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우리 동네 야구팀-44화 (44/255)

우리 동네 야구팀-44화

서로간의 악수가 끝난 다음에 우리팀은 덕아웃으로, 상대팀 선발들은 각자 위치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아, 아, 참고로 이 경기는 7이닝으로 진행되며, D.라이더즈의 선공입니다. 그리고 도루는 없지만, 폭투, 견제는 있습니다.]

상대팀 선발들이 각자 자리를 잡자 뒤늦게 알려주는건지 방송이 들려왔다. 하지만 관중들은 그런건 딱히 관심이 없었는지 자기들끼리 열심히 떠들기에 바빴다.

한편, 우리 팀에서는 운선이가 헬멧을 쓰고, 배트를 들고서 타석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포수에게 공을 받고는 심판을 바라보는 포수, 이제 심판의 콜만 나오면 경기 시작이었다.

하지만 경기에는 전혀 눈길도 주지 않고 자기들끼리 열심히 떠드는 애들. 특히 여자애들이 매우 심각했다.

"플레이볼!"

마침내 심판이 콜을 외치면서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서로 사인을 맞추는 배터리. 그 다음에 곧바로 공을 집어넣었다.

슈욱- 팡-

"볼"

일단 초구는 볼이었다. 포수의 파이 옆으로 쭉 빠진걸 봐서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은것도 확인할수가 있었다.

"역시, 투수가 쉬운게 아니지. 그 짧은 시간내에 제대로 공을 꽂아넣는건 불가능해."

감독도 초구가 많이 빠진걸 봤는지 혼자서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생각에는 나도 동의했다.

나도 공을 처음 잡고서 몇년동안 혼자 연습을 해서 그럴싸한 폼이 나왔는데, 아무리 코칭을 받는다고 해도 한달만에 투구폼을 잡는건 무리였다.

이미 공을 어느정도 던질줄 안다면 모를까, 거의 처음 던지는 경우에는 절대로 그렇게 될수가 없었다.

팡- 파앙- 팡-

그리고 다음, 다음, 그 다음공도 모두다 볼. 덕분에 포볼이 되면서 운선이는 손쉽게 1루로 갈수가 있었다.

운선이가 1루로 걸어가자 이어서 2번타자로 선민이가 나왔다. 하지만 단 4구만에 볼넷. 그러면서 순식간에 무사 1, 2루가 되었다.

"헐, 뭐야?"

"왜 그러는거야?"

투수가 처음부터 제구 난조를 보이기 시작하자 관중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근데 그럴만했다. 아마 자기들 생각에는 인원수도 더 많아보이고, 학교에서 운동을 가장 잘하는 애들을 뽑아서 시합을 하는거니까 무조건 이길거라고 생각하는것 같았다.

거기다가 상대는 그들을 제외한 애들. 거기다가 나랑 호진이는 전학을 왔었기 때문에 알고 있는 애들도 얼마 없었을거다.

이미 네임드부터가 엄청나게 차이가 나니까 당연히 자기들 팀이 이길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을거다.

그런데 처음부터 응원하는 팀의 투수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런 반응이 나오는것도 당연했다.

관중들이 술렁이는 사이에 3번타자, 호진이가 타석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배트를 한번 휘두른 다음에 투수를 한번 쳐다봤다. 그리고 투수의 초구에 짧고 간결하게 배트를 휘둘렀다.

까앙-

공은 1루와 2루 사이를 빠르게 구르면서 뚫고 지나갔다. 그러면서 2루주자는 홈으로 세이프, 그리고 1루주자도 미친듯이 달려서 홈으로 들어왔다.

[이호진 선수의 안타! D.라이더즈가 2대 0으로 앞서갑니다!]

호진이가 1루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에 안내방송이 울려퍼졌다. 아마 야구룰을 잘 모르는 애들을 위한 교장의 배려인것 같았다.

그뒤로 우리팀의 무서운(?) 공격은 성빈이가 1타점을 더 추가하면서 폭발하나 싶었다.

하지만 6번 상민이가 욕심을 부리다가 헛스윙 삼진, 7번 종빈이는 타구가 운좋게 2루수 정면으로 가면서 아쉽게 아웃, 8번 영훈이는 에상대로 그냥 서있다가 루킹 삼진을 당해버렸다.

화끈하게 밀어붙이나 했다가 식어버린 1회초, 하지만 나는 상관없었다. 오히려 1회부터 이렇게 점수를 뽑아줘서 다행이었다. 나중에 분위기가 식은거는 상관없었다. 1, 2점 리드도 아니니까 상관없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모자를 쓰고 글러브를 챙겨들었다. 그리고 마운드 위로 천천히 걸어나갔다.

마운드 위에 올라가자 떨리는지 자리가 조금씩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저절로 나오는 한숨. 그리고는 포수 종빈이를 한번 쳐다봤다.

종빈이는 간단하게 몇개만 던지자는건지 직구 사인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 다음에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가볍게 다리를 들어올린 다음에 공을 던졌다.

팡-

공은 종빈이가 요구한 곳에서는 벗어났지만 대충 존 안으로 들어갔다. 종빈이도 나쁘지는 않은건지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그저 교개를 끄덕이면서 다시 나에게 공을 던져줬다.

그뒤로 몇개의 공을 더 던지고 나자 타자가 타석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안에 들어와서 자세를 잡자 경기를 진행하는 심판, 그러자 종빈이가 나에게 사인을 보내왔다.

'일단 초구는 직구로.'

'오케이.'

나는 종빈이의 사인에 끄덕였다. 그리고는 타자를 쳐다보면서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럼 슬슬 놀래켜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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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개원중 VS D.라이더즈(4)201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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