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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660화 (6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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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호랑이

─하아아아-!!

치비르가 궁극기를 켜고 빠르게 다가온다.

그 자신만이 아니라 팀원들의 이동 속도도 크게 상승시킨다.

팀파이트에 최적화된 궁극 버프.

그것을 나 하나를 쫓기 위해 써버렸다.

"탑에 세 명 있어요!"

"형 뒤로 쭉 빼면 될 것 같아요."

희망적인 아군의 관측과 다르게 상황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치비르의 궁극기, 한타 개시는 속도 상승량이 엄청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츰 낮아지긴 하지만 초반에는 유령화 이상이다.

그대로 쭉 빼다간 적 1차 포탑의 잔해를 넘기도 전에 잡히고 만다.

기동력의 신발까지 신은 적 서포터 쓰렉귀가 빠른 속도로 질주해온다.

무빙을 보아하니 100% 점멸이 있다.

당겨지는 순간 랜턴 연계와 함께 끔살이다.

사르륵..!

나도 속도를 높일만한 스킬은 있다.

카지트의 궁극기 아공간 암습.

잠시간 은신하며 이동 속도가 상승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 2티어 신발을 갖추지 못했다.

직선으로 도망갔다간 따라잡힐 확률이 높다.

고심 끝에 선택하는 건 역주행.

현재 카지트는 기발한 묘기가 가능하다.

사르륵..!

은신 상태에서 한 번 더 녹아든다.

얼마 전 패치로 인해 궁극기 지속 시간이 1초 늘어났다.

그래봤자 2초,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궁극기를 연속으로 사용하면 최대 6초 동안 은신할 수 있다.

나는 두 번 사용해 4초간 적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쓰렉귀와 치비르를 지나쳐 목표하던 지점에 도달했다.

콰흑!

푸직!

나에게 한껏 고통을 받다가 이제 겨우 한숨 돌린 잭트.

미니언을 먹고 귀환하려던 찰나에 봉변을 맞는다.

패시브 평타와 갈고리가 내려찍힌다.

안심을 하고 있었을 잭트의 입장에선 어처구니가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봉을 돌리며 와드를 깔고 도약하지만 금새 따라잡힌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Qookya AllMaster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도약해 갈고리로 찢는다.

궁극기를 켠 잭트는 나름 단단하지만 안된다.

최후의 숨결과 미개한 방망이.

%뎀을 극대화 시켜주는 방어구 관통력 세팅이 갖춰졌다.

단숨에 찢어버리고 역주행한다.

봇 2차 포탑 옆쪽으로 빠진다.

그대로 쭉 달려 미드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다.

그 전에 제지가 걸리고 말았다.

키잉-!

어둠 속에서 사슬낫이 날아왔다.

쓰렉귀가 마지막으로 보인 위치를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다.

분명 점멸을 사용한 후 예측 선고를 던졌을 터.

맞점멸이 안되는 나로서는 피한다는 선택지가 없었다.

나를 끌어내서 따라온 쓰렉귀의 뒤에 랜턴이 연결돼있다.

백이면 백 치비르가 오게 된다.

그 둘이 나를 협공하기 전에 선빵을 먹인다.

콰흑!

푸직!

고독 상태인 쓰렉귀에게 뼈아픈 일격이 틀어박힌다.

봇라인에서 어시를 먹고 나름 성장을 했다고 하나 서포터다.

잘 큰 카지트에게 한 대 얻어맞고 무사할 수는 없다.

깎아낸 체력은 1/3피 가량.

그전에 치비르가 도착했고 협공이 시작됐다.

<숨을 곳은 없어!>

사슬 채찍으로 쓸어 넘기며 궁극기를 깐다.

영겁의 감옥 안에 갇힌 이상 도망가기는 글렀다.

점멸도, 날개뛰기도 쿨타임이다.

사용할 수 있는 거라곤 고작 궁극기 뿐.

카지트는 궁극기 진화시 한 번 더 은신할 수 있다.

타랑!

탕! 탕! 탕!

곧바로 핑크 와드가 박히며 치비르가 부메랑을 욱여 넣는다.

봇라인에서 아군 서포터 랄라를 솔킬 따버렸을 때와 마찬가지의 폭딜이다.

아니, 그 이상이다.

무극의 대검과 정열의 칼이 갖춰졌다.

이 정도 아이템이 나오면 프리딜 상황에서 괴랄한 위력을 발휘한다.

그럼에도 카지트의 체력이 생각 만큼 달지 않는다.

사르륵..!

카지트는 암살자로 기획된 만큼 챔피언 자체가 물몸이다.

게다가 방어 관련한 아이템이라곤 하나도 안 갔다.

기껏해야 체력 80올려주는 두란의 칼이 끝.

그럼에도 치비르와 쓰렉귀의 협공을 한 턴 버텨냈다.

'광우스타의 궁극기와 비슷한 효과를 가졌지.'

아공간 암습으로 은신을 하게 되면 받는 피해량이 50% 줄어든다.

본래 1초에 불과했지만 패치로 인해 2초가 됐다.

적의 공격을 버텨내며 쓰렉귀에게 다가간다.

콰흑!

츄륵!

패시브 평타와 침뱉기.

적을 둔화시키며 체력을 회복한다.

순식간에 체력이 반피 아래로 깎인 쓰렉귀는 도망가고 만다.

지금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악의 판단을 내렸다.

현재 고독은 판정 범위가 굉장히 너그럽다.

거리가 조금 벌어졌다 하면 터질 정도다.

쫄아버린 나머지 뒷걸음질을 친 이상 당연히 고독이다.

푸직!

고독 데미지는 너프 당했지만 %뎀은 여전히 강렬하다.

이어서 터지는 티아매트와 함께 발화.

쓰렉귀의 목숨이 타들어간다.

─적에게 당했습니다!

Qookya AllMaster님의 학살이 종결되었습니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현상금 때문에 엄청난 이득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더블 킬을 따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다.

결정적으로 말렸던 아군 봇듀오가 조금은 풀리게 된다.

─적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난공불락과도 같았던 봇라인 1차 포탑이 파괴됐다.

그 보상 골드를 원딜러가 혼자 독식하면 1킬에 준한다.

아군 원딜러 헤이클린에게도 드디어 무극의 대검이 갖춰졌다.

찰칵!

나 또한 어쌔신의 신발이 나왔다.

적절하게 탱템을 섞는 것만으로도 일대다가 가능해진다.

즉, 갈고리&궁 진화 카지트는 메뚜기가 아니다.

메뚜기보다는 사마귀 같은 느낌.

그것도 굉장히 표독스럽고 악독한 사마귀다.

.

.

.

* * *

카지트가 날개 진화를 하지 않았다.

그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 은근히 하게 된다.

카지트 유저들에겐 말 못할 아픈 경험이 한 번씩은 존재한다.

그 눈물이 앞을 가리는 실수를 대회 무대에서 저질렀다?

어떤 선수인지는 몰라도 정말 불쌍하다.

조냐의 물시계 두 개로 듀얼 코어 돌리는 급으로 안타깝다.

하지만 실수가 아니었다.

인터뷰를 해볼 것도 없다.

실수가 아님을 플레이 방식을 통해 증명 중이다.

사르륵..!

은신을 한 카지트가 대놓고 다이브친다.

맞으면서 잭트를 뒤쫓는다.

콰흑!

푸직!

보는 사람이 아플 정도로 잭트의 체력이 뜯겨나간다.

하지만 잭트도 쉽게 죽어줄 생각은 없다.

빌지워터의 해군칼만 갖추고 힌두인을 올린 잭트다.

나름대로 단단해서 어지간하면 다이브 각이 안 나온다.

그런데 올마스터의 카지트는 어지간함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사르륵..!

잭트가 포탑을 끼고 반격해보지만 데미지가 도통 박히지를 않는다.

정확히 절반 가량일까.

아공간 암습의 의해 고스란히 흡수돼버린다.

은신 상태가 풀린 카지트가 마지막 일격을 때려 박았다.

<다이브가 너무 손쉽습니다. 잭트라고 사리지 않은 건 아닌데.. 이게 그냥 무작정 들어와서 죽여버리니 상황이 많이 힘드네요.>

<그래도 이블퀸이 백업을 왔습니다. 카지트만 어떻게 잡아낼 수 있으면 손해는 아니거든요..? 어차피 잭트는 이제 돈을 안 줍니다.>

여섯 번쯤 죽었을까.

하도 많이 죽은 탓에 100원 안팎으로 밖에 골드를 뱉지 않는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죽이고 있다.

누가 보면 잭트에게 원한이라도 있는 줄 알겠다.

왜? 이유는 간단하다.

죽이기가 너무 쉽기 때문이다.

카지트를 만나면 무조건 포탑 끼고 사려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고독 상태다.

은신을 하면 포탑 데미지도 안 무섭다.

CC기도, 돌진기도 좋아서 추적도 여반장이다.

미니언 먹는 느낌으로 간단히 때려 죽인다.

물론 이렇게 되면 반드시 백업이 붙게 되지만.

<이블퀸이 추적을 할 수가 없죠. 갈고리 한 대 스쳤는데 1/3피 나갔어요. 카지트가 계속 정글몹도 빼먹는 바람에 레벨링이 3차이가 납니다.>

아무리 잘 컸다고 한들 체력이 많이 깎인 카지트다.

그럼에도 이블퀸이 어떻게 달라붙질 못한다.

한 대 맞은 순간 상황 파악이 끝났다.

아, 한 번 더 그였다간 골로 가겠구나.

고독 상태에서의 갈고리는 여전히 괴랄하다.

방관 세팅을 가버리니 탱커고 나발이고 없다.

<이게 지금 악순환이 반복되는 게.. 잭트 혼자서는 절대 버틸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포위를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하나하나 각개격파 돼버리면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립니다. 이거는 최대한 덜 끊기면서 잭트가 템이 나오도록 팀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해요. 최소한 3코어만 갖춰져도 어이없게 죽는 그림은 안 그려질 거란 말이죠?>

잭트 이외에는 카지트를 마크할 만한 챔피언이 없다.

치비르가 잘 컸다고 하나 결국 원딜이다.

은신을 한 카지트가 습격이라도 해버리면 내빼는 게 고작이다.

무엇보다 잭트는 합류를 해도 딱히 할 게 없다.

안 그래도 느린 템 나오는 속도가 아예 멈춰버린다.

울며 겨자 먹기식의 판단.

게임은 점점 더 쿡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래도 한타를 쾅! 맞붙었을 때의 저력은 완바도 건재하지 않습니까? 원딜러인 치비르가 한 번도 말린 적이 없어요!>

<이런 식의 스플릿 운영은 아마 16레벨까지일 겁니다. 그때가 되면 카지트도 한타 참여를 안 할 이유가 없거든요? 마지막으로 날개 뛰기 진화하고 맞붙는 그림. 어떻게 될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올곧게 올마스터를 지지해왔던 더우니 버빈의 입에서 모른다는 말이 나왔다.

이제 와서 노선을 갈아 타겠다는 속셈일까?

그렇다기 보단 그저 순수하게 모른다.

게임의 향방이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는 소리였다.

이에 훠궈로 해설이 짐작 가는 바가 있는지 이야기를 덧붙였다.

<버빈 해설의 말대로 사실 카지트는 한타에서 애매합니다. 지난 상해LPL 이후 정글 카지트가 반짝 떴었는데요. 성장을 잘해도 한타에서 별 다른 활약을 못하는 경우가 자주 나왔습니다. 어째서 일까요? 그 이유는 달라진 게임 방식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시즌3 중반기를 수놓았던 미드 카지트는 한타가 무척 좋았다.

딱 중간 만큼만 커도 캐리각이 충분히 나왔다.

그와 달리 Q선마, 고독 데미지에 의존하게 된 카지트는 애매했다.

잘못 들어갔다간 CC기 연계에 아무것도 못하고 순삭.

포킹이 빈약한 순수한 암살자 챔피언이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

자드처럼 생존기가 우월한 것도 아니고, AP챔피언처럼 조냐를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나마 있는 은신은 핑크 와드 하나 박히면 원천봉쇄.

팀이 판을 만들어주면 활약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할 게 없다.

한 마디로 너무 수동적인 픽이라는 이야기가 제기 됐다.

<게임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더더욱입니다. 쓰렉귀가 보호하는 블랙 홀스의 치비르. 이건 절대로 암살각이 안 나옵니다.>

<스플릿 단계에서 결정타를 먹이지 못하는 이상 승기는 완바 게임단에게 넘어갈 것이다. 두 해설의 의견 정리해봤습니다~!>

카오야 캐스터가 두 해설 간의 전문적인 대화를 한 줄로 정리했다.

확실히 두 해설의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대략 그러한 느낌이다.

오래간만에 중계진들 사이에서 의견 통합이 나왔다.

하지만 더우니 버빈은 아직 할 말이 안 끝난 모양이었다.

<확실히.. 탈력과 CC기 등에 약한 게 비포킹 카지트의 고질적인 단점이긴 합니다. 그런데.. 궁진화 카지트는 충분히 버텨낼 맷집이 되죠..?>

궁을 켠 광우스타의 말도 안되는 탱킹력.

그냥 7초동안 안 때리는 게 상책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궁진화를 마친 카지트는 이에 준한다.

이미 경기를 통해 증명을 해버렸다.

더군다나 서포터인 광우스타와 달리 아이템도 잘 나왔다.

힌두인의 철갑옷과 스킬 포식자, 금은 장식 머리띠도 곧 나올 예정이다.

나머지 두 중계진의 입이 차마 떨어지지 못했다.

카지트의 마지막 진화는 이미 이루어지고 있었다.

.

.

.

* * *

첫 번째 진화에서는 갈고리가 변화를 맞이했다.

마치 사마귀처럼 길쭉하고 날카롭게 다듬어졌다.

두 번째 진화에서는 카지트의 색깔이 바뀌었다.

푸르렀던 겉표면이 쩍쩍 갈라지며 검붉은 광택의 키틴질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진화.

꾸직!

쿠지지직!

카지트의 등이 풍뎅이 마냥 반으로 쩌억 갈라진다.

갈라진 등껍질 사이에서 반투명한 날개가 솟아나온다.

한타에서 카지트가 활약하게 해주는 원천, 날개뛰기의 진화를 마쳤다.

'알고 있던 카지트와는 조금 많이 다를 거야.'

광우스타에게 효율적인 딜스킬과 돌진기가 생긴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그런 이상적인 챔피언이 태어나고 말았다.

수많은 너프와 버프를 역사 속에서 가장 사기였던 형태.

항거할 수 없는 끈적함이 숨통을 억지로 잡아 멈춘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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