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677화 (677/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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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원딜러

올마스터의 클래식 러브의 정글 대결.

심지어 양 선수 모두 독특한 픽을 꺼냈다.

관심이 일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다.

챠락, 챠작!

콰항!

클래식 러브의 리픈이 유령을 향해 칼춤을 춘다.

속칭 평캔이라 불리우는 테크닉이다.

정글을 도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빠르다.

<평타 뿐만 아니라 스킬도 흡혈이 되기 때문에 체력 관리가 준수합니다.>

<확실히 평캔의 유무가 정글링을 할 때 상당히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잔몹들은 광역딜에 쓸려나간다.

평캔 덕분에 대형 정글몹도 빠르게 잡는다.

초반 정글링이 살짝 힘들지만 그 점만 제외하면 완벽하다.

딜이면 딜, CC기면 CC기, 그리고 벽넘기 스킬까지!

정글러로서 갖춰야 할 것들을 전부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건 리픈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그런데 이거 카지트가 알고서 접근하는 거 같죠..?>

<설마 이걸 뛰어 드나요?>

설마가 현실이 되었다.

유령을 먹은 후 쌍둥이 골렘 벽을 넘었던 리픈.

정글링을 하고 있는 리픈을 카지트가 덮쳐버렸다.

<맞딜하면 리픈이 집니다. 빼면서 봇라인 지원 기다려야 하는데..>

<스킬 쿨이 빠진 상태기 때문에 도망도 못가고.. 이건 점멸 써야죠. 아, 그런데 설상가상 골렘 막타를 뺏겨버렸네요.>

리픈 정글은 분명 성공적인 픽이었다.

그러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었다.

카지트를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다.

정글에서 마주치면 도망가기 바쁘다.

<저 레드 앞 쪽 부쉬에 박힌 핑크 와드가 거의 10분 가까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정말 꿈에도 모르고 있어요?>

<정말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리픈의 성장과 갱킹을 방해하고 있네요. 어떻게 잘 버텨봐도 손해가 점점 누적되고 맙니다.>

카지트와 리픈의 레벨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게 6레벨 이후부터 카지트가 리픈을 쭉 따라다녔다.

당연히 적 정글에 들어오면 위험해야 하는데 아니다.

<스킬 메커니즘에서 리픈을 압도합니다. 1대1에서 밀리면 결국 백업을 불러야 되는데 궁극기가 은신이라 도망도 잘 가죠.>

<마냥 피할 수만도 없는 게 리픈 없으면 또 다이브 칩니다. 아, 봇라인 걸렸습니다..!>

쓰렉귀가 던진 사슬낫이 쏘냐의 목덜미를 낚아챘다.

위기 상황이냐고 묻는다면 아니올시다.

현재 봇라인의 2대2는 THEY가 압도하고 있다.

헤이샤오의 부시안을 끌고 시작하지 않는 한 질 수가 없다.

쏘냐가 파워센도로 원딜러만 그어도 헤이샤오가 알아서 정리한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경우가 조금 많이 다르다.

쿠화악!

벽을 뛰어 넘어 온 카지트가 쏘냐를 덮친다.

고독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괴랄하게 강하진 않다.

문제는 카지트가 몸을 대는 사이 크레이브즈가 프리딜을 넣는다는 부분이다.

<아공간 암습에 어쌔신의 신발 평타 데미지 감소 생각하면 부시안의 딜은 거의 안 박힙니다.>

<포탑도 마찬가지죠. 광우스타가 다이브 치듯이 어거지로 또 따냈습니다. 우물에서 체력 채운 리픈이 부랴부랴 달려오지만 상황 정리된 후에요.>

상대 정글러의 위치를 알아낸다.

물론 그것만으로 이득이 생길 리는 없다.

이번 판의 THEY는 라인전에 힘을 팍 주고 있다.

수비적이고 안정적인 미드 라인은 미니언만 먹고 쏙 뺀다.

단단한 탑라인은 암만 봐도 다이브 각이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봇라인은 가만히 냅두면 솔킬까지 나올 기세였다.

그런데 그 라인전의 균형을 카지트가 강제로 망가뜨렸다.

<다이브가 너무 좋습니다. 그냥 포탑에 맞아주면서 아군이랑 점사하면 막을 방도가 없습니다.>

더우니 버빈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그만큼 상황이 안 좋게만 흘러간다.

라인전 단계에서 극심한 손해를 입었다.

만약 어중간한 팀이었으면 이대로 한타에 들어가는 것조차 힘들었을지 모른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탑은 그래도 말화이트라서 파밍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부시안은.. 이와중에 CS를 이기고 있네요.>

<쏘냐가 두 번 죽기는 했는데 원딜러를 살리면서 죽었습니다. 다만 이전 세트와 같은 원딜 캐리 조합은 아니라서 하드 캐리를 기대하는 것은 조금 애매하네요.>

정말 흔하게 불리한 상황이다.

기대할 만한 변수는 한타 광역기, 그리고 쿡야의 실수를 기대하는 것 정도일까.

원딜 캐리형 조합이 아닌 평범하게 라인전 스노우볼 굴리는 조합을 가져간 반동이다.

준비해왔을 회심의 리픈 픽이 카지트라는 장벽에 가로 막혔다.

라인전 단계에서 힘을 쓰지 못했고, 반대로 카지트는 다이브를 몇 번이나 성공시켰다.

그에 따라 게임의 승기는 자연스럽게 쿡야 베이더스에게 넘어갔다.

<글로벌 골드 차이가 7천. 분명 뒤집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이니시든 역이니시든 탑미드 궁연계 아름답게 들어가면서 원딜러가 프리딜 구도 잡을 수 있다면..>

<이건 앞라인이 아니라 뒷라인을 어떻게 순삭을 해야 합니다 네네톤이 괴물 같이 단단해서 앞라인 싸움 했다간 한타 끝날 때까지 못 죽입니다.>

중반 타이밍의 잘 큰 탱커를 때려 잡으려면 %뎀이 있어야 된다.

이를 테면 꼬그모, 그리고 배인.

안타깝게도 이번 게임의 헤이샤오는 부시안이다.

리워크 전의 부시안은 치명타 템이 갖춰지기 전엔 탱커를 잘 잡지 못했다.

<게임 굳히겠다는 속셈이네요. 카지트가 딜템 안 가고 미개한 방망이 이후 바로 힌두인 올렸습니다.>

<딜템이 욕심날 만도 한데 자리가 자리라는 거죠. 이대로 실수만 안 하면 된다는 겁니다.>

만약 게임의 주도권이 반대로 갔다면 클래식 러브가 했을 행동들.

중국의 1서버 솔로랭크에서 1,2위를 다툰다는 그의 타이트한 운영.

올마스터가 그대로 보여주며 THEY의 숨을 턱턱 막히게 만들고 있다.

흔히 말하는 탈수기 운영, 오브젝트를 하나하나 챙겨나가며 차이를 벌린다.

누구의 오더인지는 몰라도 스노우볼 빠듯하게 잘 굴리는 쿡야 베이더스다.

<저기 미드와 바론 사이 보시면 수풀이 삼각꼴로 되어 있죠? 저기를 속칭 죽음의 버뮤다 삼각지대라고 부르는데 서포터들이 진짜 많이 죽는 장소입니다.>

<아, 말하기가 무섭게 쏘냐가 끌렸습니다. 이게 쏘냐의 잘못만은 아닌 게 바론 쪽 시야 내주면 답이 없어요. 카지트에 카서트라 순식간에 잡거든요?>

중계진들이 알 만한 플레이를 못할 올마스터가 아니다.

즉시 바론 트라이에 들어간다.

카서트는 리픈에게 한 번 죽어 말리기는 했으나 CS와 어시스트를 잘 먹었다.

궁극기로 한 번씩 지원만 해줘도 알아서 골드가 쏟아져 들어온다.

<바론 잡는 속도가 예술입니다. 리픈이 궁극기로 한 번 스틸 노려보지만 실패! 글로벌 골드 차이 9천이 가까워졌습니다.>

정말 무난하게 굳어지고 있다.

그래도 이전 세트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포킹이 안된다.

야금야금 갉어 먹다가 이득 보는 구도를 취할 수 없다.

그런데 그 짓 굳이 안 해도 이길 수 있는 힘이 갖춰졌다.

정비를 마친 쿡야 베이더스가 라인 좋은 봇라인에 집합했다.

지체없이 달려나간다.

꾸뤄러러럭!

흑구름에 둘러 쌓이며 거대화된 네네톤이 대놓고 다이브 친다.

당연히 엄청나게 얻어 맞지만 이게 괴물이다.

때려도 때려도 죽을 생각을 안 한다.

그렇게 네네톤이 스킬과 CC기를 몸을 받아내자 카지트가 진입한다.

<그냥 깔끔하게 내주는 게 좋을 뻔했습니다. 쏘냐는 아까 점멸이 빠져서 도망도 못 가죠.>

<정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방금 한타에서 꼬그모만 있었다면.. 물론 없으니까 쿡야도 조합을 그렇게 짜긴 했겠지만 아쉽습니다. 보여주려고 하던 바가 계속 카운터를 맞았어요. 과정이 THEY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겠습니다.>

봇라인의 억제탑이 깨지며 패색이 점점 짙어져만 간다.

THEY의 대처는 결코 안일하지 않았다.

조합도, 게임의 운영도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었다.

결과적으로 한 수 위였을 뿐이다.

쿡야 베이더스, 아니 올마스터의 픽 하나가 THEY의 아킬레스 건을 제대로 잘라낸다.

그저 올마스터가 너무 잘했다, 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는 과정이었다.

<불리한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주는 THEY의 선수들. 눈물 겹지만 방금 상황이 또 한 번 반복되면 이번에는 억제탑 두 개 나갑니다.>

더우니 버빈의 말미가 무겁게 떨어진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입 밖으로 꺼내자 얼마나 답도 없는 상황인지 깨닫게 된다.

3억제탑.

약속된 승리라고 불리어지는 단어다.

그것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윽고 쿡야 베이더스가 한 번 더 들이닥쳤다.

<네네톤이랑 카지트가 덮치면 THEY는 그냥 빼야 돼요. 그 사이에 포탑 철거 되고, 억제탑 깨지고. 쿡야가 그렸던 그림이죠?>

<그래도 헤이샤오가 딜을 꾸준하게 넣으면서 뺐습니다. 만약 기회가 있다면 지금이 마지막..! 결단 내렸습니다!>

말화이트가 냅다 박아버렸다.

여기서 냅다의 대상이 되는 건 뒷라인이 아니다.

아무리 급박하다 한들 안되는 건 안되는 거다.

점멸로 뒷라인에 박아봤자 똑같이 생존기를 써서 피한다.

체력이 상당히 깎인 상태의 네네톤, 그리고 카지트.

점사를 한다면 어떻게 노려볼 만했던 것도 사실이다.

<한순간에 폭딜 팍! 넣어서 순삭을 했으면 모르는데.. 네네톤은 워낙 단단하고 카지트는 궁극기 반응을 해냈습니다.>

<올 거라 예상을 하고 있었다는 거겠죠. 정말 마지막까지 방심을 하지 않네요.>

말화이트와 오리아나가 연계하며 리픈이 점멸로 덮친다.

뒷라인을 노리지는 못했지만 꿩 대신 닭이라는 느낌이다.

그런데 그 폭딜을 맞고도 둘 다 살아남았다.

네네톤은 궁극기로 피뻥을 한 후 랜턴을 탔고.

카지트는 절묘하게 궁극기 반응을 해 데미지를 반감시켰다.

만약 카지트라도 따냈다면 밀어붙일 만한 구도였지만 안된다.

오히려 쿡야 베이더스의 역습이 이어진다.

키잉-!

쓰렉귀의 선고가 리픈의 목덜미를 낚아챘다.

진입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리픈은 반항할 수단이 없다.

크레이브즈가 시원하게 폭약 세례를 퍼붓자 산화.

조금 끈질기게 버텼던 말화이트도 얼마 안 있어 따라간다.

<쌍둥이 포탑 깨지면서 넥서스.. 쿡야 베이더스가 THEY를 상대로 결승전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과거 상해LPL에서 IC를 상대로 결승전을 치렀을 때 경기장의 분위기는 흉흉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가하는 악의가 얼마나 소름끼치는지.

방송에서는 편집이 되어 안 나왔지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느낄 수밖에 없었다.

경기를 깔끔하게 캐리해낸 이후엔 조금은 나아졌다.

그럼에도 관중들이 대거 퇴장하며 찝찝함을 남겼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그렇지 않다.

인정, 넘어서 감탄.

올마스터는 존중 받아 마땅한 선수다.

베이징 올리픽 경기장을 빼곡하게 채운 15만 명이 넘는 관중들.

그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른다.

적어도 지금의 상황 자체는 그렇게 받아들여 진다.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지 못한 THEY가 쿡야 베이더스의 부스 쪽으로 걸어간다.

양 팀의 선수들이 악수를 나누며 준결승전의 끝맺음을 훈훈하게 장식한다.

객석에서도 박수 갈채가 울려 퍼지며 선수들의 노고를 치하한다.

이긴 팀도, 진 팀도 훌륭한 경기를 하였다.

그 상황을 애틋하게 지켜보던 캐스터 카오야가 마이크를 들었다.

<결승전에 어울릴 만한 두 팀이 조금 이르게 만났습니다. 한 팀은 올라가고 다른 한 팀은 그러지 못했습니다만, 무대에 올라올 선수들을 위해 한 번 더 열화와 같은 박수 부탁드립니다.>

아쉬움이 분명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팀, 하나를 뽑자면 역시 THEY가 맞다.

그런데 그 THEY가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압도적으로 져버렸다.

하지만 그 져버린 장본인, THEY의 간판 스타 헤이샤오가 올마스터를 인정했다.

그의 플레이를 보고 배우기까지 했다, 자신의 입으로 팬들의 앞에서 말했다.

헤이샤오를 존중한다면 그의 말 또한 귀담아 들음이 옳다.

어쩌면 의도 하에 한 발언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것 또한 본인이 말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일이다.

<분위기만 보자면 우승이라도 한 듯 한데 아직 준결승전이거든요? 오늘의 승리팀 쿡야 베이더스! 그 영광스런 승리를 견인한 MVP는 올마스터와 갈릭 선수가 되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수상 같은 게 있지는 않다.

결승전이 아니니 당연하다 마다인가.

그래도 오늘의 경기는 분명 의미가 깊다.

얼마 전, 구체적으로 세 달 전만 해도 굉장히 편협하던 중국의 여론.

한 선수에 의해 천천히, 조금씩, 이제는 뚜렷하게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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