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698화 (698/803)

00698 악연 =========================

결승전이 끝난지 이제 2주일 가량이 흘렀다.

고작 2주일 지났음에도 중국은 정말 많은 것이 변했다.

학생들이 너도 나도 프로게이머 하고 싶다며 성화다.

프로게이머도 잘 나가면 이렇게나 될 수 있구나.

올마스터가 불러일으켜 버린 마술.

중국에는 한창 올마스터 열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결승 끝난지 꽤 됐는데 여파가 아직도 남아있네.

어느 사이트를 가든 올마스터 얘기는 꼭 나오는구나.

요즘 보면 올마 인지도가 헤이샤오 저리 가라인데?

▷그 헤이샤오도 올마스터가 잡아버렸잖아 캬kkk

▷전체적인 기량에서 올마랑 비교될 선수가 없지. 다 잘하는데 캐리력도 넘사벽.

▷명실상부 중국 원탑이야. 요즘 게임단들이 올마스터 어떻게 하려고 눈 뒤집혔다더라.

▷쿡야도 솔찌 기대되는 팀이었지 우승할 팀은 절대 아니었는데 혼자 멱살 잡고 캐리했잖니.

로드 오브 로드는 팀 게임이다.

팀 게임인 이상 개인이 해낼 수 있는 캐리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그 헤이샤오라도 어쩔 수가 없다.

원딜러의 특성상 초반에 팀이 기울면 힘들다.

THEY가 지는 경우는 심심찮게 나온다.

그런데 올마스터는 무언가 다르다.

◈너희들 그거 앎? LPL의 숨겨진 전승 우승자.

전체적인 기록을 따지면 쿡야 패배가 분명 있거든?

근데 올마스터 기록만 따지면 전승이야.

쿡야에서 올마스터 내보낸 경기는 단 한 판도 진 적이 없다는 거지.

심지어 상해LSPL도 올마스터가 나온 판은 이김.

▷이미 알 사람을 알잖아. 전승 우승팀은 없는데 전승 우승자는 있다는 거.

▷로얄CN도 전승으로 결승 오지 않았나?

글쓴이-전승으로 왔다가 전패로 깨짐kkk

▷아니, 로얄CN도 물 올랐는데 올마스터가 너무 잘했어.

불가능에 한없이 가까울 LPL의 전승 우승.

지역별 리그와 대표전을 둘 다 치르기 때문에 당연하다.

이를 거의 해낼 뻔 했던 로얄CN이다.

그 로얄CN이 쿡야 베이더스에게 완벽하게 잡혔다.

분명 쿡야 베이더스는 올라오는 과정에서 수 번 패배했다.

상해LPL에서도 조 3위라는 애매한 성적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그건 올마스터가 끼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

올마스터가 출전한 쿡야 베이더스는 전혀 다른 팀이 된다.

◈올마스터는 그냥 압도적이야.

0티어는 올마스터가 유일하고.

그 바로 밑에 헤이샤오.

그리고 1티어에 우직, 차도리, 츠타이, 푸드득 정도?

▷헤이샤오도 올마스터 밑 급이야?

글쓴이-실제로 원딜 대결해서 이기기도 했고 포지션 폭이 차원이 다르잖아.

▷나우갓은 요즘 안 빰? 얼마 전만 해도 중체탑 인정 분위기 아니었나.

▷티몽한테 털리는 놈은 누가 빨아줌www

▷결승전 때 망신 너무 호되게 당해서 포스 죽음.

팀 게임인 로드 오브 로드에서 홀로 무쌍을 찍는다.

모두가 불가능할 거라 여겼던 역전을 일구어내다.

상상으로나 해봤을 캐리를 현실에서 실현시킨다.

왜 굳이 한 라인만 고집해야 되지?

상황에 따라 여러 라인 가면 안되나?

응, 안돼.

프로의 세계가 어디 만만하겠는가.

한 포지션만 죽자고 갈고 닦아도 될까 말까다.

포지션 전환을 하는 선수가 없는 건 아니지만 필히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올마스터는 이를 당연하게 해버린다.

로드 오브 로드 유일의 일당백이다.

뭐, 백 명까지는 오바겠지만 혼자 5인분을 해버린다는 느낌이다.

과장 없이 어느 라인을 가도 잘한다.

잘하는 정도가 아니라 혼자 게임을 지배한다.

◈프로게임단들 진짜 난리 났겠다.

올마스터 데리고 오면 볼 것도 없이 LPL 우승이잖아?

이제 막 아마추어 탈피한 애들 데리고 전승 우승을 해버렸어.

원래부터 좀 나가던 팀들, 이를 테면 스네이크 스포츠 정도만 돼도 우승이 껌이야.

▷이미 물밑에서 피 튀기는 전쟁하고 있을 듯?

▷쿡야 애들 아마추어 때 나름 잘 나갔는데 너무 무시하네kk

글쓴이-걔네들 상해LSPL 결승 때 어중이떠중이한테 털렸잖아.

▷아, 그럼? 그래도 결승까지 간 거면 한따까리 하는 거 아닌가.

▷한따까리 정도로 LPL 우승이 가능하겠냐www

당연하게도 이미 작업이 들어간 상태다.

그것도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 곳이 여럿 된다.

우리가 이 정도로 선수들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팀이다.

올마스터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이 정도 할 요량이 있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의 연봉은 공개하지 않는다.

선수든, 게임단이든 공개해봤자 좋을 게 하나도 없다.

괜히 구설수나 비교 대상만 될 뿐이다.

하지만 올마스터는 너무나도 압도적이다.

그냥 모든 것을 퍼주더라도 저 선수는 영입을 해야 한다.

다른 선수 다 필요 없고 이 선수만 있으면 어떻게든 된다.

그런 분위기가 돼버리니 너도 나도 지르고 본다.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는 재밌는 화젯거리다.

과연 어느 정도 줘야 올마스터를 빼올 수 있을까.

그리고 쿡야는 얼마나 주고 데려왔을까?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올마스터의 인지도는 날이 갈수록 급상승.

굳이 E-스포츠 팬이 아니더라도 알 수밖에 없다.

점점 더 이름값이 높아져만 간다.

◈야, TV 켰는데 올마스터 나온다kkk

심심해서 TV보는데 출연진에 낯 익은 사람이 있더라.

혹시나 했는데 진짜 올마스터야..

잘 나가니까 공중파에서도 모셔가는구나.

▷무슨 프로? 지금 하는 중?

글쓴이-게스트로 나왔더라. 채널은 3번임.

▷캬, 프로게이머도 올마급 되면 공중파 나오네.

▷우리횽 미쳐kkkk

E-스포츠도 엄연히 하나의 스포츠다.

즉, 프로게이머도 스포츠 선수라 말할 수 있다.

대중 앞에서 꿇릴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굳이 하나 있다면 인지도다.

어째서 각종 스포츠들이 올림픽 종목이 되기 위해, 유지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을까.

해당 종목이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아야 그만큼 혜택이 많다.

비단 정부에서 내려오는 지원금이 아니더라도 사회.

인지도가 높아야 여기저기서 자잘한 것들이 꼬인다.

단적으로 돈 들어올 구석이 많아진다는 소리다.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LPL은 의미가 컸다.

여러 대중 매체를 통해 화제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그에 따라 점점 입소문을 타게 된다.

프로게이머란 대체 무엇인가?

◈지금 방송에서 올마가 말하는 거 듣고 있는데.

그냥 게임 잘하면 끝이 아니라 여러가지 있네.

올마스터가 해외 이곳저곳 많이도 다녔구나.

▷그냥 게임 잘하면 끝 아니었음?

글쓴이-그렇게 따지면 축구 선수도 축구 잘하면 끝이지kkk 말을 잘하는 듯.

▷뭔가 있어 보이게 잘 말함. 듣고 있으면 혼자 전 세계 제패한 급임.

▷ww진짜 그 정도로 했을 걸? 롤드컵은 아직 못 가봤지만.

해당 분야를 대표할 만큼 잘하는 건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방송에 나오는 선수는 단순히 잘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한 마디로 끼라는 게 필수 요소다.

올마스터에게는 그것이 있다.

세계 여러 곳으로 전전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나이에 비해 성숙해서 그런 건지.

인터뷰 시간만 와도 어버버대는 여타 프로게이머들과 다르다.

아무리 어떤 선수가 유명해도 해당 스포츠가 비주류라면 이도 저도 안된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면 당연히 인지도도 알려지는 데도 한계가 있다.

그런데 한 번 물길을 타니 한순간이다.

이곳저곳에서 프로게이머에 대한 화제가 빈번하게 노출된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올마스터가 있었다.

.

.

.

* * *

중국에서의 가장 큰 숙제를 마쳤다.

한동안은 조금 한가하게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이게 웬걸, 날이 갈수록 더 바빠지고만 있다.

"아, 거기서 조금 더 환하게. 옳지, 잘하셨습니다. 그럼 찍을게요?"

카메라가 번쩍 거리며 내 어색한 미소를 찍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오케이 사인이 떨어진 걸 보면 괜찮은 듯싶다.

설사 괜찮지 않아도 않아서 괜찮게 만들어주겠지.

최근 사진 편집 기술이 굉장히 발달한 걸로 알고 있다.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전혀 다른 사람이 나왔더라.

하긴 내가 본판이 받쳐주는 것도 아니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고생하셨습니다~! 초짜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잘 맞춰주시네요."

"어.. 그랬다면 다행입니다. 저는 그냥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니까요."

주위에는 전문 촬영 기재로 보이는 것들이 빼곡하다.

여기저기 건드리면 큰일 날 것 같은 전선들이 늘어져 있다.

이곳은 광고를 촬영하는 세트장 안이다.

방금 난 모든 촬영 과정을 끝마쳤다.

그리고 촬영 감독으로 생각되는 이와 인사를 나눴다.

이제 뒤를 돌아 나가기만 하면 된다.

'별 거 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괜시리 피곤하네.'

듣기로는 인터넷이나 신문 등에 실리는 모양이다.

수속을 내가 밟은 게 아니라 자세히는 모른다.

한두 개면 알아서 하겠지만 지나칠 정도로 쏟아진다.

"수고하셨어요. 물 필요하세요?"

"땡큐, 안 그래도 간절하던 참이었어."

츠위가 건넨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는 페트병을 낚아 챘다.

바로 팽그르르 열어서 목에 넘긴다.

500ml였던 페트병이 순식간에 절반으로 줄어든다.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육체가 수분을 필요로 했던 듯하다.

"할 만해요? 인기스타씨."

"스타는 개뿔.. 그냥 띄워주기잖아."

한국에서도 종종 있는 스타 메이킹이다.

별로 한 것도 없는 거 같은데 TV에서 인터넷에도 난리법석.

그 비슷한 사례에 걸려든 것 같다.

덕분에 일상이 쓸데없이 바빠졌다.

"한 게 없기는 왜 없어요? 중국 최고의 E-스포츠 스타인데."

"..낯 간지러운 소리 하지 마."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요상한 TV프로그램에 출연.

난생 인연이라곤 없어야 할 광고 같은 것도 찍게 됐다.

대체 어쩌다 이런 일이 된 건지 나름대로 고민을 해보았다.

'로드 오브 로드가 유명해지다 보니 이를 대표할 사람이 필요한 거겠지.'

알게 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모르는 것 보단 낫다.

성장에 기세가 붙게 된 E-스포츠.

구태여 비교해볼 필요도 없이 눈에 띄게 판이 커졌다.

한국만이 아닌, 전 세계가 즐길 수 있는 컨텐츠라는 이미지가 생기자 발전은 순식간이었다.

아시안 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 기미가 보인다는 등.

원래라면 한참은 미래에 있어야 할 이야기들이 벌써부터 오가고 있다.

아니, 지금 기세를 보자면 내가 알고 있는 미래는 이미 추월한 듯해 보인다.

"좀 더 자랑스러워 하셔도 되지 않을까요. 올마스터가 없었으면 지금의 E-스포츠도 없다! 저희 쪽 연구팀에서는 그런 이야기도 했다구요."

"적당히 안 하면 이대로 도망친다?"

"엑, 그건 안되는데요. 오늘 스케줄 아직 더 남았어요."

이 중국이라는 곳이  좀 넓지가 않다.

광고 한두 개 정도가 아니다.

최근 스케줄은 빠듯하다 못해 쥐어 짜일 지경이다.

'익숙하지 않은 탓도 크고.'

내 인생과 전혀 상관 없어야 할 것들이다.

그래도 대회는 내가 이전부터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해왔기에 문제가 있었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놈의 촬영이란 것은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방금 전, 촬영 감독도 정말 잘해서라기 보다는 그냥 예의 차원에서 해준 말일 것이다.

"아니에요. 처음에는 진짜.. 아, 말하면 화낼 거죠?"

"돌아간다?"

"안돼요. 캔슬시키면 위약금 물어야 한다구요."

볼을 살짝 부풀린 츠위가 나를 노려본다.

그렇게까지 안 해도 도망갈 우려는 없다.

얼핏 들어보니 위약금 액수가 장난이 아니었다.

'뭐, 꼭 그것 때문은 아니지만.'

광고든 TV출연이든 계약에 관련된 건 쿡야를 통해, 정확히는 츠위를 통해서 하고 있다.

나로서는 솔직히 답도 안 나오는 부분인데 맡아줘서 살았다.

아무래도 회사가 넓다 보니 그런 쪽 처리 부서도 따로 있나 보다.

전담시켜도 되는 일임에도 츠위가 현장에서 매니저 역할을 자처해줬다.

당연히 본인이 생각하는 바가 있어 하는 거겠지만 그래도 고마운 일이다.

방금도 놀리고자 한 말이지 본심은 아니었다.

"자꾸 도망 간다, 도망 간다 하시면 평생 도망 못 가게 해버릴지도 몰라요?"

세트장 밖으로 나와 조금 한적해지자 츠위가 되도 않는 무리수를 던져온다.

이전이었으면 농담 정도로 생각했겠지만 얼마 전 다시 돌아볼 계기가 있었다.

"꼬맹이가 어떻게?"

"..저 이래 봬도 학창 시절에 인기 엄청 많았거든요."

"그래, 꼬맹이들 사이에서 많았겠지."

제대로 삐졌는지 고개를 휙 돌린다.

터벅터벅 조금 더 걸어가니 리무진이 보인다.

처음 중국에 왔을 때부터 쭈욱 타오던 그 차량.

운전석 문을 열려던 츠위가 부자연스럽게 멈췄다.

"저는 꼬맹이라서 운전 못할 것 같아요."

"…."

최근 들어 점점 반항기가 오고 있다.

다른 건 괜찮은데 유독 꼬맹이라는 말을 듣기 싫어한다.

나는 후우.. 얕게 한숨을 뱉으며 장단을 맞춰주었다.

"바라옵건데 운전 좀 해주시죠 레이디."

"좋아요, 오빠."

리무진을 타고 또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이러한 스타 메이킹 열풍이 오래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중국에 있는 동안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질 예정 같다.

하루하루가 빠르게 흘러 간다.

============================ 작품 후기 ============================

화면 상단에 있는 추천 버튼! 잊지 않고 눌러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독자님들이 주시는 쿠폰 덕에 힘내서 연재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