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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752화 (752/803)

00752 봄의 제왕 =========================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많다.

서양권의 토이치TV.

중국의 쿡야TV 등.

KR롤챔스 스프링 시즌 결승전의 중계 방송이 이루어진다.

이미 첫 번째 세트가 끝났고 결과 또한 나왔다.

자신이 어째서 장군인지 그 이유를 보여주겠다.

삼선 레드가 첫 승리를 가져가는 이변을 일으켰다.

-코리안 제너럴!

-대회에서 탤런이라니, 기발한 친구야.

-하기야 에러갓한테 한 방 먹이려면 저 정도는 준비해와야지.

-이러다 정말 일 내는 거 아니야? LOL

어떻게 사람이 늘 잘하기만 하겠는가.

아무튼 시도 자체는 괜찮았다.

특별히 미드 차이가 나서 진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흥미롭다는 반응이 대세를 이룬다.

대다수의 유저들은 일방적인 압승을 예상했다.

압승하는 쪽은 당연히 신세상 매직.

그런데 상대도 숨겨진 한 수가 있었다.

올마스터가 리메이크 파사딘을 꺼내 들자 카운터 격인 탤런으로 과감하게 받아쳤다.

-파사딘 선픽은 너무하긴 했어. 안 그래도 지금 파사딘 완전 별로잖아.

-리메이크 때문에 망했지. 잘 가요 갓사딘!

-얼음 장갑 가면 괜찮을 거라 생각한 걸까?

-살짝 인파이터 느낌으로 하려던 거 같은데..

뉴메타를 꺼냈을 때 흥하면 충 양성이 제대로 된다.

반대로 망하면 굉장히 민망해진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망한 케이스.

파사딘은 역시 리메이크를 잘못한 거다.

올마스터도 못 쓸 수준이면 이건 심하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다른 의견도 나온다.

-가끔 실수를 해야 인간미가 있지.

-다대기? 무슨 얼큰한 양념 같아 가지고 잘하더라.

-리심 하는 선수 알것 같아. 아웃섹킥의 개발자잖아!

-아, 아웃섹킥? 들어본 적 있어.

파사딘의 픽이 썩 좋게 작용하지 않았던 건 맞다.

그러나 상대가 잘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던 거다.

즉, 경기의 수준이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높다.

게임의 양상이 전체적으로 시원했다.

최근 메타 특유의 질질 끌리는 느낌.

그런 거 하나 없이 시종일관 스릴 넘쳤다.

잘하는 팀끼리 붙는다고 꼭 재밌는 경기가 나오는 건 아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엄청 기대한 경기였는데 김 빠지더라.

크게 세 가지 케이스로 나뉜다.

하나는 킬 몇 개 나오지도 않았는데 게임이 끝난다.

다른 하나는 한 쪽이 허무하게 와르르! 무너진다.

서로 잘하다 보니 스노우볼을 최대한 막거나.

아니면 도박수를 둬서 변수를 노려보거나.

재밌는 경기는 의외로 빈도수가 낮다.

물론 아예 안 나온다는 건 아니다.

간간히 세 번째 케이스가 나온다.

서로 박터지게 싸우는데 안 기울어진다.

너가 나 한 대 때렸어?

그럼 나도 한 대 때려야지!

첫 번째 세트의 구도가 정확히 그러했다.

-미드가 둘 다 로밍형 챔프라 그런지 싸움 무지하게 하더라.

-그 싸움에서 삼선 레드가 이득을 많이 봤지만..

-파사딘 후반은 여전히 좋던데. 후반까지 못 가서 아쉽다.

-한 판 정도야 그럴 수 있지. 다음 세트에 잘하면 돼!

-이러다 구리가스도 나오면 좀 웃기긴 하겠다 LOOOL

결과야 어찌 됐든 첫 번째 세트는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와, 한국 리그 보니까 정말 재밌네.

상대하는 팀도 결코 약팀이 아니네.

한 가지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긴 하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우려가 재기된다.

파사딘의 픽이 4.7패치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게 아닐까.

얼음 장갑이라는 의아한 아이템 선택.

구태여 첫 번째 세트에서 선픽을 박았다.

어디까지나 우스갯소리이며 진지하게 생각하는 이는 없다.

연속으로 구리가스를 꺼내기라도 하지 않는 한 말이다.

-구리가스라.. 그것도 안 좋아지지 않았나?

-그건 절대로 힘들지. 파사딘은 성장 기대치는 그대로라 쓰일 가망이 있었던 거고.

-어떻게 포킹 챔피언한테 포킹을 뺏어가냐 T.T

4.7패치를 통해 리메이크된 챔피언은 파사딘만이 아니다.

구리가스 또한 스킬셋이 완전히 바뀌었다.

치명적인 너프를 받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구리가스의 존재 의의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라인전 난이도가 낮다.

그리고 술통만 잘 맞혀도 1인분이다.

한 마디로 게임 하기 너무 편했다.

라인전 쉽고, 상성 안 타고, 성장 기대치 좋고.

미드 라이너들이 너도 나도 하는 이유가 있다.

그런데 지금 구리가스는 둘 다 애매해졌다.

술을 마셔도 마나가 차지 않고, 공격력도 안 올라간다.

주력 스킬인 술통은 사거리가 짧아진 데다 데미지도 약해졌다.

전체적으로 AP계수가 줄어들어서 무난하게 성장하면 그다지.

기존 구리가스 장인들은 이미 고개를 저었다.

버프를 해주지 않는 이상 써먹기 힘들다고.

-파사딘 때문에 1패 했는데 설마 구리가스하겠어.

-한다 해도 여유 있을 때 해야지. 또 꺼내면 그냥 게임사에 항의 하는 거야.

-내 주력 챔프들 너프하지 마! 이런 느낌?

올마스터 다운 쇼맨십.

분명히 원하지만 승패가 산으로 가는 건 옳지 않다.

슬슬 장난은 그만두고 진지해질 때가 됐다.

첫 번째 세트는 난전 끝에 종이 한 장 차이로 승패가 갈렸다.

어느 한 쪽이 져도 이상할 게 없었다.

경기의 내용은 기대치에 족했지만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여기서 질 올마스터가 아니지 않은가?

준비해온 카드가 있다면 이제 꺼낼 시기다.

두 번째 세트는 무언가 단단히 보여줘야 한다..

-맙소사..

-이걸 진짜 보여주면 안되는데 LUUL

-아니, 결승전인데 진지하게 해야지!

이 선수가 지금 대회의 중요성을 아는 건지.

그리고 1패한 상태라는 걸 인지하고 있는지.

전 세계 로드 오브 로드 사이트들이 터지듯 폭주했다.

.

.

.

* * *

두 번째 세트의 밴픽이 막을 올렸다.

막을 올리자마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중계진들로서는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다.

김은준 해설이 곤란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아니, 지금 결승전이거든요? 한두 판 져도 괜찮은 조별 리그가 아닌데..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이 선수는 항상 예측을 벗어나네요.>

하다 못해 첫 세트를 이겼다면.

원래 이런 선수라고 포장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많이 그렇다.

<1패를 안은 상황임에도 과감한 픽을 한다는 건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거겠죠? 여러 대회에서 활약을 해온 경력 있는 선수답게 1패는 변수도 아니다. 담이 셀 만도 해요.>

<우승 경력이 그 누구보다 화려한 선수 아니겠습니까? 준비해온 카드 하나 실패해도 상관없다. 이제부터 잘하면 된다. 올마스터 선수라면 충분히 해내고도 남아요!>

전범준 캐스터가 우렁찬 목소리로 클끼리 해설의 말을 받았지만 속마음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카메라를 왼쪽으로 조금만 틀어도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는 것이 보인다.

이 자리가 대체 어떤 자리인가.

모든 프로게이머들의 목표이자 이상인 결승전이다.

이전 판에서 뉴메타를 하다 졌는데 그걸 또?

아니, 여기까지면 그러려니 한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수 있는 법이다.

진짜 문제는 혹시나가 맞아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4.7패치 돌려 까는 거 아님?ㅋㅋㅋㅋㅋ

-에이, 설마 그냥 준비해온 거겠지.

-ㄴㄴ올마스터 저격 너프 한두 번이 아니었잖아. 그동안 모였던 게 폭발한 걸 수도 있음.

아님 말고 식의 던져 보기.

중계 플랫폼에서 나오는 반응은 누구라도 한 번씩 상상은 했다.

그 상상이 현실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혹시나가 맞아버리면 이건 대형 사고다.

그냥 사고도 아니고 롤판이 발칵 뒤집어진다.

올마스터가 게임사에 항의를 한다면 솔직히 이해한다.

저 선수라면 따질 만도 하지.

그런데 이런 식으로 경기에서 불만을 표출하면 판이 커진다.

정말 준비해온 픽일 수도 있지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

모르긴 몰라도 지금의 경기를 가장 집중해서 보고 있는 사람은 게임사의 직원들이리라.

한 가지 다행스런 속보가 들려왔다.

<아, 야흐오 가져가네요! 미드 야흐오에 탑 구리가스인 걸로 보이네요.>

<리메이크 전부터 연구가 있기는 했어요. 라인 유지력 괜찮은데 한 번 탑으로 써볼까? 실질적으로 좋은 평가를 듣진 못했지만 리메이크가 되었기 때문에 가능성은 열려있습니다.>

중계진들이 속으로 후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도 그럴게 롤판이 사건 사고가 많은 편이다.

물론 올마스터는 보증된 선수지만 사람이라는 게 회까닥 하면 일 저지를 수도 있다.

직접적으로는 아니어도 간접적으로 항의를 할 수 있지 않은가.

더욱이 최근에 그런 여론이 분명 있었다.

결승전 직전 패치가 승패에 영향이 가지 않나.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는 부분이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생기니 입 안이 바싹바싹 마른다.

다행스럽게도 기우였던 모양이다.

클끼리 해설이 들뜬 목소리로 해설을 이어나갔다.

<준결승전 B조의 인터뷰에서 다대기 선수가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내가 야흐오 더 잘한다. 올마스터 선수로서는 어이가 없죠. 조별 리그에서 박살이 나놓고 어딜 감히? 결승전이라는 무대에서 진짜 야흐오 장인이 누구인지 보여주겠다. 개인적으로 이런 구도 정말 좋아합니다.>

결승전에서 양 팀 선수들간의 도발은 예삿일이다.

대립 구도를 만들어야 보는 입장에서 흥미진진해진다.

올마스터는 물론 다대기도 최근 물이 부쩍 올랐다.

두 선수 중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로드 오브 로드 팬들의 관심사다.

첫 번째 세트의 과정과 결과도 있어 기대치는 솟아 올랐다.

<이에 맞서는 삼선 레드의 픽은 자드! 이거 가볍게 생각할 문제 아닙니다. 리벤지 매치에요!>

안 그래도 들뜬 클끼리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만도 하다.

조별 리그 때 상성이라는 야흐오를 상대로 졌던 다대기다.

아무리 준결승전에서 퐁을 상대로 체면 회복을 했다고 하나 진짜는 올마스터다.

설욕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안 잡을 이유가 없다.

김은준 해설이 설명을 덧붙이며 진정을 시도했다.

<사실 다대기 선수 입장에서도 상대가 야흐오를 가져가면 딱히 할 게 없었어요. 다른 주챔피언인 트페, 나이즈는 야흐오의 장막에 약하고, 탤런은 라인전이 센 편이 아니거든요. 맞상대할 만한 픽이 자드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도 듣지 않고 있다.

그냥 혹시 몰라 붙이는 해설이다.

커뮤니티, 채팅창, 현장 관중 가리지 않고 난리가 났다.

올마스터의 야흐오 대 다대기의 자드.

이미 한 번 결론이 났지만 가위바위보는 원래 삼세판이다.

그리고 나중에 이기는 쪽이 입 털기 더 좋다.

아무튼 경기가 흥하면 됐다.

중계진 입장에선 이보다 더 흡족할 수 없다.

이대로 경기가 시작하기만 하면 흥행?

아니, 레전드 매치가 확정이다.

3초, 2초, 1초.

신세상 매직의 마지막 픽이 종료되었다.

블루팀인 삼선 레드는 진작 조합 구성을 완료했다.

언제나 그러하듯 사건은 마지막에 터져버렸다.

<이거 스왑 안 하면 야흐오가 탑이 되는데요..?>

<씨지맥 선수가 솔로랭크에서 탑 야흐오를 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너프가 많이 돼서 대회에서 사용하기엔 제약이 많아요. 그래픽 오류라던가 스왑 실패가 아닐지…>

무어라 말을 이어야 할까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는 전범준 캐스터.

뭐라도 말해서 숨구멍을 트여보려 노력하는 김은준 해설 위원.

방송 경력 하루이틀 아닌 두 사람이 당황해서 허둥지둥 한다.

올마스터가 구리가스를 한다면 크든 작든 틀림없이 문제가 생긴다.

승리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패배라도 해버리면 들고 일어난다.

전 세계 만 단위를 우습게 보는 올마스터의 팬층이 이의를 제기한다.

왜 자꾸 저격 너프를 해서 선수가 게임할 맛 안 나게 만드냐?

너희가 너프만 해대니까 무리수를 두다가 진 거 아니냐?

이렇게 따지면 게임사로서는 할 말이 없다.

반드시 안 좋은 뉘앙스의 파문이 일게 된다.

나날이 커져 가는 E-스포츠 판에 급제동이 걸려버린다.

<연구를 해본 끝에 쓸 만하다, 판단을 하고 가져간 조합일 겁니다. 구리가스의 술통과 야흐오의 궁극기 연계 위력은 이미 입증이 됐어요. 두 선수의 슈퍼 플레이를 기대 할 만합니다.>

<라인전의 위험을 감수해도 될 만큼 조합의 완성도가 높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씨지맥 선수, 올마스터 못지 않게 비주류 챔피언들을 사랑하는 선수거든요!>

그래픽 오류도, 라인 스왑 실패도 아니었다.

김은준 해설이 침을 튀겨가며 픽의 의의를 어떻게든 꾸겨넣었다.

이에 전범준 캐스터가 부랴부랴 호응해서 상황을 넘기고자 했다.

부디 게임 내에서 픽의 의미를 보여주길.

중계진 세 사람은 간절히 바랄 수밖에 없다.

과거 하나의 사건을 일으켰던 전과범.

조용히 말을 아끼고 있는 클끼리도 마음만은 한결 같았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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