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직 나만이 마스터다-779화 (779/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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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심장

조별 리그 순위 결정전에 팀의 사활을 걸었다.

마진 공격대로선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경기였다.

설사 지더라도 일말의 후회도 남기지 말자.

전력을 쏟아부었건만 한 마디, 한 마디에 뚝뚝 묻어나온다.

"후반 가면 한 번은 기회 있어. 버티는 식으로만 해보자."

"쟤네도 딱히 이니시 애매해서 잘리지만 않으면 되지 않을까.."

보이스 채팅을 통해 주고 받는 대화의 요지는 한결 같다.

어떻게든 후반 가서 한타로 비벼보자.

압도적으로 지고 있는 팀이 유일하게 희망을 볼 수 있는 구간이다.

만약 솔로랭크였다면 또 모른다.

라인 막으면서 어찌저찌 버텨서 풀템전 가는 거.

의외로 입롤 아니고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팀 내에서 오더가 이루어진다면 안될 것도 없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이곳은 대회다.

오더가 이루어지는 건 상대도 마찬가지다.

아이러니하게도 신세상 매직은 공격적인 운영이 주특기다.

그리고 마진 공격대는 수비에서 현저한 구멍을 보이는 팀이다.

─적팀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전조는 있었다.

아주 잠시 소환자의 전장이 고요했다.

호된 압박을 당하던 마진 공격대가 드디어 한숨 돌렸다.

그 한숨 돌리는 사이에 바론이 먹혀버렸다.

20분 초반대에 이루어진 바론 버스트.

이변을 알아차렸을 때는 늦어버린 후였다.

운영의 주도권이 넘어가자 게임이 급속도로 기운다.

"토이치가 미드 막고, 쿠로이는 궁극기 아낌없이 써서 라인 클리어해줘."

"오케이. 곧 미드 억제탑 재생되니까 쟤네도 조금만 압박하다 뺄 거야."

이미 미드 라인의 억제탑이 나가버린 상황이다.

게다가 마진 공격대의 탑&미드는 유통기한이 있다.

미달리도, 르풀랑도 성장 기대치가 낮은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미련을 버릴 수가 없다.

어째서일까?

올마스터가 가져간 뜬금없는 픽.

빅토리는 후반에 가면 반드시 약해진다.

그럴 수밖에 없는 패시브를 가졌다.

4.5코어가 한계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촤아악-!

한계가 있으면 뭣하는가.

한 줄기 레이저가 불을 뿜는다.

그 끄트머리에 랄라가 스친다.

"이거 데미지 왜 이래? 우물 레이저야?"

마진 공격대의 서포터 캐인이 어처구니가 없어 소리친다.

딱 한 대 맞았을 뿐인데 체력 상태가 이상하다.

추가 도트딜을 포함해서 반피가 빠졌다.

두 대 맞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소리.

아니, 두 대까지 갈 것도 없었다.

콰지지직..!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빅토리가 점멸로 궁극기를 때려 박았다.

랄라는 반응할 틈도 없이 순삭.

엄밀히 말하자면 반응을 못했다는 표현이 맞다.

쿠룽!

빅토리가 소환하는 번개 구름은 0.5초의 침묵 효과가 있다.

별것 아닌 걸로 보이지만 방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효과적이다.

채 반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속전속결.

르풀랑과 이블퀸이 달려들지만 피해버린다.

유령화를 켜고 마치 원딜러처럼 카이팅한다.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시츄에이션인지.

플레이 하는 선수가 올마스터라면 이상할 것도 없다.

─트리플 킬!

적은 전설적입니다!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포탑을 끼고 한타를 했음에도 대패.

빅토리의 딜량이 게임 혼자 하는 수준이다.

광역딜에 스칠 때마다 억소리가 절로 나온다.

어떻게 스킬 잘 써서 물려고도 해봤지만 안된다.

절감 업그레이드를 해버린 유령화.

이동 속도 증가율이 40%에 달한다.

3초마다 쓰는 실드 때문에 단단하기까지 하다.

"25분도 안됐는데 주문력이 왜 저래?"

"주문력 600 넘어가는 거 실화냐..?"

확실히 빅토리는 유통기한이 있다.

시작할 때부터 패시브로 주는 아이템.

1천 골드 주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지만 거기서 끝이다.

차후 리메이크가 됐을 때처럼 세 번씩 업그레이드 하고 그런 거 안된다.

딱 한 번 하는 게 끝이라 완성된 코어템보다는 별로다.

4.5코어라는 비아냥은 이걸 뜻한다.

그 대신 가성비 하나는 끝내준다.

주문력만 올려주는 대신 증가치가 상당하다.

여기에 라둔의 죽음투구를 포함한 3코어.

중반에 나와서는 안될 데미지를 가진다.

─억제탑이 파괴되었습니다!

억제탑이 곧 재생성됩니다.

미드 라인의 억제탑이 재생성되지만 무슨 상관인가.

쭉쭉 밀고 들어오는 상대를 막아낼 방도가 없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토이치가 독병을 던져보지만 무용지물이다.

촤아악-!

서있다가 한 번 긁히니 반피가 나간다.

어째서 타워를 끼고 수성이 안됐을까.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광경이다.

사력을 다했지만 넘을 수 없는 산이었다.

격이 다르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애처롭게도 마진 공격대는 단 한 세트조차 따내지 못한 채 꿈을 접어야 했다.

.

.

.

* * *

그 어떤 시즌보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폭발했다.

대부분의 팀들이 균형감 있게 폼이 상승하고 있다.

긍정적인 의미로 상향 평준화가 되었다.

로드 오브 로드 섬머 시즌의 조별 리그.

아직 날고 기는 팀들은 이빨을 드러내지 않았다.

본선 무대의 기대치는 날이 갈수록 높아져 간다.

당연하게도 잉벤은 롤챔스 이야기로 한창 들떴다.

─조별 리그 결과 떴다!

A조 KTX 롤러코스터 A, SKY T1 K

B조 삼선 레드 ,가짜에어 비둘기.

C조 신세상 매직, 마진 공격대.

D조 삼선 블루, SKY T1 S

불밤은 결국 떨어졌네ㅅㅅ

└오, 괜찮네. 마진 수비대는 좀 불쌍하게 됐지만.

└하필 A조에 걸려서 찍소리도 못함ㅠ.ㅠ

└불밤까지 떨어진 건 에반데..

└맛밤충들 양심 있냐? 낄껴.

사실 별다른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모든 조가 예상 내에서 흘러갔다.

구태여 화제 요소를 따지면 이변이 아니라 충격이다.

위태위태했던 불밤이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얼밤의 탈락이 확정된 상황이라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

맛밤 게임단의 두 팀이 쌍으로 광탈.

하지만 그럴 만했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솔직히 맛밤도 어떻게 결단을 내려야 돼.

마진 공격대 리빌딩한 것 봐봐.

팬들한테 개까였는데 성적으로 증명하니까 불만 사라지잖아.

옛날 생각 못 버리고 가는 팀들은 망한다니까?

└ㅇㅈㅇㅈ. 마진 공격대 리빌딩하고 잘하더라.

글쓴이-신세상 매직 상대로 그 정도면 선전한 거지ㅇㅇ

└승패 떠나서 경기가 재밌어서 좋았어.

└탑미달리 라인전 겁나 세다는 건 보여줬는데 중후반이 안습..

조별 리그는 전체적으로 올라갈 팀이 올라갔다.

그리고 떨어질 만한 팀이 떨어졌다.

소수의 맛밤충을 제외하면 징징거리는 소리는 없다.

이말인 즉, 기대가 되는 경기도 적었다는 소리다.

누가 이길지 알 수가 없는 박빙의 승부.

없던 건 아니지만 시간이 많이 흘렀다.

이를 테면 KTX 롤러코스터 A 대 SKY T1 K.

개막식의 첫 경기가 끝난지 벌써 3주가 지났다.

그 이후 잠잠했다가 최근에 와서 한 번 터졌다.

─빅토리충들 때문에 멘탈 터지겠네ㅡㅡ

빅토리 들고 라인전 질 거면 왜 하지?

아니, 라인전은 둘째 치고 갱호응도 안되고 한타도 노딜이고.

저 챔프 대체 왜 하는 거야?

내가 예상하는 그거 맞냐?

└ㅇㅇ맞음. 올마 따라하는 거임.

글쓴이-제발 그것만은 아니길 바랬는데..

└빅토리 세긴 센데 레이저 의존도가 높지ㅋ

└잘 크면 ㄹㅇ 우물 레이저 빌려쓰는 수준인데 못 크면ㅈㅈ

일단 롤챔스를 봤을 때는 그럴 듯했다.

와, 이거 대박이다.

레이저 짤만 지져주면 상대가 정신을 못 차리네!

유령화 켜고 카이팅 하니까 지속딜도 미쳤는데?

응, 니가 하면 아니야.

솔로랭크가 터져버린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외에도 탑미달리, 르풀랑, 산다라.

천상계에서나 쓰던 챔피언들이 대거 픽률이 올랐다.

경기의 결과와 상관없이 두 팀 모두 잘했다.

리빌딩된 마진 공격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드러워졌다.

극성 맞던 팬들도 이제는 변화를 지켜보겠다.

온건파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올마스터는 진짜 뭘 할지 예상이 안된다.

조별 리그라고 재미삼아 꺼낸 줄 알았는데 르풀랑 압살ㄷㄷ

빅토리 한타 애매하다는 소리도 쏙 들어감.

유령화를 괜히 든 게 아니었네.

잘하면 진짜로 미드 대세픽 될 수도 있을듯?

└음.. 글쎄. 경기가 빨리 끝나서 망정이지 유통기한 문제가 커서.

└유통기한 챔피언 카운터 용이면 괜찮을지도.

└해설 들어보니까 뽀로로도 했다던데 대체 못하는 게 뭘까?

└나중 가면 갓랜, 갈레오, 귤선장 같은 것도 할지 모름ㅋㅋ

실제로 귤선장은 이미 사용된 이력이 있다.

과거 CLC시절 같은 팀인 헤일커드가 거미여왕을 카운터치기 위해 꺼냈다.

스킬 구조가 정확히 맞물려서 의외로 제법 쓸 만하더라?

나중에 인터뷰에서 올마스터의 추천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나 둘 떡밥을 던져두면 말이 씨가 될지도 모르겠다.

잉벤에서는 올마스터에 대한 화제가 엄청나게 뜨겁다.

이 선수를 잡을 수 있기는 한 건지.

다가오는 8강에 대한 관심도 비례한다.

.

.

.

* * *

조별 리그가 끝나고 1주일.

다행스럽게도 마진 공격대전은 2승으로 깔끔하게 끝났다.

목표로 세웠던 전승 우승에 한 걸음 크게 다가갔다.

하지만 마음을 놓기엔 한참은 이르다.

'아직 제대로 된 산은 넘지도 않았어.'

롤챔스 전체에서 봤을 때 마진 공격대는 중상위권이다.

1부 리그인 롤챔스 기준이 물론 낮지는 않다.

맞는 말이지만 긴장을 할 만큼 부담되지도 않았다.

상대가 예상 이상으로 진지했던 탓에 당황한 정도다.

'진짜 주의해야 할 상대는 이 팀이지.'

이번 섬머 시즌 요주의 두 팀 중 하나.

바로 지금 8강 첫 번째 경기를 치르고 있다.

경기장 무대 좌측에서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과아아아아아-!

경기장이 떠나갈 듯 울리운다.

TV로 너머로 그 기세가 전해져 온다.

최근 그토록 무르익었다는 KTX 롤러코스터 A.

경기장을 올라오는 선수들의 표정은 위풍당당하다.

이윽고 반대쪽에서 올라오는 상대팀.

가짜에어 비둘기는 움직임부터가 굳어있다.

이기고 시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극명한 대비다.

"누가 이길지 내기 할래?"

"아, 안 한다니까."

"쫄?"

"응, 쫄~."

유리 칸막이가 쳐진 연습실 내부의 취식실.

예은이 삐진 어조로 혀를 차며 마른 오징어를 뜯는다.

그렇게 밀당을 하려고 해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다.

"인간적으로 양심 찾자.."

"빼애액!"

초홍이가 안 하니까 얘가 한다.

진짜 따라하는 건 아니고 조그맣게 삐진 목소리로 짧게 소리친다.

그 광경이 얼마나 보기 우스꽝스러운지.

옆에 앉아있는 원조 빼애애액! 초홍이가 얼굴을 붉힌다.

"정말 안 할 거야? 넌 져도 본전이잖아?"

"응, 안 해."

"..치사빤스!"

떼를 쓰는 원인은 지난 LCF이벤트전 때 했던 내기 때문이다.

내용은 늘 그래왔듯이 한 가지 소원 들어주기.

사용하지 않고 간간히 놀리자 안달이 났다.

어떻게든 한 번 이겨서 쌤쌤하려고 한다.

'이건 KTX A가 무조건 이기잖아.'

상대적으로 약팀이라 할 수 있는 가짜에어 비둘기.

가짜에어 독수리와 같은 게임단이지만 실력 차는 현저하다.

최근의 기세만 봐도 승패는 불보듯 뻔하다.

비단 그 때문에 승리를 예상하는 것도 아니다.

'여름의 강자라..'

거의가 아니라 확실히다.

내가 KTX A팀을 유심히 보고 있는 이유.

맥락만 따지면 지난 스프링 시즌 때와 같다.

봄의 제왕.

다대기를 일컫는 수식어다.

현재는 그렇게 되지 않았지만 위협적이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지난 스프링시즌 때 다대기가 그러했듯 이번에는 KTX 롤러코스터다 A다.

'여름만 되면 기세가 오르는 전통적인 롤챔스의 강팀이지.'

특히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강했던 것이 2014, 바로 올해의 여름이다.

까메오와 썸데이, 하차니 등.

모든 선수들의 폼이 최고조로 오르며 우승을 차지했었다.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미래에서는 그러했다.

봄에 이어 여름도 무난하게 넘기기는 글렀다.

이번 가을 또한 특별함이 기다리고 있다.

적어도 올해는 쉴 생각을 말아야 할 듯하다.

'그래도 겨울의 전설 같은 건 없어서 다행이네.'

우스갯소리로 넘기기엔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다.

빈말로도 쉽다고는 할 수가 없다.

혹시 내가 아는 그들보다 폼이 떨어지지는 않았을까.

그런 요행을 기대하기엔 관중석의 열기가 델 듯이 뜨겁다.

<2014 로드 오브 로드 챔피언스 리그! 섬머 시즌의 본선 첫 경기! KTX 롤러코스터 A 대 가짜에어 비둘기 시작합니다! 경기~~ 보시죠!>

여느 때처럼 전범준 캐스터의 우렁찬 목소리가 신호탄이 된다.

가짜에어 비둘기를 상대로 고전을 할지.

아니면 화끈하게 몰아붙여 승리를 굳힐지.

여름의 강자 KTX 롤러코스터 A의 실력.

판가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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