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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힘으로
애꾸사자, 그리고 카지트와도 마찬가지다.
파사딘 또한 너프를 먹어도 꾸역꾸역 기어 나온다.
이는 챔피언 메커니즘이 좋아서도 분명히 있다.
순식간에 공간을 접어 확정 침묵과 둔화를 날린다.
상대로부터 반항의 가짓수를 아예 빼앗아 버린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 한해서는 조금 달랐다.
너프를 환영하다는 사람이 생기게 될 정도였다.
구웅!
중반 타이밍의 용한타 대치 도중.
파사딘이 궁극기로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스킬을 쏟아낸다.
부왁!
침묵과 둔화가 퍼지며 핑크스의 체력이 크게 까인다.
그러나 이는 꼭 낭보로만 볼 수는 없다.
너프의 영향일까.
파사딘은 특별히 잘 성장하지 못했다.
CS의 양이 OMC의 미드라이너 코리아나보다 밀린다.
더욱이 OMC는 아주 과격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팀이다.
<말화이트 이니시! 파사딘과 리심을 망설임 없이 박아버립니다!>
<아닙니다. 파사딘은 조냐 켰습니다.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제 채 20분을 갓 넘긴 시점인데 조냐의 물시계가 벌써?
의아한 노릇이지만 한타는 이미 시작했다.
양 팀의 앞라인이 부둥키며 힘싸움을 시작한다.
그 아비규환 속에서 단 한 명 조심히 감았던 눈을 치켜뜬다.
─브로마시아!
광전사가 궁극기를 켜고 무작정 돌진한다.
노리는 대상은 당연히 적 원딜러인 핑크스.
한타에서 원딜러가 가지는 의미는 각별하다.
그것이 하드 캐리형 원딜러라면 말할 것도 없다.
이번 한타의 요는 저 핑크스를 자를 수 있느냐, 없느냐.
그것으로 귀결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실제로 카메라가 광전사를 집중 조명한다.
하지만 쉽게 당해줄 OMC가 아니었다.
<한나가 실드 씌워주면서 힐장판 위에서 싸우면 안 죽습니다! 발화 걸어보지만 핑크스 피흡 무지막지 하거든요?>
<2코어가 떠버린 핑크스를 혼자서 무는 것은 무리한 판단이…>
핑크스는 뚜벅이 원딜러고, 광전사는 모든 CC기를 무시한다.
그런 궁극기를 가졌기 때문에 원딜러 한 명 무는 건 어렵지 않다.
문제는 서포터의 완벽한 보조.
긴 사거리의 카이팅과 짧은 사거리의 폭딜을 둘 다 가진 핑크스를 상대로는 역부족이다.
고오오오오-!
심지어 광전사 이후의 브루저 진입을 막기 위해 두두가 장판을 깔았다.
넓은 지역에 눈보라를 불게 하여 진입한 적들을 크게 둔화시킨다.
CC기를 무시하는 광전사에게는 안 통하지만 별 상관이 없다.
겨우 혼자 핑크스를 잡아낼 수 있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광전사가 암살을 실패하게 된 시점에서 승기는 OMC에게 넘어온다.
그렇기에 파사딘의 플레이는 더욱 조명 받을 수밖에 없었다.
조냐에서 풀려난 후 3초, 2초, 1초.
점멸과 앞궁극기로 한순간에 공간을 접었다.
<핑크스 점멸도 못 쓰고 죽었습니다. 이거 난리 났습니다!>
<점멸을 써도.. 어쩔 수가 없긴 했어요. 광전사가 도끼 한 번 더 던지면 느려진 핑크스는 죽거든요? 광전사를 데려가기는 했지만 이건.. 파사딘이 정리하는 그림입니다.>
하지만 파사딘은 마나 고갈이라는 심각한 단점이 있다.
그래서 억겁의 스태프와 여제의 눈물방울, 마치 나이즈처럼 마나 아이템을 두른다.
그런데 현재 경기에 나오고 있는 차도리의 파사딘은 여제의 눈물방울을 생략했다.
<3중첩된 공간 이동으로 밟아버리면.. 코리아나 사망했습니다. 부시안이랑 파사딘의 협공을 버틸 수가 없어요.>
<앞라인 싸움은 분명히 OMC가 유리했는데 원딜러가 전사함으로서 힘들어졌습니다. 우직의 부시안은 아직 건재해요.>
아무리 아찔한 게임으로 잃은 마나의 5%를 회복한다고 해도 이 정도로 오래 못 싸운다.
파사딘의 궁극기는 쓰면 쓸수록 마나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부담된다.
지금껏 여제의 눈물방울을 장식으로 간 게 아니다.
<궁극기로 밟을 때마다 마나가 찹니다. 최근에 너프가 되긴 했지만.. 대신 밟으면 마나를 절반 돌려 받는 패치도 함께 있었죠?>
<여제의 눈물방울을 생략한 덕에 조냐의 물시계가 빨리 나왔고 적절한 스킬 판단으로 마나 관리도 되고 있습니다.>
너프지만 너프가 아니다.
활용 방식에 따라 충분히 사용할 만하다.
오히려 코어템인 조냐의 물시계 타이밍을 앞당길 수 있게 되었다.
초반 라인전이 조금 허덕인다는 단점은 있다.
대신 그 이후 1코어, 2코어 타이밍이 빨라졌다.
이는 빠른 속도로 굴러가는 프로 무대에서는 정말 중요하다.
솔로랭크에서도 활용 방식에 따라 충분히 괜찮다.
파사딘이 아직 쓸 만하다는 사실을 경기를 통해 입증하고 있다.
<물론 여제의 눈물방울을 생략하면 풀코어 기준에서는 조금 밀리긴 합니다?>
<하지만 만약 여눈을 올렸으면 조냐의 물시계가 안 나왔겠고, 말화이트의 궁극기 이후 연계로 파사딘이 사망했을 수 있습니다. 아이템 선택이 빛을 발한 결과물로 보이네요.>
취식실 TV를 통해 중계진들의 극찬이 이어진다.
방금의 한타는 누가 어떻게 봐도 파사딘이 캐리했다.
역으로 파사딘이 허무하게 사망했거나, 핑크스를 못 끊었다면 OMC의 승리였다.
혼자 조냐 낚시와 암살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냈다.
"와, 파사딘은 여전히 잘하나 봐요. 스코어가 좋네요?"
외출을 하고 들어온 듯 코트 차림인 츠위가 화면을 바라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나흘 전 있었던 쿡야의 8강 B조의 경기.
너프가 돼버린 구리가스로 오히려 미드 라인전을 터트렸다.
그것을 본 츠위가 무언가 영감을 얻었다며 한동안 패치 노트를 뒤적거리는 사건이 있었다.
몇 개의 입롤을 쏟아내며 나를 달달 볶았다.
물론 아무런 성과없이 끝맺어졌다.
"여눈 생략하고 바로 코어템을 올려요? 신기하다. 난 생각도 못했는데."
"그러게, 그렇게 열심히 찾아봤는데 왜 그랬을까."
"..저 놀리는 거 맞죠?"
신규 패치의 패치의 내용을 응용해 새로운 방식의 플레이를 만든다.
말로 하긴 정말 쉬운 일이다.
하지만 실제 게임에서 녹여내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다른 아이템을 간다는 건 챔피언의 운용 방식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
방금의 한타에서도 파사딘이 과감한 앞궁극기를 박지 않았다면 마나가 먼저 고갈났다.
그만큼 해당 챔피언에 대한 특출난 이해도가 바탕이 돼야 한다.
이를 해낼 만한 기량이 차도리에겐 있었다는 이야기다.
'파사딘 장인이니 오죽하겠냐만은.'
리워크 전, 그러니까 현재의 파사딘으로 가장 유명했던 유저.
역사가 개변된 바람에 조금 많이 달라지기는 했다.
적어도 내 기억 안에서 그만한 파사딘 장인은 없었다.
단순히 많이 한 것만이 아니라 이해도가 뛰어났다.
거의 쓰이지 않던 파사딘이 갑작스레 솔로랭크의 OP가 됐다.
그의 기여도가 크다는 사실에는 솔랭 유저들에겐 이견이 안 갈린다.
패치가 된 파사딘으로 이만한 활약과 변화를 줄 만도 하다.
"첫 세트는 로얄CN이 챙기는 분위기네요. 파사딘 크면 못 막을 텐데."
"그래도 다음 세트부터는 파사딘이 밴되지 않을까?"
"파사딘 밴되면 또 뭔가 살잖아. 요즘 밴카드가 정말 부족한 거 같다."
경기를 보는 팀원들 사이에서 이야기들이 오간다.
대화의 내용만 봐도 참 많이 달라졌다.
건설적인 토론이 가능해지지 않았는가.
본인들은 인지하지 못하는 듯하지만 어쨌든 좋은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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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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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현재까지 진행된 LPL 중 국내 최고 시청률.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별 관심이 없다.
해외 인지도가 그렇게 높은 팀은 아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이만한 관심사가 없었다.
한 쪽의 평가는 박하지만, 결국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우승 후보다.
그런 두 팀이 칼을 뽑아 들었으니 얼마나 기대가 되겠는가.
미리 보는 준결승전이라고 까지 불렸던 OMC 대 로얄CN의 결과.
생각지도 못한 두 가지 이변을 낳아버렸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로얄CN이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
아니, 뭐 자질구레한 이야기 집어 넣어두고.
결국은 잘하니까 OMC를 이길 수 있었겠지.
OMC도 딱히 긴장하거나 실수한 건 없었는데 음..
로얄CN이 솔직히 좀 많이 잘한 거 같아.
▷눈치 보지 말고 그냥 이야기 해.
글쓴이-로얄CN 언급하면 니들이 겁나 욕하잖아;
▷대세가 바뀌었지. 8강 경기 이후로.
▷솔직히 원래부터 실력 하나는 알아줬음.
▷뭐래, 개무시하던 애들이.
이견의 여지가 없는 완벽한 실력의 증명.
OMC가 승리를 거머쥐리란 예측은 빗나갔다.
빗나가도 보통 빗나간 게 아니다.
로얄CN에 대한 안 좋은 평을 내리던 중국 내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들의 여론이 바뀌었을 정도다.
◈경기가 분명 치열했는데 결과만 놓고 보면 암담하다.
OMC가 3대0으로 져버릴 줄이야..
라인전은 분명 문제가 없었는데 대체 어떻게 비벼지는지 모르겠다.
미드랑 원딜이 잘해서 그런가.
▷한타에서 포커싱이 많이 갈리는 거 같아.
▷파사딘이 핑크스 순삭한 게 지리긴 했지.
▷파사딘도 파사딘인데 원딜러 포지셔닝이 기가 막히더만.
▷원딜 보고 소름 끼친 거 헤이샤오 이후로 처음이야..
로얄CN의 실력은 사실 천상계 유저들 사이에선 이미 이야기가 끝났다.
세간의 평가가 좀 그럴 뿐이지, 엄밀히 실력만 따지자면 충분히 우승 후보라 할 만한 팀이다.
다만, 그 세간의 평가 때문에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말을 꺼내기가 힘들었다.
8강 D조의 경기 이후로 더 이상 공공연한 비밀이 아니게 됐다.
그 OMC를 상대로 3대0의 대승리를 거뒀다.
경기의 성향 또한 자질구레하지 않았다.
승점만 챙기는 아웃 복서 스타일이 아니다.
탑과 봇라인이 지극히 공격적이다.
그리고 미드는 안정적이면서 할 때는 한다.
가장 임팩트가 뛰어났던 장면은 파사딘.
한타에서 망설임없이 거리를 좁혀 핑크스를 암살했다.
첫 번째 세트의 MVP로 손색이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럼 사실상 로얄CN이 결승전 올라간 거나 다름없네.
평가도 경기 전후해서 확실히 바뀐 것 같고.
카이지 게이밍 정도는 문제없이 쓰러뜨리겠지.
그럼 남은 건 A조의 결승전 진출 팀인데..
▷THEY랑 쿡야 베이더스인가? 애매하네.
▷얘네 둘은 지금까지 상대 전적이 없지?
글쓴이-쿡야는 신생팀인데 당연하지kk
▷대단하긴 하다. 신생팀인데 준결승전까지 올라오고. 올마스터빨인가?
▷올마스터빨 있긴 한데 요즘은 다른 팀원들도 꽤 잘해진 듯?
OMC 대 로얄CN이 미리 보는 준결승전이 었다면 이제는 진짜 준결승전이다.
진짜 준결승전이 되었다.
이틀 전만 해도 미리 보는 결승전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사라졌다.
로얄CN이 우승 후보로서 걸맞는 힘을 보여줬다.
같은 우승 후보인 OMC를 3대0으로 박살.
이로 인해 결승전의 기대도가 한층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A조의 준결승전도 미리 보는 결승전이 아니게 됐다.
주먹구구식 단순한 계산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일리가 있지 않은가.
THEY는 OMC를 3대1로 이겼다.
그런데 로얄CN은 1패도 없이 이겨버렸다.
인정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번 시즌의 패자는 바야흐로 붙어봐야 안다.
나머지 일각이 바로 오늘 정해지게 된다.
THEY 대 쿡야-베이더스의 준결승전이 막을 올렸다.
◈미친kkk 인터뷰 패기가 지려버리네.
아무리 올마스터의 기여도가 높은 팀이라고는 하지만..
이건 거의 전략 노출급 아니야?
올마스터가 원딜을 하겠다는데?
▷?? 헤이샤오를 상대로 원딜을 한다고? 간땡이가 부었나..
글쓴이-올마스터도 한국에서 원딜 좀 하는 선수였음. 원딜로 우승도 한 번 했을 걸?
▷아니 그렇다 해도 헤이샤오인데.. 세체원인데? 또 무슨 꼼수 쓰는 거 아니야?
글쓴이-본인이 대놓고 언급함. 독특한 게임 보여주겠다고.
▷그걸 자기 입으로 경기 시작도 전에 말했다고?
▷실화냐? 내가 코치였으면 부스 엎었다wwwww
8강 D조의 경기.
OMC 대 로얄CN은 관심이 정말로 지대했다.
하지만 그조차 감히 비할 수가 없다.
THEY와 쿡야 베이더스, 명실상부 이번 LPL에서 가장 주목 받는 두 팀이다.
엊그제 8강 이후로 로얄CN도 급부상하고 있지만 임팩트가 아직은 밀린다.
더더욱이 두 팀은 전 세계적으로도 팬이 정말로 많다.
원딜 유저들 중 헤이샤오 모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더군다나 올마스터도 그에 뒤지지 않는 슈퍼 스타다.
두 선수의 인지도는 그야말로 용호상박.
그런데 올마스터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원딜러로 한 판 붙어보자.
정말로 지켜질지는 모를 일이다.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기대는 무르익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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