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우리 동네 야구팀-41화 (41/255)

우리 동네 야구팀-41화

그렇게 모두들 시합 일정을 알게되고 약 한달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마침내 5월 9일, 시합 당일날이 되었다.

그리고 평상시처럼 등교한 학교, 그런데 평상시와는 다르게 운동장에 버스 몇대가 들어와있었다.

"뭐지?"

시합을 해야될 운동장에는 세팅이 되어있기는 커녕, 오히려 휑하니 비어있었다. 그리고 그건 다른애들도 마찬가지인지 다들 지나갈때마다 버스를 한번씩 슥 보고 지나갔다.

"아, 내가 이번에 인맥좀 동원해서 여기 근처에 있는 신월고 운동장을 하루 대여하기로 했었다네. 자네들도 놀래켜주기 위한 일종의 서프라이즈네."

언제온건지 교장이 설명을 해주고는 그 옆에서 껄껄 웃었다.

신월고는 정식으로 등록된 야구부가 있는 학교, 그리고 내가 듣기로는 아예 운동장이 야구장인걸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고작 교내 행사 하나 하려고 그 운동장을 하루동안 빌린다라. 그때 한말이 확실히 빈말은 아닌거 같았다. 아주 화끈했다.

"그런데 왜 바로 안오고 버스를..."

"사실 지금 야구와 관련된 것들은 내가 다 밀어붙이고 있는거네. 그래서 다른 선생들도 어제 저녁에 알았다네. 즉, 아무도 몰랐던거지."

"와... 대박이네요."

교장의 화끈한 결정에 나는 그저 감탄사만 내뱉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신월고 운동장을 빌린다는 것에 가장 놀라고 있었다.

우리 학교 운동장은 다른 학교의 운동장에 비해서 매우 작은편이다. 그래서 사실 애들이 구경할곳은커녕, 경기를 할 공간이라도 있을까 하고서 걱정이 되었었다.

그런데 교장이 그런 걱정을 확 날려줬다. 학교 예산이 남아도는건지 자신의 사비가 많은건지, 탈탈 털은건지는 잘 모르게지만 남의 학교 운동장을 대여하고 이렇게 버스까지 섭외해줬다. 나로서는 소름이 돋고 있었다.

"아, 그럼 전 들어가보겠습니다."

"그래, 오늘 경기 잘 부탁하네."

그래도 일단 출석체크는 해야된다. 나는 교장에세 인사를 하고는 곧장 교실로 들어갔다.

교실에 들어가자 등교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그런지 대부분의 애들이 앉아있었다. 나는 일단 내 자리의 의자를 내려놓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잠깐 쉬려고 엎드리려는 순간

"안수혁, 김산욱, 정상민. 먼저 버스타고 출발한다!"

담임이 교실 안으로 고개만 내밀고서 크게 외쳤다.

"뭐야?"

"너 어디가?"

"너네도 선수였어?"

갑자기 버스로 나오라는 소리가 들리자 애들이 궁금해 하면서 우리 셋에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몇 애들은 대충 짐작이 갔는지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 선수 맞긴 맞아."

지금 우리 학교에서 조만간 야구시합을 한다는 사실은 애들사이에서 은근히 퍼져있었다.

물론 교장은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학교측에서 선발된 선수들이 먼저 점심을 먹고 훈련을 했기 때문에 애들도 어느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조금 뒤면 다들 상대편이 될 얼굴들. 나는 일단 약간 어색하게 웃으면서 교실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리고 운동장으로 향해서 유일하게 문이 열려있는 버스로 들어갔다.

버스 안으로 들어가니까 애들은 먼저 탔었는지 전부다 앉아있었다. 그리고 뭔가 살짝 긴장하고 있는것 같은 얼굴, 자꾸만 글러브를 만지작 거리는 손이 그걸 증명해주고 있었다.

물론 지금 나도 떨리는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심호흡으로 진정을 시킨 다음에 영훈이 옆에 빈자리에 앉았다.

내가 자리에 앉자 이어서 두 사람이 들어왔다. 한명은 교장, 다른 한명은 감독이었다.

둘은 서로 눈빛을 마주보면서 뭔가 신호같은걸 주고받았다. 그리고 먼저 마이크를 쥐는 교장. 그리고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엄... 얘들아, 지금 상대 선수들을 제외한 다른 학생들은 오늘 다른 팀과 우리학교 애들이 경기를 한다고 설명을 하고 있어. 그런데 그게 너네들인줄은 몰라. 그래서 아마 나올때 야유같은게 조금 있을수 있을거다. 그래도 쫄지말고 열심히해라. 알겠지?"

교장은 자기 할말을 다 하고는 감독에게 마이크를 넘겨줬다. 그리고 감독이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음... 일단 라인업은 거기 가서 그때 알려줄게. 그리고 다들 유니폼 챙겨왔지? 그럼 오늘 우리의 힘을 한번 보여주자! 파이팅!"

감독은 힘차게 말하고서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천천히 닫히기 시작하는 버스의 문. 그리고 교장과 감독이 앉자 신월고 운동장으로 출발하기 시작했다.

이제 시합이다. 지난번엔 상대팀의 홈 그라운드에서 뛰었지만, 이번에는 상대팀 관중들의 응원과 야유를 버텨내야한다.

이번엔 물리적으로의 적지가 아닌, 심리적으로의 적지에서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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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개원중 VS D.라이더즈(1)201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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