약하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마법 저항력 아이템을 갖추기 좋다는 사정이다.

'마법사의 종말과 스킬포식자를 간다면 AP누커한테 죽을 일이 없어.'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올마스터가 가장 먼저 선보인 파루스의 아이템트리다.

본디 극 비주류 원딜러였던 파루스를 올마스터가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해냈다.

그 이후로 솔로랭크는 물론 각국의 프로게이머들도 관심을 보이는 추세다.

무조건 사용하는 건 아니고 상황에 따라 충분 사용할 가치가 있다.

그 중에서도 AP누커가 많은 조합을 상대로 선호된다.

마법 저항력을 갖추기 좋고 맞딜에 일가견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처음 선보인 챔피언에게 제대로 당한다면, 그것도 방송을 켠 첫 번째 경기에서 그 지경이 난다면 볼 만할 거야.'

자신이 팀을 대표해 올마스터에게 설욕한다.

부푼 가슴을 안고 차우차우는 소환자의 전장에 발을 디뎠다.

올마스터로 인해 유명해진 챔피언으로 그를 잡아낸다.

이 만큼 통쾌하고 우스운 일은 없지 않을까.

수많은 이들이 이미 그와 같은 전철을 밟고 쓰디쓴 고배를 마셨다.

안타깝게도 자국 리그에만 관심이 많았던 우물 안 개구리.

차우차우는 그러한 사실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

.

.

* * *

방송을 하고 싶다.

나는 그런 연락따위 한 적이 없다.

구태여 일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없었을 뿐더러 귀찮다.

그냥 적당히 규정에 맞춰 방송을 할 작정이었다.

쿡야TV에 대충 아이디 만들어서 천천히 가려고 했다.

유명세를 타는 속도야 느릴 테지만 딱히 괜찮다.

어차피 세상사 될놈될이다.

내가 방송을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니고 경험은 충분하다.

그리고 처음부터 띄워주면 너무 긴장되지 않는가.

'믿는 도끼에 발등 제대로 찍혔구만.'

오늘 방송을 해보려고 한다.

말을 전했던 사람은 딱 한 명이다.

대화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갔다.

별 생각 안 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걸.

쿡야TV의 메인에 대문짝 만하게 걸려있다.

이런 짓을 할 사람은 츠위밖에 없다.

당연히 따졌지만 의도가 불순치 않았다.

자기 딴에는 배려를 한 모양이었다.

죄송하다고 하는 사람한테 죽자고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결국 다음부터는 반드시 알리고 해라, 타박을 하는 것에서 그쳐야만 했다.

'첫 판부터 시청자가 10만 명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네.'

여기저기서 홍보가 많이 됐는지 엄청나게 모여들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100단위로 쭉쭉 시청자가 올라간다.

롤 방송의 특성상 게임 중에는 더더욱 일 테다.

원래 방송 컨텐츠로 이것저것 준비한 게 많았는데 그냥 패스했다.

채팅창에 물 밀듯 올라오는 수많은 중국어들.

당연하게도 해석이 안되니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어설픈 중국어로 입을 여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러니까 일단은 게임으로 보여준다.

나는 바로 큐를 돌렸고 다행히도 빠르게 잡혔다.

그렇게 첫 번째 게임이 시작되었다.

─소환자의 전장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중국어로 들리는 여성 아나운서의 목소리.

아직은 어색하지만 이전보다는 뚜렷하다.

지난 며칠 간 빠듯하게 연습했던 성과가 빛을 발한다.

'그런데 상대 파루스 무언가 낯이 익단 말이지.'

한자를 배우는 건 아직 요원한 일이지만 영어 정도는 당연히 읽는다.

오히려 내 전문 분야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자신감이 충만한, 남들 앞에서 자랑이 가능한 몇 안되는 특기다.

'차우차우? 아, 중국의 누렁이 같은 거였나.'

누렁이는 아니고 나름 고급진 품종이라고는 들었다.

생김새가 조금 시골에서 털 안 깎고 다니는 시원털털한 녀석들과 비슷해서 그렇지.

내가 강아지 보는 눈이 없어서 생기는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쿡야의 원딜러이기도 했어.'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기억에는 남아있다.

팀원들 아이디 정도야 알아둬야 하지 않겠는가.

결정적으로 아이디를 외우는 게 쉽기도 했다.

'신세상 매직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했던가.'

M.A.G.I.C.

차우차우는 마지막인 C에 해당한다.

어째서 나를 영입하지 못해 안달이 났던 걸까.

거기에 대한 의문도 대략 풀린 상태다.

어쨌든 슬슬 미니언도 밀려오고 있으니 라인전을 시작할 때다.

써컹!

근거리 미니언을 평타로 받아먹는다.

상대 미드라이너로 온 챔피언은 르풀랑.

마검사로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운 부류다.

때문에 이번 게임은 상당한 집중을 요한다.

'그래도 최근에 리워크가 되면서 한풀 꺾였지.'

정확히는 활용방식이 달라졌을 뿐이다.

당연히 알려지지 않았고 유저들은 원래 하던 대로 Q선마를 한다.

지금 내가 상대하고 있는 르풀랑도 백이면 백 그럴 것이다.

'그래준다면 마검사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어.'

리워크된 르풀랑의 차이는 간단하다.

Q스킬, 침묵의 표식을 터트리지 못하면 데미지가 약하다.

그리고 궁극기가 일반 스킬을 단순히 따라하지 않는다.

이전에는 기존의 스킬을 강화해서 발사했다.

하지만 이제는 기본 데미지를 가진다.

어떤 스킬을 선마스터도 궁극기 데미지는 변함이 없다.

현재 르풀랑의 리워크는 너프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어쨌든 간에 라인전은 진행된다.

나는 근거리 미니언을 처치하자마자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섰다.

그러자 르풀랑이 노렸다는 듯 스킬과 평타를 던져왔다.

사샤샤샥-!

그 투사체가 나에게 닿기 전에 긁는다.

무적 판정의 알파 슬래쉬는 잘만 활용하면 회피가 가능하다.

물론 이렇게 피해도 라인전은 상당히 버거운 편이다.

근거리 챔피언인 마검사는 평타 짤짤이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써컹! 써컹!

그러니까 더욱 빡세게 딜교환 한다.

나는 알파 슬래쉬로 르풀랑을 그으며 칼빵을 먹였다.

미니언을 때려 패시브 스택을 채운 강력한 일격이다.

연속 공격이 르풀랑의 체력바를 묵직하게 뜯어낸다.

'결과를 따지면 체력이 더 깎인 건 나지만.'

이렇게 딜교환을 성공적으로 마쳐도 마검사가 진다.

리워크가 됐다고는 하나 기본적인 라인전 상성이 바뀔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점이 있다면 선 2레벨은 내가 빠르다는 부분이다.

1레벨 스킬로 Q를 찍은 르풀랑의 한계다.

라인 클리어가 되지 않아 2레벨이 느리다.

지금 시점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선택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것이 바뀔 것이다.

티링!

평타 짤짤이를 얻어 맞으며 2레벨을 무식하게 찍었다.

지금의 선택이 고작 명상으로 체력을 회복하기 위함이 아니다.

나는 곧바로 르풀랑을 향해 알파 슬래쉬를 그었다.

사샤샤샥-!

일반적으로 마검사는 후반을 바라보는 룬을 든다.

마법 관통력룬이라든지, 성장 주문력룬이라든지 말이다.

그러나 중국 솔로랭크에서는 룬을 그렇게 들지 않는다.

'얘네들이 너무 패기가 넘쳐.'

다른 나라와 중국 솔로랭크의 결정적인 차이점.

애들이 너무 싸움을 좋아한다.

라인전부터 한타 페이스까지 시도 때도 없이 치고 박는다.

저 르풀랑만 봐도 평타 짤짤이를 참 줄기차게 넣었다.

보통 적당히 하다 선2레벨 뺏길 것 같으면 빼는데 얘는 안 뺀다.

그래서 일부러 초반 라인전이 강력한 룬을 들었다.

혼합 관통력룬과 고정 주문력 룬을 내세웠다.

써컹!

2레벨 스킬로 명상이 아닌 우주류 도법을 배웠다.

우주류 도법은 사용시 마검사의 공격력을 30 올려준다.

초반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수치다.

나는 앞무빙을 밟으며 르풀랑을 두들겨 팼다.

퍼엉!

르풀랑의 패시브가 터지며 분신과 본체로 쪼개진다.

안타깝게도 본체 쪽은 이미 발화에 의해 불타고 있다.

점멸로 정확하게 따라가 평타 한 방!

예상했던 대로 정확하게 스택이 모였다.

써컹! 써컹!

앞으로 2초 후 발화의 막틱이 터지며 르풀랑의 운명이 결정된다.

이곳 중국의 솔로랭크는 한 마디로 무법지대.

한시라도 방심했다간 코 달아난다.

다른 건 몰라도 이 하나는 정말 마음에 든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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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일부 설정이 변경되었습니다.

LPL까지 남은 시간 4주->5~6주 가량.

LSPL과 LPL 사이에 롤드컵이 열림.

(↓아래는 593화 마지막 장에 있는 내용입니다. 현재 수정했습니다.)

「13억의 인구 때문에 중국은 롤챔스를 치르는데 오래 걸린다.

그 탓에 해외 대회와 일정을 맞추는 게 빠듯하다.

그래서 기본적인 일정이 다른 나라와 달라졌다.

서머 시즌을 조금 늦게 치르고 롤드컵에 먼저 참가한다.」

591화에서도 이에 따른 수정사항이 있었습니다.

다른 설정 엉김이 발견된다면 즉각 수정하겠습니다.

설정에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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