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우리 동네 야구팀-38화 (38/255)

우리 동네 야구팀-38화

깡-

공이 배트에 빚맞으면서 유격수 쪽으로 굴러가기 시작했다.

"마이볼!"

그리고 콜을 외치면서 앞으로 달려나오는 호진이. 호진이는 가볍게 가볍게 글러브로 공을 잡은 다음에 공을 뺴내서 여유롭게 1루에 송구했다.

그리고 산욱이가 공을 안정적이게 잡으면서 가상의 타자는 아웃. 일단 처음은 좋았다.

나는 살짝 만족하면서 고개를 끄덕인 다음에 감독을 한번 쳐다봤다. 감독도 만족스러웠는지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보였다.

산욱이는 글러브 안에 들어갔던 공을 꺼냈다. 그리고 감독에게 던져주려고 하자 감독이 오른손을 붕붕 저으면서 고개도 같이 가로저었다.

"아냐! 그냥 뒤에 냅둬!"

"네!"

감독의 말에 산욱이는 힘껏 대답하고서 공을 뒤에 툭 던져놨다. 공은 아주 천천히 구르더니 조금 떨어진 곳에 멈춰버렸다.

산욱이가 공을 뒤로 던지자 감독은 언제 가져온건지 모를 노란 박스에서 또 한개의 공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가볍게 공을 때려냈다.

깡-

이번엔 공이 제대로 맞은건지 높게, 그리고 쭉 뻗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번 타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은 운선이였다. 지금 걔가 서있는 곳보다 조금 앞으로 오고 있으니까 조금만 앞으로 와서 잡으면 무난하게 잡을수 있을것 같았다.

운선이는 공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하자 조금씩 앞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공이 거의 다 떨어지는 순간, 얼굴 앞에서 공을 받아냈다.

"오케이, 나이스!"

나는 운선이에게 힘껏 소리쳤다. 운선이는 씨익 웃으면서 성빈이에게 가볍게 공을 던져줬다. 그리고 성빈이는 산욱이에게 공을 넘겼다.

산욱이는 공을 받은 다음에 이번에도 뒤에 툭 던져놨다. 그러면서 이제 두개째, 일단 출반은 순조로웠다. 하지만

깡-

"어, 어...?"

툭-

영훈이가 평범한 뜬공을 놓치고

슈욱-

"으악!"

선민이가 강습 타구를 뒤로 빠트리는 등 아쉬운 플레이가 종종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훈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평범한 타구는 그닥 무리없이 곧잘 받아내고 있었다. 여태까지 열심히 연습했던 성과였다.

그렇게 한 몇십개의 공을 받았을즈음, 감독이 나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내쪽으로 가볍게 배트를 휘둘렀다.

깡-

공은 배트에 맞으면서 내 옆으로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타구, 그리고 위치를 보니까 내쪽에 더 가까웠다. 산욱이가 잡으러 가기에는 조금 멀어보였다.

판단이 되자 나는 곧바로 공이 있는곳으로 달려갔다. 그다음 글러브로 공을 잡은 다음에 공을 꺼내서 1루를 향해 가볍게 던졌다.

터업-

공은 안정적이게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감독을 한번 쳐다보니까 괜찮았는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있었다. 다행이다. 낙제점은 아닌가보다.

그뒤로 감독은 아무말도 없이 계속해서 펑고를 쳐주었다. 그리고 우리들은 아무말없이 공을 잡았다.

"모두들 집합!"

그렇게 한 30분쯤 지난것 같자 감독이 배트를 내려놓고 소리쳤다. 그리고 우리들은 힘없이 터덜터덜 걸으면서 감독 앞으로 걸어갔다.

감독은 우리들이 다 모이자 잠시동안 우리들을 쳐다봤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음... 다들 생각보다 실력이 좋은데? 아마 절반정도가 야구는 거의 처음이라고 들었었는데, 너네끼리 훈련한거냐?"

감독은 생각보다 좋은 우리들의 실력에 놀란건지 감탄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애들도 칭찬을 들었다는 생각에 내심 기분이 좋은것 같아보였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나에 대해서 궁금한거라도 있는 사람? 마음껏 물어봐도 좋아."

애들은 뭔가 질문하기 조금 그랬는지 다들 우물쭈물하기 시작했다. 결국 내가 먼저 손을 들고서 물어봤다.

"선수 출신인가요?"

내 질문에 감독은 난를 쳐다봤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다.

"음... 뭐 한때 리그를 주름잡긴 했다만... 부상때문에 몇년 못갔지."

"그럼 포지션은 어디였어요?"

감독의 말이 끝나자마자 성빈이가 물어봤다.

"투수였지. 주로 중간계투로 나갔었고"

감독은 살짝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옛날 생각이 나서 그런것 같아보였다. 하지만 추억회상도 잠시, 그뒤로 애들의 질문들이 이어져 오기 시작했다.

"그럼 우리 앞으로 맨날 이렇게 훈련해요?"

"아니, 오늘은 그냥 너네 실력이 궁금하기도 해서 그런거고, 거의 모여서 노는식으로 진행될거야. 어차피 비공식 야구팀이고, 당장 어느 팀이랑 붙거나 대회에 나가는것도 아니니까."

감독은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대답했다.

"아, 그리고 나 너무 어렵게 대하지마. 그냥 동네 형이라고 생각해. 나 너네랑 나이차이도 별로 안나. 나 올해 29살이야."

"헐, 진짜요?"

"아닌거 같은데."

애들은 의심을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저마다 감독을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감독이 양손을 마주치면서 시선을 집중시켰다.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다들 짐 챙기고 고기먹으러 가자!"

"아, 맞다!"

"아싸!"

감독의 말에 애들을 기뻐하면서 각자 짐을 빠르게 챙기기 작했다. 감독도 자기 짐을 다 챙긴 다음에 애들이 준비를 마치자 천천히 교문 밖으로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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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화-어차피 야구는 투수놀음이야201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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