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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762화 (76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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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제왕

<점멸에 딜이 있다니, 저는 처음 듣거든요? 시청자분들도 엄청 궁금할 것 같은데요?>

전범준 캐스터만 모르는 게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말 모른다.

점멸에 딜이 왜 있어?

생뚱 맞은 소리도 정도껏이지다.

그런데 김은준 해설의 표정을 보니 드립도 아니다.

애초에 드립을 칠 만한 상황도 아니다.

정말 눈치 없는 소리를 한 거면 문제 좀 있다.

말을 꺼낸 장본인, 김은준 해설이 진지하게 화두를 꺼낸다.

<엄밀히 말하자면 점멸 자체는 당연히 딜이 없습니다. 가끔 게임에서 죽었는데 상태창에 점멸 딜이 들어왔더라. 그런 스크린샷이 커뮤니티에 올라오지만 그래픽 오류죠. 제가 말하려는 부분은 평캔입니다.>

점멸로 평캔을 할 수 있다?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평캔이라 함은 평타 캔슬의 약어.

공격 딜레이를 생략하는 기술이다.

잭트라던지, 네네톤이라던지.

평타 강화 스킬 있는 챔피언들이 곧잘 써먹는다.

활용 여하에 따라 순간 딜링에 차이를 준다.

그런데 이를 점멸로 할 수 있다니.

<이론상 가능은 합니다. 실전에서 써먹는 것은 당연히 별개의 이야기고 효율성도 떨어집니다. 그런데 자드의 경우는 할 만한 거 같기도 하네요.>

프로게이머 출신인 클끼리는 오히려 몰랐다.

게임 실력이 비교적 떨어지기에, 그만큼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기에 김은준 해설은 알 수 있었다.

점멸을 사용한 직후 공격 딜레이가 캔슬된다.

5분에 한 번 쓸 수 있는 귀중한 점멸로 할 만한 플레이는 아니다.

더 좋게 활용한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방금의 상황에서는 분명 적절했다.

경기장의 스크린을 통해 다시 한변 일련의 솔킬이 송출된다.

<리플레이를 보니 확실해졌습니다. 표식 터지기 직전에 점멸로 평타 한 번 더 때리면서 따라갔죠. 한 대 차이로 살 줄 알았던 다대기 선수가 움찔합니다. 생각보다 체력이 더 깎였거든요?>

자드의 궁극기는 3초간 가한 피해의 일부를 추가로 입힌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딜을 넣어야 추가 피해가 강해진다.

점멸을 사용해 한 방 더 욱여넣은 행위.

그것이 야흐오가 머릿속에서 그렸던 딜계산을 흐리게 만들었다.

당황한 나머지 반응과 무빙에서도 실수가 나왔다.

<한 대 더 맞으면 죽겠는데? 회전베기에 의해 느려진 상태라 다급했을 겁니다. 다급한 나머지 뻔한 위치에 점멸을 썼고, 무빙도 직선적이었어요. 이어지는 표창에 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드 라인에서 벌어진 한 번의 솔킬.

사실 큰 손해라고 할 것 까지는 아니다.

손해는 손해지만 치명적이지는 않다.

앞으로 플레이 여하에 따라 충분히 복구가 가능하다.

만약 봇라인의 교전이 없었다면 말이다.

하나의 필연이 만들어지고 만다.

─레드팀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아슬아슬 살아남았던 고르키와 광우스타.

둘이서는 용을 먹기 애매했다.

자드가 합류하니 쉽게 먹을 수 있다.

글로벌 골드의 격차가 순식간에 벌어진다.

<그래도 타워가 나간 건 아니고 삼선 레드도 조합이 좋아서 여기서 더 손해만 안 보면 한타로 만회할 수 있어요. 솔로랭크에서 항복 투표 하는 팀원들도 설레게 만드는 올AD에요.>

단순히 한두 명 잘린 거면 실수를 했다, 대처가 안일했던 것 같다.

그렇게 넘기겠지만 무려 네 명이 죽었다.

심지어 미드는 솔킬을 당했다.

약팀의 편을 들어주는 클끼리가 어떻게든 한 마디 꺼냈다.

김은준 해설이 채 연기도 나지 않은 불씨에 찬물을 끼얹는다.

<솔로랭크 데이터를 봤을 때 애꾸사자가 AD라는 말은 비약이 있습니다. 챔피언에게 가한 피해량 보면 마법 피해량이 오히려 높아요. 게다가 고르키도 마법 관통력의 신발 괜히 가는 거 아니거든요? 마법 피해는 충분합니다.>

준결승전 A조의 경기에서 씨지맥이 꺼내 들었던 탑 애꾸사자.

기존에 한 번 사장이 됐지만 해보니까 아직도 쓸 만하더라.

최근 대세픽 상대로 꿇릴 것이 하나도 없더라.

프로게이머들은 물론 일반유저들도 절찬리에 사용 중이다.

그만큼 분석도 되어가는 추세다.

불타는 망토에 야성의 외침을 선마스터.

모 해설이 좋아하는 솔로랭크 데이터들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그래도 우콩 정글이 변수를 만들기에 좋은 픽이 아닌가. 야흐오와의 연계를 생각해 꺼낸 카드일 겁니다. 한타에서 입롤 같은 궁극기 기대할 만하다고 봐요.>

<저도 그 점은 동의합니다. 아까 봇에서처럼 꼬그모가 스킬 다 맞고 어이없이 죽는 그림만 좀 피하면 한타 구도에 따라 역전의 여지는 분명 있어요.>

선취점을 포함한 네 개의 킬.

마무리가 뜨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다.

하지만 분명히 할 만하고 게임의 승패가 정해지진 않았다.

그저 임팩트가 조금 컸던 것 뿐이다.

이성적으로 따져보면 솔킬 한 번.

아무리 잘하는 선수라도 실수할 수 있다.

결정적인 패인이 될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채팅창의 반응은 뜨겁다.

-올마스터 자드 킬먹기 시작함ㄷㄷ

-LCF의 재림 터지려나..

-그땐 개지렸지. 자드 너프 전이라 눈으로 움직임 못 쫓음.

-오늘 다대기도 솔킬 한두 번 더 따이면 박제될 듯ㅋㅋㅋㅋ

솔킬을 따버린 선수가 올마스터다.

한 번 포텐이 터진 올마스터가 어느 정도인지.

로드 오브 로드 팬이라면 모를 수가 없다.

경기는 바야흐로 중후반에 접어든다.

.

.

.

* * *

어쩔 수 없다면 없는 일이었다.

무난하게 성장하도록 놔두면 안됐다.

2코어, 3코어 갖춰지면 괴물이 되는 또도 박사.

그럼에도 딜교환이 밀릴 수밖에 없다.

콰직!

애꾸사자의 발톱이 또도 박사를 찍어버린다.

방템이 안 나온 것도 아니고 간지러운 수준이다.

워낙 회복력이 좋은 또도박사라 금방 채운다.

문제는 그건 애꾸사자도 마찬가지라는 거다.

크허어엉!

스택을 쌓고 두 번 울부짖는다.

애꾸사자가 체력을 회복하며 주위의 적에게 피해를 가한다.

일련의 딜교환은 어째서 게임사가 탱 애꾸사자를 살려두지 않았는지.

그 사기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야흐오 안 보인다. 조심해."

"랄라까지 오지 않는 이상 나 절대 안 죽어."

~~하지 않는 이상 절대 안 죽음.

탑솔러의 유언과도 같은 말이다.

자매품으로 이 전쟁이 끝나면 결혼하겠어가 있다.

결국 랄라까지 오면서 씨지맥은 끊기고 말았다.

하지만 이는 결코 손해가 아니다.

궁극기로 발악하는 애꾸사자.

랄라가 발화를 걸었음에도 상당히 오랜 시간을 끌었다.

─아군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자연스레 위쪽에선 바론이 나간다.

스틸 시도가 있었지만 광우스타가 밀쳐냈다.

어쩌면 마지막이었을 기회가 수포로 돌아갔다.

─적팀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용 타이밍과 다소 맞물렸다.

골드만 따져보자면 상대도 큰 손해는 아니다.

물론 바론 버프는 까다롭지만 엄청난 차이라고는 볼 수 없다.

차후에는 귀환 강화, 미니언 강화가 생기며 포탑을 엄청 잘 뚷는다.

당연하게도 지금은 그런 효과를 가지지 않았다.

'지금도 썩 나쁘지는 않아.'

5초마다 최대 체력의 3%를 회복시켜 준다.

워울프의 심장이 가진 효과의 무려 세 배다.

전투 지속력이 장난 아니게 올라간다.

'진짜는 그게 아니지만.'

큰 기대를 안 했는데 결과적으로 잘 풀렸다.

씨지맥이 끈질기게 버틴 덕에 발화를 뺐다.

이 사실은 곧 벌어질 한타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찰칵!

탑라인의 밀려오는 미니언 웨이브를 쓸어먹자 코어템이 나온다.

현재 게임 시간 25분대.

스치면 죽는다는 약속의 3코어가 완성돼버렸다.

레벨 또한 궁극기를 마스터하는 16레벨에 도달했다.

화락!

챠라락!

이제부터는 게임이 간단해진다.

자드로서 잡을래야 잡을 수가 없는 또도 박사.

약속의 3코어에 발화가 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각 잘못 주면 또도 박사고 나발이고 썰릴 수가 있다.

그것을 상대도 아는지 조심스럽다.

내 아이템이 어느 정도 나왔는지 확인한 모양이다.

식칼만 툭툭 던지며 견제한다.

봇라인 2차 포탑을 수월하게 파괴할 수 있었다.

─아군이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미드에서도 같은 성과가 나왔다.

나머지 네 명의 아군이 미드 포탑을 밀어버렸다

아무리 미니언 강화가 없어도 바론 버프의 차이는 적지 않다.

2차 포탑 같은 개방된 지형을 끼고 막아내는 것은 힘들다.

결국 상대는 억제 포탑 안 쪽으로 들어갔다.

애시당초 바론을 내주고 애꾸사자를 끊은 이유.

조금 더 성장해야 한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상대 조합은 전부 성장 기대치가 높다.

야흐오도, 꼬그모도, 또도 박사 또한 포함이다.

조금 더 아이템이 나와야 한다.

특히 금은 장식 머리띠가 반드시 요구된다.

'애매~할 걸?'

잘 풀린 상황이면 모를까 코어템 갖추기 빠듯할 거다.

밀리는 상황에서 금은 장식 머리띠를 갖출 여력.

당연하게도 나오지 않는다.

망했을 때 방템 가지 말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안 그래도 못 컸는데 방템까지 두르면?

레벨링이 잘된 상대에게 딜이 아예 안 박힌다.

더군다나 아군의 조합은 올AD에 가깝다.

금은 장식 머리띠는 기본적으로 마법 저항력 아이템이다.

효율이 좋지 않은 투자는 낭비가 된다.

'잘하면 여기서 게임 끝낼 수도 있어.'

내가 하드캐리할 수 있는 최상의 구도다.

지금 이상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시기가 없다.

때문에라도 반드시 큰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시점에는 이렇다 할 AD아이템들이 없다.

막말로 3코어 뽑았으면 코어템 끝이다.

30분이 넘어가면 AD암살자의 존재감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즉, 시간이 끌리면 게임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상대에게도, 나에게도 그 중요도가 남다른 한타.

집중해서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낸다.

그럴 수 있는 발판은 마련됐다.

두근!

두근!

나는 현재 봇라인을 미는 중이다.

마크하는 상대는 또도 박사.

랄라가 간간히 무빙을 트는 탓에 킬각은 잡을 수 없다.

상대도 점멸이 있기 때문에 섣부른 행동은 금물이다.

하지만 이렇게 대치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자드, 그리고 또도 박사의 차이점.

기동력에서 한 마디로 하늘과 땅이다.

크허엉!

애꾸사자 만큼 강제 이니시에 특화된 챔피언이 드물다.

은신한 채 적 미드 억제 포탑에 파고들어 다이브.

상대는 당연 대비를 했지만 안되는 것도 있다.

바로 애꾸사자가 던져버린 목줄이다.

뒤이어 아군들도 진입한다.

이 한타 구도는 상대도 그려왔던 바다.

수성에 유리한 억제 포탑의 지형.

우콩&야흐오 조합이 가지는 변수.

내 슈퍼 플레이가 요구된다.

그러지 않는다면 유야무야 막히고 만다.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몸은 달려가고 있다.

치링~!

영혼검의 액티브를 켠 채 뛰어넘는다.

뚜벅이인 또도 박사는 합류가 한 발 늦는다.

그림자 분신으로 울타리를 재치자 눈 앞에 펼쳐진 건 평야 뿐이다.

하지만 그만큼 내 진입이 뻔히 보인다.

두웅-

진입하기도 전에 걸려버렸다.

상대의 진영을 일직선으로 가로질렀으니 어쩔 수 없다.

야흐오가 나에게 탈력을 걸었다.

탈력만 걸고 절도 있게 빠졌다.

같은 미드에서 손속을 나눴지만 한타에서의 역할은 극명하게 갈린다.

야흐오는 더 이상의 진입을 제지한다.

그리고 나는 적 원딜러를 암살한다.

해내지 못한다면 이번 한타.

아니, 이번 게임의 승패에 영향을 미친다.

강제 다이브라는 리스크가 큰 행위를 한 만큼 리턴 또한 무겁다.

파라라랑-!

<우리에게 돈!>

우콩과 야흐오가 만들어내는 피바다.

억제 포탑 앞은 아비규환이다.

자칫 공황 상태에 빠질 만큼 어지럽다.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니다.

구오오..!

노리는 것은 당연 원딜러의 암살이다.

꼬그모의 존재는 한타에서 가장 거치적거린다.

살려둔다면 필히 화근이 되고 만다.

<커져라!>

그만큼 상대도 필사적으로 지키고 있다.

슈퍼 세이브에 그 누구보다도 특화된 챔피언.

랄라의 궁극기가 꼬그모를 거대화시켰다.

진입하자마자 상대의 대응이 날카롭다.

'바로 이거지.'

시즌4 초반의 자드는 빈말로도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눈에 띄게 느린 그림자 분신 투사체.

사거리도 시즌6이 돼서야 늘어난다.

하지만 지금이기에 할 수 있는 플레이도 있다.

주위의 적을 튕겨내는 랄라의 거대화.

이를 궁극기 그림자로 피해낸다.

차후에는 딜레이가 생기는 탓에 불가능하다.

'미안하지만 받아갈게.'

만약 튕겨졌다면 랄라의 버프를 받은 꼬그모에게 농락 당했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죽음이라는 선택지로 이어졌을지 모른다.

등줄기에 쫘악 소름이 끼치는 일.

피해낸 이상 다른 미래가 펼쳐진다.

꼬그모의 운명이, 한타의 승패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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