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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현재 눈에 띄는 야흐오의 장점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실드량이 무척이나 많다.
게다가 지속 시간도 2초라서 넉넉하다.
즉, 실드만 잘 돌릴 수 있으면 생각 이상으로 안 죽는다.
야흐오 주제에 몸이 단단하다.
그럴 수 있는 상황은 이미 벌어졌다.
파아아앙-!
구리가스의 술통 폭탄이 적 진영 한가운데에 터져버렸다.
리픈에게 호응하기 위해 진격해오던 적들이 휘말린다.
거미여왕, 그리고 코리아나.
하지만 치명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
애매하게 성장한 탓에 술통 데미지가 위협적이지 않다.
원딜러를 튕겨내 딜로스를 만든 것도 아니다.
하다못해 브루저의 진입을 저지한 것도 아니다.
단순히 대충 던져서 적을 두 명 맞혔을 뿐이다.
오로지 그 하나의 목표 만을 가지고 뿌리게 했다.
목적을 단순화한 덕분에 이루기도 쉬웠다.
<우리에게 돈!>
당하는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을 수준의 먼 거리.
에어본만 된다면 즉발로 호응이 가능하다.
세 명의 적이 공중에서 1초 더 묶인다.
야흐오의 궁극기, 바람의 상처가 적을 가른다.
현재 바람의 상처는 시전 거리가 상당히 길다.
적의 허를 찌르며 정확하게 호응을 해냈다.
화면이 옮겨지며 눈 앞에 세 명의 적이 보인다.
하지만 상대할 적은 오직 한 명이다.
<발암을 맞아라!>
거미여왕이 던져오는 실뭉치를 돌풍 장막으로 차단시킨다.
부시안이 쏘아대는 총알 세례 또한 고스란히 막힌다.
저 둘을 무시한 채 점멸로 내빼버린 코리아나부터 추적한다.
거리는 조금 멀지만 금방이다.
스토커의 단검에 삼종신기.
유령화에 준하는 속도 앞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휘익!
질풍보로 따라가 평타로 툭툭!
코리아나의 체력이 빠른 속도로 깎여나간다.
무극의 대검도 강력하지만 중반 한타는 역시 삼종신기다.
공격 속도가 빨라 회오리가 금방금방 충전된다.
이동 속도가 날쌔 한 번 잡히면 도망가지 못한다.
딜러를 잡을 때는 데미지도 크게 아쉽지 않다.
코리아나는 반항해 보지만 순식간에 썰려버린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리픈에게 모든 스킬을 써줬던 코리아나는 잠시도 버틸 수 없다.
하지만 내가 고립됐다.
앞에는 거미여왕, 옆에는 부시안.
장막의 시간도 끝나 평타를 전부 얻어맞아야 한다.
거미 형태로 변환 거미여왕이 나를 독어금니로 내리찍는다.
휘익!
휘익!
덕분에 질풍보를 탈 대상이 생겼다.
거미여왕이 소환한 새끼 거미를 타며 회오리를 날린다.
붕 하늘에 떠버린 부시안을 향해 돌진한다.
사각!
사각!
탈력을 걸자 부시안이 움직임이 굼뗘진다.
나 하나로 인해 공격 못한 시간만 10초에 가깝다.
부시안이 거세게 반항해오지만 방금 전 실드가 충전됐다.
새끼 거미 사이를 오다닌 것은 이를 위함도 있었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적에게 당했습니다!
Qookya AllMaster님의 학살이 종결되었습니다!
딜러진 두 명을 작살냈다.
본래라면 무난하게 프리딜을 넣고 있을 두 명을 말이다.
적의 앞라인은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아군에 의해 마무리 당했음은 물론이다.
"리심이랑 쓰렉귀가 용 먹고 나머지는 미드랑 봇 1차 밀어라."
""알겠습니다!""
한타에서의 야흐오는 기본적으로 앞라인부터 친다.
그러다 기회가 생겼을 때 궁극기로 후진입한다.
용 앞에서의 한타 구도가 정확히 그러했다.
야흐오가 그려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한타.
적의 대처가 생각 이상으로 훌륭했던 탓에 죽기는 했다.
그럼에도 대승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찰칵!
원래부터 알았던 사실이지만 더욱 확고해졌다.
상대는 나를 잡지 못해서 안달이 났다.
잘못 삐끗했다간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
유리해진 이상 만에 하나의 실수를 원천 봉쇄한다.
'여기서 더 딜템을 올리지 않아도 딜은 충분해.'
만약 적팀에 하드 탱커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무극의 대검을 가지 않으면 칼이 안 들어가는 수가 있다.
하지만 상대팀에는 그렇게까지 단단한 탱커가 없다.
고작해야 거미여왕, 그리고 루나.
세미 탱커 정도는 충분히 썰어낼 수 있다.
추가 방어구 관통력 50%가 보장돼 있는 야흐오다.
.
.
.
* * *
이 야흐오라는 챔피언을 대체 어떻게 써야 할까?
극딜을 가면 뭐 하기도 전에 녹아버린다.
그렇다고 탱을 가면 당연히 딜이 안 나온다.
그럴 듯한 해답이 오늘 제시된 듯하다.
솔로랭크에 또다시 파문이 일 예정이다.
올마스터의 야흐오가 미쳐 날뛴다.
파아아앙-!
구리가스 던진 술통 폭탄에 세 명의 적이 휩쓸렸다.
사거리가 워낙 긴 탓에 던지면 맞기야 한다.
하지만 그래봤자 포킹 그 이상, 이하도 아닐 텐데?
궁극기를 낭비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힌두인의 철갑옷에 아테나의 신발.
방어 아이템이 갖춰진 야흐오가 대놓고 들어가 버린다.
─우리에게 돈!
세 명의 적이 공중에서 1초 더 부양한다.
구리가스의 궁극기에 바람의 상처까지 더해졌다.
코리아나는 그것만으로도 반피가 나갔다.
<한 번 툭 치는 것으로 코리아나 즉사! 폭딜이 이 정도까지 나오나요?>
<바람 가르기가 온힛이라 스토커의 단검이랑 삼종신기의 주문칼이 터지긴 합니다. 마치 귤선장처럼 말이죠. 아마 그래서 저 정도의 순간 누킹이 가능한 거 같은데..>
단순히 데미지가 센 것만이라면 위협적이지 않다.
문제는 그 유틸성.
현 로드 오브 로드에 흔치 않은 이동 속도 관련 아이템을 두 개나 갔다.
안 그래도 기본 속도가 빠른 야흐오에게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적 진영을 종회무진 수놓는다.
힌두인의 철갑옷을 퍼엉! 터트리며 부시안을 물어재낀다.
당연히 루나가 CC기를 사용해 발을 묶었지만 안된다.
돌풍 장막이 펼쳐지고 뒤에는 쿡야의 나머지 팀원들이 진입해온다.
어떻게 카이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대로 발을 빼는 것만이 최선이다.
<한타를 바라보고 힌두인 올렸습니다. 진입해서 장막 깔고 딜로스 잠깐 만들면 이니시 완벽합니다.>
<무극의 대검이 욕심날 만도 한데 잘 참았어요. 코리아나를 녹여버리면 남는 건 리픈이랑 부시안이거든요? 이렇게 방템 하나 두르면 확실히 안 아프죠.>
어중간한 탱커 정도야 충분히 녹일 수 있는 3코어 부시안의 화력이다.
콩머스, 말화이트 같은 하드 탱커는 힘들겠지만 세미 탱커는 문제가 안된다.
하지만 장막에 차단돼 제대로 딜을 넣기가 힘들다.
장막을 뛰어 넘어서 딜을 하기엔 진입해오는 적들이 걸린다.
잘 성장하지 못한 리픈은 야흐오를 때려 잡을 딜이 안 나온다.
그대로 후퇴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발을 빼면 라인 클리어가 안된다.
그것을 해야 할 코리아나가 전사해버렸다.
<야흐오 같은 근접AD는 탈력만 걸어도 한타에서 힘이 많이 빠지는데 그 탈력이 없죠. 리픈도, 루나도 라인전에 힘을 싣기 위해서 발화를 든 판단이 한타에서 악수로 작용합니다.>
<라인전을 이겨야 할 리픈이 역으로 말렸고, 올마스터가 생각 이상으로 한타를 잘해주고. 조합적인 측면에서 많이 연구를 해온 것 같습니다. 리심과 구리가스가 야흐오와 궁합이 정말 잘 맞아요!>
야흐오와 연계가 좋은 챔피언으로 떠올려지는 건 말화이트와 광우스타다.
쿵쾅! 제대로 들어가면서 그 위에 아름답게 떨어지는 바람의 상처.
하지만 프로 레벨에서는 점멸로 가볍게 피해버린다.
1초간 자진해서 공중에 묶인 야흐오를 두들겨 패면 금방 죽는다.
그런 식으로 역관광이 나는 장면이 흔하게 연출된다.
그에 반해 리심과 구리가스는 뻔하지가 않다.
맞아도 별로 상관없을 각이었는데 야흐오가 연계를 한다.
방생이여야 할 궁극기가 신의 한 수로 작용해버린다.
당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사려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
예측할 수가 없게 굴러가는 스노우볼.
쿡야의, 그리고 올마스터의 전매 특허와도 같다.
미드가 죽은 로얄CN은 억제탑을 내줘야만 했다.
<부시안 입장에서는 저 장막이 진짜 지옥 같을 겁니다. 저것만 없으면 다 때려 잡을 자신 있는데!>
<야흐오의 숙련도를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저 장막 활용이에요. 올마스터는 이미 야흐오를 완벽하게 마스터 했습니다..!>
코리아나는 궁 연계로 잡아버리고 부시안은 장막으로 막아낸다.
혼자서 딜러 두 명을 바보로 만들며 한타를 캐리해낸다.
이를 맞받아칠 수단이 로얄CN에게는 아직 없다.
잘 큰 코리아나는 2코어로 라둔의 죽음투구를 올렸다.
조냐의 물시계가 이렇게 간곡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긴 사거리와 넓은 범위를 자랑하는 구리가스의 술통 폭탄.
어떻게 피할 수도 없는데 야흐오가 강제로 물어 재낀다.
<만약 이렇게 될 걸 알았다면 반드시 2코어로 조냐의 물시계를 올렸을 겁니다. 조냐로 한 턴 버티면 그 사이에 야흐오를 붙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올마스터가 무서운 겁니다. 아직 제대로 분석이 되지 않은 야흐오와 기가 막힌 조합을 찾아내서 써먹습니다. 이건 조냐 나오기 전에 스노우볼 무조건 굴러갑니다.>
조냐의 물시계가 보통 비싼 템이 아니다.
나오려면 반드시 시간이 소요된다.
안타깝게도 그 전에 스노우볼이 굴러간다.
그런데 밖에 나오면 강제 이니시가 걸려버린다.
구리가스가 술통을 가볍게 집어던지면 스트라이크!
야흐오의 연계에 잘못하면 떼몰살이다.
움직임이 소극적으로 변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렇다고 밖으로 안 나가기엔 바론이 문제다.
하지만 쿡야의 입장에선 굳이 떼몰살까지 안 가도 된다.
<거미여왕 딱 걸렸죠! 술통과 바람의 상처가 연계! 순간적인 기지로 골렘을 타고 도망가기는 했으나 곧바로 추격합니다. 야흐오도 골렘 탈 수 있거든요!>
장신구 와드를 깔고 질풍보를 밟는다.
거미여왕을 따라가서 평타를 툭툭!
엎친데 덮친 격으로 새끼 거미가 방해된다.
다른 챔피언들이었다면 한 번 타고 끝이다.
나름대로 단단한 거미여왕은 점멸로 살아 돌아갔을지 모른다.
그런데 질풍보는 새끼 거미도 탈 수 있다.
지옥 끝까지 추적하며 결국 정글러를 죽여버렸다.
─세나찡 복수다!
정글러를 죽이고 안정적으로 바론을 잡는다.
로얄CN은 당연 견제했지만 막힌다.
수십 발의 탄환을 쏟아내는 부시안의 궁극기가 장막에 차단된다.
스틸을 당할 위험도 없이 바론을 낚아챈다.
<쿡야의 조합이 바론을 깔끔하게 잘 잡습니다. 조금 지체 됐으면 리픈이랑 코리아나 연계하면서 들어갈 만했는데.. 너무 빨랐어요.>
<야흐오가 VF소드가 나와서 지속딜이 어마어마합니다. 탑 먹고 두란검 팔면 무극의 대검 나올지도 모르겠는데.. 나왔네요.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야흐오가 가진 강력함이 근원이며 과학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패시브로 인해 치명타 확률이 두 배로 증가한다.
하지만 근접AD 챔프라는 점 때문에 한타에서 딜넣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올마스터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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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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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탑 억제 포탑 앞에서의 대치 상황.
로얄CN으로선 이번 공세를 반드시 막아내야만 했다.
억제탑을 두 개나 내주면 운영의 여지를 빼앗기고 만다.
"쟤네 타워 잘 못 까는 조합이라 우리가 걸리지만 않으면 되거든?"
"점멸로 피해볼게."
"그래주기만 하면 이번 웨이브 막을 수 있을 거 같은데.."
불리한 상황임에도 최선을 다한다.
아니, 역전각을 노리고 있다.
로얄CN은 게임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불리한 상황이긴 하나 야흐오다.
야흐오가 어째서 과학이라 불리는가?
후반 한타에서 크게 던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조냐의 물시계로 카운터 치기 좋다.
용 한타 이후 성장에 제동이 걸린 코리아나는 3코어가 안 나왔다.
하지만 이제 곧이고 이번 웨이브만 어떻게 막으면 된다.
이를 막아낼 수 있는 가능성은 결코 낮지가 않다.
쿡야의 조합은 타워를 잘 못 부순다.
그리고 로얄CN은 수성에 적합하다.
억지로 들어오다간 코리아나의 궁극기에 휘말린다.
CC기도 상당히 좋아서 억지력도 크게 작용한다.
즉, 지금까지처럼 이니시만 걸리지 않으면 막는다.
파아아앙-!
아니나 다를까, 구리가스가 또 술통 폭탄을 던져왔다.
이에 휩쓸린 이들이 사방으로 날아간다.
루나와 거미여왕, 그리고 미니언 웨이브까지 휘말렸다.
가장 중요한 코리아나가 점멸로 피해버렸으니 됐다.
안심하던 찰나에 2차 공습이 이어졌다.
하앗!
간이 배 밖으로 나오기라도 했단 말인가.
리심이 와드방로로 벽을 넘어왔다.
날려올 음파만 맞아주지 않으면 그만이다.
경험의 부족은 필연적인 방심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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