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684화 (684/803)

684====================

악연

어째서 리픈은 야흐오의 하드 카운터가 될까.

자잘한 거 다 집어 넣어두고 딱 한 가지.

6레벨 이후 야흐오를 원콤 낼 수 있다는 부분이다.

그리고 또 갱호응의 차이도 분명히 크다.

쿠훙!

리픈이 대쉬와 함께 검을 뽑아 들며 스턴을 걸었다.

신경 사납게 미니언을 타대던 야흐오의 움직임이 한순간 멎는다.

하늘로 솟구친 거미여왕이 야흐오를 향해 하강하기 직전이다.

<리심 한참은 멉니다. 백업은 절대 안되고 야흐오 혼자서 어떻게 해야 되는데 절대 도망은 못 가거든요?>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바로 점멸로 도망갔으면 또 모르는데.. 미니언을 탔어요. 정말로 모 아니면 도입니다.>

갱 당한 야흐오들이 흔히 보여주는 그림!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한다고 미니언 사이를 쉭쉭 돌아다니면서 최대한 버텨본다.

그러다 뒤지게 두드려 맞다 결국은 죽는다.

하지만 그건 못하는 야흐오들 이야기다.

미니언을 가로지르며 적과의 거리를 벌린다.

그러면서 실드를 빠르게 충전시킨다.

올마스터의 검에는 어느새 회오리가 모여져 있다.

<거미줄도 빠진 상태에서 너무 조급하게 따라갔습니다. 우리에게 돈! 그래도 점멸 사용하면 사나요?>

<리픈은 도망 못 가죠. 붙어서 때려보지만 탈력 걸렸고, 거미여왕의 지원은 장막에 막혔고! 빨리 도망 안 가면 정글러까지 죽을 수 있습니다!>

못 큰 야흐오도 아니고 잘 크기까지 했다.

리픈의 체력을 뭉텅 깎아내며 역주행.

실드와 스토커의 단검을 충전시켰다.

따라오는 거미여왕을 평타로 툭툭 두들기니 겁나게 아프다.

궁극기까지 맞으니 하마터면 갱승 날 뻔했다.

다행히 가까스로 살아 돌아가긴 했으나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갱호응을 하던 리픈이 남아있다.

탈력에 걸린 상태로 때려봤자 안 단다.

아이템 차이도 많이 날 뿐 더러 실드가 두텁다.

무려 세 번이나 실드를 돌리자 탱커 못지 않다.

<탑을 풀어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허공으로 날아갔습니다. 역으로 죽어버리기까지 하면서 탑라인은 이제 손을 쓸 수가 없을 지경이 되었네요.>

<다른 정글러였으면 충분히 CC기 연계로 잡아 볼 만했는데.. 하필이면 거미여왕이라 애매해요. 투사체가 장막에 다 막히거든요?>

현재 메타의 정글러들 중에서 대회픽으로 가장 선호되는 챔피언이 바로 거미여왕이다.

정글링이 안정적이며 다이브가 손쉽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 번 주도권을 잡았을 때 스노우볼 굴리기 가장 편하다.

서로 못 가져가서 안달이 난 챔피언인데 쿡야가 살렸다?

로얄CN은 당연히 넙죽 가져갔지만 다 의도가 있었다.

야흐오로 상대하기 이렇게 편할 수가 없더라.

<실뭉치는 장막에 막히고 거미줄을 진입기로 써야 하죠. 게다가 초반에 쌍버프가 빠지고 시작한 바람에 너무 말렸어요.>

<어떻게 잘 맞아 떨어졌다기 보단 저는 고차원의 설계라고 생각합니다. 야흐오를 하면 적 정글이 반드시 탑에 올 것이다. 라인전 이기고 있으니 역갱만 봐주면 질 수가 없다. 그런 그림을 그렸고 게임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뚜렷한 생존기가 없는 야흐오.

챔피언 특성상 라인을 미는 일이 많아서 갱 당하기 딱 좋다.

처음 수풀에서 거미여왕을 마주친 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한 발 늦기는 했으나 리심이 도착했다.

야흐오가 시간을 오래 끈 덕에 거미여왕을 잡을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야흐오가 리픈을 상대로 라인전을 압도했기 때문에 그릴 수 있던 설계다.

<질풍보로 리픈 스킬을 빼면서 실드를 다시 돌리고 재진입. 딜교환이 정말 깔끔했습니다.>

<잘못 쓰면 미니언 타다가 어느새 죽어 있거든요? 주체를 못할 때가 많은데 역시 올마스터입니다. 정말 깔끔하게 챔피언 소화하면서 라인전을 압살해버렸습니다. 하지만 방심하기에는 너무도 일러요.>

탑라인이 거의 터지듯 격차가 벌어진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미드와 봇은 로얄CN이 우세하다.

심지어 봇라인은 솔킬까지 내버리며 실력 차를 보여줬다.

로얄CN의 미드라이너는 차도리, 그리고 원딜러는 우직이다.

두 선수 모두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프로게이머다.

이제 막 데뷔를 한 쿡야의 선수들이 상대하기엔 벅차다.

봇라인의 솔킬로 인해 용까지 한 번 먹혀 글로벌 골드는 대등하다.

탑에서 폭풍 성장을 하고 있는 올마스터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잘 크기는 했으나 야흐오라는 챔피언은 한타가 애매하다.

<딜템을 올리는 근접 챔피언이라는 난해한 단점을 가지고 있죠. 잘못 점사 당하면 정말 아무것도 못하고 죽을 수 있습니다.>

<리픈과 비슷하게 실드는 있습니다. 문제는 미니언이 없으면 질풍보의 효율이 급감해요. 이를 개인의 피지컬로 극복을 해야 하는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야흐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되는 건 한타다.

솔로랭크에서 간혹 야흐오가 선전할 때가 있다.

하지만 한타에서 궁극기 한 번 쓰고 산화하는 등.

킬값 못하고 허무하게 죽어버리는 경우가 상당히 잦다.

어떤 이들을 이를 과학이라 부른다.

야흐오가 있는 팀은 결과적으로 지게 돼있다.

그렇게까지 말을 할 정도로 챔피언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때문에 오히려 기대해볼 만한 것도 사실이다.

운전하고 있는 이가 다름아닌 올마스터.

그라면 무언가 보여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야흐오의 템트리가 굉장히 독특해요? 야흐오라면 당연히 무극의 대검을 갖추기 마련인데 올마스터는 삼종신기를 올렸습니다?>

<일단 Q가 온힛 스킬이니 못 갈 거는 없습니다. 효율적인 면에서 과연 무극의 대검 이상을 보여줄 수 있을지. 분명히 무언가 생각이 있어서 올린 아이템 선택일 테니 지켜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일단 무언가 보여주기는 했다.

2코어로 무려 삼종신기를 올렸다.

아니, 야흐오한테 하등 쓸모 없는 마나와 주문력이 달려있는 아이템을 대체 왜?

의아하지만 올마스터라면 무슨 생각이 있을지 모른다.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올마스터가 탑 1차 포탑을 깨고 귀환하자 로얄CN에서도 움직임이 있었다.

우직의 부시안과 바베의 루나.

억지로 한 번 딜교환을 크게 걸었다.

쿡야 봇듀오의 체력을 깎아 집에 보낸 후 타워를 밀었다.

라인전이 끝났다는 사실을 양 팀 모두 인지했다.

<지금 이 타이밍에 봇 1차를 철거한 건 현명한 판단입니다. 야흐오가 합류를 해버리면 장막 때문에 못 밀 수가 있었거든요.>

<용 리젠 시간도 계산을 해서 스킬쿨을 돌렸을 겁니다. 운영이 깔끔해요. 이번 용은 양 팀 모두 내줄 생각이 없습니다..!>

훠궈로 해설의 말꼬리가 기대감 넘치게 올라간다.

한타가 목전까지 다가온 만큼 당연하다.

구도 또한 흥미진진, 그 중심에는 야흐오가 있다.

과연 야흐오가 성장한 만큼의 활약을 해낼지.

아니면 CC기 연계에 허무하게 당할지.

어느 쪽으로 결과가 나든 볼 만한 거리다.

용 앞에서 게임의 사활을 건 대치가 시작됐다.

.

.

.

* * *

분명 상대의 픽을 보고 카운터를 쳤다.

라인을 바꾸는 등 사기를 치지도 않았다.

그럴 텐데도 완전히 말려버린 라인전에 나우갓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정신은 온통 혼잡하고 오갈데 없는 분노를 차마 내뱉을 수가 없다.

'제길, 제길!'

초반 라인전의 딜교환 패배.

하필이면 스턴이 빗맞아 버린 탓에 체력이 크게 깎였다.

아니, 그래도 그것만이라면 충분히 역전할 수 있었다.

두란검으로 피흡을 하면서 3레벨을 찍는다.

그리고 정글러를 불러서 따내면 그만이다.

딜교환에 집중한 상대는 장신구 와드를 깔지 않았다.

그런데 상대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플레이를 해버렸다.

'EQ점멸이라니 그게 되는 거였어?'

만약 다이브를 치려고 하면 스턴으로 역관광을 제대로 내줄 생각이었다.

진입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하고 있었건만.

점멸로 띄워버린 바람에 반응을 하지 못했다.

단순히 점멸로 회오리를 날린 게 아닌 EQ점멸.

죽은 이후 생각을 곱씹어본 결론은 그것밖에 없었다.

그게 아니고서야 성립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차피 야흐오는 커도 점사하면 우리 CC기 많아서 충분히 잡으니까 집중만 해."

"평캔도 올마스터가 처음 했을 걸? 원래 쟤 그런 기묘한 거 잘 만들어."

"…."

팀원들의 이야기가 귀에 들리지 않는다.

지금 중요한 건 라인전에서의 실수를 만회하는 것.

다행히도 적 정글이 탑을 본 탓에 미드와 봇이 수월하게 풀렸다.

기량 차를 바탕으로 찍어 눌렀다.

'확실히.. 한타에서 CC만 잘 걸어줘도 괜찮아.'

초반의 어이없는 솔킬 이후로 라인전은 말렸다.

하지만 한타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군의 조합은 CC기가 굉장히 좋다.

그리고 상대는 야흐오를 제외하면 딱히 잘 큰 이가 없다.

리심이 성장을 잘했기는 하나 그래봤자 정글러다.

가장 중요한 미드와 원딜러의 CS가 낮다.

심지어 원딜러는 한 차례 죽기까지 했다.

충분히 다시 뒤집고도 남을 만한 게임이다.

"야흐오 플 없는데 우리가 먼저 걸까?"

"나랑 비슷하게 돌고 있으니까 지금 2분 이상 남았어."

"각 나오면 한 번 노려볼게."

로얄CN의 한타 승리는 야흐오를 자르느냐, 못 자르냐에 달려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진입을 한다면 리심이 차낼 테고, 구리가스도 술통을 던져댈 테다.

먼저 걸기에는 상당히 부담이 가는 상황.

하지만 야흐오에게 점멸이 없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단 한 번 스턴으로 묶어두기만 하면 된다.

점멸이 없는 야흐오는 이어지는 연계에 그대로 노출된다.

만에 하나 산다고 해도 만신창이.

그것만으로도 한타의 승리가 확정된다.

"나 지금 2코어 나와서 엄청 세. 쟤네 하드 탱커도 없어서 야흐오만 어떻게 하면 내 프리딜 각이야."

"야흐오도 방템 딱히 없어서 녹이는 건 쉬울 텐데.. 각을 생각보다 잘 안 주네."

피를 마시는 칼과 스토커의 단검이 완성된 부시안.

우직의 피지컬이 가미되면 탱커 없는 상대는 순살 치킨이다.

문제는 상대가 좀처럼 걸리는 각을 안 주고 있다는 것.

오히려 슬금슬금 꼬리를 치며 유혹을 해댄다.

잘못 빨려 들어갔다가는 광역기에 한타가 꼬인다.

"그럼 내가 들어간다? 코리아나가 궁극기만 잘 연계해줘."

"알겠어."

잘 성장하지 못한 나우갓이 할 수 있는 최대의 기여다.

점멸 스턴으로 야흐오를 묶어버린다.

코리아나의 궁극기가 이어진다면 완벽하다.

잘하면 순삭, 못해도 걸레짝이다.

'쓸데없는 말이 없다는 게 나쁘지 만은 않군.'

투박한 차도리의 대답을 들은 나우갓은 집중했다.

상대라고 마냥 당해줄 리가 없다.

점멸로 들어갔는데 리심이 차버리기라도 하면 큰일난다.

자신이야 못 컸으니 궁만 빼도 이득이지만 코리아나는 다르다.

궁극기가 낭비되면 한타의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

집중해야만 한다.

성공시켜야만 한다.

나우갓은 흥분된 감정을 가라앉히고 리심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지금..!'

리심과 야흐오가 떨어지게 된 타이밍을 노린다.

땅을 박찼을 땐 이미 검이 뽑혀있다.

E스킬, 용기 궁극기를 사용하면 모션이 캔슬된다.

리픈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이니시를 건다.

쿠훙!

궁극기로 인해 거대해진 리픈의 칼.

단순히 크기만 커진 게 아니라 스턴 범위도 늘어난다.

그 널따란 범위에 야흐오와 쓰렉귀가 제대로 걸려들었다.

콰드득!

곧바로 코리아나의 궁극기가 연계된다.

당황한 쓰렉귀는 탈력을 걸어왔지만 의미가 떨어진다.

코리아나의 스킬데미지 만으로도 야흐오의 체력이 절반 가까이 깎였다.

'죽일 수는 없겠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지.'

리픈에게 있어 탈력은 치명적이다.

성장을 잘 못하기까지 했으니 데미지가 정말 안 박힌다.

하지만 야흐오를 걸레짝으로 만들 수는 있다.

원딜에게 걸려야 할 탈력도 뺐으니 할 건 다했다.

나머지는 아군들이 충분히 정리해줄 수 있을 테다.

그러한 나우갓의 생각과는 달랐다.

한타는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급속히 비벼졌다.

또다시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이 녀석 어디 간 거야?'

마지막 평캔으로 땅을 내려쳤을 땐 순간 렉이라도 걸린 줄 알았다.

분명히 눈 앞에 있었던 야흐오가 증발했다.

대체 어디로?

적어도 자신의 화면에는 보이지가 않는다.

<우리에게 돈!>

화면을 내려야만 확인이 되는 아군의 진영.

난데없이 나타난 야흐오가 난장판을 벌이고 있다.

두 명의 아군이 공중에 띄워진 상태로 묶여버렸다.

무슨 상황인지는 알겠지만 받아들일 수는 없다.

헤 벌어진 나우갓의 턱은 한타가 끝날 때까지 닫히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좌측 상단에 있는 추천 버튼! 잊지 않고 눌러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