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야구팀-48화
솔로홈런 한방을 맞고 마무리한 2회말, 나는 가만히 앉아서 고개를 살짝 숙인채로 아까 그 홈런을 쳤을때를 떠올려봤다.
일단 다시 생각해봐도 내가 던졌던 공은 홈런까지 맞을만한 공은 아니었다. 거기다가 바깥쪽 공은 동네야구 정도의 레벨에서는 공략하기 힘든 공이다. 대부분 엉덩이가 뒤로 빠지면서 툭 건드리는것 정도였다,
그런데 아예 처음부터 풀스윙으로 나가더니 공이 맞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도 빚맞는 소리가 아닌, 제대로 맞은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공은 담장 가운데를 넘어갔다.
확실히 보통의 수준은 아니었다. 아마 다른곳에서 야구를 한 경험이 있는 학생 같아보였다. 덩치부터가 남달랐으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잠시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때마침
까앙-
하는 맑고 명쾌한 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뭐야? 누구야?"
놀라면서 급하게 일어나자 공중에 붕 떠가는 타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래 그라운드를 쳐다보니까 전력으로 질주를 하고 있는 성빈이, 1루를 지나쳐서 2루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다시 타구로 시선을 돌리니까 타구는 어느새 땅에서 굴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저 뒤쪽에서 좌익수와 중견수가 공을 잡으러 달려오고 있었다.
그런데 서로에게 아무런 사인도 날리지 않는것 같은 두 사람, 그러면서 둘의 거리는 점차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야, 저러다가 부딪히는거 아냐?"
"지들이 알아서 멈추겠지".
"뭐, 부딪히면 우리야 좋긴 하지."
내가 살짝 걱정하는 말투로 말햇지만 애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래, 확실히 둘이 부딪히면 우리로서는 이득이니까.
그러는 사이에 그 둘의 사이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그리고 마침내 공 바로 앞에서
쿵-
하는 희미한 소리와 함꼐 두명이 부딪혀버렸다.
"으악!"
"크악!"
두 사람 모두다 부딪히자 소리를 지르면서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그리고 잠시 2루에서 멈췄던 성빈이는 3루를 향해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3루에 무사히 들어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쓰러져있는 두사람, 유격수는 그제서야 사태가 심각하다는걸 깨달았는지 뒤늦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성빈아 뛰어라!"
유격수가 뒤늦게 백업을 하러가자 감독이 내 뒤에서 크게 소리쳤다. 그러자 성빈이는 상화파악이 됐는지 다시 홈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스코어는 4대 1, 좁혀진 점수차가 다시 원래대로 벌려졌다.
*
그뒤로 경기는 계속해서 양팀 모두 득점을 하지 못하면서 경기는 그렇게 흘러갔다.
그러면서 관중들은 점차 지루해지는건지 열심히 응원하던 처음과는 많이 다르게 목소리도 잠잠해진 상태였다. 그 덕분에 우리에 대한 야유도 줄어들어서 처음보다 압박감은 덜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 막 시작되는 6회초, 이제 슬슬 경기도 막판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운드에는 여전히 그떄 그 투수. 이미 4이닝을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쌩쌩했다.
보통 투수들이 오래 던지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투구하는게 생각보다 많은 체력을 소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좀 던진다는 사람들도 전력으로 10개 정도만 전디면 힘들도 지치기 시작한다.
그래서 왠만한 체력으로는 투수로서 오래 던지기는 매우 힘들다. 그러니까 지금 4이닝동안 전력으로 빠른공을 뿌려대는 저 투수는 체력이 엄청난거다. 완전 괴물 수준이다.
"허... 저녀석은 지치지도 않나..."
감독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입을 벌리고 있었다. 아마도 괴물같은 체력이 놀라고 있는것 같았다.
"그러게요."
"쟤가 체력이 좋은건 알고 있었는데, 그정도일줄은..."
다른 애들도 놀란건지 감독의 말에 중얼거리면서 맞장구를 치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회도 강력하게 공을 꽂아넣는 투수. 공은 여전히 쌩쌩해보였다.
하지만 아직은 우리가 이기고 있는 상황, 그렇게까지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수만은 없었다.
아직은 3점차, 확실히 거리가 벌려지지 않았다. 물론 내 입장에서는 충분한것 같기는 했지만, 다음 타순이 1번부터 시작하는지라 저쪽 4번타자가 살짝 신경이 쓰이고 있었다.
하지만 내 바램과는 달리 세타자 연속으로 아웃 처리가 되면서 이닝 종료, 결국 난 어쩔수없이 모자와 글러브를 챙기고는 마운드 위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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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개원중 VS D.라이더즈(8)2015.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