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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671화 (67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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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원딜러

<올마스터가 가져갈 수 있는 특이한 픽이라.. 대체 뭐가 있을까요?>

<원딜러로 픽할 수 있는 가짓수는 사실 많지는 않습니다.>

대체 무슨 픽을 하려고 이 소란을 떤 걸까?

의문, 그리고 기대.

좀처럼 속이 뻥 뚫리지 않는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됨에도 굳이 알고 싶다.

별 의미 없을 오늘의 운세 등이 인기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계진들은 물론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열띤 토론이 오간다.

-올마스터가 한국에 있을 때 무슨 챔피언했는데?

-어지간한 거 다 했을 걸? 심지어 파루스도 함.

-아, 그 쿠단의 소용돌이 가는 파루스?

-온힛뎀으로 승부 보는 거 세긴 하지kk

정말 여러가지 특이한 챔피언을 했다.

그 중에서 하나 꺼낸다면 제법 볼 만한 승부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헤이샤오를 막아 설 수 없다.

<헤이샤오 본인의 입에서 올마스터의 플레이를 참고했다. 그런 말이 나온 만큼 다 알고 있을 겁니다.>

<삼종신기를 가는 꼬그모나 쿠단의 소용돌이에 마법사의 종말 등을 가는 파루스. 분명히 파급 효과가 대단했죠. 근데 이제는 독특하다고까지는 부를 수 없는 픽이거든요?>

지난 한국의 롤챔스 섬머 이후 원딜에 대한 연구가 많이 되었다.

상황에 따라 맞춤 픽을 하는 것만으로도 원딜의 캐리력이 무지하게 오른다.

단순히 안정적인 헤이클린, 탱커 잡는 배인, 무난한 고르키.

이런 게 아니라 조금 더 세심하게 분류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실제로 이는 프로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그에 따른 아류들.

쿠단의 소용돌이를 올린 꼬그모라던가.

원딜계에 새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만큼 연구가 많이 되었다는 소리다.

이 이상 나올 수 있는 챔피언이 뭐가 있을까.

도통 감이 잡히지 않는다.

더우니 버빈이 무언가 떠오르는 바가 있는지 말을 이었다.

<유별난 픽이라 하니 원딜 전기쥐가 있었죠. 쿠단의 소용돌이에 평타 강화가 묻어 나는 걸 이용합니다. 실제로 시즌2 당시에만 해도 제법 사용했어요?>

<전기쥐의 사거리 하향 패치가 있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하지만 결국은 나왔던 카드입니다. 저는 도라이븐 예상하겠습니다.>

중계진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그래도 이쯤 되면 하나쯤 얻어 걸리겠지.

이윽고 기다리던 순간이 왔다.

쿡야 베이더스의 마지막 픽 차례다.

<현재까지 가져간 픽이 탑 네네톤, 정글 광전사, 미드 제임스. 올AD의 냄새가 납니다? 이건 서포터라도.. 배티! 지금의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선택이네요.>

<이전의 배티였으면 몰라도 하향 조정이 두어 번 있었어요? 조합만 놓고 봤을 때는 확실히 THEY가 웃어주는 그림 같습니다. 물론 초반의 강력함을 전제로 밀어붙인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요.>

아이러니하게도 배티 또한 올마스터가 가장 먼저 꺼낸 챔피언이다.

중계진들은 모르는 듯 하지만 한국 롤챔스의 스프링 시즌 때 선보였다.

그 이후로 반짝 화제가 되었고 충분히 꺼내 볼만한 서포터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당연하다면 당연할까, 자신들이 의도했던 게임 안 하면 눈 뜨고 못 보는 게임사.

하향 조정을 해버렸고 그 과정에서 딜적인 부분과 스턴의 시간이 살짝 건드려졌다.

그럼에도 종종 조합과 선수의 성향에 따라 픽할 만한 가치가 있는 카드라 불린다.

올AD의 성향을 가진 쿡야에서는 이상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를 받아치는 THEY의 조합이 너무나 아름답다는 거다.

원딜러가 캐리하기 이상적이다.

정글 두두, 그리고 서폿 랄라.

원딜러는 다름아닌 꼬그모다.

<탑 라이너도 말화이트 굉장히 괜찮습니다. 꽁꽁 언 심장과 불타는 망토, 여기에 바늘 갑옷까지 두르면.. 끝났죠?>

<만약 거기까지 간다면 쿡야는 게임이 말린 겁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서 반론을 하나 제기해보겠습니다. 혹시 원딜 제임스, 가능성 있지 않겠습니까?>

사거리는 짧다지만 일단 조건부 원거리 챔피언.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떠올리기 힘든 생각이다.

그러니까 더욱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더우니 버빈의 의견에 귀가 솔깃한다.

마지막으로 그럴 듯한 챔피언이 픽되며 관중석에서 반응이 터져 나왔다.

<직트, 직트 픽됐습니다!>

<얼마 전 상향을 통해 슬금슬금 쓰이는 추세인 직트입니다. 결국 제임스는 원딜로 가는 그림이네요.>

올마스터의 픽을 처음으로 맞췄다.

상당히 자랑스러운 듯 더우니 버빈의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지어진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카운트 바가 점점 줄어들고 있음에도 라인 스왑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빨리 스왑 안 하면 이대로 게임 시작 하는데요..?>

<이것 또한 하나의 서프라이즈가 아닐지.. 아니네요. 올마스터가 직트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실수가 아니라면 가능성은 두 가지입니다.>

정말로 원딜 직트라는 어처구니 없는 픽이거나.

아니면 원딜을 한다는 것 자체가 사기였다거나.

만약 후자라면 비난의 여론을 피해갈 수 없다.

전장에서 적을 믿는 게 바보 아닌가?

그런 말이 있기는 해도 도의적인 차원에서 문제가 될 만하다.

어찌 됐건 게임 안에 들어가 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두 눈 뜨고 코 베인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누구도 마지막까지 픽을 예상하지 못한 첫 번째 세트.

전설이라는 수식어가 부족하지 않은 두 선수의 레전드 매치가 막을 올렸다.

.

.

.

* * *

놀라움을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 했다.

그럼에도 심호흡을 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긴장해버렸다.

부스 안에 들어왔음에도 두근대는 가슴이 채 진정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원딜러라..'

이름 뿐인 허상, 혹은 선수 띄워주기의 포장이 아니다.

비교의 대상조차 없었을 만큼 경쟁자들조차 인정을 하게 만든 선수다.

중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이견의 여지가 없는 세체원.

나로서도 헤이샤오를 동경했던 시절이 있었을 정도다.

그런 헤이샤오가 내 플레이를 참고했다라.

두 가지 복잡한 감정이 마음 속에 인다.

내 기억 안의 헤이샤오는 시즌4 후반기에 은퇴를 한다.

세계 최고의 원딜러, 세체원으로서의 부담감.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사명감이 그를 무겁게 짓눌렀다.

시즌3 초중반 이후로 슬럼프에 접어들었다.

예전 만큼의 피지컬을 보여주기 힘들어지게 되었다.

물론 슬럼프라 해도 본 밑바탕이 어디 가는 건 아니다.

충분 이상으로 잘했지만 세체원이라는 타이틀은 유명무실해졌다.

박수칠 때 떠나라고 하던가.

사실 그 정도로 급박한 상황은 아니었다.

당사자가 판단을 그렇게 내렸을 뿐이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다.

그랬던 남자가 다시.

'보통 일이 아니구만.'

사전 인터뷰 자리에서 있었던 이야기.

단순히 내 챔피언 폭을 따라했다, 그런 소리는 아닐 것이다.

플레이를 보고 자극을 받았다.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으나 그것이 더 정답이라 본다.

괴물을 깨워버린 걸지도 모른다.

이곳 LPL 준결승전에서 괴물을 쓰러뜨려야 한다.

어지간한 카드로는 될 거라 생각한 적도 없다.

때문에 꺼낸 챔피언.

그리고 조합 또한 굉장히 신경을 썼다.

<가속!>

미드 라인에서 불꽃 튀지 않는 라인전이 벌어진다.

견제를 쏟아내는 아군의 제임스.

타오르는 대지로 미니언을 받아 먹는 모르피나.

상성만 따지자면 제임스가 우위지만 모르피나다.

얼마 전, W스킬 타오르는 대지가 상향을 먹었다.

덕분에 라인 클리어가 엄청나게 좋아졌다.

수동적인 픽이라는 건 변함 없지만 안정적이다.

특유의 주문 흡혈에 라인 클리어가 더해지자 라인전이 편하다.

그냥 라인 쭉쭉 밀면서 성장을 하면 거칠 것이 없다.

하나 걸리는 부분은 너무 수동적이라 캐리력이 부족하다는 것.

THEY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는 일이다

'원딜러만 지키면 충분히 캐리할 각이 나오니까.'

결과를 놓고 봤을 때 가장 이상적인 선택이었다.

상대 조합의 핵심이 될 봇라인을 망가뜨릴 기회.

라인전 이후로는 불가능에 한없이 가깝다.

내가 만약 브루저나 암살자를 했다면 곤욕을 치렀을 테다.

랄라, 두두, 모르피나가 지키는 꼬그모를 무슨 수로 물겠는가.

하지만 라인전 단계에서 치명적인 손상을 가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통! 통! 포옹!

두 번 튕겨 오른 물풍선이 꼬그모에게 적중한다.

아니, 피하려고 했지만 폭발 범위에 말려들었다.

직트의 Q스킬, 물풍선 폭탄.

적에게 맞거나 두 번 튕긴 후 터진다.

'지금은 폭발 범위가 나름 괜찮지.'

차후에는 너프가 돼서 맞히는 게 불가능할 지경까지 돼버린다.

물풍선이 주력 스킬인 직트에게는 치명적인 너프였다.

미드에서는 도저히 못 써먹을 정도였는데 원딜로 써보니 의외로 괜찮더라?

그래서 탄생한 게 뜬금없는 원딜 직트다.

중계석에서는 설마 봇 파괴 조합인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직트와 배티면 그렇게 여길 만도 하네.'

하지만 이 조합은 정말로 심사숙고 끝에 탄생했다.

아군의 탑, 미드, 정글이 모두 AD다.

부족한 마법 딜을 봇듀오가 커버한다.

무엇보다 배티와 직트의 시너지가 기가 막힌다.

우핫!

배티의 화염구가 랄라를 향해 날아갔다.

초반부터 확정 스턴이라는 점은 너프가 됐다 해도 위협적이다.

그러나 배티는 쓰인 지가 제법 되었고 상대법은 이미 나왔다.

스턴 거리를 주지 않으며 부쉬 장악을 피한다.

만에 하나 억지로 들어오면 카이팅 하면서 기절하지 않은 쪽이 견제를 해주면 된다.

너프가 된 배티는 킬이라도 먹지 않는 이상 예전 만큼 강력하지 못하다.

맞는 말이지만 내 호응이 더해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팡야!

직트의 W스킬, 점프 폭탄이 다가오는 꼬그모를 튕겨낸다.

뒤로 날아간 꼬그모는 랄라의 원호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랄라 위에는 물풍선이 투하된다.

일반적인 원딜러라면 바로 호응이 되지 않을 거리.

미드AP로서 스킬 사거리가 긴 직트는 닿는다.

"오, 랄라 반피 넘게 날아갔어요."

"신나서 들어대지 말고 천천히 견제각만 봐."

너무 무리해서 들어갔다가 갱킹이라도 당하면 말리고 만다.

안정적으로 파밍하여 6레벨을 찍는 게 중요하다.

큰 실수라도 하지 않는 한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제아무리 헤이샤오와 피리즈의 듀오라고 한들 어쩔 수가 없다.

직트를 픽한 이상 라인 주도권은 무조건 이쪽에 있다.

침착함만 유지한다면 그 어떤 상황도 대처가 가능하다.

쯔쯧!

어슬렁어슬렁 랄라의 무빙이 공격적으로 변했다.

무빙을 보아하니 적 두두가 삼거리 근처에 있는 듯하다.

심지어 라인은 밀어지고 있는 상태.

상대는 이를 이용해 프리징을 해버리고 있다.

'원딜러들이 가장 골 때리는 상황이지.'

아군 정글러는 반대 편에서 쌍둥이 골렘을 먹고 있다.

봇라인에 오려면 최소한 1분은 걸린다.

이럴 때 CS를 먹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집에 갈 수도 없고.

이도 저도 하지 못하다 손해가 누적되거나 최악의 경우 갱킹을 당한다.

하지만 직트에게 있어선 별 문제도 되지 않는다.

두루룩~ 파방팡-!

포옹!

원거리에서 두 가지 스킬을 던진다.

구슬 지뢰와 물풍선 폭탄.

프리징을 유지하던 원거리 미니언들이 깔끔히 정리된다.

라인 클리어에 있어 직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미니언을 상대 포탑에 밀어 넣고 유유히 귀환을 탄다.

떨어진 마나를 채운 데다 적 정글러의 동선을 낭비시켰다.

찰칵!

두란링과 천사의 마법서를 구입한다.

라인전을 강력하게 가기 위함이다.

미드 라인을 설 땐 포킹 챔피언이지만 원딜러로서는 그렇지 않다.

조건만 갖춰진다면 풀딜을 꽂아 넣을 수 있다.

혼자서는 힘들지만 서포터와 함께라면 쉬운 일이다.

배티와의 환상적인 연계로 필킬을 만들어낸다.

통! 통! 포옹!

라인에 도착하자마자 밀린 미니언 웨이브를 받아 먹는다.

미니언이 다시 도착할 때 즈음.

마찬가지로 아이템을 사온 상대 봇듀오가 눈에 띄었다.

'흡수의 칼과 두란의 방패.'

꼬그모는 피흡으로 내 견제를 무위로 돌린다.

랄라는 두란의 방패로 몸을 단단히 한다.

두란 방패는 최근 서포터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가성비 템이다.

현재 서포터 전용 상위 아이템들이 썩 좋지가 않다.

그리고 서포터가 갈 만한 아이템들이 별로 나오지 않았다.

라인전도, 초중반 교전에도 상당히 좋아서 선호되고 있다.

'두른다고 죽을 놈이 안 죽는 건 아니지만.'

광우스타라도 되지 않는 한 피해갈 수 없다.

이윽고 노리고 있던 6레벨 타이밍이 도래했다.

<곰이다!>

배티가 점멸 궁을 때려 박았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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