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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596화 (596/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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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1

상대가 2레벨을 목전에 둔 상태.

설마 달려들겠어 하는 방심.

그리고 룬과 스킬 선택에 따른 데미지 증폭량.

이 세 가지가 적절하게 맞물리며 2레벨 솔킬을 만들어냈다.

유통기한 챔피언인 르풀랑으로 마검사에게 라인전을 진다?

그 스노우볼은 겉잡을 수 없이 굴러간다.

만회할 찬스따위 당연히 주지 않는다.

'솔킬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말이야.'

마검사로 르풀랑을 솔킬 따내 라인 주도권을 가져 왔다.

그렇다 해도 솔킬각을 연거푸 잡기는 힘들다.

라인전이 문제가 아니라 갱킹이 신경 쓰인다.

현재 르풀랑은 속박의 사슬 판정이 아주 좋다.

아무리 나라 할지라도 운 나쁘면 골로 간다.

견제한답시고 깔짝대는 건 위험부담이 높았다.

때문에 적당히 라인 주도권을 살려 견제만 했다.

알파 슬래쉬만 잘 긁어도 물몸인 르풀랑은 고달파진다.

특히 라인 클리어가 안 좋은 Q선마 르풀랑의 경우 더욱 그렇다.

─3Server No.1님이 파루스를 지목.

르풀랑을 타워 안 쪽으로 몰아넣고 선택하는 건 로밍.

그것도 봇라인 로밍이다.

원래 솔랭에서 가장 만만한 게 봇라인인 법이다.

다른 라인은 가면 킬 하나지만 봇라인은 1+1이벤트가 흔하다.

그리고 잘만 하면 용까지 보너스로 딸려온다.

한 번 킬을 땄을 때 폭발력이 어마어마한 AP마검사에겐 두말하면 입 아픈 소리다.

<잘 보고 배우게!>

6레벨에 이르지 못한 조아라와 파루스.

챔피언 특성상 둘 모두 라인을 쭉쭉 밀어댄다.

중국 솔로랭크답게 혈기가 아주 대단하다.

고맙게도 할인 행사를 벌여주고 있다.

철썩!

아군 서포터 쓰렉귀가 점멸 채찍 쓸기로 호응한다.

이어진 사신의 선고는 빗나갔지만 상관없다.

그 정도만 해도 내가 알아서 쓸어담는 그림이 나온다.

써컹! 써컹!

AP마검사라고 평타가 약한 게 아니다.

우주류 도법의 공격력 증가와 궁극기의 공격 속도 증가만 해도 어디 가서 꿇리지 않는다.

여기에 혼합 관통력룬까지 더해지자 조아라는 순식간에 목숨을 잃는다.

그렇게 한 명 따내면 또 한 명이 보너스로 딸려온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더블 킬!

3Server No.1님이 학살 중입니다!

한 가지 불편한 건 중국애들이 싸움을 좋아한다.

이말인 즉, 킬딸도 엄청나게 좋아한다.

때문에 일부러 알파 슬래쉬를 막타용으로 아끼는 수고를 해야 했다.

조금 귀찮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래도 봇듀오가 뚜벅이라 편해서 좋아.'

그리고 논타겟 스킬이라 다행이다.

플레이어간에 실력 차이는 논타겟 스킬의 적중률을 급감시킨다.

내가 마검사로 승률 90% 이상의 하드 양학이 가능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스킬을 어디다 쓸지 너무 뻔히 보여서 맞아주기가 힘들 지경이다.

정말 마검사를 마크하고 싶다면 단단하고 생존기 있는 챔프가 좋다.

이를 테면 크레이브즈 같이 말이다.

'파루스도 성장하면 나름대로 단단해지긴 하지만.'

빌지워터의 해군칼을 구입한 것 보면 영락검을 가는 파루스 같다.

내가 한국 롤챔스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공격 속도 위주의 템트리.

마법사의 종말이라는 특이한 템을 갈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AP조합을 상대로 어드밴티지다.

'그런데 그 전에 게임 끝날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보신 모양이야.'

안타깝게도 중국 솔로랭크는 스노우볼을 빠르게 굴릴 수 있다.

서로가 비등하다면 던지고 던지는 구도가 반복되겠지만 내가 있다.

킬각 귀신 같이 캐치해서 다 쓸어담는다.

스노우볼 굴러가는 속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3Server No.1님이 파루스를 지목.

딱히 악감정이 있는 건 아니다.

그냥 죽이기가 너무 쉬워서 그렇다.

가면 킬각이고 때리면 싸워줄 텐데 받아먹는 게 죄는 아니지 않은가.

나는 미드 라인으로 귀환하는 일없이 쭉 봇으로 달려갔다.

지금 미드에 가봤자 딱히 먹을 웨이브가 없다.

라인 푸쉬가 안 좋은 르풀랑이 라인전이 말리면 이렇게 된다.

또 봇라인 근방에는 아군 정글러가 정말 좋은 위치에 대기하고 있다.

남은 것은 내가 가서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일 뿐이다.

<버거킹!>

아군 정글러 탈리반 3세가 말을 참 잘 듣는다.

쿡야 애들도 딱 이 정도만 해주면 얼마나 좋아.

흙벽으로 적을 가두는 궁극기에 조아라와 파루스가 꼼짝없이 갇혔다.

남은 일은 요리하는 것인데 이게 살짝 번거롭다.

시기가 조금 애매하게 겹쳤다.

'블루 리쉬하고 바로 봇으로 달렸나 보네.'

나를 향해 빨간 줄 하나가 기다랗게 이어졌다.

그 빨간 줄은 1초가 다르게 도화선처럼 타오른다.

적팀의 정글러 바위가 나를 타겟팅했다는 증거다.

사샤샤샥-!

대처 방법은 너무나 간단하다.

타이밍 잘 맞춰서 알파 슬래쉬로 쓰윽 그으면 된다.

제아무리 바위의 궁극기가 판정이 좋다고 하나, 알파 슬래쉬의 무적 판정보다 나을 수는 없다.

실력 차가 날수록 괜히 게임이 쉬워지는 게 아니다.

순간적인 스킬 교환에서 무조건적인 이득을 볼 수 있다.

파아악!

연이어 나를 향해 돌주먹을 내질러오지만 헛수고.

스탭을 밟아 가볍게 피하며 파루스의 촉수 올가미는 점멸로 뛰어 넘으며 쓱싹!

궁극기로 인해 가속된 마검사의 이동속도는 입롤을 실현케 만들어준다.

그렇게 슬슬 파루스의 체력바가 사각사각 깎일 때쯤, 또 한 명의 손님이 도착했다.

'귀환 끊고 온 모양이지만 여기서 이렇게 한타가 일어나면 썩 좋지는 않을 텐데.'

블루를 먹고 정비 타이밍을 잡으려다 부랴부랴 달려왔을 것이다.

눈물 겨운 지원이지만 올 거면 진작에 오던가.

응, 이미 게임 터졌어.

─아군이 적에게 당했습니다!

더블 킬!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3Server No.1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손님이 추가로 찾아오면서 장사가 대성황이다.

아쉽게도 한 명의 손님은 부리나케 다시 도망갔지만 충분하다.

포탑과 용이 팁으로 딸려 들어온다.

'이게 참 적응만 하면 게임 시원시원해서 좋아.'

한국 사람들도 성격 급하고 공격적이기로는 손에 꼽는다.

그런데 중국 유저들은 아예 생각의 과정이 생략됐다는 기분이다.

조금 빡치더라도, 게임 말렸더라도 물불은 가려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

제 3자의 눈으로 봤을 때 둘 다 라인전 박터지게 하는 것 같아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는 솔로랭크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대회에 갈수록 칼같은 운영과 단순한 막싸움으로 극명하게 갈린다.

13억이나 되는 중국인이 게임을 그렇게 열심히 함에도 특출난 이가 안 나오는 까닭이다.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양학하기 편하면 그만이지.'

조금 많이 막말이긴 한데 정말 알 바가 아니다.

나는 내 몸 하나 간수하고 잘 먹고 잘 살기도 힘든 사람이다.

수천만명이나 된다는 중국의 롤 유저들에게 신경 써줄 짬이 안 나온다.

찰칵!

아이템 나오는 속도가 무시무시할 지경이다.

마검사는 역시 킬 먹고 크는 챔피언이 맞다.

서로가 싸우기만 하는 중국의 솔로랭크.

활약하기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테자이의 재능약탈자와도 참 잘 어울리고 말이야.'

중국의 솔로랭크 유저들이 유난히 선호하는 아이템이 두 가지 있다.

테자이의 재능약탈자와 주술의 칼.

두 아이템은 킬&어시스트 획득시 각각 주문력과 공격력을 올려준다.

하도 개판 싸움이 많다 보니 이 두 아이템의 효율이 썩 괜찮은 것이다.

그 흐름에 나도 편승해 최근 테자이의 재능약탈자를 1코어로 가고 있다.

봇라인 로밍을 가기 전에 구입해 놓은 덕에 스택이 꽤나 쌓였다.

이 기세대로 라면 무난하게 게임을 접수할 수 있어 보인다.

방송 첫 번째 게임부터 그럭저럭 만족할 만한 흐름이 나왔다.

'채팅창에 뭐라뭐라 많이 올라가긴 하는데 뭔 말인지 모르겠다.'

쿡야TV의 시스템을 모르는 탓에 받은 별풍선의 수도 모른다.

무언가 자꾸 숫자가 올라가는데 저게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어쨌든 간에 게임은 잘되고 있으니 나쁜 이야기는 아닐 거라 생각된다.

'하지만 다음 판부터는 아마 마검사가 밴될 텐데. 뭐를 해야 될까.'

방송을 시작한 후 곧바로 큐를 돌린 데에는 그러한 사정도 있었다.

저격이 붙기 시작하면 밴되고 개판 나는 것은 순식간이다.

개인방송을 하루이틀한 게 아니기 때문에 아주 잘 알고 있다.

'아, 오랜만에 원딜이라도 해볼까?'

이래 봬도 최근까지는 원딜로 상당한 명성을 떨쳤다.

그리고 이곳은 원딜의 나라라는 중국이다.

그 명성, 시간이 갈수록 한국에게 뺏기기는 하지만 적어도 현재는 그러하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원딜러라 불리우는 헤이샤오가 건재한 시기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그런 중국에서 원딜로 또 한 번 한바탕 해먹는다.

한국에서와 달리 어느 라인으로 가도 괜찮다.

정말 내 사정에 좋게도 아군은 다섯 명이 더 있다.

북미에서처럼 식스맨 시스템을 유감없이 활용할 수 있다.

솔로랭크에서 미리미리 손을 푸는 것도 나쁘지 않은 판단이다.

원딜 뿐만 아니라 다른 라인 모두 말이다.

일단은 시작으로 가볍게 도라이븐으로 몸 좀 풀면 될 듯하다.

.

.

.

* * *

첫 번째 게임에 이어 두 번째 게임까지 저격했다.

차우차우로서는 결과에 승복할 수 없었다.

르풀랑을 들고 마검사에게 라인전을 지다니?

묶어두는 것조차 하지 못해서 로밍을 허용하다니?

마법사의 종말도, 스킬포식자도 뽑을 시간이 나오지 않았다.

최소한 1코어, 가능하면 2코어 이후에 갖추는 아이템이다.

그런데 영락검이 나오기도 전에 봇라인은 완전히 쑥대밭이 돼버렸다.

게임이 스노우볼 굴러가는 속도가 너무 지나치게 빨랐다.

그러니까 이것은 결코 패배가 아니다.

팀운이 과하게 안 좋았을 뿐이다.

무난한 흐름으로 한타에 접어든다면 원딜 캐리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결과적으로 차우차우의 희망은 가뿐히 짓밟히고 말았다.

─적에게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3Server No.1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한타에 가기도 전에 끝날 분위기다.

두 번째 게임에서 차우차우는 올마스터와 맞라인을 서게 됐다.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고 올마스터를 찍어 누를 엄청난 기회라고 여겼다.

하지만 결과는 이 모양 이 꼴이다.

잭트[0/0/1]-도라이븐 아이템 왜 저래. 봇라인 못 버텨? 그 차우차우가?

쏘냐[0/2/0]-GG. 정글러가 갱 안 오면 우주 끝까지 밀림.

리심[1/0/0]-거기 가면 갱승나게 생겼는데 어떻게 가? 알아서 버텨.

정글러의 판단은 정확하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옳았다.

그러나 당장 직면한 상황은 그 판단을 부정한다.

현재 봇라인의 라인전 구도는 사이즈도 안 나오는 상태였다.

파앙!

다시 봇라인에 복귀하자마자 도끼를 한 대 얻어 맞았다.

지금까지도 정신 못 차리게 매서웠다.

그랬던 도라이븐이 1코어를 완성해버렸다.

피를 마시는 칼이 나오자 눈치도 안 보고 쳐들어온다.

그냥 다짜고짜 달려와서 패버리는데 반항이 불가능하다.

딜교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세나찡 복수다!>

차우차우는 불의 심판을 발동해 총알을 쏴재끼며 도망갔다.

무빙샷이 가능하다는 점은 부시안의 궁극기가 가진 유일한 장점이다.

데미지는 안마기라 비유될 정도긴 해도 다 맞히기만 한다면.

'피흡이 더 많잖아?!'

도라이븐은 결국 지옥 끝까지 따라왔다.

포탑 안 쪽까지 따라와 기어코 막타를 욱여넣고야 말았다.

그러고서 자신은 랄라의 슈퍼 세이브로 살아 돌아갔다.

─적에게 당했습니다!

3Server No.1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열불이 터지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부활해서 라인 복귀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회색 화면이다.

도끼를 계속 튕기면서 킬각을 강제로 잡는데 한 번 걸리면 도망을 못 간다.

'무슨 챔피언이 이따구야.. 한국 놈들은 이걸 왜 좋다고 하는 거지?'

저 도라이븐도 문제지만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부시안이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

나름대로 초반 견제가 짭짤해서 연습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답답하다.

이놈의 궁극기는 쓸 때마다 사람 복장 터지게 만든다.

데미지가 약해도 너무 약하다.

방금은 때린 만큼 도라이븐 피가 차올랐다.

궁극기의 존재 이유가 궁금할 지경이었다.

'으아 됐다.. 완벽한 패배야. 반박할 힘도 없어.'

아득바득 기어 올라 어떻게 한 판만 따내 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결국 고개를 저었다.

그냥 올마스터가 잘하는 게 맞다.

잘하니까 유명하고 돈도 많이 받는 거겠지.

누군가 말했듯 포기하니 편해졌다.

이것으로 됐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그릇이 아니다.

차우차우는 두 번째 게임을 오픈으로 마무리했다.

팀원들의 동의 하에 미드를 개방했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자신이다.

3서버 유저인 이상 자신을 모르면 간첩이다.

'결승전 준비도 바빠 죽겠는데 여기서 더 멘탈 상하면 죽도 밥도 안돼.'

게임을 종료한 차우차우는 올마스터의 방송을 틀었다.

안 보려고도 했지만 일단은 봐야 직성이 풀릴 듯싶었다.

설마 자신이 같이 게임 좀 한 것 가지고 왈가왈부 하고 있진 않겠지.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다른 방향으로 놀랄 만한 사건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이야기가 스피커를 통해 똑똑히 들려왔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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