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668화 (668/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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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힘으로

'그럴 만도 하네.'

원딜을 했던 건 사실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헤이샤오다.

중국에서는 원딜러를 한 적이 없으니 우려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그리고 내 개인적으로도 솔직히 헤이샤오보다 원딜을 잘할 자신은 없다.

로드 오브 로드의 다섯 라인 중에서 피지컬을 가장 많이 타는 포지션이 원딜이다.

모든 불리함을 피지컬 하나로 극복해버린다.

반대로 피지컬이 부족하면 한계가 극명하다.

잘하는 원딜러는 가능해도, 최고의 원딜러는 될 수 없다.

물론 어지간한 수준까지는 충분히 엎을 수 있다.

이를 테면 SKY T1 K의 꿀꿀이 정도야 어렵지 않다.

문제는 헤이샤오가 어지간한 수준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슬럼프도 벗어 던진 듯 보였지.'

시즌3 중반기에 와버린 헤이샤오의 슬럼프.

하지만 이미 수개월 전의 일이다.

무사히 극복을 마친 듯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나왔다.

그 임팩트를 경기를 통해 여실히 입증해냈다.

"형도 알다시피 원딜이 다른 라인 영향을 많이 받아서 말리면 정말 할 게 없어요."

"미드, 정글 시도 때도 없이 내려와도 전 몰라요.."

"아니 솔찌 미드는 아니지. 근데 정글은 클래식 러브라 인정."

"지가 정글이면서 뭔 인정 드립이야."

고만해, 미친놈들아!

자신감이 부족할 땐 역시 빠따가 최고인데.

내가 빅빠따맨 만큼 모질지를 못하다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

어쨌든 말하고자 하는 바는 대충 이해가 간다.

'라인전 단계에서의 존재감은 고질적인 문제점이니까.'

원딜이 초중반에 날아다닌다.

이런 상황이 나올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떠먹을 수 있을 때의 이야기다.

정글이든, 미드든, 서포터든 간에 상황을 만들어줘야만 한다.

원딜러는 수동적인 라인이다.

솔랭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아니 뗀 굴뚝에 연기 나지 않는 법이다.

내가 탑&미드&정글을 가지 못한다면 힘들어질 수 있다.

팀원들이 무언가 만들지 못하고 답답하게 흘러갈 공산이 크다.

그것을 모르지 않음에도 내 생각은 변함없이 확고하다.

"니들 내 걱정할 시간 있냐? 곧 있으면 휴식 시간 끝나는데."

"헐, 밴픽 토론 시간 아니었어요?"

"닥치고 정확히 10분 후에 시작한다. 알아서들 머리 식혀."

"우~~~."

고등학교 반장도 아니고 참.

하긴 나이로 따지면 고등학생, 대학교 초년생들이니 이해는 한다.

다소 불안한 구석이 없는 건 아니지만 대회 준비는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다가올 THEY와의 접전에 터트릴 커다란 한 방이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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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준결승전을 진행할 A조는 이미 정해졌다.

THEY 대 쿡야-베이더스.

마찬가지로 B조도 슬슬 멤버가 확정돼가고 있는 와중이다.

B조의 첫 번째 진출팀은 카이지 게이밍이 되었다.

◈인간적으로 형평성에 문제 있는 거 아니냐?

A조는 미리 보는 결승전이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인데.

B조는 무슨 둥베이가 준결승까지 올라가 있냐.

둥베이 놈들 준결승까지 갔다고 또 목 빳빳해지겠네.

▷둥베이 무시하냐???

글쓴이-응, 무시해.

▷무시하지 마라. 우리 선수들도 나름 열심히 한다..

▷LPL 최고의 수혜자 둥베이갓!

카이지 게이밍.

이름은 굉장히 번지르르하지만 까고 보면 내용물은 쪼까 부실하다.

수준을 따지자면 킹 게이밍보다도 한 단계는 아래일까.

그럼에도 LPL까지 올 수 있던 이유는 하나다.

둥베이의 전체적인 수준이 낮다.

지역적으로 봤을 때 로드 오브 로드에 대한 관심이 덜하다.

특별하게 내세울 만한 대도시도 없다 보니 한데 뭉쳐지지를 않았다.

한 가지 특징이 있다면 LPL에 한해서 활약이 빼어나다.

실력대만 보면 금방 떨어질 거 같은데 어찌저찌 잘 살아남는다.

대진운도 좋아서 준결승전에도 곧잘 올라가곤 한다.

그러한 둥베이가 이번에도 일을 터트렸다.

3대2의 역전승을 거두며 준결승전의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렇다고 B조 자체가 맹물이라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오늘 이기는 팀이 사실상 결승전 진출이나 다름없네.

시즌4 패치랑 잘 맞물려 가지고 또도 박사빨로 역전하긴 했는데kkk

그래도 카이지 게이밍이 결승전까지는 힘들겠지.

둥베이 까는 게 아니라 현실이 그럼.

8강 D조에서 이기는 팀은 결승전 준비 진짜 여유롭게 할 수 있겠다.

▷카이지 게이밍 입장에선 준결승전만 해도 대만족일 텐데 뭐www

▷D조 라인업이 OMC랑 걔네였나? 음.. OMC가 이겼으면 좋겠다.

▷OMC가 THEY한테 말리긴 했어도 로얄CN 정도는 충분히 잡지.

▷조별 리그 가지고 한참은 우려먹네. 조별 리그는 걍 대충 하는 거야 마~

준결승전 A조의 경기가 미리 보는 결승전이라면, 8강의 D조 경기는 미리 보는 준결승전이다.

사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거론되는 네 팀 중 어느 팀이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다.

명실상부 부정이 불가능한 중국 LPL의 우승 후보들이다.

다만 THEY와 쿡야-베이더스에 비해 나머지 두 팀은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로얄CN은 원래 인기가 적으니 그렇다 치고, OMC는 살짝 부진한 면모를 보였다.

THEY를 상대로 1대3의 패배를 기록하지 않았던가?

아무리 조별 리그라고 하나 자존심이 상하는 건 사실이다.

A조가 미리 보는 결승전, 이런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뭔가 보여주어야 한다.

치러지는 경기의 내용에 따라 충분히 재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

여러모로 두 팀 모두 물러설 수가 없는 한 판.

제대로 된 빅매치가 예고되며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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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이 유난히 북적거린다.

8강 그 어떤 경기보다 사람이 많이 몰린 듯한 기분이다.

아니, A조는 THEY가 나왔고.

B조는 쿡야 베이더스와 킹 게이밍의 자존심 매치가 있지 않았었나?

이유는 상당히 상식적이고 납득이 가는 이야기다.

흔히 말하는 가격대 비 성능비, 그러니까 가성비라는 것이 좋다.

까놓고 말해 오늘 이기는 팀이 결승전 직행 코스다.

사실상 준결승전이나 다름 없는 경기를 8강에서 보는 거니 완전 혜자다.

그 덕분인지 현재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에는 평소 이상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미 좌석들은 꽉 차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몰려들며 발 딛을 공간을 빼곡하게 만들고 있다.

이 기세라면 준결승전부터는 중앙 무대의 여유 공간을 개방해도 되지 않을까.

정말로 엄청난 인파가 오늘의 경기를 보기 위해 먼 걸음을 하였다.

결과가 예측되지 않는 두 팀의 승부.

중계진들의 부담감도 배는 늘 수밖에 없었다.

<최근 커뮤니티 사이트들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는 화제, 오늘 이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해 정말 수많은 관중들이 함께 해주고 계십니다!>

여론만 따지자면 OMC의 압승이다.

하지만 진지하게 결과를 보자면 로얄CN도 우습게 볼 수 없다.

저평가 당하고 있을 뿐 실력은 이미 증명을 하고도 남았다.

<현재 경기장에 찾아와 주신 관중분들의 수가 11만 명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이례적인 일이죠?>

<줄이 줄어들 기미를 안 보입니다. 아쉬운 분들도 계시겠지만 경기장의 한계 인원 문제로 스태프들이 발에 땀나게 뛰어다니고 있으니 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참으로 고무되는 일이다.

지나치게 넓은 경기장을 잡은 거 아니냐?

대회가 개막한 이후로도 종종 이야기가 나왔다.

그도 그럴 게 객석이 안 채워지는 경우가 잦았다.

특히 조별 리그 기간에는 휑했던 적도 적지 않았다.

인기팀의 경기가 없을 때는 으레 그러했다.

8강 이후에는 그래도 별 문제가 없었지만 하나.

올림픽 경기장의 특성상 중앙 무대가 좀 많이 넓다.

그 자리에 간이 의자를 둔다면 최소 몇만 명은 더 채워 넣을 수 있다.

그러한 날이 요원하기만 했는데 가능성이 차고 넘쳐 보인다.

미리 보는 준결승전이라 불리우는 오늘의 경기.

OMC 대 로얄CN의 경기를 보기 위해 정말 엄청난 수의 관중들이 몰려들었다.

<이게 사실 먼저 올라간 카이지 게임단에게는 기분이 안 좋을 수 있는 일이긴 하죠. 그래도 일단 커뮤니티의 반응은 한결 같습니다.>

<아무래도 OMC도 로얄CN도 각각 윈터와 스프링 때 우승 경력이 있었으니까요. 충분히 그렇게 판단할 만도 합니다.>

중계진들 입장에서는 말을 아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사실상 오늘의 경기가 준결승전이나 다름없다는 건 인정하는 분위기다.

까놓고 말해서 이견의 여지가 없다.

아무리 변수가 있고 운빨이 작용하고 그래도 기본적인 레벨 차가 어마막지하다.

이윽고 양 팀 선수들의 경기가 준비되었다.

한 차례 인터뷰가 오가고 다시 부스 안으로 들어갔다.

경기장 상공의 커다란 직육면체 모양의 모니터를 통해 송출된다.

<금일 경기의 중요도가 남다른 만큼 양 팀 모두 사활을 걸었을 겁니다. 이만큼 기대되는 경기가 아직까지는 없었죠?>

<엄밀히 따지자면 없지는 않았습니다. 조별 리그의 B조 THEY 대 OMC의 경기. 다만 그때는 총력전이란 분위기는 아니었지만요.>

경기장의 긴장감이 차차 고무되어진다.

이번에는 정말로 총력전.

양 팀이 꺼낼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내보내야 한다.

떨어진다면 뒤따위 없다.

아끼고 있는 픽이 있다면 망설이면 안된다.

한 번의 방심이 패배로 이어진다면 얼마나 후회되겠는가.

첫 번째 세트부터 승기를 틀어 잡는 게 옳다.

그걸 모르지 않다는 듯 견제부터가 치열하다.

<네네톤! 역시 밴됐습니다. 나우갓을 의식해서 자른 거 같죠?>

<그것도 있겠습니다만 최근 솔로랭크에서도 네네톤이 각광 받고 있거든요? 또도 박사 만큼은 아니지만 정말 괜찮은 픽이다. 이야기가 나올 만도 합니다.>

시즌4에 들어 탱커의 득세가 예고되고 있다.

특성부터가 이미 탱커들에게 최적화.

프로 탑솔러들 사이에서는 탱커 대세론이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네네톤 대신 가져가는 픽은.. 광전사! 광전사도 상향이 되면서 많이 쓰이는 추세입니다.>

<이에 맞서는 OMC는 말화이트네요. 나쁘지 않은 픽이에요. 이러면 탑은 무난한 것 같고 미드와 봇으로 시선이 돌려지겠습니다.>

새로운 시즌, 새로운 대세 챔피언들.

지난 8강 경기들과는 달리 숨기지 않는다.

숨겼다가는 제대로 뒤통수 얻어맞을지 모른다.

시청자들의 관심도가 올라가는 건 당연했다.

과연 어떤 픽으로 자신들을 놀라게 해줄지.

조금 의문스럽게도 로얄CN이 안이한 카드를 꺼내왔다.

<최근 너프가 되어버린 파사딘. 아직 쓸 만한 것도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대회거든요?>

<차도리가 파사딘에 대한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긴 합니다. 실제로 좋은 모습도 많이 보여줬고요. 그래도 데미지가 많이 너프돼서 승률이 눈에 띄게 줄었는데 개의치 않는 모양입니다.>

데미지 너프와 성장 마법 저항력의 삭제.

미드라이너로서 상당히 치명적인 패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사딘을 꺼내 들었다.

장인으로서 뜻하는 바가 있는 건지.

아니면 미련한 오기에 불과할지.

그 중요도가 남다른 8강 D조의 경기가 막을 올린다.

사실상의 결승전 진출팀을 가리는 첫 경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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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사람이 너무 많은 곳은 좋아하지 않는다.

프로게이머로서 그게 무슨 망발이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노릇이지만 아무튼 그렇다.

경기장에 서는 건 서는 거고, 내 개인으로서는 썩 아니올시다.

그러한 이유가 있어 숙소 내에서 얌전히 보고 있다.

경기의 중요도가 남다르다 보니 일단 보기는 봐야 한다.

"쟤네는 8강만 이겨도 사실상 결승전 진출이네요. 개꿀이겠다."

"우린 8강이 꿀이었잖아. 개꿀까진 아니었지만."

"말이 그렇다는 거지 말이~."

취식실의 식탁 앞에 앉은 팀원들이 경기를 관람 중이다.

상해의 숙소와 다르게 이곳은 비교적 협소하다.

연습실 뿐만 아니라 내부 시설은 기본적인 것만 있다.

뭐, 이 정도만 해도 어지간한 게임단에서는 불만이 안 나온다.

사실 쿡야가 시설이 굉장히 좋은 편에 속하는 거지.

보통은 취식실이 회의실과 휴식 공간을 겸하는 경우가 흔하다.

"와, 파사딘 꺼냈네요. 저거 성장 마저 너프가 되게 짜증나던데. 3코어 올리는 게 애매해지지 않았어요?"

"그래도 충분히 좋은 챔피언이라 생각하지만."

"솔랭은 몰라도 대회는 힘들지 않을까요?"

파사딘 또한 너프의 칼날을 피할 수 없었다.

스킬들의 데미지가 다 깎여나갔다.

게다가 근접 챔피언에겐 뼈아픈 성장 마저 삭제.

비슷하게 구리가스도 성장 마저가 없긴 하지만 경우가 다르다.

구리가스는 원거리 스킬로 충분히 파밍이 가능하다.

라인 유지력도 좋아서 조금 맞는 정도로는 안 아프다.

그에 비해 파사딘은 안 그래도 라인전 버티는 게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버텨도 이전 만큼 강력한 모습을 못 보여준다.

'물론 활용 방식에 따라 극복할 수 있긴 한데..'

과연 그것을 알고 꺼냈을지.

솔직하게 긍정하고 있다.

파사딘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이해력이 깊다는 도차다.

경기가 송출되는 TV화면을 향해 시선이 집중됐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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