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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야구팀-7화 (7/255)

우리 동네 야구팀-7화

"와... 대박. 완전 장난아냐."

"헐, 저기 지금 유니폼 입고 하는거 맞지?"

"갑자기 유니폼 하나 만들고 싶어지네."

그뒤로 며칠이 지나고 토요일, 그러니까 시합 당일이 되었다.

시합 장소는 당연히 면홍중학교. 어차피 우리학교나 주변의 운동장들은 야구를 할 크기가 안되었다. 그러니까 어쩔수없이 우리들이 그쪽으로 움직였다.

뭐 나는 어디든지 상관없지만. 어차피 예전 홈이냐 지금 홈이냐의 차이니까. 하지만 애들은 처음 가는 곳이라서 그런지 경기력에 나쁜 영향을 끼칠까 걱정이 되고 있었다.

"이야... 운동장 넓은데?

"우리 학교보다 더 나은듯."

"그러게."

다행히 애들이 낯설어하는 느낌은 받지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운동장은 다른 학교와 다를바가 없었다. 내가 이곳을 다닐때와 다른점은 없었다. 한가지 다른점이라면, 홈플레이트랑 마운드, 그리고 베이스가 운동장에 박혀있었다는 점이었다.

"오, 여기 마운드도 박아놨네?"

"뭐, 이정도는 해야지. 정식 야구분데."

내가 혼자서 중얼거리자 옆에 누군가 다가왔다. 고개를 돌리니까 시헌이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보다 조금 커진듯한 키. 그리고 전혀 변함없는 얼굴. 오랜만이었다.

"야, 이게 얼마만이냐?"

"너 그 손목은 어때? 그리고 부활했냐?"

"나? 몰라. 내가 생각하기에 여기에 자리 하나는 잡을수 있을거 같은데."

"그래? 내가 직접 보고 판단해보면 알겠지."

시헌이는 내말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나도 미소를 짓자 저 앞에서 누군가 나를 향해서 뛰어왔다.

"여, 안수혁!"

"어, 너도 야구부 들어갔었어?"

"당연하지! 내가 아니면 4번 칠애가 없잖아!"

"이제 스윙은 제대로 나오고?"

"당연하지! 날 뭘로 보고!"

지금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녀석의 이름은 강성우. 정식 야구부가 만들어지이전에 같이 야구했던 친구중 한명이었다.

힘은 좋지만, 기본기가 부족해서 아쉬웠었는데, 야구부원이라니까 왠지 기대가 된다. 그러면서 삼진을 잡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고.

"아, 맞다. 얘들아 나 몸풀어야 되서. 그럼 가본다."

"오케이."

나는 저기 멀리서 자기들끼리 모여있는 애들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가방에서 글러브를 꺼낸 다음에 계단에 툭 던져놨다.

"얘들아, 펑고 몇번만 받고 우리도 경기 시작하자!"

"오늘 라인업은?"

내말에 종빈이가 나에게 물어봤다. 뭘 새삼스럽게 라인업을 물어봐. 맨날 연습한대로지.

"맨날 연습한대로 갈거야. 아, 그리고 오늘은 연습때보다 외야가 넓으니까 외야는 좀 멀리 퍼져서 서고, 너무 긴장하지 말고, 알겠지?"

"오케이."

"알겠어."

"내가 긴장하는거 봤냐?"

"빨리 네 자리로 가기나 해."

애들은 내말에 대답하고는 자기 위치로 뛰어갔다. 그리고 잠시뒤, 모든 애들이 각자 위치에 들어가자 종빈이가 펑고를 쳐주기 시작했다.

'제발 잘 되야 할텐데...'

대충 마운드 위치쯤으로 걸어간 나는 살짝 걱정하면서 뒤쪽 애들을 한번 둘러봤다. 그리고 그 불길한 예감은 그대로 들어맞으면서

까앙-

"이영훈!"

"어, 어..."

툭-

"하..."

영훈이가 첫 타구부터 그대로 놓쳐버렸다.

그러면서 순식간에 가라앉는 분위기, 그러면서 다른 애들도 집중이 꺠져버렸는지 다들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지만 집중이 조금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야 이영..."

성빈이는 습관적으로 화를 내려다가 상대편을 쳐다보면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뒤로 젖혔다. 화를 조용히 다스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 성빈이랑은 다르게 한숨을 내쉬고는 의욕을 내자는 의미에서 힘껏 기합을 불어넣었다.

"가자! 계속!"

내가 외치자 잠시 조금 흐트려졌던 애들이 다시 정신을 차리면서 종빈이를 집중해 쳐다보기 시작했다. 나는 그제서야 조금 안심을 하면서 종빈이에게 집중했다.

그러나 아까 영훈이의 실책을 저쪽에서 봤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한편으로 남아있었다.

'그나저나 지금 저쪽에서 보고 있을텐데. 그리고 애들이 저쪽으로만 타구를 날린다면, 매우 곤란해질텐데. 미치겠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면

슈욱-

파앙-

"아웃! 나이스!"

슈욱-

퍼엉-

"아웃! 잘했어!"

호진이를 중심으로 내야는 비교적으로 안정적인게 다행이었다.

*

"자, 그럼 여기까지. 잠깐 쉬자!"

그뒤로 열번 정도 펑고를 더 받고 수비연습을 마쳤다. 체력이 후달릴게 분명하니까 체력을 아껴두려는 생각이었다.

수비연습이 끝나자 게단으로 돌아가서 잠시 쉬고있는 애들, 나는 몸을 풀기 위해서 공을 챙겨들고는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상대편은 뭘 하고 있나 하면서 쳐다보자 아까와는 다르게 수비연습을 하고 있었다.

아까와 다른 점이라면 어떤 한 남자가 직접 펑고를 쳐주고 있었다는점, 일단 체격이나 생긴걸로 봐서 야구부원은 아니고, 감독이나 코치인것 같았다.

"야, 수혁아. 안던져?"

내가 잠시 정신을 파는듯하자 종빈이가 소리쳤다. 나는 그제서야 종빈이를 쳐다봤다.

종빈이는 주먹으로 미트를 팡팡 치더니 일단 한가운데로 미트를 내밀었다. 그리고 나는 왼다리를 천천히 들어올렸다가 앞으로 쭉 뻗으면서 팔을 휘둘렀다.

파앙-

"좋아, 오늘 공 좋다!"

종빈이는 좋다고 소리치면서 다시 공을 던져줬다. 확실히 내가 느끼기에도 나쁘지는 않은것 같았다. 단지 문제라면 조금 떨린다는것. 너무 오랜만의 시합이라서 그런지 더 떨리는것 같았다.

다시 공을 받은 나는 잠시동안 종빈이를 쳐다봤다. 그러자 이번에는 바깥쪽으로 내미는 미트, 나는 위치를 확인하고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가 들이쉬었다. 그리고는 미트를 향해서 공을 던졌다.

파앙-

"오케이, 좋다!"

공은 아까보다 조금 더 빠진 공이 되었다. 뭐 원래 내 제구가 칼날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코스로 넣어야 된다는 부담감이 있으면 더욱 안되는 타입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비슷한 위치로 들어갔다. 다행히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것 같다.

만약 경기때에 안된다고 치더라도 아마 종빈이가 알아서 해줄거다. 내가 그런건 그녀석도 알고 있을테니까.

그 뒤로 나는 몇개는 가볍게, 또 몇게는 전력으로 투구를 했다. 그리고 한 10개정도 던졌을 즈음, 종빈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마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 모양인가보다.

"오케이, 여기까지. 체력 아껴야지."

종빈이가 일어나자 나도 글러브를 벗고 애들이 있는 계단으로 가서 걸터앉았다. 그다음 물 한모금을 마시고 나자 아까 공을 쳐주던 그 남자가 나에게 다가왔다.

아까는 멀리서 봐서 잘 몰랐지만, 지금 가까이서 보니까 덩치가 매우 커보였다. 그리고 수염을 길러서 조금 강해보이는 이미지의 얼굴까지. 얼굴을 마주치는 순간, 잠시 움찔할 정도였다.

"네가 여기 주장이니?"

"네? 네."

순간 주장이라는 말에 잠시 움찔했었다. 처음 들어보는 소리. 그리고 은근 기분이 좋았다. 그러면서 책임감도 느껴지긴 했지만.

"그럼 너네 라인업좀 알려줘야 될거 같은데."

아, 맞다. 수비위치에만 신경쓰느라 타순을 짜는거를 깜빡하고 있었다.

"저, 그건 잠시뒤에 알려 드릴게요. 다른거부터 정하죠. 우선 경기는 7이닝, 폭투는 있지만 도루는 없고, 공격은 저희 먼저. 괜찮죠?"

헐, 평상시 나답지 않게 말했다. 원래 어른 앞에서 이런식으로 당돌하게 말하는 경우는 자주 없는데, 그러면서 혹시 그 사람의 기분이 나빠졌을까 잠시 눈치를 봤다.

하지만 그 사람은 그런 내 태도가 재미있기라도 한건지 입가에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하지. 라인업만 알려주면 경기 시작하겠다."

그 남자는 그 말만 하고는 반대쪽으로 가버렸다. 어후, 뭐 저렇게 덩치가 그냐. 그것 때문에 완전 제대로 눌려있었네.

나는 잠시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라인업을 작성하려는 순간, 이번에는 시헌이가 내쪽으로 다가왔다.

"야, 우리 감독님 어떠냐?"

"저분이 감독이야?"

"어. 어때?"

시헌이의 물음에 잠시 조금 전 그 남자를 떠올렸다.

일단 덩치는 커서 운동하는 사람이라고 믿을만 했고, 거기다가 뭔가 쿨한 성격에, 애들 수비연습도 무난하게 시켜주고... 확실히 나쁜 사람이거나 이상한 사람은 아닌거 같았다.

그리고 왠지 신경쓰이는점 하나, 왠지 상황에 맞는 작전을 잘만 지시할것 같은 느낌이다. 비유를 하자면 지략가, 혹은 총사령관 스타일. 인물로는 제갈량의 느낌이 들었다. 마치 오늘 경기에서 우리를 꽤나 괴롭힐 작전을 낼것만 같았다.

"좋아 보이는데?"

"확실히 그렇긴 하지. 그럼 라인업 얼른 짜서 보내. 성우가 몸 식는다고 난리다."

"허허, 확 늦게 줘버릴까"

시헌이는 내 말에 킥킥 웃으면서 손을 흔들고는 자기팀으로 가버렸다. 그리고 나는 어떤 방식으로 타선을 짜둘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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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첫 시합, 면홍중 야구부(2)201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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