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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언제나 하나
상해는 물론 나머지 열한 지역에서도 제각기 최강자를 논하고 있다.
아직 조별 리그에 지나지 않지만 그 열기는 확실하게 달아올랐다.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선 각 지역의 LPL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이다.
◈너희 동네엔 이런 거 없제?
새로 신축된 북경 경기장의 위엄이다.
롤드컵 결승전에 나왔던 그 경기장 맞음.
난 직관도 다녀왔는데 짱 편함kk
▷ 응, 상해에도 있어.
▷남경은 개장 좀 늦어지는 중.
▷멍청아, 북경만 있는 줄 알았냐kkkkk
중국 여러 지역에 신식 E-스포츠 경기장이 들어섰다.
E-스포츠의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 근 반년간 준비해온 결과물이 드디어 빛을 발한다.
따라서 이번 서머 시즌의 흥행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다.
몇몇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상황이 흘러가고 있다.
이미 우후죽순 새로운 게임단들이 고개를 들이밀었다.
◈이름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게임단 하나씩 창단하는 추세네.
없을 거 같아도 찾아보면 다 있더라.
아직 LPL 못 올라오고 LSPL에서 징징대는 곳들이 대부분이지만.
근 1년 사이에 롤판이 진짜 말도 안되게 커진 기분이다.
로드 오브 로드가 그렇게 빨아 먹을 게 많은 게임인가?
▷전 세계적으로 밀어주는 분위기잖아. 모름?
▷북미랑 유럽도 엄청 커지고 있는데 중국이 밀려선 안되지.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다. 그런 이야기도 있던데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옳음.
▷당연한 거 아닌가. 우리 중국이 주변 소국들에게 밀리면 뭐가 되냐?
▷전문 용어로 에러 효과인가 뭐라고 한다더라. 아무튼 그렇데.
학계에서도 당당히 인정 받는 권위 있는 학술 미디어 풀숲위키.
그 풀숲위키에 최근 뜨겁게 논란이 일고 있는 항목이 바로 에러 효과다.
Unknown Error라는 선수가 서양권 E-스포츠의 흐름을 이어갔기에 현재의 급성장이 있을 수 있었다.
뒷받침 되는 근거가 나름 탄탄해 나비 효과처럼 웃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에러 효과는 중국에까지 영향을 미쳐 근 반년 사이에 E-스포츠 판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말 재밌게도 그 에러 효과를 일으킨 장본인은 현재 중국에서 프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신생 게임단들 돈 엄청 퍼붓는다고 말은 들었는데.
기대되는 게임단은 딱히 안 보이네.
원래 게임단 초기 단계는 다 그런 건가?
저러다가 본전도 회수 못하고 죽 쑤면www
▷이미 성공 사례 있잖아. 쿡야 게임단이라고.
글쓴이-거기 어느 지역인데? 나 주변 말고는 잘 모름.
▷상해잖아, 상해. 올마스터 때문에 유명한데 못 들어봄?
글쓴이-아, 거기가 소문의 올마스터 스카웃했는데 정작 본인이 안 나온다는 그?
▷kkkkk제대로 알고 있네. 그래도 잘함.
소문으로는 엄청난 거액으로 올마스터를 영입했다 카더라.
사실로 확인 되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그는 경기에 나오지 않는다.
그를 대신한 나머지 팀원들이 조별 리그에서 준수한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팬들로서는 아쉬운 노릇이지만 어쨌든.
쿡야 게임단으로 인해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로드 오브 로드는 아직 끼어들 여지가 있는 시장이다.
그 사실을 증명해 가고 있는 팀들 중 하나다.
◈진짜 궁금한 게 이렇게 투자하면 돈이 되나?
듣보 게임단들 엄청나게 생기고.
선수들도 처음 보는 애들 부지기수고.
게임판 커지면 팬들 입장에선 좋은데 선수들은 밥벌이가 될까?
우승 안 하면 쫄딱 굶는 거 아님?
▷kk그럼 스포츠에서 수십 년 우승 못한 프로팀들은 어떻게 유지 되냐?
▷기업들이 어떤 놈들인데 걔네를 걱정해. 돈 안되는 일에 투자할 리가 없지.
▷롤이 대세겜이잖아. 앞으로는 더욱 더 커질 전망이래. 아무튼 그럼.
▷요즘 학교에서 롤 안 하면 왕따야 왕따. 중고딩들 필수겜 됨.
▷아.. 진짜 그거 맞는 말임. 와우 크래프트 초고수였는데 쓸모가 없어졌다.
한국의 1세대 E-스포츠는 당연히 갤럭시 크래프트다.
하지만 중국은 갤럭시 크래프트의 열풍이 불지 않았다.
그를 대체한 게임이 바로 와우 크래프트.
나라가 다른 만큼 유행도 달랐다.
물론 그 뒷배경에는 조금 쪼잔한 자존심 싸움이 깔려있다.
한국이 잘하는 E-스포츠를 뒤늦게 시작하기 싫다.
그리고 갤럭시 크래프트는 슬슬 끝물이라 판단했다.
어찌 됐든 간에 과거 찬란했던 두 개의 달은 지고 있는 추세다.
이제 대세로 떠오르는 게임은 명실상부 로드 오브 로드다.
◈진성 와우 크래프트 유저지만 인정은 한다.
게임으로 밥먹고 살라면 로드 오브 로드 만한 게 없어.
시장도 엄청 성장하고 있고 상금 규모도 다르고.
이번에 LPL인가 리그하는 것 보면 투자도 장난 아닌 듯싶고.
경기 보다 재미 좀 붙으면 나도 한 번 해봐야겠다.
▷크~ 악마의 게임에 온 걸 환영한다.
▷게임은 재밌음. 근데 팀 게임이라 말썽 생길 일이 많아서 문제지.
▷인생의 희로애락이 로드 오브 로드에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희로애락이래ww 누가 보면 대단한 거 하는 줄 알겠네.
지금까지는 몰라도 앞으로는 그럴 예정이다.
13억 중국인들 중 1할만 로드 오브 로드를 해도 전 세계 시장 규모를 넘어설 정도다.
그리고 이미 목표치의 반절에 도달했다.
나머지 반절을 못 채울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수가 많다고 반드시 훌륭한 선수가 나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대우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건 맞다.
향후 로드 오브 로드 프로판은 억대 연봉이 우스워질 것이다.
그러한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은 점차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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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조별 리그는 순항리에 진행되고 있다.
경기의 성적을 놓고 보자면 그럭저럭.
적어도 만에 하나의 경우는 없을 거라 생각된다.
나는 내 방에서 틀어 박혀 타닥타닥 키보드를 두들기며 생각에 잠겼다.
'4위 안에만 들 수 있다면 크게 신경쓸 거 없겠지.'
쿡야 게임단은 B조에 속해 조별 리그를 진행 중이다.
B조에 있는 나머지 다섯 게임단들과 각각 3전 2선승제로 경기를 치른다.
현재까지의 성적을 놓고 보자면 잘하면 2위, 못해도 4위 안에는 안착할 것 같다.
'지금부터 와장창 깨지기라도 하지 않는 한 그럴 일은 없을 거야.'
그렇게 된다면 내가 직접 실점을 만회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신뢰하고 있다.
걔네가 아니라 걔네를 키운 나를 신뢰하고 있다.
그리고 걔네들만 경기를 치르게 하고 있는 데에는 나름대로의 심산이 있다.
'실전 경험이 턱도 없이 부족해. LML때와 비슷한 상황이 나올 수도 있어.'
조금만 잘하는 상대를 만나도 맥을 못 추린다.
실제로 한국의 2부 리그, LML을 치르던 당시에 불거졌던 문제다.
실전 경험이 적었던 초홍이와 고질라의 경기력이 갑작스레 저하됐다.
비슷한 흐름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아니, 반드시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한다.
중국 프로판이 상당히 공격적인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절대 운영 싸움이 없다는 소린 아니다.
당연하게도 상위팀들은 실전 경험이 풍부하다.
그들이 게임을 풀어내는 방식은 아마추어들과 확연하게 다르다.
중국 특유의 공격적인 움직임을 실전을 통해 갈고 닦는다.
말하자면 실전형 운영인 셈이다.
그 기대치는 결코 다른 나라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
'현 시점의 중국은 결코 약소국이 아니니까.'
내가 알고 있는 본래의 미래에서도 중국은 약하지 않았다.
그저 한국이 너무 셌던 거다.
또 2013년의 중국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의 팀이 몇 곳 있었다.
차후 팀 내의 불화와 스카웃 등의 문제로 인해 갈라지게 된다.
그 결과, 세계적으로 내세울 만한 엄청난 강팀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이는 얼마 전 롤드컵에서 우승한 갬빗 게이밍에서도 발현되는 현상이다.
'약간 이상하긴 하지. 원래라면 진작에 갈라서야 했는데.'
자세한 사정은 나로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온전한 갬빗 게이밍은 유럽 최강.
그만한 명성이 결코 과하다고 생각되지 않을 만한 팀이다.
롤드컵의 우승을 차지한 것은 결코 우연이라 볼 수 없다.
어쨌든 지금은 내가 움직일 때가 아니다.
나머지 쿡야의 선수들이 실전 경험을 무난하게 쌓을 수 있도록 내비두는 것이 옳다.
못하고 있으면 끼어들어야겠지만 그럭저럭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 사이에 나는 본래 하려고 했다 훼방 당했던 일을 마저 이으려고 한다.
쿠웅!
1서버 솔로랭크, 아니 중국 솔로랭크의 완전 정복.
유저들이 게임을 아예 돌리지를 않은 탓에 중단해야 했다.
끊어졌던 과업을 지금 다시 되잇는다.
'안 돌리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중국 내 모든 지역별 LPL이 시작해버린 시즌이다.
프로게이머들로서는 솔로랭크에 투자할 시간이 확연하게 줄어든다.
지금 시점이라면 탈락이 확정된 팀도 별로 없으니 더더욱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같이 게임할 유저들이 없다는 소린 아니다.
프로들이 게임을 멈춘 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났다.
마스터 이상부터는 일주일 이상 게임을 하지 않으면 강등이 된다.
공백이 생겨버린 자리는 호시탐탐 올라갈 기회를 노리던 아마추어들이 차지했다.
어느 나라든 롤챔스 기간에는 자연스럽게 있는 순위 변동이다.
-뭐야, China No.1? 저거 올마스터 아이디 아님?
-사칭은 아니고.. 전적 보니 진짜네. 이 시기에 솔로랭크 돌리는 구나.
-조별 리그 안 나오는 이유가 설마 솔로랭크 하려고 그런 건 아니죠?kk
솔로랭크의 밴픽창에 들어서자마자 아군 채팅들이 주르륵 올라온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현재 나머지 팀원들은 다음 경기 준비에 핏대를 올리고 있다.
나도 참여는 하지만 팀단위 게임의 감을 잃지 않는 정도까지다.
나머지 시간엔 나 혼자 개인 기량을 갈고 닦아야 하는데 어차피 해야 할 일이지 않는가.
어차피 할 거라면 1서버 정복도 겸사겸사 한다는 그런 이야기다.
-어? 마검사 리메이크되지 않음?
-미드가 아니라 정글로 하나 보네. 그럼 내가 미드 가야지.
-정글 마검사kk 그랜드 마스터 구간에서 마검사를 하다니 역시 올마스터야.
얼마 전 마검사는 리워크를 당했다.
모르긴 몰라도 내 영향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AP마검사는 더 이상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
순수한 공격력만을 올리는 전사 챔피언이 돼버렸다.
'아쉽긴 하지만 절대 안 좋아진 건 아니야.'
결국은 사라질 챔피언이 사라진 셈이다.
새로운 녀석을 반갑게 맞이해주면 되는 일이다.
올마스터인 나는 당연하게도 리워크 이후의 마검사도 다룰 줄 안다.
'리워크 초기의 마검사가 그렇게나 사기였었지..!'
나는 입꼬리를 피식 올리며 정글 마검사를 픽박았다.
뭐, 팀원들로서는 불안할 수도 있다.
확실히 마검사는 AD와 AP 양 쪽으로 사용되었지만 어느 쪽도 호평받지 못했다.
AD마검사는 그나마 덜 벌레 취급 받았긴 했어도 큰 틀에서는 매한가지였다.
잘 커도, 못 커도 백도어나 하는 짐짝 취급을 받았다.
그리고 그 이미지는 리워크가 된 이후로도 남아있다.
정말 안타깝게도 한 번 박힌 선입견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나의 검은 당신의 것이오!>
그 선입견은 서서히 바뀌게 된다.
일단은 정글 마검사부터 천천히 시작한다.
사기라고는 해도 곧 너프될 녀석.
그리고 너무 사기일 때 해버리면 임팩트가 반감되는 법이다.
'없어도 충분히 좋은데 굳이 사기일 때 해서 입 놀릴 거리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나.'
스킬 쿨타임이 초기화되는 특색은 리워크 이후에도 여전하다.
대신 궁극기를 제외한 일반 스킬만 해당된다.
챔피언 특색을 유지하기 위함이겠지만 이 여전하다는 부분이 엄청나게 문제다.
'어시도 적용되고 심지어 자체 딜량도 뛰어나고.'
과거 AP마검사는 얼핏 보면 사기지만 절대로 사기가 될 수 없는 구성의 챔피언이었다.
일단 아군이 판을 짜주지 않으면 혼자서 킬각 잡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자칫 아군이 킬딸이라도 쳐버리면 그대로 스킬 연계가 무너진다.
나니까 어찌저찌 해낼 수 있었던 거지 실제로 상위권에서 따라해낸 유저는 없었다.
'그런데 그 두 가지 단점이 전부 없어져 버렸잖아?'
갓 리워크 된 마검사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그거다.
AD마검사와 AP마검사의 퓨전.
장점만이 고스란히 합체되었다.
하도 선입견이 강해서 안 쓰였을 뿐이지 너프가 빨리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로드 오브 로드 게임사가 뺀질뺀질한 거 같아도 은근히 날카로운 녀석들이다.
그런 사기 챔피언으로 가볍게 1서버를 제압해낸다.
어쩌면 마검사의 너프 시기가 조금 앞당겨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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