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710화 (710/803)

00710 뜻밖의 초대 =========================

이~쿠우!

방로를 타고 순식간에 접근한다.

부시안은 대쉬기를 사용해 바로 빠지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발걸음이 떼어지기 전에 먼저 차여버렸다.

<날카로운 킥입니다. 먼저 차고 음파 날리면 무조건 맞죠! 근데 날아가지 않네요?>

<탈력이 빠질 때까지 기다리는 겁니다. 심리전에서 한 수 위에요. 1초, 2초! 결정타 넣으러 들어갑니다!>

리심에 비해 부시안은 체력 여유가 있던 상태였다.

음파만 안 맞아주면 맞딜을 해도 이기겠다.

리심을 견제하던 부시안의 판단은 분명 옳았다.

승부를 가른 건 정말 사소한 빈틈이 됐다.

무심코 넘어갔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설사 성공 해도 킬각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었다.

<부시안이 실드 쓰면서 응전하지만 안되죠. 리심은 탈력 있거든요!>

<음파도 맞았고, 부시안의 탈력은 허무하게 빠졌고! 다음 포탑 공격 받기 전에 K.O! 뮴뮴 선수가 낭낭하게 1승 가져갑니다.>

일반적인 여성 유저들과 궤를 달리한다.

과격하고 호쾌한 플레이가 주를 이룬다.

챔피언 폭도 성깔이 묻어 나오게 공격적이다.

만약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면 성별을 알 수 있었을까?

카메라가 세레모니를 하는 MyumMyum 선수를 비친다.

<괜히 누님이라는 호칭이 붙은 게 아니죠? 주먹 화끈하게 내지르며 세레모니! 이 선수가 아니면 불가능해요.>

<제가 여자였다면 반할 뻔했습니다. 뮴뮴 선수의 8강 진출 축하드립니다!>

칼폭풍 협곡에서 펼쳐지는 1대1 리그.

각 게임은 기껏해야 10분 안팎으로 끝난다.

짧으면 2분만에 승부가 결정지어지기도 한다.

16강이라고는 하지만 금방금방 쭉쭉 나간다.

이윽고 일곱 번째 대전이 도래했다.

자리에 선 두 선수 모두 뛰어나다.

수많은 프로게이머들 중에서 인기 투표로 선출된 열여섯이니 당연하다 마다인가.

하지만 이 한 명 만큼은 유달리 이목을 모을 수밖에 없다.

<드디어, 드디어 나왔습니다! 이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해 오신 팬들이 정말로 많죠? 래딧이 완전히 뒤집어졌습니다.>

<그만큼 LCF하면 빼놓을 수 없는 스타 아니겠습니까? 뮴뮴 선수와 함꼐 특별 게스트로 참가한 또 한 사람, 에러 선수가 손을 흔듭니다. 반가워요 에러갓!>

1대1 토너먼트 리그가 기획된 본질적인 의도이기도 하다.

Unknown Error, 에러갓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너무나 많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현재는 한국팀에 소속돼있어 LCF 초청은 불가능했다.

이벤트전이라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었다.

<이에 맞서는 선수도 만만치 않습니다. 북미에 트리플리프트가 있다면 유럽에는 이 선수죠. 네클래스입니다!>

한국에도 익히 유명한 포나틱의 원딜러를 맡고 있는 선수다.

트리플리프트처럼 압도적인 일인자.

북미보다 조금 더 판이 넓은 유럽이다 보니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조금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자면 확실히 첫 손에 꼽힐 만하다.

<안정적인 카이팅과 포지셔닝을 자랑하는 선수거든요. 과연 1대1 토너먼트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네요.>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네클래스라면 CS100개. 아직까진 그런 경기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 선수라면 할지도 모릅니다.>

1대1 리그의 승리 방법은 총 세 가지다.

가장 간단한 게 적을 죽이는 것.

그리고 상대의 포탑을 파괴하는 것.

마지막으로 CS를 100개 챙기는 것.

당연하게도 마지막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대략 10분을 조금 상회 하는 정도일까.

정말 안정적으로 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

티끌 모아 태산이란 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아, 주 챔피언이기도 한 헤이클린을 가져갔네요. 이건 CS100개 노리겠다는 뜻 같죠?>

<트리플리프트처럼 공격적으로 운영해서 킬각을 잡는 방법도 있습니다. 오랜만에 나온  핫숏이 호되게 두들겨 맞은 것처럼 말이에요.>

드넓은 해수욕장에 수만 개나 비치된 간이 의자들.

현장의 관중들이 시끌벅적하게 웃어재낀다.

핫숏디디는 더 이상 프로게이머가 아니지만 상징성은 분명히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게이머였다.

인지도도 실력도 정상이라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응 퇴물.

트리플리프트의 헤이클린에게 짤짤이를 겁나게 당하다 6레벨 궁에 사망했다.

<과연 에러 선수는 어떤 챔피언을 픽할지.. 이거 괜찮네요? 어차피 1대1, 후반 갈 일이 없어요!>

캐스터 도리아가 감탄사를 내뱉는다.

소환자의 전장에는 절대 나올 일이 없는 카드.

이유야 여러가지 있지만 유통기한이 극심하다.

올마스터가 가져간 챔피언은 기계팔을 가진 빅토리였다.

<유통기한이 있는 대신 초반이 좋아요. 이건 승패와 상관없이 게임이 재밌을 것 같은데요?>

<확실히 에러갓 다운 픽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회 무대에서 보기 힘든 픽이지만 1대1에서는 괜찮다고 연구를 마친 모양입니다.>

올마스터 하면 예측 불가능의 기묘한 챔피언 폭이다.

1대1 토너먼트 리그에서도 자신의 컨셉을 따라갈 모양이다.

양 선수의 픽이 완료되자 바로 게임이 시작한다.

뜸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1대1 리그의 장점 중 하나다.

<경기 시작됐습니다. 1대1 전용으로 특별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맵은 칼폭풍 협곡이지만 아이템은 다릅니다.>

<소환자의 전장이랑 거의 똑같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하나 차이점이 있다면 와드 계열 아이템이 없고 대신 오라클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정도겠네요.>

팬들이 학수고대하던 일곱 번째 대전이 시작된다.

안타깝게도 여기서 지는 쪽은 그냥 끝이다.

싱글 라운드, 단판제이기 때문에 뒤가 없다.

아무리 에러갓이라도 한판 지면 짐 싸야 한다.

칼폭풍 협곡에 두 선수가 발을 디뎠다.

.

.

.

* * *

핫숏과 트리플리프트의 경우가 특이했던 거다.

아무리 틱틱대는 모습을 보여도 결국 절친한 사이다.

그러다 보니 위기감을 덜 느낄 만도 하다.

'이건 까놓고 말해 빡겜 모드지.'

상대로 온 선수가 네클래스라고 하던가.

진지하다는 것이 무빙 하나하나에서 엿보인다.

이벤트전이라고는 하지만 자존심이 걸려있다.

인기 투표를 통해 자신들을 뽑아준 팬들.

그들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서 결코 질 수 없다.

하지만 그건 나 또한 마찬가지다.

좌아악-!

콰지지직..!

기계팔에서 나가는 한 줄기의 레이저.

그리고 먹구름이 헤이클린을 지진다.

딜교환이 아니라 목적은 라인 클리어다.

'CS를 다 먹는다는 전제 하에 5개 차이. 이 정도면 예상 내야.'

귀환 타이밍을 잡기 위해 궁극기를 사용했다.

공허의 폭풍은 마우스로 움직여 적을 따라다니게 만들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장판딜이기 때문에 다 맞으면 죽음으로 이어진다.

헤이클린이 먹구름을 피해 쭉 뺀 사이 무사히 귀환을 마쳤다.

일반적인 칼폭풍 협곡과 달리 소환자의 전장처럼 귀환이 가능하다.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음은 말해서야 입만 아프다.

찰칵!

빅토리라는 챔피언은 정말 특이하다.

1레벨부터 전용 아이템이 하나 주어진다.

후반에 갈수록 쓸모가 없어져 계륵이지만 라인전 단계에서는 성능이 괜찮다.

전용 아이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순간 전혀 다른 챔피언이 돼버린다.

'게임은 이제부터야.'

헤이클린에게 꽤나 고통을 받았다.

최대한 버텼음에도 결국 CS차이가 나버렸다.

상대의 목적은 CS 100개를 모아 게임을 승리하는 것.

지금까지는 의도대로 흘러갔지만 이제부터는 안된다.

좌아악-!

빅토리의 E스킬, 파멸의 광선.

라인에 도착해 밀려온 미니언 웨이브를 쭈욱 긁는다.

AP챔피언의 특성상 타워를 끼고 미니언을 먹다간 흘리기 십상이다.

이는 빅토리에게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라인 클리어가 우주 초월급이거든.'

비주류 중에서도 손가락에 꼽히는 빅토리다.

그런 빅토리에게 한 가지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라인 클리어.

전용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하는 순간 원거리 미니언이 한 방이다.

스킬 레벨을 고작 세 개 투자했음에도 이만한 위력이 나온다.

좌아악-!

한 번 귀환 타이밍을 잡은 이상 라인전은 간단해진다.

파멸의 광선으로 미니언과 헤이클린을 함께 긁는다.

아무리 헤이클린의 평타 사거리가 길다고 해도 난 스킬이다.

그리고 리메이크가 되지 않은 현재의 빅토리는 레이저 사거리가 더욱 길다.

'장단점이 있는 법이니까.'

비주류였던 빅토리는 리메이크가 된 후 픽률이 급상승한다.

단점들이 많이 사라지고 챔피언이 정말 괜찮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따지면 상향이지만 일부로 제한하자면 아니다.

하고 많은 챔피언들 중에서 굳이 빅토리를 한 이유이기도 하다.

철컹!

우월한 라인 클리어로 상대를 포탑에 몰아 넣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견제를 시작한다.

W스킬 중력실을 깔아 상대의 움직임을 제한시킨다.

포탑 아래 쪽에 중력실이 깔리자 상대는 위쪽에서 CS를 먹어야 한다.

좌아악-!

내 래이저가 맞을 확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상대를 야금야금 갉아먹는다.

현재 빅토리는 초반 주문력이 상당히 높다.

'그래서 선택한 거지.'

빅토리 특유의 전용 아이템.

차후에는 레벨 비례 성장을 하여 초반 데미지가 급감한다.

하지만 지금은 초반에 구입해도 되는 혜자 아이템이다.

'이대로 압박만 하면 게임 끝이야.'

현재의 빅토리는 파멸의 광선만 놓고 봤을 때 사기다.

사거리가 길며, 맞히기만 하면 무조건 추가 피해를 가한다.

레이저에 스친 대상은 4초 동안 활활 타오르고 만다.

이렇게 포탑을 지켜야 하는 구도가 된 이상 필승이다.

'그러게 누가 처음부터 목적을 드러내래?'

칼폭풍 협곡에서 치러지는 1대1 대전.

친구들끼리 하는 자존심 매치와 같은 선상에서 생각하면 안된다.

소환자의 전장과 맵이 달라진 만큼 이용할 수 있는 꼼수도 여러가지 있다.

안정적으로 CS를 챙기는 헤이클린도 그 중 하나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나를 상대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목숨줄이 갉아먹힌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진정한 지옥이 무엇인지 헬게이트를 열어준다.

.

.

.

* * *

어째서 이벤트전의 종목이 1대1 토너먼트 리그가 되었는가.

사실 기획 단계에서 후보는 몇 가지 더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떨어지고 말았다.

너무 진지해서도 안되고, 너무 대충이어서도 안된다.

그 중간 지점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게 1대1 토너먼트 리그.

승패가 명확한 만큼 승부욕을 자극할 수 있다.

맵까지 새로 제작해 정성을 쏟았다.

즉, 여러가지 변수를 기대할 만하다.

어쩌면 올마스터도 곤욕도 치르지 모른다.

래딧 등에서 은근히 제기되었던 이야기다.

그 우문이 가라앉는 것은 고작 첫 번째 게임이었다.

<역시 에러갓입니다. 처음 하는 맵과 구도일 텐데 플레이가 깔끔하네요.>

<헤이클린을 몰아세우고 40초마다 젠되는 토템을 뺏어 먹고 있습니다. 1대1 리그에 대한 분석이 이미 끝났다는 거에요!>

소환자의 전장과 칼폭풍 협곡을 적절히 섞어 놨다.

이 맵에서 과연 어떤 식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게 최선일까.

이제 고작 첫 번째 게임인 만큼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역시 올마스터라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좌아악-!

또다시 헤이클린의 체력이 갉아먹힌다.

그냥 맞은 것만으로도 아파 죽겠는데 활활 타기까지 한다.

빅토리가 쏘아낸 파멸의 광선이 업그레이드가 된 결과다.

<네클래스 조급해집니다. 분명 CS를 이기고 있었는데요. 파멸의 광선 피하기 위해 무빙을 치다 점점 흘리게 됐어요.>

<중력실 때문에 무빙이 강제된다는 점도 큽니다. 포탑 위에서만 CS를 먹어야 되는데 일자로 레이저를 쫘악 긁으면 높은 확률로 맞게 되죠?>

평범한 라인전이었다면 안 먹고 빼는 수가 있다.

더러워서 안 먹고 게임 조금 길게 보면 된다.

어차피 뚜벅이인 빅토리.

갱 오는 순간 목숨 끝이다.

안타깝게도 1대1 리그에는 정글러가 갱올 일이 없다.

CS 100개를 목표하려던 네클래스의 계획은 무너졌다.

라인 클리어 능력이 압도적으로 차이가 난다.

긴 사거리도 빅토리의 레이저 앞에서는 장점이 되지 않는다.

엎친 데 덮친 격.

가진 바 덫의 능력도 빅토리가 우위다.

토템을 계속 빼앗기니 악순환이 계속된다.

어떻게 활로를 찾아보려 했으나 불가능하다.

<혼돈의 폭풍! 궁극기를 체력 빼는데 쓰네요. 현명한 선택입니다.>

<궁극기라고 아낄 필요가 없다는 거죠. 혼돈의 폭풍이 따라다니면서 지속 피해를 가합니다. 귀환 타이밍 잡기도 굉장히 애매해졌어요.>

네클래스의 1대1 이해도는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

채택한 승리 방법과 이를 위한 챔피언 픽도 적절했다.

과감한 아이템 선택 또한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상대의 승부수를 방지하기 위해 두란검을 네 자루 샀다.

피흡과 체력을 올려 장기전을 보기 위함이다.

승패를 가리게 된 요소는 한 가지다.

올마스터가 네클래스의 머리 꼭대기에 있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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