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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672화 (67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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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원딜러

아무리 배티 서폿의 현역 시절이라고 하나 무리수다.

데미지가 꽤 하향을 먹은 데다 나와의 거리가 멀다.

심지어 꼬그모는 클린즈를 들고 있다.

너무 뜬금없는 나머지 칼같지는 않았지만 나름 빨랐다.

스턴을 떨쳐내고 끈적한 타액을 굴려 카이팅한다

침을 마구마구 뱉으며 랄라가 깨어나는 순간을 기다린다.

안타깝게도 그 날은 영영 오지 않았다.

<큰~ 거 한 방이다!>

스턴이 걸린 랄라의 위로 떨어진다.

궁극기를 포함한 네 가지 스킬.

원거리에서 무작정 던져 버린다.

봇라인의 절반이 무지막지한 폭염에 휩싸인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스턴에 걸린 랄라는 반항조차 하지 못했다.

직트와 배티의 풀딜이 꽂히며 사망.

카이팅을 하던 꼬그모도 무사할 수 없었다.

"꼬그모 점멸 빠졌어요. 다이브 칠까요?"

"아니야, 두두 왔잖아."

상대의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었을 킬각이다.

평타도 아니고 스킬 딜만 맞았는데 이게 죽나.

일반적으로 봇라인에서 나올 만한 킬견적이 아니다.

원딜러란 기본적으로 지속 딜러다.

일부 챔피언의 경우 폭딜이 가능하지만 누커에 비할 바는 안된다.

미니언에 가로 막히는 경우까지 있어 원거리에서의 순간 연계는 한계가 명확하다.

호응각이 제대로 나온다면 또 모르지만 상대가 바보도 아니고.

내가 저 멀리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별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직트는 먼 거리에 떨어져 있어도 호응이 되는 챔피언이다.

'정말 직트니까 가능한 플레이지.'

만약 다른 원딜러로 이 짓을 했다간 역으로 당할 수가 있다.

스턴이 풀린 랄라는 궁극기 후 점멸로 살아 도망간다.

거칠 것이 없는 꼬그모는 앞무빙을 밟으며 카이팅한다.

딜 포커싱이 갈린 순간 게임 셋.

킬교환이면 다행이고 전부 당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럴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도 남은 헤이샤오다.

하지만 아무리 헤이샤오라 한들 방금은 어쩔 수가 없었다.

광역딜이 쏟아져 들어오는데 그거 다 맞으면 더블 킬 내지 다이브각이다.

결국 점멸로 도망가는 선택을 해야만 했다.

두루룩~ 파방팡-!

라인을 쭉쭉 밀며 푸쉬한다.

랄라를 대신해 두두가 오긴 했지만 주도권은 이쪽에 있다.

미니언 푸쉬력에서 차이가 명명백백.

두두의 특성상 킬각을 잡을 수도 없다.

퐁!

포탑의 체력을 최대한 까놓는다.

직트의 패시브는 일종의 평타 강화다.

포탑에게는 두 배의 추가 데미지가 붙는다.

기존 원딜러들 못지 않은 타워 철거 능력.

미드AP가 뜬금없이 원딜로 쓰인 데에는 그럴 만한 해석이 있다.

─적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두두가 봇라인에 두 번 얼굴을 비쳤다.

그럼에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른 라인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탑 1차 밀었고 말화이트 궁극기 빠졌어요."

"귀환해서 아이템 산 다음 바로 용으로 달려. 꽁용이잖아."

"오호, 알겠습니다!"

말화이트는 궁극기 하나 보고 하는 챔피언이다.

그런데 그 궁극기가 빠져버렸다.

상대 탑은 합류를 해도 제 역할을 수행하기 힘들다.

더군다나 적 봇듀오는 스펠 상황이 여의치 않다.

붙으면 질래야 질 수가 없는 상황.

이런 걸 꽁용 타이밍이라 부른다.

─아군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두두가 스틸을 노려보려 했지만 막힌다.

내가 점프 폭약으로 밀어서 밀어냈다.

깔끔하게 용을 챙기며 글로벌 골드 차이를 벌린다.

이제 시작이다.

찰칵!

네크로노미콘이 완성됐다.

흔히 말하는 가성비가 괜찮은 아이템이다.

코어템을 하나 갖춰버린 이상 봇라인전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포옹!

라인을 쭉쭉 밀어 상대를 포탑 안으로 몰아 넣는다.

물풍선으로 견제를 하며 타워를 툭툭 친다.

이런 상황이면 보통 원딜러는 CS를 먹고, 서포터는 적절한 거리에서 견제를 한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적어도 지금은 쫄아버리는 게 현명한 판단이야.'

배티의 궁극기 이후 연계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혔다.

스턴에 걸리기라도 하면 빼도 박도 못하고 즉사.

원딜러들처럼 내가 근접해서 딜을 넣는 게 아니기 때문에 탈력도 못 건다.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반항도 못하고 고스란히 타워를 내주게 됐다.

스코어는 크게 앞서지 않지만 CS와 글로벌 골드 차이가 적나라하다.

오브젝트 세 개 차이니 만큼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이 정도로 벌려도 아직은 해볼 만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겠지만.'

이른바 봇 파괴 조합은 솔로랭크에서도 종종 보인다.

빵테온, 탈리반 이런 거 가져가서 봇라인을 터트려버리기도 한다.

그 강력함에 한 번 당해보면 결코 트롤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쓰이는 경우는 한없이 적다.

아니, 갈수록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반만 넘겨도 확실하게 힘이 빠지니까.'

원딜러가 캐리력이 없다.

포탑 부수는 기계다.

이런 소리를 들음에도 원딜러는 반드시 픽이 된다.

로드 오브 로드라는 게임에서 원딜러란 없어서는 안될 존재기 때문이다.

후반 캐리는 당연하고, 포탑 철거를 해야지 결국 게임이 끝난다.

봇 파괴 조합이 초반에 유리해도 역전 당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가 바로 그거다.

포탑을 때릴 사람이 없어서 시간 질질 끌리다가 후반전에 접어든다.

그런데 직트는 포탑도 굉장히 잘 깨부순다.

찰칵!

두 번째로 가는 코어 아이템은 부자베인이다.

미드로서는 의아한 선택이겠지만 나는 원딜이다.

지속딜에 있어, 포탑 철거에 있어 이만한 아이템이 없다.

'부족한 마나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되고.'

직트는 정말 마나가 드럽게 많이 든다.

아테나의 부패한 술잔을 가도 블루가 고달프다.

네크로노미콘 하나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이를 부자베인의 추가 마나로 커버.

정 부족하면 다른 수도 있다.

"내가 제임스 해봐서 아는데.. 한 2코어 나오면 마나가 안 부족하더라?"

"..다음 블루부터 형이 드세요."

정말로, 제임스의 특성상 마나가 그렇게 많이 들진 않는다.

마나소드를 올리는 현재의 제임스는 더욱 그렇다.

내가 결코 치사하게 뺏어 먹는 게 아니다.

그리고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있는 법이다.

서로가 파밍을 지향하며 정체 상태인 미드.

직트라면 상대의 철벽 수비를 강제로 뚫어낼 수 있다.

통! 통! 포옹!

봇라인전이 끝나면 원딜러들은 딱히 할 게 사라진다.

기껏해야 파밍하면서 아군들 한타할 때 재까재깍 합류 하는 정도일까.

하지만 직트는 근본이 포킹 챔피언이다.

대치 상황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라인전이 채 끝나지 않은 미드를 원활히 압박할 수 있다.

퐁!

모르피나의 라인 클리어 능력은 즉발이 아니다.

타오르는 대지에 의해 미니언이 녹아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먼저 폭탄을 던져 밀어버리고 압박하면 된다.

패시브 평타로 타워를 툭툭 두들긴다.

물론 이러다가 모르피나의 속박 한 대 맞으면 골로 간다.

꼬그모처럼 점프 폭약으로 밀어낼 수가 없다.

모르피나가 자랑하는 블랙 실드는 모든 종류의 CC기를 무효화시킨다.

나를 향해 정확히 검은 색 투사체가 날아온다.

팡야!

닿기 직전 발 밑에 깔아 놓은 점프 폭약이 폭발한다.

점프 폭약은 적 뿐만 아니라 자신도 튕겨 내준다.

활용 여하에 따라 훌륭한 생존기가 되는 셈이다.

모르피나의 입장에서는 적잖이 약오를 테다.

하지만 막을 방도가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

미드 타워가 부서지는 시간이, 게임의 스노우볼이 굴러가는 속도가 상대의 예상을 벗어났다.

.

.

.

* * *

THEY의 조합은 과연 인상적이었다.

꼬그모를 중심으로 한 원딜 캐리 조합.

탑도, 미드도, 안정적이라 봇라인에 힘을 실어주기 좋았다.

누군가에게 이 조합의 카운터가 뭐냐고 묻는다면 쉽사리 대답을 할 수가 없다.

꼬그모를 어떻게든 물어서 죽이면 된다, 라고 답하는 사람에게는 한 마디 하면 끝이다.

그 꼬그모 운전하는 선수가 헤이샤오임.

1초 안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하지만 올마스터가 출동한다면 어떨까?

<지금이라도 한타 꽝! 붙으면 정말 모릅니다. 꼬그모 2코어 갖춰졌고 딜 뿜기 시작하면 한타 캐리각이 분명히 나옵니다.>

<맞습니다. 영락한 기사의 검에 쿠단의 소용돌이. 이건 광역딜로 확실하게 컨셉을 잡았거든요? 세 갈래로 %뎀 퍼부으면 혼자 다 잡는 각이 나올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한타가 열릴 일이 요원하기만 합니다.>

한타가 열리기만 하면 쓸어 담을 수 있다.

그럴 수 있는 아이템트리를 탔고, 실현할 수 있는 능력도 차고 넘친다.

문제는 상황이 좀처럼 터지지를 않는다.

아니, 상황을 쿡야가 빈틈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가속!

관문의 쿨타임 너프 이후 사장이 됐었던 제임스.

그러나 한 방, 한 방의 포킹 데미지는 여전히 건재하다.

짜릿한 번개 포탄이 말화이트에게 작렬한다.

통! 통! 포옹!

직트가 던진 물풍선도 체력바를 야금야금 갉아먹는다.

적중률은 높지 않지만 시도 때도 없다.

쿨타임도 짧은 주제에 사거리는 뭐 이리 긴지.

물리 포킹과 마법 포킹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그 와중에 탑라인의 2차 포탑이 깨지고 말았다.

<원딜까지 포킹을 던져대니 어떻게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게다가 라인 상황도 좋지가 않아요.>

정말 보는 사람의 피를 말리는 지옥 같은 포킹 조합이다.

물론 THEY도 이를 뚫어낼 만한 저력이 없지 않다.

말화이트가 걸고, 모르피나가 들어가면 꼬그모 프리딜 각이 충분히 나온다.

그런데 상황 자체를 쿡야가 조율하고 있다.

글로벌 궁극기로 미니언 웨이브를 관리해 상대의 이니시를 망설이게 만든다.

그러고서 저 멀리서 포킹을 던져 체력을 빼놓는다.

도저히 한타를 걸 만한 상황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고 THEY가 막 압도적으로 수세에 몰렸다, 그건 아닙니다. 한 번 한타 걸리면 뒤집을 저력이 남아있고 무엇보다 조합이 받쳐줍니다.>

<헤이샤오입니다, 헤이샤오. 한타 걸리면 딜 진짜 무섭게 넣을 겁니다. 이를 보조할 팀원들도 무지막지해요.>

편애적인 해설이긴 하다.

하지만 경기의 상황이 조금 루즈하게 흘러가는 것도 사실이다.

소규모 교전은 있었지만 정식 한타는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반적인 원딜러들과 달리 물기가 난해하다 보니 상황이 꼬이고 꼬였다.

쿡야의 주도대로 흘러갔던 게임.

언제까지 쭉 그렇게 되리란 보장은 없다.

이제는 THEY도 숨통이 트이는 시기가 도래했다.

<쿡야도 이제 2차 포탑은 더 이상 밀 곳이 없습니다. 억제 포탑까지 가려면 무언가 하나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바론을 가든, 미드를 정말 세차게 몰아붙이든 어느 쪽이든 여의치 않아요. 모르피나와 꼬그모라서 낚시 안 걸려줘요!>

CC기를 무시하는 모르피나와 궁극기로 부쉬 체크가 가능한 꼬그모.

어중간한 낚시를 걸려줄 만큼 THEY가 어수룩한 팀일 리 있겠는가.

밀리고 있을 뿐이지 서포터와 정글러에 의한 시야 장악은 꾸준하다.

지금까지는 분명 밀렸으나 이 이상 스노우볼을 굴리려면 쿡야도 각오해야 한다.

각오하지 않고 포킹으로만 간다면 웃어주는 건 THEY다.

조합적인 면에서 후반 성장 기대치가 높다.

<갈팡질팡 하거든요? 쿡야도 모르지는 않을 겁니다. 말화이트 방어력 500돌파하고 꼬그모 풀템 나와서 침 쫙쫙 뱉어대면 답 없어요.>

<풀템전 가면 결국은 THEY의 승리라는 거죠. 입장이 역전 됐습니다. 더 이상 포킹만으로 이득 보는 구도는 안 나옵니다.>

랄라와 모르피나의 두터운 실드.

아무리 포킹이 좋다고 하나 이를 뚫어내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2차 포탑이 파괴되고 안쪽 동선이 짧아짐으로서 돌려깎기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

쿡야 베이더스는 과감한  판단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상황은 악화되어 간다.

<꼬그모도 3코어, 마법사의 종말 나왔습니다. 이 아이템트리를 처음 보시는 시청자님들은 의아하실 수 있는데 이거 진짜 셉니다!>

헤이샤오가 올마스터의 영향을 받았다.

그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는 특이한 템트리다.

올마스터가 한국 롤챔스에서 파루스로 갔던 템트리를 꼬그모에게 그대로 적용했다.

결과는 가히 성공적.

실전에서 사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쿡야 미드 진격해 오는데.. 아까와는 다릅니다. 가진 골드를 모두 소비해서 영약을 마셨거든요? 이번 한타에서 뭐 하나 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걸 THEY에서도 봤죠. 봤으니까 부랴부랴 상점 가고 있는 겁니다. 미드에서 한 차례 파도가 거세게 일겠습니다!>

글로벌 골드, 타워 상황.

쿡야가 유리한 게 맞다.

하지만 한타 조합의 특성상, 그리고 스노우볼을 굴릴 이니시에이터가 있는 THEY는 언제든 역전할 수 있다.

헤이샤오가 버티고 있는 이상 무너지지 않는다.

가진 바 판돈을 모조리 때려 박은 양 팀이 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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