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진실은 언제나 하나
마검사는 이름 그대로 검을 든 검사다.
내가 주문력을 올리는 해괴한 선택을 해서 그렇지 그 본질은 언제나 전사 챔피언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이전의 방식으로 플레이하지 못하게 됐다.
자신들이 의도한 대로 게임을 하지 않으면 눈 뜨고 보지 못하는 게임사.
결국 리워크를 통해 완전무결한 전사 챔피언으로 재탄생 시켰다.
그것이 또 다른 파란의 시작이란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말이다.
사샤샤샥-!
리워크된 마검사의 알파 슬래쉬가 레드 도마뱀을 긁는다.
일순간 맵에서 사라지는 무적 효과는 여전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크게 두 가지.
'물리 피해, 스킬 쿨타임 감소.'
알파 슬래쉬는 이제 마법 피해가 아닌, 물리 피해를 가진다.
따라서 AP계수도 사라졌다.
대신 AD계수가 붙었고 평타 가격시 스킬 쿨타임이 줄어든다.
─China No.1님이 위험 신호를 보냄!
리쉬를 하던 아군을 빽핑을 찍어 물러나게 했다.
내 캐리력을 어지간히 기대했는지 아슬아슬할 때까지 쳐줬다.
다시 한 번 알파 슬래쉬를 긁자 마무리된다.
사샤샤샥-!
레드 도마뱀을 포함한 두 마리의 잔몹이 깔끔하게 사라진다.
평타 가격시 스킬 쿨타임이 1초씩 줄어드는 효과.
덕분에 마검사의 정글링 속도는 비약적으로 빨라졌다.
'무엇보다 초반 데미지가 마음에 들어.'
과거 정글 마검사는 그냥 백도어의 상징이었다.
팀원들이 죽건 말건 주구장창 자기 아이템만 뽑는다.
그러다가 라인전 끝나면 혼자서 묵묵히 백도어를 시작한다.
사용시 공격력을 70이나 올려주는 우주류 도법.
공속템만 둘둘 둘러도 DPS가 어마무지하다.
챔피언을 상대로는 별로였지만 포탑 하나는 누구보다 잘 깎았다.
'이제는 그 장점은 사라졌지만.'
리워크된 마검사의 우주류 도법은 사용해도 공격력이 오르지 않는다.
더 이상 타워를 깎는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때문에 몇몇 AD마검사 장인들은 리워크로 인해 불만을 토로했었다.
하지만 이것이 절대 하향 조정이 아니라는 사실엔 이견이 없다.
츄륵!
츄륵!
레드를 먹고 적팀의 레드 지역으로 직진했다.
부쉬에 들어가자 이블퀸이 룰루랄라 레드를 먹고 있다.
내가 설마 카정을 오리라곤 꿈에도 떠올리지 못했을 터다.
사샤샤샥-!
알파 슬래쉬와 함께 단타를 박는다.
레드 도마뱀은 내 뱃속으로 꿀꺽!
이블퀸은 깜짝 놀라서 발걸음을 뺐지만 신중하다.
현 상황이 가지는 의아함을 알아챈 듯싶다.
츄륵!
찰! 콱!
나에게 발화를 걸며 스킬을 박아 넣는다.
체력이 조금 깎였다고는 하나 자신은 이블퀸.
고작 마검사따위에게 1대1을 질 리가 있을까.
아주 타당한 의견이고 노련한 반응이다.
만약 리워크가 되기 이전의 마검사였다면 그랬을 것이다.
써컹!
리워크된 마검사는 E스킬, 우주류 도법을 사용해도 공격력이 오르지 않는다.
대신 평타 한 방, 한 방에 고정 피해가 추가된다.
백도어에서의 이점이 사라진 대신이라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1대1이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해졌다.
─퍼스트 블러드!
적을 처치했습니다!
살다살다 마검사에게 카정을 당하다니?
어처구니가 없겠지만 현실이다.
현재 마검사는 잘만 쓴다면 육식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당연하게도 갱킹 능력 또한 부족하지 않다.
─China No.1님이 쇈을 지목.
적 정글러가 레드 지역에 나타나 아군 정글러를 죽였다.
상대는 미드도 탑도 사려야 함이 마땅하다.
하지만 쇈은 조금 수비적인 움직임을 취할 뿐 여전히 파밍 중이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CS를 안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쇈이라는 챔프가 가진 안정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원거리에서 칼을 던져 막타를 챙긴다.
여차하면 도발을 사용해 도망가면 그만이다.
현재 시점의 쇈은 수비적인 파밍에 최적화돼 있다.
'킬각이 나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있겠지.'
나는 천천히 탑라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혹시 몰라 아군을 향해 오더도 내렸다.
나 믿고서 점멸로 호응 하라고.
야성을 잔뜩 쌓은 네네톤이 거칠게 물어뜯는다.
꾸드득!
쿠러렁!
쇈을 기절시키며 자신이 가할 수 있는 모든 데미지를 욱여 넣었다.
그 적절한 호응 덕분에 닿을 수 있었다.
우주류 도법으로 강화된 평타가 쇈을 한 번 긁는다.
사샤샤샥-!
스턴이 풀리자마자 쇈은 도발을 사용해 도망갔다.
당연히 알파 슬래쉬로 따라갔지만 부족하다.
쇈은 체력 관리가 돼있던 데다 점멸이 있다.
나 또한 맞점멸로 따라 붙어 세 번의 평타를 갈긴다.
써컹! 써컹!
한 번은 그냥 평타고 다른 한 번은 명상에 의한 평캔이다.
마지막 3타는 리워크된 마검사의 패시브.
이전에는 일곱 번째 공격이 두 번 베었다.
하지만 이제 네 번만 공격해도 추가 피해를 가한다.
이 추가 피해는 통상 공격의 절반 분에 불과하지만.
─적을 처치했습니다!
우주류 도법의 고정 피해를 터트려준다.
절반에 불과해도 평타는 평타다.
순식간에 세 번 난도질 당한 쇈은 칼 끝의 이슬이 되어 사라진다.
아링[0/0/0]-마검사가 주제에 초반 딜이 저렇게 나와?
헤이클린[0/0/0]-헐, 그러고 보니 마검사가 점멸을 들었네.
랄라[0/0/0]-wwww당연히 텔포인 줄 알았는데 이런 반전이..!
네네톤[0/0/1]-전 잠자코 믿었습니다.
듣고 나서야 생각이 났다.
만날 일도 없고, 한 적도 없어서 까먹고 있었다.
리워크 전 정글 마검사는 반드시 텔포를 들었다.
백도어를 조금 더 야무지게 하기 위한 스펠 선택이었다.
다른 정글러들처럼 CC기가 없다 보니 텔포 역갱만이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다.
물론 그건 과거의 이야기고 이제부터는 당연히 점멸이다.
방금처럼 플레이어의 숙련도만 받쳐준다면 흔히 말하는 딜갱이 가능하다.
찰칵!
정글 전용 아이템인 빨간 장갑과 욕망의 칼을 구입한다.
이 정도 했으면 마검사는 할 거 다해준 셈이다.
나머지는 아군들에게 맡긴다 아디오스!
아무리 리워크가 됐다고 해도 점멸이 없는 상태에서는 갱각을 잡기 힘들다.
사샤샤샥-!
파밍에 특화된 두 아이템을 구입하니 정글만 돌아도 쑥쑥 성장한다.
뜬금없이 욕망의 칼을 구입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이번 게임에서 영락한 기사의 검을 올리지 않을 것이다.
현재 시점의 마검사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함이 있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교전이 일어나던 말던 묵묵하게 정글몹을 깍는다.
궁극기도 없고, 점멸도 없는 마검사는 함부로 돌아다니면 안된다.
닥치고 6레벨 찍어주는 게 나도, 팀원들에게도 이득이다.
어차피 망한 이블퀸이 할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다.
'탑은 죽을 일이 없겠고 봇라인 위주로 보면 확실해.'
솔랭에서 가장 만만하고 킬먹기 쉬운 곳은 봇라인이다.
사려준다면 내 입장에선 좋겠지만 여긴 중국 서버다.
아군이 생각대로 움직여줄 턱이 없다.
챠라랑!
퀴리릭!
아니나 다를까, 아주 신나게 푸쉬하며 견제 중이시다.
이블퀸이 갱킹을 가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다.
내 눈치를 보느냐 움직이지 못했지만 슬슬 미끼를 물 시기다.
봇라인에서 사달이 나고 말았다.
─아군이 적에게 당했습니다!
하지만 나름대로 실력이 있는 구간이다.
갱에 당하더라도 그냥은 당하지 않는다.
원딜러 대신 랄라가 희생해줬다.
눈물 겨운 광경이지만 손해는 손해다.
그 손해를 내가 가서 다시 메꾼다.
<진격에 섰다!>
때마침 6레벨을 달성했다.
물론 어쩌다 잘 맞아 떨어진 결과가 아니다.
적 정글의 동선과 타이밍을 예측했다.
일부러 골렘을 오른쪽으로 당겨 먹으며 각을 보고 있었다.
사샤샤샥-!
우연이 아닌 철저한 설계가 빛을 발한다.
먼저 요리하는 건 가장 선두에 있는 이블퀸.
카정에 당하고 말린 탓에 고작 4레벨에 불과하다.
엄밀히는 5레벨이 되기 직전이겠지만 결과적으로 2레벨 차가 난다.
궁극기의 유무까지 생각한다면 순식간에 녹아내린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China No.1님이 학살 중입니다!
이블퀸을 따내자 일반 스킬의 쿨타임이 리셋된다.
애매하게 몇 초 남는 게 아니라 깔끔하게 돌아왔다.
리워크 직후의 마검사가 개사기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사샤샤샥-!
딱히 공템따위 없어도 고정 피해가 묻어나는 평타는 강력하다.
듣도 보도 못한 미친 스피드로 달려들어 베어낸다.
상대는 당황해서 어어? 소리만 연발하다 써컹써컹!
마검사가 6레벨을 찍는 순간 상대는 300G짜리 미니언으로 전락한다.
'그런 우스갯소리가 있었지.'
하지만 리워크된 마검사에게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정말로 살아 움직이는 살인전차다.
마검사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트리플 킬!
China No.1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이 사기성이 지목돼 한 달이 안되어 너프가 된다.
킬&어시를 거둬도 100% 쿨타임 리셋이 아닌 70%만 되도록.
그러니까 지금은 100% 쿨타임 리셋이라는 소리다.
한 명을 따자마자 바로 알파 슬래쉬를 사용해 적을 추적한다.
우주류 도법은 항시 켜져 있는 상태다.
도미노처럼 세 명의 적을 싹 쓸어 담았다.
아링[0/0/0]-정글 마검사로 역갱까지 깔끔! 얌전히 탑승할게요.
헤이클린[0/0/3]-와 버틴 보람이 있다. 3어시 깔끔ww 갓검사님, 캐리하신다!
랄라[0/1/1]-나는 어시 하나밖에 안 들어옴T.T
방송을 키지 않고 게임을 하고 있는 탓에 채팅창의 반응이 없는 게 조금은 아쉽다.
혹시 모를 상대의 닷지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이 흐름이면 1위까지 가는 길이 멀지만은 않을 것이다.
아직 라인전이 끝나려면 멀었음에도 승기는 완벽하게 넘어왔다.
'마검사가 5킬 먹었으면 그 게임은 그냥 끝난 거야.'
이블퀸의 갱킹을 예측해 동선을 단축한 덕에 3킬을 먹었다.
이런 귀찮은 플레이를 하고 안 하고는 은근히가 아니라 상당히 중요하다.
내가 마파두부를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만으로 갈궜겠는가?
그것도 없지는 않지만 아무튼 정말 필요한 플레이다.
찰칵!
유령의 영혼검이 완성됐다.
그 액티브는 마검사와 시너지가 대단하다.
마침 실험하기에 딱 좋은 무대가 갖춰졌다.
'슬슬 올 때가 됐을 텐데.'
첫 번째 버프를 컨트롤 당했던 이블퀸이다.
두 번째 레드도 당연히 허락 받고 먹어야 한다.
마주치자마자 알파 슬래쉬로 그어버린다.
사샤샤샥-!
이블퀸으로선 맞딜밖에 방법이 없다.
스펠을 점멸이 아닌 발화를 들었다.
설사 점멸을 들었다 해도 죽기야 죽겠지만 상대도 호구처럼 당해주진 않았다.
슈우우웅..!
쇈의 궁극기 결속된 의지.
아군을 실드로 보호하며 3초 후에 짠하고 나타난다.
글로벌 궁극기라는 특성상 엄청나게 까다롭다.
'이렇게나 잘 큰 마검사 앞에선 1+1이지만.'
리워크 전과 달리 상황만 받쳐주면 몇 번이든 알파 슬래쉬를 그을 수 있다.
평타를 칠 때마다 쿨타임이 1초씩 감소.
조금 있으면 다시 한 번 쿨타임이 돌아온다.
사샤샤샥-!
쇈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늦어버린 후였다.
판정상 1초 늦게 데미지가 들어간다.
죽은 이블퀸의 시체 위로 도발이 그어졌다.
'너도 곧 따라갈 운명이야.'
이블퀸을 잡자마자 한 번 더 그어버린다.
알파 슬래쉬가 쇈의 체력을 묵직하게 뜯어낸다.
점멸을 사용해 도망가는 걸 똑같이 맞점멸로 따라간다.
그리고 영혼검 액티브를 활용한다
치링~!
6초간 공격력과 이동속도가 궁극기에 준할 만큼 오른다.
궁극기는 킬을 한 번 따냄으로서 시간이 연장됐다.
리워크된 이후 궁극기까지 초기화되진 않지만 대신 지속 시간이 길어진다.
써컹! 써컹!
궁극기와 유령검이 중첩되며 높아진 공격속도.
평타 한 방, 한 방에 묻어나는 고정 피해는 탱커조차 갈아버린다.
힘들이지 않아도 편하게 쓱쓱쓱!
모 광고에서 판다는 장미칼을 연상케 한다.
─더블 킬!
전장의 화신!
2차 포탑까지 꾸역꾸역 도망간 쇈을 기어코 썰어냈다.
포탑의 공격은 쿨타임이 돌아온 알파 슬래쉬로 피하면 간단.
유유히 미니언 웨이브를 잡고 네네톤과 같이 고속도로를 뚫어버린다.
1차에 이어 2차까지 시원하게 개통시켰다.
'코어템이 나오기도 전에 게임이 끝나겠구만.'
리워크 직후 마검사의 진가는 아직 선보이지도 않았다.
하필이면 상대팀에서 미드 오픈 사인이 나왔다.
현실을 직시한 건 좋지만 이렇게 되면 영 찜찜하다.
'아니, 그럴 것도 없나.'
대전기록창으로 나오자 내 점수는 742점.
1위에 도달하려면 약 300점 정도가 남았다.
조별 리그가 끝나려면 시간도 한참 남았다.
마검사로 시작해 마검사로 끝낸다.
중국 솔로랭크의 정복은 적적하지는 않을 듯 보인다.
============================ 작품 후기 ============================
좌측 상단에 있는 추천 버튼! 잊지 않고 눌러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