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우리 동네 야구팀-30화 (30/255)

우리 동네 야구팀-30화

띠리릭- 덜컥-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연습을 하지 못하고 돌아온 집, 나는 힘없이 도어락을 열고서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가방을 던져놓은 다음 옷을 갈아입고, 세수까지 한 다음에 내방 의자에 힘없이 앉았다.

"이제 슬슬 야구하기 힘들어지겠네. 도대체 그놈의 시험이 뭐라고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건지..."

집에 오자마자 현실이 떠올랐다. 그러자 앞으로 팀을 어떻게 운영해야 될지 막막해지면서 자연스럽게 한숨이 새어나왔다.

거기다가 나한테 달라붙는 그애까지. 고민거리가 너무 많다. 원래 별일없이 무난하게, 태평하는 사는 타입인데. 갑자기 여러가지 일들이 겹치니까 미쳐버리겠다.

"후우..."

자연스럽게 고개가 뒤로 젖히면서 한숨이 나왔다. 그리고 눈을 감으니까 앞으로 어떻게 해야될지 막막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래도면 아무것도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다음 휴대폰을 들고서 애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을 만들어서 톡을 보냈다.

[수혁-얘들아, 우리 연습 언제할래?]

톡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도 없는 애들, 아마 다들 지금쯤 학원에서 수업을 하거나 밀린 숙제를 하고 있는것 같았다.

나는 일단 기다려 보자는 생각으로 휴대폰을 끄고 책상위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물이나 마시러 자리에 일어나자

-까똑!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곧바로 휴대폰을 향하는 내손. 패턴을 푼 다음에 누가 보냈나 한번 확인해봤다.

답장의 주인은 바로 선민이, 그리고 지금막 상민이도 답장을 보내왔다. 그런데 답장 내용이 뭔가가 이상했다.

[선민-나 이제 못하는데? 어차피 애들 앞으로 학원때문에 정신없을텐데. 그리고 이제부터 슬슬 배드민턴 대회 준비한대]

[상민-나 그냥 한경기만 뛰어주는거 아니었어? 거기다가 선민이 말처럼 우리 이제 배드민턴 시합 준비해야되서]

헐, 망했다. 설마했던 최악의 상황이 나와버렸다. 그러면서 내 머리는 비상사태가 걸린듯이 긴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헐, 아 잠깐만. 너네 왜그래?"

하지만 머리를 아무리 굴려봐도 좋은 생각이 떠오르기는 커녕, 마음만 더 급해질 뿐이었다. 아무리 진정을 시키려도 노력해봐도 불안한건지 손은 게속해서 폰을 터치하면서 뭔가를 썼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하고 있었다.

만약 지금 얘네 둘이 나간다면 우리 팀원들은 총 일곱명, 시합을 할수 없는 인원이 되어버린다.

안그래도 지금 경기를 할만한 팀도 없는 상황인데, 애들마저 팀을 나가버리면 진짜로 답이 없어진다. 아마 흐지부지하면서 이름만 유지하거나, 완전히 헤체될수도 있었다.

물론 처음에 애들을 설득할때 이런식으로 말하면서 끌어들이긴 했지만, 난 팀을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매주 꾸준히 다같이 연습을 하면서 가끔씩 시합도 하고, 이런식으로 계속 야구를 하고 싶었다. 유명무실한 팀이 되는거는 싫었다.

"어떻게든 잡아야하는데..."

나는 심호흡을 하면서 어떻게든 진정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가방 안에서 필통과 공책을 꺼내서 그 두녀석의 마음을 돌릴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공책을 펴는 순간, 내 머릿속은 하얗게 비워져버렸다. 그리고는 더이상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결국 공책을 편지 5분도 채 안되어서 다시 공책을 덮어버렸다. 그리고 바닥에 벌렁 느러누워 버렸다.

"에라, 모르겠다. 내일 가서 부탁해보지 뭐."

그러면서 눈을 감아버렸다.

*

다음날 학교, 점심시간. 우리는 평상시처럼 점심을 먹고 단체로 4반 교실에 모여있었다. 애들은 몇몇끼리 떠들면서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내가 오늘 아침에 확인해본 결과로 어제 그 카톡을 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도 다들 태평한 표정으로 떠들고 있었다.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은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어제부터 그 생각 때문에 오늘 하루종일 마음이 편하지를 못했다. 지금도 내 머리는 어떻게든 팀을 유지 시켜야된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선민이랑 상민이를 다시 팀으로 불러들이수 있을지 굴리고 있었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누군가가 도움을 주는 않는 이상, 내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할것 같았다.

"하아..."

결국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일어났다. 그리고 힘없이 교실을 나와서 화장실로 걸어갔다.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자 누군가가 볼일을 보고 있었다. 누군지 얼굴을 확인하니까 우리 학교 교장이었다.

'뭐야, 교장이 왜 여기 있는거야?'

나는 순간적으로 놀라면서 교장을 쳐다봤다. 내가 원래 기억하는 모습보다 많이 헬쑥해진것 같았다. 최근에 무슨 안좋은 일이라도 있는것 같아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가볍게 목레를 한 다음에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는 옆칸에 자리를 잡고서 볼일을 보기 시작했다.

"아... 어떡하지... 개네들 마음을 되돌려 놔야지 팀이 유지가 될수 있을텐데...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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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화-스폰서(2)201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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