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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최강
카지트가 애꾸사자를 잡으면 4단 진화를 한다.
그러면 애꾸사자는 카지트를 잡았을 때 어떤 변화를 겪을까?
누구보다 열심히 화면을 보고 있던 강빈 해설이 힘차게 외친다.
<해골 목걸이 풀스택! 카지트의 심장 움켜쥐면서 한 번에 모았습니다!!>
킬이나 어시스트를 획득할 때마다 스택이 쌓인다.
일정 개수 이상 모으면 보너스 스탯을 부여한다.
특히 궁극기가 어마무지하게 강화된다.
<물론 킬이랑 어시스트를 차곡차곡 모으면 결국 똑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기는 해요. 하지만 그건 솔로랭크 이야기고 대회는 힘들어요.>
대회 게임은 교전의 빈도수가 확연히 적다.
40분 게임이 3대1 킬 스코어로 끝나버리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다.
이는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팀들 간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킬 스코어 13대20.
이 정도면 서로 엄청 많이 다툰 편이다.
당연하게 솔로랭크에선 이 배는 다툰다.
경기 시간 40분이 가까워졌음에도 이 정도가 한계다.
그나마도 정글러가 모든 킬과 어시를 먹었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카지트의 심장을 뺏었다는 건 결코 적지 않은 어드밴티지다.
김은준 해설이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인다.
<그리고 소소한 혜택으로 부쉬 안에서 시야가 증가합니다. 결국 다 따져도 4단 진화가 훨씬 좋긴 하지만요.>
<4단 진화 했으면 역전의 찬스 잡을 수 있었거든요! 까메오 선수로서는 참 아쉽겠습니다.>
봇라인 억제탑 앞에서 이루어진 한타.
그 결과는 2대2 동수의 교환이다.
신세상 매직은 애꾸사자와 파사딘이 전사.
KTX 롤러코스터 A는 나무카이와 카지트가 전사.
글로벌 골드가 차이 나는 상황에서 상당한 선전이다.
아무래도 진영상 고르키가 포탑부터 때려야 됐다.
빼면서 싸운 KTX 롤러코스터 A의 포지셔닝도 빛을 발했다.
한 마디로 한타를 잘했다고 볼 수 있겠다.
문제가 있다면 카지트가 먼저 잡혔다.
올마스터의 파사딘이 쓱싹!
양 팀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올마스터 선수의 판단이 진짜 좋았습니다. 과감하게, 그리고 침착하게 킬각을 잡아 승기 굳히는데 크게 일조했어요.>
리메이크 이후 파사딘의 궁극기 쿨타임이 크게 줄었다.
16레벨 기준 5초였던 것이 3초가 됐다.
대신 전체적으로 칼질을 당해 중반 타이밍의 영향력이 반토막.
그런데 그 중반에 안정적으로 팀플레이에 기여했다.
궁극기 3레벨을 찍는 순간 돌변해서 쓸어담는다.
현재 진행되는 대치 구도가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부왁!
리메이크 이전과 마찬가지다.
한순간에 공간을 접어 스킬을 난사.
허무의 마격과 공허한 파동이 흩뿌려진다.
탱커인 나무카이가 맞았음에도 체력이 한 움큼 깎인다.
<일그러진 전진 거리 안 주는 위치에서 체력만 갉아먹네요. 되게 얄미워요.>
<그 얄미운 게 잘하는 거거든요. 삐끗 나면 스로잉이 될 수 있어서 난이도 있는 플레이인데 역시 올마스터. 파사딘도 수준급입니다.>
각 챔피언은 기대되는 플레이를 해줘야 한다.
픽의 의미를 살리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픽도 꼴픽이 된다.
프로게이머들의 챔피언 폭이 넓을 수 없는 원인이기도 하다.
어떤 챔피언을 숙련도 있게 소화한다는 것은 비단 라인전 능력이나 KDA만이 아닌 것이다.
올마스터를 신기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이유다.
그토록 챔피언 폭이 넓으며 요상한 챔피언도 자꾸 기용한다.
그럼에도 매 경기 못하는 일이 없다.
캐리하는 일은 셀 수도 없다.
플레이하는 챔피언의 특징을 잘 살리기 때문이다.
어떤 짓을 해야 상대가 골 때리는지.
정말 얄밉게도 그 맹점을 꿰고 있다.
<바론 이미 젠 됐는데, 어떻게든 나가서 막아야 하는데! 파사딘이 길을 떡하니 막고 있어요. 애가 타죠.>
예나 지금이나 우월한 생존기는 변하지 않았다.
파사딘이 KTX 롤러코스터 A의 전진을 늦춘다.
빨리 안 가면 언제 먹힐지 모르는데?
심리적으로 상대를 압박한다.
결국 앞라인을 앞세워서 조금 무리하게 뚫는다.
어떻게 보면 정말 사소한 틈이다.
그 틈을 날카롭게 파고 든다.
카지트의 심장을 들고 있는 애꾸사자가 궁극기를 사용했다.
두근! 두근!
안 그래도 당하는 입장에서 얼척이 없는 애꾸사자다.
궁극기 사용시 주위 적들의 위치가 빤히 보인다.
시야가 없어도 전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여기에 몇 가지 효과가 더 추가된다.
일단 도약 거리가 증가.
궁극기 지속 시간도 증가.
이동 속도 증가분도 두 배로 증가.
말이 두 배지 원래가 45%다.
유령화의 존재 의의를 무시하는 수준이다.
콩머스에 준하는 속도로 달려가 때려박는다.
휘리릭!
도약과 동시에 강화된 목줄이 꼬그모를 휘감는다.
현재 한타의 유일한 변수라고 할 수 있는 적의 주요 딜러다.
그 위로 온갖 것들이 퍼부어진다.
<저 속도로 달려가서 점멸까지 쓰면 어찌 막습니까! 알고도 못 막는 강제 이니시!>
<최악의 한타, 돌이킬 수 없습니다. 꼬그모가 죽은 시점에서 모든 희망이 사라졌어요.>
김은준 해설이 담담하게 사형을 고한다.
거대한 파도가 넘실거린다.
스치면 죽는 암살자들이 깽판을 친다.
고르키도 무극의 대검이 나오자 데미지 퍽퍽! 들어간다.
더 이상 한타라고도 볼 수 없다.
일방적인 학살극이다.
최소한의 변수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꼬그모가 죽은 이상 저 듬직한 깡패들을 막을 수가 없다.
이제부터 중계되는 내용은 단순한 감탄사다.
<알칼리 피흡량 보세요 못 죽여요. 그리고 못 떼냅니다. 나일아이의 수정홀이거든요!>
<화력 차이가 넘사벽. 나무카이 그냥 썰렸고, 코리아나도 조냐 풀리면 도망갈 구석 없습니다.>
킬리셋 챔피언은 카지트만이 아니다.
알칼리도 난전에서 미쳐 날뛴다.
쏘아질 때마다 한 명이 사라진다.
깎렸던 체력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오른다.
심지어 파사딘까지 있다.
압도적인 기동력으로 적의 도주로를 봉쇄한다.
하나 둘 빠른 속도로 마무리되어 간다.
전멸을 하든 하지 않든 게임의 승패는 결정됐다.
<잘 버텼는데, 게다가 기회도 있었는데! 까메오 선수, 정신적으로도 타격이 크겠습니다.>
점범준 캐스터의 목소리에서 안타까움이 묻어나온다.
팀을 견인하기 위해 골랐을 카지트.
게임 내에서 픽의 의의를 살리지 못했다.
반대로 적 애꾸사자의 존재감만 키워줬다.
결과적으로 역캐리를 하는데 일조한 셈이다.
아무리 멘탈 좋은 까메오 선수라고 하나 데미지가 분명 있다.
<마지막 한타도 결국 뮴뮴 선수의 캐리였어요. 각 나오자마자 꼬그모 확 물어버리면서 여지를 완전히 빼앗았습니다.>
<여성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카리스마가 넘치는 선수입니다. 카지트의 심장 뿐만 아니라 뭇 남성들의 하트까지 움켜쥐었어요!>
이번 만큼은 강소리에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남자들 뿐인 프로판에서 여성 선수.
그것만으로도 놀랄 일일지언데 정글러다.
그것도 육식 정글 위주로 게임 화끈하게 한다.
이번 세트의 MVP가 과연 누구인지.
라인전부터 게임 마지막까지 증명했다.
마지막 남은 세 번째 세트.
안타깝게도 대세는 이미 기울어졌다.
.
.
.
* * *
준결승전 A조의 경기가 끝이 났다.
결과는 이미 사전 인터뷰에서 예고되었다.
과연 어느 쪽이 맞았을까.
한 대 제대로 맞은 선수가 맞았다.
─뮴뮴 누님이 발차기로 때렸을 때 있잖아.
올마스터가 절대 엄살핀 게 아니야.
품세를 보면 대충 알 수 있거든?
장담하건데 뮴뮴 누님 유단자일 걸?
그런 식으로 걷어 차이면 진짜 안 아플 수가 없다.
└아니 그걸 어떻게 눈으로 보고 암?ㅋㅋ 니가 뭔데.
글쓴이-나 태권도 검은띠임ㅅㄱ 초등학교 때 엄마가 가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딴 거지만 아무튼 검은띠는 맞음.
└ㅁㅊ 살다살다 잉벤에서 검은띠 부심을 다 보네ㅋㅋㅋ
└근데 태권도 검은띠 롤로 치면 티어 어디냐?
단상에서 한 대 제대로 맞았다.
이미 잉벤 화제글에는 범의 일격.jpg라고 대문짝만하게 올라왔다.
물론 진짜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화제를 몰고 왔던 준결승전 A조의 경기.
신세상 매직 대 KTX 롤러코스터 A의 접전이 끝이 났다.
결과는 3대0으로 신세상 매직의 완승이다.
스코어는 일방적이나 경기의 내용이 장난 아니게 불똥 튀었다.
─올마스터는 피로라로 미드 가는 게 그냥 당연해ㅋㅋ
아무리 파사딘 카운터라도 대회에서 꺼내기 쉽지 않을 텐데.
막말로 망하면 그냥 궁극기 돌리고 끝이잖아.
나름 보급형 올마스터 소리 듣는 로키가 탈탈 털리네.
└결국 보급형은 원판을 이길 수 없다는 이야기지.
└피로라 근데 좋던데? 궁극기만 써도 무슨 다 갈려 있음.
글쓴이-템도 잘 떴고 스토커의 단검 선택도 좋았던 듯.
└번개 계속 터지면서 광역딜 오졌잖아ㅋㅋ
첫 번째 세트의 내용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따지고 보자면 결코 쉬운 승리는 아니었다.
전형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비주류 챔피언들이 대회에 안 나오는 이유다.
라인전에서 솔킬 못 따면 정말 할 게 없다.
그런데 그 솔킬을 따버렸다.
추가적인 이득으로 손쉽게 연결했다.
게임이 터지는 속도가 기하급수.
특히 마지막 한타에서 괴랄한 위력을 보여줬다.
엄청난 광역딜로 한타를 혼자 다해먹었다.
그럼에도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건 두 번째 세트다.
─이번 섬머 시즌 레전드다 진짜ㅋㅋㅋㅋ
명경기가 무슨 펑펑 쏟아져.
치킨 시켰는데 무 포장도 못 뜯고 계속 봤자너~
카지트 심장 뜯길 때는 지려버렸자너 ㄹㅇ루다가
└ㄹㅇ거기서 애꾸사자가 먼저 죽었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카지트 4단 진화하면 혼자서 포킹하고 암살하고 추노하고 다 가능함.
└애꾸사자도 카지트 심장 쥐니까 날아다니더만ㅋㅋ
└마지막 한타 이니시 개쩔었지!
한국 롤챔스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애꾸사자와 카지트의 라이벌 매치.
이기는 쪽이 게임의 승리까지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서로를 잡았을 때 어드밴티지가 크다.
수세에 몰렸던 KTX 롤러코스터 A.
카지트의 4단 진화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때문에 팀 차원에서 상당한 투자를 했다.
억제탑을 내주더라도 애꾸사자를 잡으려고 했던 것.
최후의 발악마저 실패하며 두 번째 세트를 내주게 됐다.
간절했던 만큼 그 여파도 컸던 것일까.
경기력에 영향이 있었는지 세 번째 세트는 무난하게 무너졌다.
─대회에서 알칼리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네ㄷㄷ
브실골에서만 하는 챔피언 아니었나?
천상계만 가도 안 한다고 들었는데.
조별 리그도 아니고 준결승전에서 꺼낸 것 보면 음..
└씨지맥도 비주류 좋아하는 선수라 연구 좀 한 듯.
└조커 카드라는 거겠지. 실제로 잘하기도 했고.
└세 번째 세트 다이브 당한 건 쪼오금ㅋㅋ
글쓴이-그거 그래도 경험치 다 먹고 죽어서 ㄱㅊ
두 번째 세트에서 아쉽게 MVP를 못 받았다.
아무래도 흔할 수가 없는 구도다.
천적을 잡아낸 애꾸사자.
밑그림을 그린 이가 누구였는지 잊어서는 안된다.
탑라인 역갱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첫 번째 궁극기가 상대의 노림수를 반전시켰다.
이후 게임을 푸는 것은 몹시 간단해졌다.
마지막 한타에서도 대활약.
깔끔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알칼리로선 못내 아쉬웠다.
세 번째 세트에서 한 번 더 꺼내들며 단순한 조커 카드가 아니라는 걸 과시했다.
─알칼리 라인 스왑에서 진짜 쪽도 못 쓸 줄 알았는데.
다이브 오는 순간에 장막 까니까 상대 바보됨ㅋㅋ
장막 쿨 두 번 돌려서 경험치는 다 먹고 죽음.
결국 타워 깨지고 강제로 퍼블 주기는 했지만.
└ㅈㅅ 1스택 적립ㅋ
└포탑에 다 먹히는 것보단 낫지 않나?
글쓴이-ㅇㅇ경험치만 먹어도 이득이지.
└또도 박사는 쭉 뺐다가 경험치 못 먹어서 알칼리 6레벨 때 다이브 당했잖아.
대회에서 나오는 카드는 라인 스왑에 대한 대처가 돼야 한다.
최근 솔로랭크에서 밴픽률이 엄청나게 높은 탑 나이즈.
첫 등장이 대회였음에도 불구 요즘 안 나오는 이유가 있다.
그런데 알칼리는 나름 대비가 된다?
물론 두 가지 전제 조건이 깔린다.
상대가 은신을 밝히는 챔피언이 없는 것.
다른 하나는 핑크 와드의 유무다.
당연하게도 첫 귀환 전에는 핑크 와드가 없다.
그리고 라인 스왑 과정에서의 다이브는 그전에 이루어진다.
도망갈 수는 없으나 버틸 수는 있다.
성장이 꼬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또도 박사보다 현저히 큰 존재감을 선보이며 게임을 캐리.
당당히 세 번째 세트의 MVP를 손에 쥐었다.
그렇게 두 개의 준결승전 경기 중 하나가 끝이 났다.
다가올 파란의 전조는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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