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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야구팀-46화 (46/255)

우리 동네 야구팀-46화

"우~ 우~"

내가 볼넷으로 1루로 나가자 관중석에서 야유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야유소리가 투수를 향하는건지, 나에게 향하는건지 완벽하게는 몰랐지만, 아마도 나에게 향하는 야유 같았다.

아마 1회에 그렇게 두들겨 맞고서 또 주자를 내보내니까 이제 슬슬 화가 나는것 같았다. 그런데 이건 내가 잘못한데 아닌데, 뭐 어쩌라는건지. 나로서는 어이가 없었다.

내가 그러고 있을떄, 타석에는 운선이가 들어왔다. 투수를 슬쩍 보니까 지금 절대로 공을 던질만한 상황이 아닌것 같았다.

지금쯤 상대팀 감독은 나를 상대로 득점을 내기는 힘들다는걸 인식했을테고, 그렇다면 여기서 점수차를 더 별렸다간 이기기 힘들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거다.

그렇다면 아마 지금쯤 투수를 교체해야 될거다. 솔직히 지금도 조금 늦은감이 있기는 했지만.

"타임!"

내가 투수에게서 시선을 뗴자 감독이 마운드 위로 달려나왔다. 그러자 포수도 같이 올라왔다.

감독은 포수, 투수랑 셋이서 뭔가를 애기하더니 투수의 등을 툭툭 두드렸다. 그리고 덕아웃에서 또다른 선수가 모자를 쓰면서 마운드로 천천히 뛰어갔다.

[개운중에서 투수 교체, 박석진 선수가 내려가고 하성민 선수가 올라옵니다.]

투수가 바뀌자 방송으로 투수가 바뀌었다는것을 알리기 시작했다.

새로 올라온 투수는 마운드를 잠시 쳐다보더니 다시 돌아간 포수와 가볍게 캐치볼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번정도 공을 주고받은 다음에는 가볍게 공을 몇번 더 던지고 나서야 몸을 푸는 시간은 끝이 났다.

투수가 몸을 다 푼것같다는 신호를 보내자 운선이가 다시 타석에 들어갔다. 나도 공이 뒤로 빠지기라도 하면 곧바로 뛰기 위해서 베이스에서 조금 떨어진채로 상체를 살짝 숙였다.

투수는 사인을 확인하는건지 가만히 서있었다. 그러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갑자기 1루쪽으로 몸을 돌려버렸다. 그리고는 1루를 향해서 공을 던졌다.

슈욱-

'어, 뭐야?'

나는 급하게 1루쪽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과는 여유있게 세이프, 하지만 허를 찌르는 견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1루수가 의외였다. 빠트릴줄 알았는데, 잘 잡아냈다.

'뭐지?'

나는 순간적으로 1루수를 향해서 고개를 돌렸다. 덩치가 꽤 크고 힘도 세보였다. 하지만 그게 전부. 컨텍은 산욱이보다 못할것 같았다. 내가 들은바로 야구를 한다는 소리는 못들어 봤으니까.

그런데 방금 견제구를 별 무리없이 받아냈었다. 견제구가 엄청나게 느리다거나 그런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꽤 빨라보였다. 내가 리드폭을 좁게 벌려서 다행이었지, 만약 방심하거나 리드폭이 넓었다면은 충분히 아웃도 될수 있었다.

그러면서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호진이를 볼때랑 별 다를바 없는 느낌. 뭔가가 있는것 같았다. 일단 덩치서부터가 견제를 할만한 대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달랐다. 그렇게 느껴졌다.

'그래도 일단 지금에 집중해야지.'

나는 일단 거기에 대한 생각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다시 투수를 쳐다봤다.

깡-

투수를 쳐다보자 곧바로 공을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2루수 쪽으로 굴러오는 공, 흔한 병살타 코스였다. 하지만

툭-

"어?"

타닥-

"세이프!"

하지만 고맙게도 2루수가 공을 놓치는 바람에 무사히 2루에 들어갈수가 있었다. 그러면서 순식간에 무사에 주자는 1, 2루. 또 다시 득점찬스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어서 들어오는 2번 선민이. 투수는 선민이가 타석에 들어오자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바로 공을 던졌다.

슈욱- 부웅-

"스트라이크!"

'헐, 뭐야?"

투수가 들어가는 순간, 나는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비록 구속을 알수는 없었지만 보는거만으로는 나보다 구속이 너 높아보였다.

아마 거의 100km는 찍은것 같은 구속, 선민이도 놀랐는지 입을 벌린채로 가만히 서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건지 투수를 쳐다보자 그는 모자를 멋었다 다시 쓰면서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있었다.

그리고는 가뿐하게 선민이, 그 다음에 호진이, 산욱이까지 모두다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가볍게 2회초를 끝내버리고는 천천히 마운드를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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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화-개원중 VS D.라이더즈(6)201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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