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우리 동네 야구팀-42화 (42/255)

우리 동네 야구팀-42화

버스는 그대로 달리고 달려서 한 20분만에 신월고 앞에 도착했다. 우리들은 버스가 멈추고 문이 열리자 버스 밖으로 걸어나왔다.

밖으로 나와서 학교 정문을 따라 조금 걷다보니까 보이는 운동장, 확실히 우리 학교 운동장과는 달라보였다.

천연잔디인지 인조잔디인지는 모르겠지만, 녹색 잔디에, 야구장에서만 봤었던 흙들이 깔려있었다.

"헐, 대박."

"야구장에서나 볼수있는 광경 아냐?"

"그러니까..."

"우리가 오늘 여기서 경기를 한다고?"

"미쳤다. 교장이 아주 제대로 미쳤다."

애들은 운동장을 보더니 입이 떡 벌어지면서 자기들끼리 난리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건 나도 다르지 않았다. 야구장 이외의 이런 곳은 나도 처음 봤기 때문에 엄청나게 신기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엄청나게 설레이기 시작했다.

"자, 자, 이제 구경은 그만하고 다들 가서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와라!"

그렇게 감탄에 빠져있던 우리들의 정신을 차려준건 감독이었다. 그는 여전히 운동장만 바라보고 있는 우리들의 등을 강제로 떠밀면서 얼른 갈아입고 오라고 반복하면서 말했다.

그런데 이 주변은 운동장 말고는 아무것도 없았다. 그렇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갈아입기도 좀 그랬다. 지금 조회시간이기는 하지만 이건 좀 아니었다.

"근데 어디서 갈아입어요?"

"그냥 덕아웃에서 후딱 갈아입어. 지금부터 10분준다. 얼른 갈아입고 펑고로 간단하게 몸풀테니까 모두들 빨리 갈아입고 와라!"

감독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우리에게 얼른 가라는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우리들은 얼른 덕아웃으로 달려들어가서 재빨리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그다음에 다 갈아입고서 운동장으로 나오자 언제 세팅한건지, 아니면 원래 되어있었는지 공이 잔뜩 담긴 박스 두개와 그 옆에서 감독이 배트를 들고 서있었다.

"우선 다들 캐치볼로 10분정도 어깨좀 풀고, 투포수는 불펜피칭, 나머지는 펑고연습으로 준비하자. 알겠지?"

"네!"

감독의 말에 우리들은 힘차게 대답하고는 각자 두명씩 짝을 지어서, 그리고 나머지 한명은 감독이랑 캐치볼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당연스럽게 종빈이랑 같이 짝을 이루어서 캐치볼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운동장 한쪽에 대충 자리를 잡고 거리를 어느정도 벌려섰다. 그러자 스파이크 밑에서 느껴지는 푹신함. 확실히 우리학교 운동장이랑은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야, 오늘 컨디션 어떠냐?"

"잘은 모르겠는데, 나쁘지는 않은듯."

"오케이, 그럼 간다."

종빈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가볍게 공을 던졌다. 아무래도 아직 아침이고, 어깨가 덜 풀려있다 보니까 살살 던지는것 같았다.

펑-

아무래도 살살 던지다 보니까 많이 느린공. 나는 간단하게 받아내고는 다시 종빈이에게 살살 던졌다.

펑-

그뒤로 별말없이 공만 주고받는 우리 둘. 그러다가 어깨가 조금씩 풀리는것 같자 점차 거리도 조금씩 벌리면서 조금씩 더 세게 던지기 시작했다.

"다들 위치로!"

그런식으로 던진지 몇분 정도가 지났을까, 감독의 집합하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각자 위치로 달려가는 애들. 나와 종빈이는 따로 투구만 하면 됐기에 외야 구석으로 걸어갔다.

내가 먼저 외야 구석으로 걸어가자 이내 종빈이가 포수장비들을 착용한태로 천천히 걸어왔다. 그리고 약 18m정도 떨어진 거리에 쪼그려 앉았다.

"간단하게 몸푸는 거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고, 살살 던지라고."

"오케이."

종빈이는 나에게 당부하고는 공을 던져줬다. 그리고는 미트를 앞으로 내밀면서 받을 자세를 잡았다.

나는 공을 한두번 돌리면서 종빈이를 쳐다봤다. 그리고 자세를 잡고는 왼다리부터 천천히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슈욱- 팡-

"좋다, 오늘 나쁘지 않다!"

종빈이는 공이 나쁘지 않았는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살짝 올라간 내 기분. 그리고 공을 던지면 던질수록 점점더 감이 얼추 맞아가고 있는것 같았다.

그렇게 한 10개정도 던졌을까, 종빈이가 공을 받고는 마스크를 벗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충분히 풀었으니까 좀 쉬라는 의미였다.

"오늘 잘해보자고."

나는 덕아웃으로 걸어가는 종빈이의 어깨를 툭 쳐주면서 한마디 해주었다. 그러자 내쪽으로 미트를 내미는 종빈이. 나는 말없이 내 글러브를 미트에 툭 갖다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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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개원중 VS D.라이더즈(2)201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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