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야구팀-60화
그렇게 한 10분 정도가 더 지났을까, 드디어 모든 애들이 각자 주어진 갯수를 다 채우고 쉴수 있게 되었다.
나를 포함해서 먼저 들어온 세명을 제외하고는 모두들 매우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물을 들이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애들을 막막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감독, 앞으로 어떻게 해야되나 고민하고 있는것 같았다.
"자, 자, 얘들아. 진짜 훈련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뒤로 몇분뒤, 애들이 조금 살만한 모습을 보이자 감독이 박수를 치면서 소리쳤다.
그러자 갑자기 몇몇 사람들이 나오더니 고깔들을 치워버리고는 그 자리에 공이 담긴 박스와 그물망 몇개, 그리고 선수들이 타격훈련을 할떄 공을 올려놓는 티들을 세팅했다.
순식간에 이루어진 세팅. 우리는 그 모습을 그저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 사람들이 모두들 들어간 다음에야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자, 다들 조용!"
갑자기 시끄러워지자 감독이 조용히 시키려고 소리쳤다. 그러자 순식간에 조용해지면서 감독을 쳐다보는 우리. 감독은 헛기침을 두어번 하고는 입을 열었다.
"앞으로 화, 목요일은 타격, 투구 연습을 위주로 훈련하고, 월, 수, 금요일은 수비, 팀웍 위주로 훈련할거다. 그리고 근력 훈련은 아직 너네들이 어리기 때문에 조금만 하기로 했다. 아직 더 자라야 될테니까."
감독의 말에 애들은 아무말도 없이 감독만 쳐다봤다. 감독은 잠시 텀을 두더니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자, 그럼 지금부터 로테이션을 설명해주겠다. 시간은 30분을 기준으로 한번씩 로테이션대로 바꾸면서 훈련할거다. 이렇게 두바퀴만 돌면 그날 훈련은 끝이다. 어차피 어두워져서 훈련 하지도 못할테니까."
감독은 그렇게 말하고는 애들을 쳐다봤다. 그리고는 하던말을 이어나갔다.
"일단 훈련 방식은 총 세가지로 나눈다. 타격훈련, 캐치볼, 투구 혹은 타격 훈련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세팀으로 나누어서 로테이션을 진행하겠다.
우선 첫번째조는 수혁이랑 종빈이. 너희 두명이다. 배터리는 부부와도 같은 사이, 같이 훈련하면서 서로 호흡을 잘 맞추는게 포인트다. 투구연습할때 그점을 집중적으로 하도록."
"네."
나랑 종빈이는 짧게 대답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산욱이하고 성빈이, 호진이, 선민이가 두번째조다. 같은 내야수로서 빠르고 정확하게 송구하는것에 집중하도록."
"네."
"마지막으로 운선이, 상민이, 영훈이 너네 셋이 세번째조다. 외야수로서 캐치볼할때 다른 조들보다 조금 멀리서 던지고 받도록. 조금 느려도 좋으니까 상대방이 받기 쉽도록 던지는것에 주력해라."
"네"
"자, 그럼 지금부터 약 10분간 가볍게 캐치볼로 몸을 푼 다음, 1조는 타격훈련을 2조는 계속해서 캐치볼을, 3조는 타격훈련을 한다. 자, 그럼 지금부터 본격 훈련을 시작한다!"
감독을 설명을 다 마치고는 크게 소리쳤다. 그리고는 우리들에게 시작하라는 눈빛을 보냈다.
우리들은 각자 글러브를 챙겨들고서 짝을 지어서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종빈이랑 같이 운동장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는 가볍게 공을 던지고 받기 시작했다.
"무리하지 말고 살살 던져!"
종빈이는 무리하지 말로고 소리치면서 나에게 공을 가볍게 던졌다. 그리고 가볍게 던진만큼 매우 천천히 날아오는공. 나는 가볍게 잡은 다음에 종빈이의 말대로 살살 던졌다.
슉- 퍼엉-
종빈이의 미트에서 공을 잡는 소리가 들려왔다. 살살 던져서인지 평상시에 피칭할때와는 전혀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종빈이는 공을 잡고는 미트를 한번 접었다 펴면서 잠시 쳐다봤다. 그리고는 다시 공을 잡고는 나에게 천천히 던져줬다.
슈욱- 터업-
나는 가볍게 공을 받은 다음에 다시 종빈이에게 공을 던져줬다. 그리고 종빈이는 공을 받은 다음에 다시 나에게 던져줬다.
그렇게 별말없이 몇십번동안 공만 주고받았을 즈음, 어느새 10분이 채워진건지 저 멀리서 감독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종빈이도 그 소리를 들었는지 공을 받은 다음에 감독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나도 종빈이를 따라서 그쪽으로 달려갔다.
"자, 그럼 지금부터 조별로 돌아가면서 훈련을 시작하겠다. 그런 각자 위치로!"
모두들 모이자 감독이 할말을 하고는 모두들 각자 위치로 가라고 외쳤다. 그러자 애들은 모두 각자의 취이로 들어갔다. 나도 종빈이랑 같이 우리조의 위치로 들어갔다.
우리 1조의 첫 로테이션은 타격연습, 나는 일단 티 한군데에 서고는 티 위에 공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힘차게 배트를 휘둘렀다.
탁- 툭-
하지만 배트는 공을 공보다 더 아랫부분, 그러니까 티를 맞추면서 공은 힘없이 떨어졌다. 그리고 그걸 보면서 비웃는 종빈이. 내가 배트로 때릴려는 자세를 취하자 살짝 움찔거리면서 자기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나도 다시 티로 시선을 돌리고는 계속해서 타격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처음과는 힘차게 휘두르는 것이 아닌, 최대한 공을 맞추려고 컨텍에 집중해서 스윙을 하기 시작했다.
틱- 틱-
하지만 생각보다 잘 맞지 않는공. 그러면서 내 속마음도 점점 타들어갔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숨이 나왔다,
그때, 감독이 내 옆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공을 하나 집어서 티 위에 올려놓았다.
"너무 공을 맞추려고만 하니까 그런거지. 최소한의 힘으로만 휘두르면서 공을 끝까지 쳐다보면서 휘둘러봐"
나는 감독을 한번 쳐다보고는 감독이 말한대로 몸에 힘을 조금 뺴봤다. 그리고 끝까지 공을 쳐다보면서 배트를 휘둘렀다.
타앙-
공은 배트에 정확히 맞았는지 빠르게 날아가다가 조금 앞에 세워놓은 그물망에 부딪히면서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됐다!'
드디어 처음으로 좀 제대로 나간 타구, 나는 고개를 돌려서 감독을 한번 쳐다봤다. 그러자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감독, 아마 이렇게 하는게 맞는것 같았다.
그렇게 감독의 지도가 잇는 이후로 나는 그대의 그 감각을 잊지 않으면서 쉬지도 않고 배트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여전히 헛스윙을 하거나 티를 맞추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훨씬 잘 맞추면서 많이 나아진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 박스를 거의 다 써갈무렵
"체인지!"
라고 외치면서 로테이션을 돌리라는 감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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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화-본격적인 훈련(3)2015.04.04.