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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야구팀-28화 (28/255)

우리 동네 야구팀-28화

"..."

개원중학교의 교장실, 교장이 거의 폐인이 된듯한 표정으로 가만히 앉아있었다.

지금 그의 얼굴은 며칠 전보다 훨씬 헬쑥해져 있었다. 마치 정신에 이상이 생긴 사람 같아보였다.

자금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니까 지금 사람이 미쳐버리고 있는 중이었다.

어렸을때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건 꼭 해야 성질이 풀리는 성격이었던 것이 아마 지금 그를 피폐하게 만들어가고 있었다.

끼익-

그렇게 멍하니 있는 와중, 교장실의 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그리고 고개를 뺴꼼 내미는 한 사람, 교감이었다.

'이건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인데...'

학교를 위해서 교장이 하고 싶은 일을 막았을 뿐인데 교장이 매우 피폐해졌다. 그러면서 교장의 업무까지 떠맡게 되었다.

처음엔 그저 우울한 거겠거니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무래도 자신을 괴롭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교장의 얼굴을 보니까 그건 아닌거 같았다. 지금 문이 열려도 자신에게 시선을 하나도 안주고 있었다. 확실히 맛이 간듯한 모습이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나도 과로사로 죽어나겠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되기는 되는데...'

지금 교감의 업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매우 많은 양이 쌓여있었다. 두명이서 분담한다면 충분하겟지만, 한 사람이서는 절대로 제한기간까지 절대로 못할 양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교감도 살고, 일도 다 처리할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교장을 다시 원래대로 돌리는 것이었다.

지금 교장이 피폐해진거는 자신의 제안이 거절당해서 그런거니까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 되는 거다.

하지만 그 제안을 받아들이다고 치더라도 이 학교에서 운동을 좋아하는, 뭔가 대회같은걸 나가겠다는 애들은 전혀 없다. 이 학교의 장점이라고는 높은 성적뿐이니까.

그러면 교장은 또 무기력해지고, 결국 다시 이런 상황이 나와버릴게 분명했다. 결국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격이었다.

"막막하네..."

결국 교감의 입에서도 힘없는 한숨이 나왔다.

*

"야, 그런데 그애는 왜 안오냐?"

"누구?"

"아, 그 제수씨 말야."

"아오, 진짜... 사귀는거 아니라니까 제수씨는 무슨 제수씨야."

"그래, 수혁이 얼굴에 그런 여자가 있을리가 없어. 이건 공식으로도 나타낼수 있어. 그러니까..."

"영훈아, 넌 좀 맞자."

오늘따라 왠일로 조용하나 했더니, 결국 하교시간에 애들이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물어보면서 다들 장난기가 가득 담겨있는 얼굴들. 나를 아주 제대로 놀려먹으로려고 작정을 한것 같았다.

나는 그런 애들을 가볍게 무시하고, 제압하면서 게속 아니라고만 대답할 뿐이었다.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왠지 그애가 자꾸만 따오르면서 영화관에서의 그 표정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뭔가 불쌍한 느낌도 들었다.

'아냐, 신경쓰지 말자고'

나는 어떻게든 그 기억을 지워버리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급하게 화제를 돌리려고 말을 꺼냈다.

"얘들아, 지난번 시합 어땠냐?"

"시합? 난 재밌었는데."

"나도."

다행히 애들은 내 의도대로 대답해주면서 화제를 다른곳으로 옮길수 있었다. 그나저나 시합이 재밌었다니까 그나마 다행이네. 그러면서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그런데 어디서 발뺌을 하려고 주제를 돌리고 있네~?"

하지만 상민이가 다시 화제를 도로 돌려놓으면서 내 미소는 와장창 깨져버렸다. 그리고 고개를 위로 젖히면서 그만좀 하라고 투덜대려는 찰나

"이봐, 학생."

누군가가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내 어깨에 손 하나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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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날씨는 맑음, 하지만...201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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