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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686화 (686/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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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이번 바론만 어찌저찌 막아낸다면 조냐의 물시계가 나온다.

구리가스의 술통 폭탄도 무효타가 터졌으니 할 수 있다.

상대 원딜러 토이치는 타워 철거에 썩 좋지 못하다.

그런데 또다시 어처구니가 없게 물려버렸다.

이~쿠우!

원딜러들은 리심의 궁 배달을 언제나 조심한다.

로얄CN의 우직은 당연히 음파를 주시하고 있었다.

음파를 맞더라도 궁점멸을 안 당할 자신은 있지만 만에 하나.

그 만에 하나 때문에 죽어버리면 억울하지 않겠는가.

반대로 음파만 안 맞으면 배달 당할 일은 없다.

기껏해야 궁으로 차여서 딜로스가 생기는 정도일까.

리심이 노린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결과를 따졌을 땐 180° 달랐다.

<우리에게 돈!>

구리가스에 의해 로얄CN의 딜러진은 흐트러졌다.

그런 상황에서 원딜러가 강제로 물렸다.

리심과 야흐오가 1인궁을 연계해낸 것.

부시안이 공중에 뜬 상태로 얻어 맞는다.

콰아앙!

루나의 궁극기, 달빛 포격이 야흐오를 향해 떨어졌다.

부시안은 공중에서 내려앉자마자 점멸로 내뺐다.

안타깝게도 상황은 안 좋게 맞물렸다.

휘익!

야흐오가 점멸로 달빛 포격의 사거리 내에서 벗어났다.

곧바로 부시안을 향해 질풍보를 밟는다.

고작 한 번 베어진 것 뿐인데 사라진다.

"아.."

우직의 입에서 조그만 탄성이 흘러나왔다.

어떻게 조금만 더 버텼으면 루나가 살릴 수 있었다.

점멸 방패치기로 스턴을 걸고 카이팅을 한다면.

하지만 그 전에 내지른 칼침이 너무도 강렬했다.

100%로 터지는 치명타에 두 개의 온힛 효과가 묻었다.

삼종신기와 스토커의 단검.

원딜러가 버텨내기엔 가혹한 한 방이다.

호롱!

콰드득!

살아남은 코리아나가 나머지 인원을 제지하긴 했으나 역부족이다.

앞라인 뿐이라면 몰라도 사면초가다.

체력 상태가 건재한 야흐오.

리픈이 칼을 뽑아 들고 뛰어들었으나 역으로 당한다.

그냥 툭툭! 칼로 쳐대는데 맞딜이 성립되지 않는다.

100%확률로 터지는 치명타에 온힛 아이템이 더해진다.

리픈도 양날 도끼 이후 힌두인을 올렸으나 무처럼 썰린다.

돌풍 장막이 혹시 모를 거미여왕과 코리아나의 원호를 미연에 차단한다.

카운터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리픈은 허무한 죽음을 맞이했다.

퇴로가 차단된 이상 나머지도 무사할 수 없었다.

<씹고! 뜯고! 맛보고! 꿰뚫고! 끄하하하하!>

그 어떤 챔피언보다 사거리가 길다.

갇혀버린 로얄CN은 꼼짝도 못하고 독화살 세례를 뒤집어 썼다.

뒤로 한 발 빼버리기라도 하면 야흐오의 칼이 배때지에 쑤셔 박힌다.

아니, 이미 닿아있다.

또다시 실드를 충전시킨 야흐오가 회오리를 날렸다.

휘익!

사악!

루나는 공중에 뜬 채로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아무리 단단해봤자 서포터다.

바람의 상처에 의한 추가 관통력.

질풍보를 밟으며 베어내자 썩둑! 단칼에 썰린다.

나머지 두 명의 목도 마찬가지다.

─트리플 킬!

쿼드라 킬!

펜타 킬!

적은 전설적입니다..!

Qookya AllMaster님의 학살이 종결되었습니다.

마무리..!

모든 딜을 쏟아낸 야흐오가 포탑에 맞으며 장렬히 산화했다.

미련따위 없을 흡족할 죽음이다.

대회 무대, 그것도 결승전에서 펜타 킬이라니.

아무리 펜타 킬 밥 먹듯 하는 올마스터라지만 그 의미가 남다르다.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한 야흐오로 믿지 못할 전설을 써내렸다.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억제탑이 파괴되었습니다!

한 명도 빠짐없이 전사한 로얄CN은 모니터를 쳐다보는 수밖에 없다.

탑라인의 억제탑이 깨지고 살아남은 쿡야 베이더스 밀려온다.

쌍둥이 포탑, 마지막으로 넥서스까지 날아간다.

첫 번째 세트의 패배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야흐오.. 템 나오니까 진짜 세다. 한 방에 골로 가네."

"데미지는 템 떠야 센 거지만 호응이 너무 어이가 없다."

"한타 생각해서 탈력 들 걸 그랬나.."

"루나는 킬각 잡으려면 발화들어야 되잖아. 차라리 광우스타를 해."

패배가 확정지어진 시점에서 빠르게 피드백이 오간다.

어째서 경기를 패배할 수밖에 없었는가.

탑 라인전의 패배도 분명히 크다.

하지만 자신들은 미드와 봇이 성장을 잘했다.

충분히 반반이라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한타에서 속수무책 당해버렸다.

구리가스와 야흐오의 시너지가 그 정도인지 차마 몰랐다.

알고 있었으면 대비를 했겠지만 몰랐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이어지는 잘 큰 야흐오의 폭딜은 감당되는 수준이 아니었다.

"술통 폭탄에 연계된다는 게 너무 크다."

"야흐오가 못 큰 거면 먼저 죽이고 시작하면 되는데.. 뭐, 어쩔 수 없었지만."

"…."

작정하고 짜왔을 쿡야 베이더스의 조합.

야흐오가 날뛰기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했다.

맞는 말이지만 결국은 잘 컸으니까 가능했던 거다.

못 컸다면 혼자 스로잉을 하는 것밖에 더 되겠는가.

먼 거리의 이니시는 얼핏 좋아 보이긴 해도 약점 또한 분명하다.

상대가 호응하기 전에 야흐오를 잡아내면 그만이다..

그런데 야흐오가 잘 커버리니 좀처럼 죽질 않는다.

어지간한 스킬과 공격은 장막으로 차단시킨다.

딜까지 말도 안되게 강력해 한 명은 무조건 죽는다.

이 모든 상황을 만들어낸 장본인.

올마스터의 들러리가 됐다는 생각에 나우갓의 속은 타들어갔다.

굴욕적인 상황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표정 풀어. 보는 내가 깝깝하다. 네네톤으로 진 것도 아니잖아?"

"들어보니 당할 수밖에 없는 걸 가져왔다며? 그럼 뭐 당해야지."

"EQ플이라니 신박하긴 해. 어떻게 그런 걸 찾아내지?"

라인전 솔킬, 그것도 선취점을 내줬다.

그 한 번이었다면 리픈과 야흐오의 상성상 해볼 만했다.

하지만 그 이후 수차례 라인전이 꼬이고 꼬였다.

할 말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해봤자 추할 뿐이다.

어떻게 다음 세트에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

바랬던 기회는 허무할 정도로 느닷없이 찾아왔다.

"오, 네네톤 열렸는데?"

"올마스터가 탑이니 선픽은 안 해도 되겠지?"

"야야, 그냥 선픽 하자. 뺏기면 진짜 난리 난다."

두 번째 세트의 밴픽이 시작됐다.

아니, 밴 단계는 이미 끝났다.

상대가 네네톤을 살려버렸다.

그 의미, 결코 가볍게 해석할 수 없다.

네네톤을 살려줄 테니 어디 한 번 덤벼봐라.

어쩌면 내가 더 네네톤을 잘하는 걸 보여주마.

만에 하나 후자라면 정말 멘탈이 터진다.

현재 탑라인에서 또도 박사를 제외하면 네네톤을 이길 만한 게 없다.

그나마 파이어뱃이 있었지만 특성 패치 이후 충분히 버틴다.

버티다가 갱킹 왔을 때 호응 한 번 하면 킬각이다.

나우갓의 멘탈을 고려한 팀원들의 대화.

또도 박사가 산 것도 아니니 네네톤을 가져가자.

그렇게 이야기가 결론지어졌다.

'또 되도않는 챔피언 가지고만 와봐라.'

밴픽 단계의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

네네톤을 잡은 이상 질래야 질 수가 없다.

나우갓은 편안한 마음으로 키보드에서 손을 뗐다.

굳이 집중하지 않아도 괜찮다.

상대가 뭘 가져가도 이길 수 있다.

현재 솔로랭크, 대회를 막론하고 필밴을 달리고 있는 또도 박사라도 상관이 없을 지경이다.

그렇게 여유만만 팔짱까지 끼고 있던 나우갓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의자에 기댔던 몸이 한순간에 앞으로 쏠렸다.

대회 무대에서는 절대 나와서는 안될 챔피언.

솔로랭크에서조차 팀원들에게 기피 대상 0순위.

올마스터가 또다시 어처구니 없는 기행을 저질렀다.

.

.

.

* * *

신규 챔피언 야흐오의 하드 캐리.

리픈이라는 카운터를 상대로 라인전을 터트려버렸다.

심지어 펜타킬이라는 기염을 토해내며 잊지 못할 신고식을 마쳤다.

한동안 솔로랭크에 대파란이 예고되는 가운데.

새로이 시작해버린 두 번째 세트의 밴픽 또한 술렁이고 있다.

<네네톤이 살았습니다. 그리고 가져갔습니다. 탑라인의 격차로 첫 번째 세트를 패배한 로얄CN으로서는 희소식이에요!>

첫 번째 세트의 패배는 누가 어떻게 봐도 탑 차이다.

야흐오와 리픈의 한타 기여도가 극명했다.

카운터 픽까지 고른 나우갓으로서는 자존심에 커다란 스크래치가 났다.

하지만 이번 세트는 다르다.

네네톤의 왕 나우갓.

그의 손에 네네톤이 들리고 말았다.

앞선 세트의 굴욕을 되갚아줄 시간이다.

올마스터와 다시 한 번 탑에서 마주선다.

<나우갓의 네네톤이라면 보증된 카드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가 걸리죠. 굳이 살릴 이유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해설자 훠궈로의 의문은 지극히 옳다.

중요도가 남다른 LPL 섬머 시즌 최종 우승자를 가르는 결승전.

구태여 상대가 자신 있는 카드를 열어줘야만 했을까?

다른 챔피언이라면 모른다.

의도적으로 밴을 열어주고 카운터를 치는 방법이 존재한다.

그러나 네네톤은 명실상부 탑라인의 1티어 챔피언.

유통기한이 조금 있긴 하지만 라인전이 무척 강력하다.

어중간한 상성은 장인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 마디로 긁어 부스럼만 만드는 꼴이다.

그걸 모를 리가 없을 텐데 네네톤을 살렸다.

추측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훠궈로의 의문에 더우니 버빈이 목소리를 높였다.

<네네톤 내줘도 이길 자신이 있다. 한 번 해볼 테면 해봐라. 그런 의도에서 살렸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올마스터이기에 가능한 다른 하나를 제시 해보려 합니다.>

네네톤을 카운터 치는 챔피언을 준비해왔을 수도 있다.

더우니 버빈의 이야기는 누구라도 한 번씩은 생각해봤다.

생각해봤자 결론이 안 나와서 문제지.

잘하는 네네톤의 카운터는 까놓고 말해 시간 뿐이다.

<네네톤의 카운터라.. 굳이 따지면 다리웁트 정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쇈도 있었는데 너프가 많이 됐죠?>

<아, 다리웁트가 있었네요? 만약 그걸 준비해온 거라면 괜찮은 판단이라 보여집니다?>

리메이크 전의 다리웁트는 네네톤의 하드 카운터로 유명하다.

라인전에서 만나면 악어 가죽을 갈기갈기 찢어준다.

하지만 들뜬 나머지 가장 중요한 부분을 잊고 있었다.

올마스터에게 가장 많이 당했던 더우니 버빈이 설명을 보충했다.

<글쎄요.. 천옷 5포션 들고 가면 못 버틸 정도도 아니고 다리웁트는 한타 유통기한이 네네톤보다 심하거든요.>

<굳이 이야기를 하자면 그렇다는 건데.. 아, 탑라인 픽했습니다. 최근 똑같이 상향이 된 광전사.. 아니 다리웁트!>

훠궈로의 말꼬리가 올라간다.

더우니 버빈은 뭐 씹은 표정이 됐다.

아니, 이걸 정말로 픽하나?

직전에 다리웁트를 부정한 더우니 버빈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5초, 4초, 3초 카운트가 줄어든다.

모두가 다리웁트구나, 납득하고 있던 순간.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에 챔피언이 바뀌었다.

<어..?>

캐스터든 해설자든 전문 방송인들은 당연히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다.

어지간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

얼핏 날로 먹는다고 생각할 수 있는 방송인은 웬만한 노력과 재능이 없는 이상 힘든 직업이다.

중국 로드 오브 로드 최강자를 가리는 대표전의 중계진 삼인방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그런 그들조차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채 정돈하지 못한 의문이 입 밖으로 흘러 나왔다.

<이거.. 정말로 진지하게 꺼낸 픽이 맞..겠죠??>

<제가 보기엔 그냥 실수를 한 거 같습니다. 다리웁트의 옆에 있다보니까 마우스 포인트가 미끄러졌을 가능성이 있어요..?>

중계진들의 목소리에서 당황감이 역력하게 느껴진다.

절대로 예상을 할래야 할 수가 없는 픽.

다리웁트나 빵테온 같은 라인전 올인 챔피언을 했다면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올마스터라면 분명 어떤 방식이로든 가진 바 장점을 살릴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다.

중국 클라이언트 기준 다리우트의 옆옆에 있는 챔피언.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더우니 버빈이 진행을 이어나갔다.

<티몽.. 뭐, 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선수가 하고 싶다는데 저희가 말릴 수는 없겠죠. 다만, 실수나 그래픽 오류일 가능성이 있어서 잠시 경황이 없었습니다.>

<스태프들이 빠르게 확인 작업을 마친 결과, 준비된 전략이다. 실수가 아니니 게임을 속행 했으면 좋겠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그럼 바로 게임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단 측이 아닌 대회측에서 먼저 확인 작업을 들어가는 초유의 사태.

그도 그럴게 대회에서 나올 가능성이 없는 챔피언이다.

게임사가 유저들 재밌게 즐겨보라고 만든 트롤픽 아닌가.

딱 그 정도의 인상밖에 없는 티몽을 쿡야 베이더스가 가져갔다.

만약 그래픽이나 서버의 오류라면 경기 시작 전에 필히 고쳐 잡아야 한다.

하지만 아니었고 경기는 그대로 진행이 된다.

분명히 무언가 의도가 있어 가져갔을 티몽.

이해는 되지 않지만 챔피언을 꺼내든 사람이 올마스터다.

관중들, 시청자들, 심지어 중계진들의 머리 위까지 물음표가 사라지지 않은 채 경기가 시작돼버렸다.

============================ 작품 후기 ============================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연재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연참을 안 했습니다.

사유는 지금 1부를 고치고 있어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미 반쯤 수정이 됐습니다.

나머지 절반이랑 이후의 예은 파트 수정 때문에 며칠 간 일일연재가 될 것 같아요.

결승전 파트는 사실 다 썼습니다.

그런데 연재가 이 정도쯤 되면 비축분 없이는 설정이 꼬일 수가 있어요..

당분간만 일일연재를 하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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